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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 - 정장치역(鄭莊置驛) 본문

고전/몽구

몽구 - 정장치역(鄭莊置驛)

건방진방랑자 2020. 10. 1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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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시 어르신이 손님을 대우하러 역마들을 곳곳에 두다

정장치역(鄭莊置驛)

 

 

前漢. 鄭當時字莊, 陳人. 孝文, 以任俠自喜, 張羽, 聲聞梁楚閒. 孝景時爲太子舍人. 每五日洗沐, 常置驛馬長安諸郊, 請謝賓客, 夜以繼日, 常恐不徧. 其知友皆大父行, 天下有名之士. 武帝, 遷大司農. 當時爲大吏, 戒門下, 客至亡貴賤, 亡留門者. 執賓主之禮, 以其貴下人, 其推轂士及官屬丞史, 常引以爲賢於己, 聞人之善言, 進之上, 唯恐後. 山東諸公以此翕然稱鄭莊. 後陷罪, 起爲汝南太守卒, 家亡餘財.

先是下邽翟公爲廷尉, 賓客亦塡門, 及廢門外可設爵羅, 後復爲廷尉, 客欲往. 翟公大署其門曰: “一死一生, 迺知交情. 一貧一富, 迺知交態. 一貴一賤, 交情乃見.”

 

 

 

 

해석

前漢.

전한서에 전하는 이야기다.

 

鄭當時字莊, 陳人.

정당시의 자는 장()으로 진() 땅 사람이다.

 

孝文, 以任俠自喜, 張羽, 聲聞梁楚閒.

효문제 시기에 의협심으로 스스로 드날렸고 장우(張羽)를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하니 소문이 양() 땅과 초() 땅의 사이에 들릴 정도였다.

 

孝景時爲太子舍人.

효경제 때는 황태자를 시중 드는 태자사인(太子舍人)이 되었다.

 

每五日洗沐, 常置驛馬長安諸郊,

매번 5일마다 휴가를 받으면오일세목(五日洗沐天子): 닷새마다 천자로부터 휴가(休暇)를 받는 일을 말한다 항상 장안의 뭇 교외에 역마를 두고

 

請謝賓客, 夜以繼日, 常恐不徧.

손님을 청하여 사례하고서 밤부터 낮까지 이어서 했으며 항상 편애(偏愛)하진 않을까 걱정했다.

 

其知友皆大父行, 天下有名之士.

아는 벗들이 모두 큰아버지 항렬(行列)로 천하의 유명한 선비들이었다.

 

武帝, 遷大司農.

무제 시기엔 대사농으로 영전(榮轉)했다.

 

當時爲大吏, 戒門下, 客至亡貴賤, 亡留門者.

당시에 고위 관직자가 되어 문지기를 손님이 이르면 귀천을 따지지 말고 문에 머물도록 하지 말라고 경계했다.

 

執賓主之禮, 以其貴下人,

손님과 주인의 예를 집행할 적엔 귀함을 남보다 낮췄고

 

其推轂士及官屬丞史, 常引以爲賢於己,

선비 및 관속의 아전을 추천[推轂]할 적엔 항상 저보다 낫죠라고 인용하며 말했으며

 

聞人之善言, 進之上, 唯恐後.

남의 좋은 말을 듣고서 임금께 올릴 적엔 오직 뒤쳐질까 걱정했다.

 

山東諸公以此翕然稱鄭莊.

산동의 뭇 사람들이 모아서 정장(鄭莊)이라 칭송했다.

 

後陷罪, 起爲汝南太守卒,

훗날 죄에 뺘졌다가 여남태수로 기용되었다가 숨졌고

 

家亡餘財.

집엔 남은 재산조차 없었다.

 

先是下邽翟公爲廷尉, 賓客亦塡門,

앞서 하규(下邽)의 적공(翟公)이 대법관인 정위(廷尉)가 되었을 때 손님들이 또한 문을 가득 채웠다가

 

及廢門外可設爵羅,

직위에서 물러나자 문밖에 참새 그물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였고

 

後復爲廷尉, 客欲往.

후에 다시 정위(廷尉)가 되자 손님들이 가고 싶어 했다.

 

翟公大署其門曰: “一死一生, 迺知交情. 一貧一富, 迺知交態. 一貴一賤, 交情乃見.”

적공이 그 문에 큰 글씨로 다음과 같이 썼다.

 

一死一生 迺知交情 한 번 죽거나 한 번 살 때엔 사귐의 정을 알게 되고
一貧一富 迺知交態 한 번 가난해지거나 한 번 부유해질 때엔 사귐의 태도를 알게 되며
一貴一賤 交情乃見 한 번 부귀해지고 한 번 비천해질 때엔 사귐의 정이 곧바로 드러나네.

 

 

해설

인재를 찾아내는 일도 매우 어렵지만 그 인재를 그 그릇에 따라 대우하는 일도 쉽지 않다. 연나라의 소왕의 연소축대(燕昭築臺)과 곽외의 정장치역(鄭莊置驛)이야기는 먼저 곽부터 시작하라[先從隈始]’라고 하는 중국 속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옛날의 고사성어나 속담은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의미와 어긋나는 점이 있게 마련이다. 원래 이 말은 위대한 계획도 먼저 가까운 곳에서부터 착수하라는 뜻으로 쓰인다. 물건과 일은 먼저 말을 꺼낸 자로부터 시작하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요즘은 후자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우수한 인재를 모으고자 한다면 먼저 가까이 있는 저부터 우대해 주십시오라고 하는 본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제나라에 복수하고자 하는 일념에 불타고 있는 연나라 소왕이 자신의 신하인 과외를 우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인재를 모으고 그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이야기다.

 

사기전국책같은 역사책에는 원래 궁을 쌓다[築宮]’라고 되어 있고, 이 책에서는 누각을 짓다[築臺]’라고 되어 있다. 당나라 때 시의 신선으로 불렸던 이백의 고풍이란 시에 연나라 소왕이 과외를 초빙해서 마침내 황금 누각을 세웠다[燕昭延郭隗 遂築黃金臺]’고 되어 있다. 궁에서 누각으로, 누각에서 다시 황금 누각으로 변화해 간 것을 보면 속담이 된 곽외의 말과 함께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강렬하게 새겨졌음을 알 수 있다.

 

정장치역(鄭莊置驛)의 정당시의 경우는 손님이 오는 것을 좋아하는 보스 기질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사람을 잘 대접해도 세력이 없으면 배신당하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적공(翟公)이 문에 써 붙인 시는 죽음을 넘나드는 어려움을 겪고나서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진정 내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세상 인심에 대한 통렬한 풍자를 응축해 놓고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권력을 따라 떠다니는 철새 같은 정치인의 위선적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자기 품에 사람을 끌어안는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을 영원히 내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되새겨 볼일이다.

-몽구, 이한 지음, 유동환 옮김, 홍익출판사, 20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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