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간상서서(與孟簡尙書書) - 2. 맹자의 공로와 맹자를 따르려는 나
상서 맹간(孟簡)에게 준 편지
여맹간상서서(與孟簡尙書書)
한유(韓愈)
2. 맹자의 공로와 맹자를 따르려는 나
맹자의 공로
揚子雲曰: “古者楊墨塞路, 孟子辭而闢之廓如也.”
夫楊墨行, 王道廢, 且將數百年, 以至於秦, 卒滅先王之法, 燒除經書, 坑殺學士, 天下遂大亂.
及秦滅漢興, 且百年尙未知修明先王之道, 其後始除挾書之律, 稍求亡書, 招學士, 經雖少得, 尙皆殘缺, 十亡二三. 故學士多老死, 新者不見全經, 不能盡知先王之事, 各以所見爲守, 分離乖隔, 不合不公, 二帝三王群聖人之道, 於是大壞.
後之學者, 無所尋逐, 以至于今泯泯也, 其禍出於楊墨肆行而莫之禁故也.
孟子雖聖賢, 不得位, 空言無施, 雖切何補. 然賴其言, 而今學者尙知宗孔氏, 崇仁義, 貴王賤覇而已.
其大經大法, 皆亡滅而不救, 壞爛而不收, 所謂存十一於千百, 安在其能廓如也?
然向無孟氏, 則皆服左衽而言侏離矣. 故愈常推尊孟氏, 以爲功不在禹下者, 爲此也.
맹자만 못하지만 제가 척불할 수 있다면 다행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其危如一髮引千鈞, 緜緜延延, 寢以微滅.
於是時也, 而唱釋老於其間, 鼓天下之衆而從之, 嗚呼, 其亦不仁甚矣.
釋老之害, 過於楊墨, 韓愈之賢, 不及孟子. 孟子不能救之於未亡之前, 而韓愈乃欲全之於已壞之後, 嗚呼, 其亦不量其力. 且見其身之危, 莫之救以死也. 雖然使其道由愈而粗傳, 雖滅死, 萬萬無恨. 天地鬼神, 臨之在上, 質之在傍, 又安得因一摧折, 自毁其道而從於邪也.
籍ㆍ湜輩, 雖屢指敎, 不知果能不叛去否.
辱吾兄眷厚, 而不獲承命, 唯增慚懼. 死罪死罪.
해석
맹자의 공로
揚子雲曰: “古者楊墨塞路,
양자운이 말했습니다. “옛날에 양주와 묵적이 길을 막으니
孟子辭而闢之廓如也.”
맹자가 말하여 그걸 열어 확 트이게 하였다.”
夫楊墨行, 王道廢,
양주와 묵적이 유행하여 왕도가 피폐해졌고
且將數百年, 以至於秦,
또한 장차 수백년에 진나라에 이르러
卒滅先王之法, 燒除經書,
마침내 선왕의 법을 멸하고 경서를 태워 제거하였고
坑殺學士, 天下遂大亂.
학사들을 묻어 죽이니 천하가 마침내 크게 혼란스러워졌습니다.
及秦滅漢興,
진나라가 멸망하고 한나라가 일어남에 미쳐
且百年尙未知修明先王之道,
또 100년임에도 아직도 선왕의 도를 닦아 밝힐 줄 몰랐지만
其後始除挾書之律,
그 후에 비로소 책을 낀 사람을 처형하는 형벌【협서지율(挾書之律): 진시황(秦始皇) 34년에 이사(李斯)의 말을 채택하여 민간에는 의약(醫藥), 복서(卜筮), 종수(種樹) 등에 관한 서적 이외의 서적은 소장하지 못하도록 금한 율령(律令)을 가리킨다】을 제거하여
稍求亡書, 招學士,
점점 없어진 책을 찾고 학사를 초청하니
經雖少得, 尙皆殘缺,
경서는 비록 조금 얻었지만 오히려 모두 스러지고 결락되어
十亡二三.
10에 2~3밖에 없었습니다.
故學士多老死, 新者不見全經,
그러므로 학사들은 대부분은 늙어 죽고 새로운 사람들은 온전한 경서를 보지 못하여
不能盡知先王之事,
선왕의 일을 다 알 수 없었고
各以所見爲守,
각자 본 것만을 고수하여
分離乖隔, 不合不公,
분리되며 어긋나고 격차가 있어 합치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니
二帝三王群聖人之道, 於是大壞.
두 황제와 세 왕들과 뭇 성인의 도가 이에 크게 무너졌습니다.
後之學者, 無所尋逐,
후대의 학자들은 찾아 쫓을 게 없어
以至于今泯泯也,
지금에 이르도록 사라졌으니
其禍出於楊墨肆行而莫之禁故也.
그 화는 양주와 묵적이 멋대로 행하는 데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孟子雖聖賢, 不得位, 空言無施,
맹자는 비록 성현이었지만 지위가 없어 말이 시행되지 않아 공허하였으니
雖切何補.
비록 간절하다 해도 무슨 보탬이 있겠습니까.
然賴其言, 而今學者尙知宗孔氏,
그러나 이 말에 힘입어 지금 학자들이 오히려 공자를 종주삼고
崇仁義, 貴王賤覇而已.
인의를 숭상하며 왕도를 귀하게 여기고 패도를 천하게 여길 줄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其大經大法, 皆亡滅而不救,
그러나 대경(大經)과 대법이 모두 사라져 구원할 수 없고
壞爛而不收,
파괴되고 난만해져 수습할 수 없으니
所謂存十一於千百,
이른바 천백에 십일이 남았다는 것이니
安在其能廓如也?
어디에 확 트였다는 게 있습니까?
然向無孟氏, 則皆服左衽而言侏離矣.
그러나 예전에 맹씨가 없더라면 모두 옷깃을 왼쪽으로 오랑캐【주리(侏離): 방언(方言)을 뜻하는 말로, 소수민족 혹은 외국의 언어나 문자를 말한다】의 말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故愈常推尊孟氏, 以爲功不在禹下者,
그러므로 제가 항상 맹씨를 추앙하고 높여 공이 우 임금의 아래에 있지 않다고 여기는 것은
爲此也.
이때문입니다.
맹자만 못하지만 제가 척불할 수 있다면 다행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한씨 이래로 뭇 선비들이 구구하게 수리하고 보수했지만
百孔千瘡, 隨亂隨失,
백개의 구멍과 천개의 상처가 혼란을 따르고 상실을 따르니
其危如一髮引千鈞, 緜緜延延,
위태롭기가 한 머리카락이 천균을 끄는 것 같아 면면이 이어져
寢以微滅.
점점 미약해지다가 사라졌습니다.
於是時也, 而唱釋老於其間,
이때에 그 사이에서 석가와 노자가 부르짖어
鼓天下之衆而從之,
천하의 백성을 고무시켜 따르게 하니
嗚呼, 其亦不仁甚矣.
아 또한 불인함의 심한 것입니다.
釋老之害, 過於楊墨,
석가와 노자의 해악은 양주와 묵적을 넘어서고
韓愈之賢, 不及孟子.
저의 어짊은 맹자에 미치지 못합니다.
孟子不能救之於未亡之前,
맹자가 도가 아직 사라지기 전에도 구제할 수 없었는데
而韓愈乃欲全之於已壞之後,
제가 곧 도가 이미 파괴된 후에 온전히 하려 하니
嗚呼, 其亦不量其力.
아! 또한 힘을 헤아리지 못한 것입니다.
且見其身之危,
또한 제 몸의 위험함을 보지 못하고
莫之救以死也.
구원하지 못하고 죽을 것입니다.
雖然使其道由愈而粗傳,
비록 그러나 도가 저로 말미암아 대강이라도 전해진다면
雖滅死, 萬萬無恨.
비록 멸하여 죽어 만만번이라도 한이 없을 것입니다.
天地鬼神, 臨之在上, 質之在傍,
천지의 귀신이 임하여 위에 있고 질정하며 곁에 있으니
又安得因一摧折,
또 어찌 한 번 꺾였기 때문에
自毁其道而從於邪也.
스스로 도를 헐어버리고 간사한 도를 따르겠습니까?
籍ㆍ湜輩, 雖屢指敎,
장적(張籍)과 황보식(皇甫湜)의 무리는 비록 자주 지적하고 가르쳤지만
不知果能不叛去否.
과연 배반하고 떠났을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辱吾兄眷厚, 而不獲承命,
형의 돌보심과 후대를 입었지만 명령을 받을 수 없으니
唯增慚懼.
오직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더하여 집니다.
死罪死罪.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