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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 후적벽부(後赤壁賦)

건방진방랑자 2020. 8. 3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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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전을 스쳐 날던 학이 꿈속에 나타나다

후적벽부(後赤壁賦)

 

소식(蘇軾)

 

 

손님이 가져온 농어와 아내가 간직하던 술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如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需.

 

쓸쓸한 적벽강에서 유람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江流有聲, 斷岸千尺.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予乃攝衣而上, 履巉巖披蒙茸, 踞虎豹, 登虯龍, 攀棲鶻之危巢, 馮夷之幽宮, 蓋二客之不能從焉.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涌.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꿈 속에 만난 도사와 어제밤 배를 스쳐 날던 학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羽衣翩躚,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問其姓名, 俛而不答. ‘嗚呼噫嘻!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해석

 

손님이 가져온 농어와 아내가 간직하던 술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이해 10월 보름에 스스로 설당을 걸어서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장차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 할 때 두 손님이 나를 따라왔다.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황니판을 지나니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려

 

木葉盡脫. 人影在地,

나뭇잎은 모두 떨어졌고 사람의 그림자만이 땅에 있어

 

仰見明月.

밝은 달을 우러러 보았다.

 

顧而樂之, 行歌相答,

돌아보니 즐거워 다니며 노래하면서 서로 화답하다가

 

已而歎曰:

이윽고 탄식했다.

 

有客無酒, 有酒無肴.

손님이 있으면 술이 없고 술이 있으면 안주는 없네.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달 밝고 바람 서늘하니 이와 같은 참으로 좋은 밤에 어찌하려나?”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손님이 말했다. “오늘 어스름할 때 그물 들고 고기 잡으니

 

巨口細鱗, 狀如松江之鱸.

큰 입과 가는 비늘 생김새는 몽야 송강의 농어 같소이다.

 

顧安所得酒乎?”

다만 어디서 술을 얻어야 하겠습니까?”

 

歸而謀諸婦, 婦曰:

돌아가 아내에게 상의하니 아내가 말했다.

 

我有斗酒, 藏之久矣.

나에겐 말술이 있는데 간직한 지 오래입니다.

 

以待子不時之需.

그대의 불시에 쓰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쓸쓸한 적벽강에서 유람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이에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 아래에서 유람하니

 

江流有聲, 斷岸千尺.

강물은 졸졸 흐르고 깎아지른 절벽은 천 길이였다.

 

山高月小, 水落石出,

산은 높고 달은 작으며 물은 낮아져 바위가 솟아 나오니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일찍이 세월이 어느 때인지, 강산은 다시 기억할 수 없었다.

 

予乃攝衣而上, 履巉巖披蒙茸,

나는 곧 옷을 걷고 올라가 깎아지른 벼랑을 밟고 한껏 우거진 풀을 무릅쓰고

 

踞虎豹, 登虯龍,

범과 표범 모양의 바위에 걸터 앉고 이무기와 용 모양의 나무에 올라가

 

攀棲鶻之危巢, 馮夷之幽宮,

성골매가 서식하는 위태로운 둥지를 거위잡고 바다신인 풍이풍이(馮夷): 물을 맡은 신()의 이름이다. 곧 하백(河伯)을 이른다. 사기(史記)』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使靈媧鼓瑟而舞馮夷라고 보인다.의 깊은 궁궐을 굽어보니

 

蓋二客之不能從焉.

대체로 두 손님은 따라오질 못하고 있었다.

 

劃然長嘯, 草木震動,

갑자기 길게 휘파람을 부니 풀과 나무과 흔들리고

 

山鳴谷應, 風起水涌.

산은 울리며 골짜기가 메아리치니 바람이 불어대고 물은 졸졸 흘렀다.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나 또한 서글프게 슬퍼지고 쓸쓸하게 두려워져

 

凜乎其不可留也.

서늘해져 머물 수가 없었다.

 

反而登舟, 放乎中流,

돌아와 배에 올라 중류에 다다르니

 

聽其所止而休焉.

멈추는 곳에서 들으며 쉬었다.

 

時夜將半, 四顧寂寥,

이날 밤이 한밤이 되려 하니 사방을 돌아봐도 적막하여

 

適有孤鶴, 橫江東來,

마침 외로운 학이 있어 강동을 비껴 오니,

 

翅如車輪, 玄裳縞衣,

날개는 수레바퀴 같은 크기에 검은 치마와 비단옷을 입은 채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은은하게 길게 소리내며 나의 배를 스쳐 서쪽으로 갔다.

 

 

 

꿈 속에 만난 도사와 어제밤 배를 스쳐 날던 학

 

須臾客去, 予亦就睡,

잠시 후 손님이 떠나고 나 또한 잠에 들었는데

 

夢一道士羽衣翩躚, 過臨皐之下,

꿈에서 한 도사가 깃털 옷을 펄럭이며 임고정 아래를 지나다가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나에게 읍하면서 적벽의 유람이 즐거웠나요?’라고 말했다.

 

問其姓名, 俛而不答.

성과 이름을 물었지만 꾸벅할 뿐 답하지 않았다.

 

嗚呼噫嘻! 我知之矣.

~ ! 나는 그대를 아노라.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어젯밤에 날며 울어대다가 우리를 지나친 학이

 

非子也耶?’

그대 아닌가?’

 

道士顧笑, 予亦驚悟,

도사는 다만 웃을 뿐이었는데 나는 또한 놀라 깨고

 

開戶視之, 不見其處..

창문을 열고 바라보니 그가 떠난 곳은 보이지도 않았다.

 

 

인용

목차

前赤壁賦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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