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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개었다가 잠깐 비오네
사청사우(乍晴乍雨)
김시습(金時習)
乍晴乍雨雨還晴 天道猶然況世情
譽我便是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
寄語世人須記認 取歡無處得平生 『梅月堂詩集』 卷之四
해석
乍晴乍雨雨還晴 사청사우우환청 |
잠깐 갰다가 잠깐 비왔다가 비가 왔다가 다시 개니 |
天道猶然況世情 천도유연황세정 |
자연의 도는 오히려 그러하지만 하물며 세상의 정은 오죽할까? |
譽我便是還毁我 예아변시환훼아 |
나를 칭찬하다가 곧바로 다시 나를 헐뜯고 |
逃名却自爲求名 도명각자위구명 |
명예에서 도망쳤다가 도리어 스스로 명예를 구하지. |
花開花謝春何管 화개화사춘하관 |
꽃의 피고 짐을 봄이 어찌 관리하겠으며 |
雲去雲來山不爭 운거운래산부쟁 |
구름의 가고 옴을 산은 다투지 않네. |
寄語世人須記認 기어세인수기인 |
말을 부치니 세상사람들이여 반드시 기억하고 인정해 |
取歡無處得平生 취환무처득평생 |
기쁨을 어디서든 취한다면 평생을 얻으리라. 『梅月堂詩集』 卷之四 |
해설
이 시는 잠깐 갔다가 잠깐 비가 오는 날씨를 보고 지은 것으로, 자연 현상에 비추어 인정(人情) 세태(世態)가 변함을 풍자한 시이다.
비가 잠깐 내렸다가 다시 개고 개는 듯싶더니 다시 비가 온다. 이처럼 하늘의 도도 변화가 많은데, 하물며 인정(人情)에 있어서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칭찬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나를 비방하고 있고, 명성을 피한다고 하더니 어느덧 명성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은 상관하지 않고 구름이 가고 오는 것을 산은 다투지 않는다. 그러니 어디서든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이 평생의 득이 될 것이다.
이렇듯 김시습(金時習)은 세상의 그릇됨을 달관의 경지에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18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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