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 귀신설(神鬼說)
유학적 관점에서 보는 귀신론
귀신설(神鬼說)
김시습(金時習)
기운이 천지 사이를 누비며 온갖 게 만들어진다
天地之間, 惟一氣橐籥耳. 此理有屈有伸, 有盈有虛. 屈伸者, 妙也; 盈虛者, 道也. 伸則盈而屈則虛, 盈則出而虛則歸, 出則曰神而歸則曰鬼. 其實理則一, 而其分則殊. 其循環往復, 榮華枯落, 造化之迹莫非二氣消長之良能也.
귀신의 체(體)ㆍ덕(德)ㆍ용(用)ㆍ기(氣)
而其體則誠實而無妄, 其德則體物而不可遺, 其用則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有以使人爲昭明, 焄蒿悽愴. 其氣則天地之正氣也.
귀신에게 올바로 제사지내는 법
故神不享非禮. 其至誠者, 天地之道也, 故非其鬼而祭之, 諂也. 雖曰: “享多儀, 儀不及物.” 爲之籩豆ㆍ簠簋ㆍ俎几ㆍ樽爵, 爲之升降拜揖周旋進退. 爲之琴瑟笙簧鍾鼓柷敔. 器則天地名分自然之器, 儀則天地尊卑自然之儀, 聲則天地中和自然之聲. 有儀則有鬼神, 儀之至, 誠之實也.
귀신에게 성(誠)을 다하라
鬼神者, 誠之妙; 鬼神之者, 誠之之著. 故曰: “不誠無物. 是故, 君子誠之爲貴.” 此鬼神之極功, 正氣之昭著. 聖人之能事, 初非有意於事也. 若夫寒暑往來, 日月代明, 晝夜之道, 則此理之自然. 氣之所以爲氣, 而成變化而行鬼神者也.
이상한 기를 귀신으로 착각 말라
至於石言於晉, 神降于莘, 嘯于梁, 瞰其室, 報禍福, 依叢藪, 邪戾之氣. 則或爲人心之惑, 感召之使然, 或有氣未盡強死, 尙滯無形之中, 如呵鏡成翳, 寒甚化氷. 久久自然消散去了, 未有歸而不歸者也. 故『易』曰: “精氣爲物, 遊魂爲變, 故知鬼神之情狀.”
且至治之世, 至人之分, 無這箇物事. 『梅月堂文集』 卷之二十
해석
기운이 천지 사이를 누비며 온갖 게 만들어진다
天地之間 惟一氣橐籥耳.
하늘과 땅 사이에 오직 하나의 기운이 풀무질 할 뿐이다.
此理有屈有伸, 有盈有虛.
이 이치는 굽혀지기도 하고 펴지기도 하며 가득 차기도 비기도 한다.
屈伸者, 妙也; 盈虛者, 道也.
굽힘과 폄은 오묘함이고 가득 참과 빔은 도다.
伸則盈而屈則虛, 盈則出而虛則歸,
펴면 가득 차고 굽히면 비고, 차면 나가고 비면 돌아오니
出則曰神而歸則曰鬼.
나간 것[伸]을 신(神)이라 하고 돌아오는 것[歸]을 귀(鬼)라 한다.
其實理則一, 而其分則殊.
그 실제의 이치는 하나지만 나누어지면 각양각색으로 달라진다.
其循環往復, 榮華枯落,
순환하고 왕복하며 활짝 피고 마르는
造化之迹莫非二氣消長之良能也.
조화의 자취가 이 두 기운이 사라지게 하고 키우게 하는 양능(良能)이 아닌 게 없다.
귀신의 체(體)ㆍ덕(德)ㆍ용(用)ㆍ기(氣)
而其體則誠實而無妄,
체(體)는 성실하고 망령되지 않으며,
其德則體物而不可遺,
덕(德)은 어느 물건이든 버려두지 않으며,
其用則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용(用)은 넘실넘실 그 위에 있는 듯 좌우에 있는 듯하여
有以使人爲昭明, 焄蒿悽愴.
사람으로 하여금 밝고 분명한 신(神)의 존재함으로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其氣則天地之正氣也.
기(氣)는 천지의 바른 기다.
귀신에게 올바로 제사지내는 법
故神不享非禮.
그러므로 귀신은 올바른 예(禮)가 아니면 흠향(歆饗)하지 않는다.
其至誠者, 天地之道也,
지극한 성(誠)이라는 것은 천지의 도이기 때문에
자신이 제사 지내야 할 귀신이 아닌데도 제사 지내면 아첨일 뿐이다.
雖曰: “享多儀, 儀不及物.”
그러니 “향헌(享獻)에는 의례를 중시하니, 의례가 사물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한 것이다.
爲之籩豆ㆍ簠簋ㆍ俎几ㆍ樽爵,
변두(籩豆)와 보궤(簠簋)와 조궤(簠簋)와 준작(樽爵)을 차리고
爲之升降拜揖周旋進退.
술잔을 올렸다 내렸다, 절했다 읍했다, 돌아다녔다, 나갔다 물러나는 행동을 하며,
爲之琴瑟笙簧鍾鼓柷敔.
금슬과 생황과 종과 북, 축어(柷敔)를 연주한다.
器則天地名分自然之器,
이때 쓰는 제기는 천지의 명분에 따른 자연스런 그릇으로 하며
儀則天地尊卑自然之儀,
의례는 천지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의례대로 하며,
聲則天地中和自然之聲.
소리는 천지 중화에 따른 소리로 한다.
有儀則有鬼神, 儀之至, 誠之實也.
의례가 있으면 귀신이 있으니, 의례가 지극해지면 성(誠)이 실재한다.
귀신에게 성(誠)을 다하라
鬼神者, 誠之妙; 鬼神之者, 誠之之著.
귀신이란 성(誠)의 오묘함이고 귀신을 귀신으로 모시는 것은 성(誠)하려는 것의 드러남이다.
故曰: “不誠無物. 是故, 君子誠之爲貴.”
그러므로 “성(誠)하지 않으면 물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성(誠)을 귀중하게 여긴다.”고 했다.
此鬼神之極功, 正氣之昭著.
이것은 귀신의 지극한 공효이고 바른 기의 분명한 드러남이다.
聖人之能事, 初非有意於事也.
성인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일에 뜻을 둔 것은 아니다.
若夫寒暑往來, 日月代明,
추위와 더위가 오고 가고 해와 달이 번갈아 밝히며
晝夜之道, 則此理之自然.
낮과 밤이 오는 도와 같은 것은 이러한 이치의 자연스러움이다.
氣之所以爲氣, 而成變化而行鬼神者也.
기(氣)가 기(氣)가 된 이유는 변화를 이루고 귀신을 움직이게 하려 해서다.
이상한 기를 귀신으로 착각 말라
至於石言於晉, 神降于莘,
돌이 진나라에 대해 말한 것과 귀신이 신(莘) 땅에 강신한 것과
嘯于梁, 瞰其室,
대들보에서 휘파람을 분 것과 방안을 들여다보니 보이지 않는 것과
報禍福, 依叢藪, 邪戾之氣.
화와 복으로 앙갚음해준 것과 울창한 숲에서 의존한 것에 이르면 사악하고 어그러진 기다.
則或爲人心之惑, 感召之使然;
혹은 사람 마음의 미혹된 것이 느끼어 부르도록 하여 그러하기도 하고
或有氣未盡強死, 尙滯無形之中,
혹은 기가 미진하여 갑자기 죽음으로 오히려 형체가 없는 중에 엉켜 있으니,
如呵鏡成翳, 寒甚化氷.
마치 거울에 소리치면 성애가 생기며, 추위가 심해 얼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久久自然消散去了, 未有歸而不歸者也.
그러나 오래되면 자연히 사라지고 흩어져 돌아갈 곳이 있는 데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는 없다.
故『易』曰: “精氣爲物,
그러므로 『주역』에서 말했다. “정기(精氣)는 사물을 만들고
遊魂爲變, 故知鬼神之情狀.”
떠도는 혼은 변화를 만들기 때문에 귀신의 정상(情狀)을 알아야 한다.”
且至治之世, 至人之分,
그러나 또한 지극히 다스려진 세상과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의 분수엔
無這箇物事. 『梅月堂文集』 卷之二十
이러한 개개 사물의 일들이 없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