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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1. 중국에는 ‘사서삼경’이란 말이 없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1. 중국에는 ‘사서삼경’이란 말이 없다

건방진방랑자 2021. 9. 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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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1. 중국에는 사서삼경이란 말이 없다

 

 

고전을 모르는 자는 학문에 들어갈 수 없다. 고전은 경()이다. ()을 이해하는 첫 관문은 경()의 성립과정을 아는 것이다. ()의 역사를 우리는 경학사(經學史)라고 한다. 경학사(經學史)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경이라는 텍스트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아닌, 오경(五經)이나 십삼경(十三經)으로 불러야 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중국고전에 대해서 제일 많이 쓰는 말이 사서삼경(四書三經)이란 말이며, 여러분들도 사서삼경이란 말을 제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서삼경을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중국 사람들에게는 사서삼경이란 말이 없습니다. 굉장히 우스운 일이지만 중국에 가서 중국학생한테 쓰수싼징(四書三經)’ 그러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문화가 이렇게 달라요. 내가 처음 중국에 유학 가서 제일 놀란 게 그것이었습니다. 따로 떼어서 쓰수(四書)’라고 하면 물론 알아듣지만 쓰수싼징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것이었습니다. 사서와 삼경을 같이 붙여서 말하는 경우도 없고, 삼경이란 말은 거의 중국 사람들이 안 쓰는 말입니다. 이것은 이조시대 때 과거제도 때문에 삼경언해(三經諺解)하는 따위 책들이 성립하면서 생겨난 말 같은 데 여러분들이 중국역사에서 문헌적으로 삼경(三經)이란 말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사서삼경이라고 말할 때 삼경은 시경(詩經)서경(書經)역경(易經)을 말합니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이것을 묶어서 삼경이란 개념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그들이 제일 많이 쓰는 말은 오경(五經)이란 말입니다.

 

한대(漢代)에 경서(經書)를 확립하고 박사제도를 두었을 때에도 삼경박사(三經博士)’라는 말은 없고 오경박사(五經博士)’라고 했습니다. 벌써 한대(漢代)로부터 확립된 것은 오경(五經)입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이 또 많이 쓰는 말은 쓰싼징(十三經)’이란 말입니다. 13경이란 말은 공자시대나 한나라 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태종 때 생긴 말입니다. 경학이란 것은 간단한 게 아닙니다. 당태종이 중국문헌 중에서 유교 경전들(Confucian Classics)을 완전히 새롭게 정리할 때 비로소 13경이란 말이 확립되었거든요. 그리고 이때부터 현재 여러분들이 구해볼 수 있는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疏)라는 거대한 주소본이 나옵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것은 송나라 때 것입니다.

 

 

우리가 익숙히 들어온 '사서삼경'이란 말은 조선 때 만들어진 made in korea표였다. 

 

 

 

춘추전국시대에 고전을 뜻하는 말은 육예(六藝)였다

 

춘추전국시대의 중국인들이 중국고전을 불렀던 가장 흔한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경()이란 말이 아니고 육예(六藝)라는 말입니다. ()라는 말은 영어의 아트(art)라고 하는데, 아트라고 해서 예술이란 말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영어의 아트도 원래 의미는 기술(technic)이란 뜻입니다. 보통 예(((((()라고 하는 육예(六藝)도 있지만, 여기서 육예(六藝)는 텍스트를 가리키는 말로서 시(((((춘추(春秋)입니다. 여기에 모두 경이란 말을 붙여 시경(詩經)서경(書經)예경(禮經)악경(樂經)역경(易經)춘추경(春秋經)이라고 하면 육예(六藝)는 곧 육경(六經)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보통 시(((((춘추(春秋)라고 할 때는 그것이 모두다 구체적인 텍스트(Text)를 말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라는 것은 옛날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하나의 문화가 성립하면 거기엔 반드시 노래가 있게 되죠. 인간이 모여서 산다는 행위, 즉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노래입니다. 여러분은 현대 삶에서 유행가를 빼놓고 여러분들의 삶을 생각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하면 노래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노래라는 것은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며, 그 노래의 가사가 대개 시(Poetry), 즉 시()입니다. ()라는 것은 노래(songs)나 시(poetry)를 의미합니다.

 

 

()라는 것은 다큐먼트(Document)라고 번역하는데 다큐먼트라는 것은 모든 서류입니다. 특히 서류 중에서 중요한 것이 인간세상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공문서입니다. 과거의 서류는 주로 왕의 칙서라든가 행위를 기록한 것들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 ()라는 것은 모든 제식(rites)을 말하는 것으로서 사람이 사는 데 의당 제기될 수밖에 없는 제식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죠. 예라는 것은 하나의 질서개념입니다.

 

 

그 다음 ()이라는 것은 역시 노래인데 여기에 작곡의 개념이 들어갑니다. 예기(禮記)』 「악기(樂記)에서 성((()을 구분하는데 성()이라는 것은 지금 분필로 칠판을 두드릴 때 나는 이 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등의 소리(Sound)를 말하며, 음악은 아닌 것이죠. 비록 현대음악에서는 사운드도 음악의 재료로 쓰지만, 사운드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소음(Noise), 즉 모든 잡음을 다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운드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은 사운드 사이에서 질서를 발견했는데 사운드간의 질서라는 것은 음악적으로 말하면 배음(propotion), 즉 하나의 비율인데 사운드가 일정한 비례관계를 갖출 때 그것을 음(, note)이라고 부릅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것은 ’, ‘사이에 일정한 프로포션을 가진 사운드입니다. 그러니까 사이에는 무한한 성()이 있지만 그 성()은 음으로 취하지 않고, ‘하고 라는 음()만을 취한 것 그게 음이죠. 그 다음 음()과 음()이 모인 것을 악(, music)이라고 합니다.

 

 

() noise(sound)
() 배음관계를 갖는 sound
() 이 모인 것

 

 

예기(禮記)』 「악기(樂記)6절에 ()만 알고 음()을 모르는 놈은 금수(禽獸)와 같고, ()은 알고 악()을 모르는 놈은 소인, 그리고 악()을 알아야 비로소 군자다[凡音者, 生於人心者也; 樂者, 通倫理者也. 是故知, 聲而不知音者, 禽獸是也; 知音而不知樂者, 衆庶是也, 唯君子爲能知樂].”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악경(樂經)’이란 게 무엇일까요? 결론적으로 악경(樂經)이란 것은 없습니다. 현재 악기(樂記)예기(禮記)의 한 편명으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서 악기(樂記)악경(樂經)이었다는 설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악기(樂記)라는 것은 음악에 대한 인식론적인 철학이지 음악을 작곡하는 것에 대한 이론이 아닌 거예요.

 

그러면 고대에 악()이라는 것은 과연 문헌적으로 있었을까? ()에 대한 이론이 실려 있는 것으로서 이십오사(二十五史)율력지(律曆志)가 있죠, ()에 해당되는 것이 율력지(律曆志)’()’이라는 것입니다. 이 율()은 법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뜻합니다. 여기에 뮤직 이론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정약용의 악서고존(樂書孤存)이라는 책을 보면 이 율력지(律曆志)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라는 것은 점입니다. ‘()’이란 말 자체는 변화(change)란 말이고, ‘변한다는 것은 인간 운세가 변한다는 말입니다. 우주든 인간이든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항시 변한다는 말이죠. 이 변한다는 것 때문에 인간의 모든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큰 욕망 중의 하나가 변하는 사태를 미리 알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미리 안다는 게 뭐죠? 그게 바로 (, prognostication)’입니다. 현대사회에서 변화를 미리 아는 방법 중에 가장 강력한 방법이 과학(Science)입니다. 일기예보라는 것은 일기라는 변화현상을 법칙적으로 미리 이해하는 과학이며, 물리법칙이라는 것은 물리적 현상이 미래에 이러이러한 법칙을 따라서 분명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 예측의 근거를 법칙화한 것이 물리학입니다. 그러니까 그 옛날에 주역(周易)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사이언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요.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과학적 수단이 없으니까 점에 의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법칙(Law)은 아닙니다. 점이라는 것은 올방구, 즉 변화(Chance)일 뿐이죠. 현대과학은 필연(Necessity)을 추구하지만 이 역()의 과학은 변화(Chance)를 추구했던 것입니다.

 

 

춘추(春秋)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봄과 가을인데 춘추(春秋)가 몇이십니까?”라는 말은 당신은 봄과 가을을 몇 번 겪으셨습니까?”라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나이를 말하고 나이란 곧 역사예요. 춘추(春秋)라는 것은 곧 시간(Time)입니다. 이 타임을 문화에다 옮겨 놓으면 역사(History)가 되는 것이죠.

 

 

이 여섯 가지 육예(六藝)는 옛날 문명을 구성하고 또 포괄하는 기본적인(Cardinal), 카테고리로서 인간세상에서 이 시(((((춘추(春秋)를 벗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이것은 세계문명사에 다 적용될 수 있어요. 중국문명은 이러한 인간문명의 대 요소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전부 경전(經典)을 제시했습니다.

 

서양문화는 이렇게 포괄적이지 못하죠. 기껏해야 성경(聖經)하나만 두루두루 말아서 두리뭉실하게 만들어 놓았을 뿐이예요. 성경을 보면 그 안에 시·····춘추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구약에 보면 아브라함, 다윗, 솔로몬 등의 역사, 즉 춘추도 들어가 있고 제사장이 점치는 역도 들어가 있고 잠언 같은 형식의 악도 두루두루 다 들어가 있어요.

 

 

 

악경은 [예기] 속에 포함되어 있기에, 총 5권으로 완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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