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관중이 환공을 도왔기에 문명을 지킬 수 있었다
子貢曰: “管仲非仁者與? 桓公殺公子糾, 不能死, 又相之.”
與, 平聲. 相, 去聲.
○ 子貢意不死猶可, 相之則已甚矣.
子曰: “管仲相桓公, 霸諸侯, 一匡天下, 民到于今受其賜.
霸, 與伯同, 長也. 匡, 正也. 尊周室, 攘夷狄, 皆所以正天下也.
微管仲, 吾其被髮左衽矣.
被, 皮寄反. 衽, 而審反.
○ 微, 無也. 衽, 衣衿也. 被髮左衽, 夷狄之俗也.
豈若匹夫匹婦之爲諒也, 自經於溝瀆而莫之知也.”
諒, 小信也. 經, 縊也. 莫之知, 人不知也. 『後漢書』引此文, 莫字上有人字.
○ 程子曰: “桓公, 兄也. 子糾, 弟也. 仲私於所事, 輔之以爭國, 非義也. 桓公殺之雖過, 而糾之死實當. 仲始與之同謀, 遂與之同死, 可也; 知輔之爭爲不義, 將自免以圖後功亦可也. 故聖人不責其死而稱其功. 若使桓弟而糾兄, 管仲所輔者正, 桓奪其國而殺之, 則管仲之與桓, 不可同世之讐也. 若計其後功而與其事桓, 聖人之言, 無乃害義之甚, 啓萬世反覆不忠之亂乎? 如唐之王珪ㆍ魏徵, 不死建成之難, 而從太宗, 可謂害於義矣. 後雖有功, 何足贖哉?”
愚謂管仲有功而無罪, 故聖人獨稱其功; 王魏先有罪而後有功, 則不以相掩可也.
해석
子貢曰: “管仲非仁者與? 桓公殺公子糾, 不能死, 又相之.”
자공이 “관중은 인한 사람이 아닙니다. 환공이 공자 규를 죽였는데 자살하지 않고 또한 그를 도왔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與, 平聲. 相, 去聲.
○ 子貢意不死猶可,
자공은 관중이 죽지 않은 것이야 오히려 괜찮지만
相之則已甚矣.
환공을 도운 것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子曰: “管仲相桓公, 霸諸侯, 一匡天下, 民到于今受其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이 환공을 도와 제후의 패자가 되게 하여 한 번 천하를 바로 잡으나, 백성들이 지금까지 이르도록 혜택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霸, 與伯同, 長也.
패(霸)는 백(伯)과 같으니, 우두머리라는 것이다.
匡, 正也.
광(匡)은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尊周室, 攘夷狄, 皆所以正天下也.
주나라 왕실을 높이고 이적을 물리쳤으니 모두 천하를 바로 잡은 것이다.
微管仲, 吾其被髮左衽矣.
관중이 아니었다면 우리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깃을 왼쪽으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被, 皮寄反. 衽, 而審反.
○ 微, 無也. 衽, 衣衿也.
미(微)는 없다는 것이다. 임(衽)은 옷깃이다.
被髮左衽, 夷狄之俗也.
피발좌임(被髮左衽)은 오랑캐의 풍속이다.
豈若匹夫匹婦之爲諒也, 自經於溝瀆而莫之知也.”
어찌 평범한 사람이 작은 신의를 행하여 스스로 도랑에 목매어도 알아주지 않는 것과 같겠는가.”
諒, 小信也. 經, 縊也.
량(諒)은 작은 신의다. 경(經)은 목맨다는 것이다.
莫之知, 人不知也.
막지지(莫之知)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이다.
『後漢書』引此文, 莫字上有人字.
『후한서』에서 이 문장을 인용했는데, 거기엔 ‘막(莫)’자 위에 ‘인(人)’자가 있다.
○ 程子曰: “桓公, 兄也. 子糾, 弟也.
정이천이 말했다. “환공은 형이고 자규는 아우다.
仲私於所事, 輔之以爭國, 非義也.
관중이 섬기던 것에 사사로이 하여 그를 보좌하여 다투게 했으니 의가 아니다.
桓公殺之雖過, 而糾之死實當.
환공이 자규를 죽인 것은 비록 지나쳤지만 자규의 죽음은 실로 타당하다.
仲始與之同謀, 遂與之同死, 可也;
관중이 처음엔 그와 함께 도모했으니 마침내 그와 함께 죽는 것은 괜찮다.
知輔之爭爲不義,
그러나 그를 보필하여 다투는 것이 불의가 됨을 알고
將自免以圖後功亦可也.
장차 스스로 면하기 위해 훗날의 공을 도모한 것도 또한 괜찮다.
故聖人不責其死而稱其功.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죽는 것으로 꾸짖지 않고 공으로 칭송한 것이다.
若使桓弟而糾兄, 管仲所輔者正,
만약 환공이 아우이고 자규가 형이어서 관중이 도운 것이 올바른 것이었지만
桓奪其國而殺之, 則管仲之與桓, 不可同世之讐也.
환공이 그 나라를 빼앗고 죽였다면 관중은 환공과 함께 할 수 없는 원수다.
若計其後功而與其事桓,
만약 훗날의 공을 셈하여 환공을 섬겼다면
聖人之言, 無乃害義之甚,
성인의 말이 의를 해치는 심함이 있어
啓萬世反覆不忠之亂乎?
만세토록 반복되는 어지러움을 열어둔 것이 아니겠는가.
如唐之王珪ㆍ魏徵, 不死建成之難,
예를 들면 당나라의 왕규와 위징은 이건성의 난리에 죽지 않고
而從太宗, 可謂害於義矣.
태종을 따랐으니 의를 해하였다고 할 만하다.
後雖有功, 何足贖哉?”
훗날 비록 공이 있더라도 어찌 족히 속죄가 되리오”
愚謂管仲有功而無罪,
내가 생각하기로 관중은 공이 있고 죄는 없기 때문에
故聖人獨稱其功;
성인이 홀로 그 공을 칭찬했던 것이다.
王魏先有罪而後有功,
위징은 먼저 죄가 있고 훗날 공이 있었으니
則不以相掩可也.
공(功)으로 과(過)를 서로 가릴 수 없다는 게 맞다.
○ 두독지량(溝瀆之諒)이라 하면 사소한 신의(信義)를 뜻한다. 량(諒)은 작은 일에 구애되는 성실함이다. 이 성어는 ‘논어’의 ‘헌문(憲問)’에서 공자가 관중(管仲)의 업적을 평가한 말에 나온다.
자로(子路)가 관중(管仲)이 순사(殉死)하지 않은 점을 두고 어질지 못하지 않느냐고 질문했을 때, 공자는 관중에게 의상지회(衣裳之會)를 이루어낸 공적(功績)이 있다고 환기시켰다. 자공(子貢)도 같은 질문을 했다. “관중은 인자(仁者)가 아니지 않습니까. 환공(桓公)이 공자규(公子糾)를 살해할 때 죽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환공을 돕기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관중의 일광천하(一匡天下)는 구독지량(溝瀆之諒)의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광(匡)은 정(正)과 같은데, 여기선 천자의 권위를 바로 세운 것을 가리킨다.
상(相)은 돕다, 패제후(覇諸侯)는 제후들의 맹주(盟主)가 됨이다. 우금(于今)은 지금(至今), 미(微)는 무(無)와 같다. 오기피발좌임의(吾其被髮左衽矣)에서 오(吾)는 우리들, 기(其)는 아마, 피발좌임(被髮左衽)은 머리를 묶지 않고 옷섶을 왼편으로 여미는 이민족의 풍속을 가리킨다. 기약(豈若)∼은 ‘어찌∼과 같으랴’이다. 필부필부(匹夫匹婦)는 부유하지도 고귀하지도 않은 일부일부(一夫一婦)다. 당시 귀족과 부호는 일부다부(一夫多婦)의 풍습이었다. 경(經)은 목매단다는 말이다. 막지지(莫之知)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의리(義理)에 부합하지 않는 절의(節義)는 구독지량(溝瀆之諒)일 따름이다. 현대의 정의에 부합하는 일광천하(一匡天下)의 업적을 이루어야 할 책무가 사회지도층에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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