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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 3. 권력욕을 거두고 소요하며 살겠노라

건방진방랑자 2020. 9. 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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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권력욕을 거두고 소요하며 살겠노라

 

정약용(丁若鏞)

 

 

과단성으로 화를 만났다는 소회

其爲人也, 樂善好古而果於行爲, 卒以此取禍命也.

夫平生罪孼極多, 尤悔積於中, 至於今年, 曰重逢壬午, 世之所謂回甲, 如再生然. 遂滌除閑務, 蚤夜省察, 以復乎天命之性, 自今至死, 庶弗畔矣.

 

가계

夫丁氏本貫押海.

高麗之末, 白川, 我朝定鼎, 遂居漢陽. 始仕之祖, 校理子伋. 自玆繩承, 副提學壽崗兵曹判書玉亨左贊成應斗大司憲胤福觀察使好善校理彦璧兵曹參議時潤, 皆入玉堂.

自玆時否, 徙居馬峴, 三世皆以布衣終.

高祖諱道泰曾祖諱恒愼祖父諱志諧, 唯曾祖爲進士也.

氏產六男三女, 夭者三之二, 唯二男一女成立 男曰學淵學游, 女適尹昌謨. 卜兆于家園之北子坐之原, 尙能如願.

銘曰: “荷主之寵, 入居宥密. 爲之腹心, 朝夕以昵. 荷天之寵, 牖其愚衷, 精硏六經, 妙解微通. 憸人旣張, 天用玉汝, 斂而藏之, 將用矯矯然遐擧.” 茶山詩文集

 

 

 

 

 

 

해석

 

과단성으로 화를 만났다는 소회

 

其爲人也, 樂善好古而果於行爲,

나의 사람됨이 선함을 즐기고 옛것을 좋아하며 행함에 과감하지만

 

卒以此取禍命也.

마침내 이 때문에 화를 당했으니 운명이다.

 

夫平生罪孼極多, 尤悔積於中,

대체로 평생에 죄와 재앙이 극히 많아 더욱 후회가 가슴 속에 쌓여

 

至於今年, 曰重逢壬午,

올해에 이르러 거듭 임오(1822)년을 만나니

 

世之所謂回甲, 如再生然.

세상에서 말해진 회갑이란 것으로 다시 태어난 듯하다.

 

遂滌除閑務, 蚤夜省察,

마침내 한가로운 일을 씻어 제거하고 새벽부터 밤까지 성찰하여

 

以復乎天命之性,

하늘이 명한 본성을 회복한다면

 

自今至死, 庶弗畔矣.

지금으로부터 죽을 때까지 거의 어긋남이 없으리라.

 

 

 

가계

 

夫丁氏本貫押海.

정씨의 본관은 압해다.

 

高麗之末, 白川,

고려 말기에 백천에서 살았는데

 

我朝定鼎, 遂居漢陽.

우리 조선이 성립된 후에 마침내 서울에 살게 됐다.

 

始仕之祖, 校理子伋.

처음 벼슬한 할아버지는 교리(校理) 정자급(丁子伋)이었다.

 

自玆繩承, 副提學壽崗兵曹判書玉亨左贊成應斗大司憲胤福觀察使好善校理彦璧兵曹參議時潤,

이로부터 계승하여 부제학(副提學) 정수강(丁壽崗)ㆍ병조 판서 옥형(丁玉亨)ㆍ좌찬성(左贊成) 정응두(丁應斗)ㆍ대사헌 정윤복(丁胤福)ㆍ관찰사 정호선(丁好善)ㆍ교리 정언벽(丁彦璧)ㆍ병조참의 정시윤(丁時潤)

 

皆入玉堂.

모두 옥당(玉堂)에 들어갔다.

 

自玆時否, 徙居馬峴,

이때로부터 시운(時運)이 비색(否塞)하여 마재(馬峴)로 이사와 거주했지만

 

三世皆以布衣終.

3대가 모두 포의로 생을 마쳤다.

 

高祖諱道泰曾祖諱恒愼祖父諱志諧,

고조의 휘()는 도태(道泰)ㆍ증조의 휘는 항신(恒愼)ㆍ조부의 휘는 지해(志諧)인데

 

唯曾祖爲進士也.

오직 증조께서 진사가 되셨다.

 

氏產六男三女, 夭者三之二,

아내 홍씨는 63녀를 낳았지만 요절한 이가 2/3이라

 

唯二男一女成立

오직 21녀만이 성장했다.

 

男曰學淵學游, 女適尹昌謨.

아들은 학연과 학유이고 딸은 윤창모(尹昌謨)에게 시집 갔다.

 

卜兆于家園之北子坐之原, 尙能如願.

집 동산의 북쪽의 정남방의 언덕자좌오향(子坐午向): 자방(子方)을 등지고 오방(午方)을 바라보는 좌향으로, 곧 정남방으로 앉는 것을 말한다.에 조짐을 점쳤으니 오히려 원하던 것 같이했다.

 

銘曰: “荷主之寵, 入居宥密. 爲之腹心, 朝夕以昵. 荷天之寵, 牖其愚衷, 精硏六經, 妙解微通. 憸人旣張, 天用玉汝, 斂而藏之, 將用矯矯然遐擧.” 茶山詩文集

명문(銘文)은 다음과 같다.

 

荷主之寵 入居宥密 임금의 총애를 입어 들어가 거처하며 보좌하고 친밀했으며
爲之腹心 朝夕以昵 임금의 복심(腹心) 되어 조석으로 친히 하였네.
荷天之寵 牖其愚衷 하늘의 총애 입어 우충(愚衷)우충(愚衷): 자기의 마음속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열어
精硏六經 妙解微通 육경(六經)을 정밀히 연구하여 오묘한 걸 이해하고 미묘한 걸 통하였네.
憸人旣張 天用玉汝 간사한 사람이 이미 확장하니 하늘은 너를 옥성(玉成)하려니옥성(玉成): 고난 끝의 완전한 성취를 뜻하는 말이다. () 나라 장재(張載)서명(西銘)빈곤함과 미천함, 근심과 슬픔은 뒤에 그대를 완전하게 이루어 주기 위함이다[貧賤憂戚 庸玉女於成也].”라는 말이 나온다.,
斂而藏之 거두고 은둔하여
將用矯矯然遐擧 장차 훨훨 자유분방하리라하거(遐擧) : 송나라 태평흥국(太平興國) 연간에 승지(承旨) 이수충(李守忠)이 남방으로 사신을 가다가 경주(瓊州)에서 81세의 양하거(楊遐擧)란 노인을 길에서 만나 그의 집을 방문하였다. 그의 집에 가서 보니, 그의 아버지인 양숙련(楊叔連)122세였고, 그의 할아버지인 양송경(楊宋卿)195세였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닭 둥지에서 어린 아이가 머리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양송경이 그를 가리키며 우리 집안의 선대 조상님입니다. 말씀도 하지 않고 먹지도 않으며 나이가 몇 살인지도 모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거가 되는 상상이란 장수를 꿈꾼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살길 꿈꾼다는 뜻이다. 說郛39 洞微志. 茶山詩文集

 

 

 

인용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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