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구 - 188. 숙오음덕(叔敖陰德)
남에게 베푼 음덕이 자신에게 돌아오네
숙오음덕(叔敖陰德)
『賈誼新書』曰. 孫叔敖爲嬰兒, 出遊而還, 憂而不食. 其母問其故, 泣而對曰: “今日吾見兩頭蛇, 恐去死無日矣.” 母曰: “今蛇安在?” 曰: “吾聞見兩頭蛇者死. 吾恐他人又見, 已埋之矣.” 母曰: “無憂. 汝不死. 吾聞之, 有陰德者, 天報以福.” 人聞之, 皆喩其爲仁也. 及令尹, 未治而國人信之.
『列女傳』曰: “有陰德者陽報之. 德勝不祥, 仁除百禍. 天之處高聽卑, 爾必興於楚.” 及長爲令尹, 老終.
해석
『賈誼新書』曰.
한나라 가의 쓴 『가의신서』에 실린 내용이다.
孫叔敖爲嬰兒, 出遊而還, 憂而不食.
숙손오가 어렸을 적에 나가서 놀다가 돌아왔는데 걱정하며 밥을 먹질 않았다.
其母問其故, 泣而對曰:
어머니가 까닭을 물으니 울면서 대답했다.
“今日吾見兩頭蛇, 恐去死無日矣.”
‘오늘 제가 머리 둘 달린 뱀을 보았는데, 아마도 죽을 날이 며칠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母曰: “今蛇安在?”
어머니가 ‘지금 뱀은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었다.
曰: “吾聞見兩頭蛇者死.
그러자 숙손오가 대답했다. “저는 머리 둘 달린 뱀을 본 사람은 죽는다고 들었습니다.
吾恐他人又見, 已埋之矣.”
저는 다른 사람이 또한 볼까 걱정하며 이미 그 뱀을 묻어버렸습니다.”
母曰: “無憂. 汝不死.
어머니가 말했다. “걱정 말아라. 너는 죽지 않는단다.
吾聞之, 有陰德者, 天報以福.”
내가 들으니, 음덕이 있는 사람은 하늘이 복으로 갚아준다더라.”
人聞之, 皆喩其爲仁也.
사람들이 그 얘기를 듣고 모두 어질다는 걸 깨우쳤다.
及令尹, 未治而國人信之.
훗날 숙손오가 영윤이 되자 다스리지 않았는데도 나라사람들이 그를 신뢰했다.
『列女傳』曰: “有陰德者陽報之.
『열녀전』에서 말했다. “몰래 베푼 덕이 있는 사람은 드러나게 그것을 보답한다.
德勝不祥, 仁除百禍.
덕이 상서롭지 못한 것을 이기고 인이 온갖 재앙을 없앤다.
天之處高聽卑, 爾必興於楚.”
하늘은 높은 곳에 있지만 낮은 곳까지 들으니 너는 반드시 초나라에서 흥기하리라.”
及長爲令尹, 老終.
장성하여 영윤이 됨에 이르렀고 장수(長壽)를 하고서 숨졌다.
해설
춘추시대의 「유하직도(柳下直道)」와 「숙오음덕(叔敖陰德)」는 두 현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다분히 전설적인 인물로 그 행적이 분명하지 않다. 역사책을 인용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처음 유학이 탄생할 때는 여러 제후국들이 경쟁하던 시대였다. 그 때는 한 나라가 마음이 들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갈 수 있었다. 그러므로 군신 관계도 어느 정도는 수평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면서부터 이러한 군신 관계에 대한 사고방식도 백 팔십도 달라졌다. 신하가 갈 수 있는 길은 한 천자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하거나 은거해 버리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하혜의 경우는 초기 유학의 군신관을 뒤엎는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자주 비교가 되었다. 세상이 모두 도리를 저버리고 혼란스럽다면 모국에서 아무리 자신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른 도리를 지키면서 일을 하면 어느 나라에서도 쫓겨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관리 노릇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몽구』, 이한 지음, 유동환 옮김, 홍익출판사, 2008년, 6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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