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시놀이터/삼국&고려 (375)
건빵이랑 놀자
설날에 봉천전【봉천전(奉天殿): 영락 황제(永樂皇帝)가 도읍을 옮긴 초기에는 봉천전(奉天殿)이라 이름 했다가, 가정(嘉靖) 때에 와서 황극전으로 고쳐 불렀고, 지금에 와서 태화전이라 일컬으니, 원조(元朝 설날)에 하례 받는 곳이다. 『계산기정(薊山紀程)』 5권 부록】의 새벽 조회 원일 봉천전조조(元日 奉天殿早朝) 이숭인(李崇仁) 煌煌蠟燭照彤墻 宮漏聲催動曙光 彩仗分開庭上下 赭袍高拱殿中央 梯航玉帛通蠻貊 禮樂衣冠邁漢唐 朝罷更叨霑錫宴 東風吹暖泛椒觴 해석 煌煌蠟燭照彤墻 황황납촉조동장 반짝반짝 밀랍 촛불이 붉은 담장을 비추고 宮漏聲催動曙光 궁루성최동서광 궁궐의 물시계 소리가 빨라지며 새벽빛이 움직이네. 彩仗分開庭上下 채장분개정상하 채색 의장은 궁정의 위아래를 나누어 열고 赭袍高拱殿中央 자포고공전중앙 황제의 곤룡포[..
미수 이인로와 이담지의 집에 모여서 여이미수회담지가(與李眉叟會湛之家) 임춘(林椿) 久因流落去長安 空學南音戴楚冠 歲月屢驚羊胛熟 風騷重會鶴天寒 十年計活挑燈話 半世功名抱鏡看 自笑老來追後輩 文思宦意一時闌 해석 久因流落去長安 구인류락거장안 오래도록 타향살이 하느라 개경을 떠나 空學南音戴楚冠 공학남음대초관 부질없이 남쪽의 음【남음(南音): 남쪽 초(楚) 나라의 음악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고향을 그리워함을 비유한 말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 나라 종의(鍾儀)가 진(晉) 나라에 사로잡혀가 있을 적에 진후(晉侯)가 그에게 음악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할 줄 안다고 대답하므로, 그에게 거문고를 주니, 그는 자기 고향인 초 나라의 음악을 탔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좌전(左傳)』 성공(成公) 9년(九年)】을 배웠고..
서울에 가다 장단【중경(中京): 개성부(開城府)인데, 4군, 4현을 거느린다. 4군은 장단(長湍)ㆍ평산(平山)ㆍ연안(延安)ㆍ배천(白川)이고, 4현은 마전(麻田)ㆍ금천(金川)ㆍ토산(兎山)ㆍ신계(新溪)이다.】에서 정곡에게 부치며 장부경도 장단도중 기정정곡(將赴京都 長湍途中 寄呈鼎谷) 변계량(卞季良) 蓬轉東南影與身 舊情誰復似雷陳 病深藥物渾無效 吟苦詩篇頗有神 虛白連天江郡曉 暗黃浮地柳郊春 自憐令節情懷惡 題句時還寄故人 해석 蓬轉東南影與身 봉전동남영여신 동남으로 떠도는【봉전(蓬轉): 쑥이 뿌리째 뽑혀 나가 바람에 굴러다닌다는 뜻으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림자와 내 몸인데 舊情誰復似雷陳 구정수부사뢰진 옛 정이 누가 다시 뇌의와 진중【뇌진(雷陳):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인데 동한(東漢) ..
떠난 최치원을 그리며 월영대에 올라 월영대(月影臺) 채홍철(蔡洪哲) 文章習氣轉崔嵬 忽憶崔侯一上臺 風月不隨黃鶴去 煙波相逐白鷗來 雨晴山色濃低檻 春盡松花亂入杯 更有琴心隔塵土 他時好與雨雲迴 해석 文章習氣轉崔嵬 문장습기전최외 문장의 익숙한 기운이 바뀌어 우뚝하여져 忽憶崔侯一上臺 홀억최후일상대 문뜩 최치원을 추억하며 한 번 월영대에 올랐네. 風月不隨黃鶴去 풍월불수황학거 바람과 달은 황학의 떠남을 따르지 않았고 煙波相逐白鷗來 연파상축백구래 안개 낀 파도가 흰 갈매기가 온 것을 서로 따르네. 雨晴山色濃低檻 우청산색농저함 비 개니 산빛이 난간에 짙어 나직하고 春盡松花亂入杯 춘진송화난입배 봄 다하니 송화가 잔으로 난입하네. 更有琴心隔塵土 갱유금심격진토 다시 속세를 넘어선 거문고의 마음【금심(琴心): 가야금 연주를 통해서 ..
순흥(지금의 영주)의 숙수사 누각에서 순흥숙수사루(順興宿水寺樓) 노여(魯璵) 輕裝短帽一尋幽 蘭院依然十載遊 壁價幾年詩共重 寺名千古水同流 寒推嶽色僧扃戶 冷踏溪聲客上樓 長嘯徘徊日云暮 倚欄回首起鄕愁 해석 輕裝短帽一尋幽 경장단모일심유 가벼운 행장과 짧은 모자로 한 번 그윽한 곳을 찾아가니 蘭院依然十載遊 난원의연십재유 사찰【목란원(木蘭院): 당 나라 왕파(王播)가 과거(科擧)에 오르기 전에 양주(楊州)의 절에 있으면서 중에게 밥을 얻어먹었다. 그 뒤에 왕파가 절도사(節度使)가 되어 그 절에 놀러 가서 목란원(木蘭院)에서 시를 짓기를 “20년 전에 이 원(院)에 놀 적에 목란꽃이 피고 원(院)이 처음 이룩되었는데, 오늘날 그때 다니던 곳에 거듭 이르니 나무는 늙어 꽃이 없고 중은 흰 머리로세[二十年前此院遊 木蘭花發院..
동진산의 문주사 시에 차운하며 제동진산문주사차운(題童津山文珠寺次韻) 이장용(李藏用) 無限江山爛熳看 倦遊襟抱反悽酸 鶩飜落照金猶閃 鴉點平林墨未乾 杖底片雲舒萬里 檻中明月入千灘 綺街衮衮馳名客 爭識蒲團睡味殘 해석 無限江山爛熳看 무한강산란만간 끝없는 강산을 맘껏 보다가 倦遊襟抱反悽酸 권유금포반처산 놀기에 지친 마음이 도리어 처량하고 서글퍼. 鶩飜落照金猶閃 목번낙조금유섬 오리가 석양빛에 나니 황금빛이 번쩍이는 것 같고 鴉點平林墨未乾 아점평림묵미건 갈가마귀가 평평한 숲에 점찍으니 먹물 마르지 않은 것 같네. 杖底片雲舒萬里 장저편운서만리 지팡이 밑의 뭉게구름이 만 리에 퍼져 있고 檻中明月入千灘 함중명월입천탄 우리 속의 밝은 달이 여러 여울로 들어가네. 綺街衮衮馳名客 기가곤곤치명객 아름다운 거리의 많은[衮衮] 명예를 날리..
분행역【분행역(分行驛): 경기도 과천(果川) 양재역(良才驛)에 속한 역. 『여지승람(輿地勝覽)』】에서 충주자사에 부치며 분행역 기충주자사(分行驛 寄忠州刺史) 정지상(鄭知常) 暮經靈鷲峯前路 朝到分行樓上吟 花接蜂鬚紅半吐 柳藏鶯翼綠初深 一軒春色無窮興 千里皇華欲去心 回首中原人不見 白雲低地樹森森 해석 暮經靈鷲峯前路 모경영취봉전로 저녁에 영취산 봉우리 앞 길 지나 朝到分行樓上吟 조도분행루상음 아침에 분행역에 이르러 누각 위에서 읊조리네. 花接蜂鬚紅半吐 화접봉수홍반토 꽃이 벌의 잔털에 닿으니 붉은색이 반쯤 돋아나고 柳藏鶯翼綠初深 유장앵익록초심 버들이 꾀꼬리 날개에 감춰지니 녹색이 막 짙어지네. 一軒春色無窮興 일헌춘색무궁흥 한쪽 처마엔 봄빛으로 가없는 흥 있지만 千里皇華欲去心 천리황화욕거심 천 리의 사신[皇華]은 떠나..
영류(詠柳) 시에 화운하며 화영류(和詠柳) 최균(崔均) 造物多情着柳梢 剪刀裁出更妖妖 雪消暗膩黃金色 日暖輕拖碧縷條 西子眉嚬如有恨 小蠻腰細不勝嬌 冷官寂寞人稀處 幾被春風取次搖 해석 造物多情着柳梢 조물다정착류초 조물자가 다정해 버들가지에 불이고 剪刀裁出更妖妖 전도재출갱요요 가위로 잘라내니 더욱 아리땁고 아리따워. 雪消暗膩黃金色 설소암니황금색 눈 사라지면 그윽하게 황금빛이 기름지고 日暖輕拖碧縷條 일난경타벽루조 해가 따스하면 가볍게 푸른 실 가지가 늘어지지. 西子眉嚬如有恨 서자미빈여유한 서시의 눈썹이 찡그려 한이 있는 것 같고 小蠻腰細不勝嬌 소만요세불승교 소만【소만(小蠻): 당(唐)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희(侍姬). 별명은 양지(楊枝). 허리가 가늘고 춤을 잘 추었다. 거이의 기생으로 번소는 노래를 잘하고, 소..
병으로 휴가를 청해 잠시 강촌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말 위에서 득병고 잠왕강촌 환경마상(得病告 暫往江村 還京馬上) 임규(任奎) 萬事悠悠一夢塲 自憐身世未全忘 少而寡合多踈放 老不求名可退藏 書室舊開師子嶺 釣臺新占少華岡 國恩未報親猶在 更踏紅塵跡似忙 해석 萬事悠悠一夢塲 만사유유일몽장 온갖 일이 장구하게도 일장춘몽인데 自憐身世未全忘 자련신세미전망 스스로 애달프구나, 신세를 온전히 잊지 못함이. 少而寡合多踈放 소이과합다소방 젊어선 남과 합치됨이 적으니 거칠고 방탕함이 많았고 老不求名可退藏 노불구명가퇴장 늙어선 명예 구하질 않으니 물러날 만하지. 書室舊開師子嶺 서실구개사자령 서실은 예전에 사자령에 열었고 釣臺新占少華岡 조대신점소화강 낚시터는 새로 소화강에 점유했으나 國恩未報親猶在 국은미보친유재 나라의 은혜 갚질 못..
나가고파 욕출(欲出) 이색(李穡) 欲出腰酸甚 開窓抱膝吟 孤雲生遠岫 百鳥噪高林 翰墨光陰迅 乾坤雨露深 悠悠復唯唯 我已得安心 春晚生微暖 天晴散薄陰 行雲猶雨意 臥樹亦花心 寂寂對黃卷 冷冷調素琴 孔子深樂處 更向此中尋 風在園中樹 雲行窓外天 吾心亦飜動 病勢却纏綿 樽酒邀明月 香爐散碧煙 悠悠可消遣 不用更求仙 해석 欲出腰酸甚 開窓抱膝吟 욕출요산심 개창포슬음 나가고파도 허리 통증이 심해 창을 열고 무릎을 끌어안은 채【포슬(抱膝): 무릎을 감싸 안는다는 뜻이다. 포슬음은 고인(高人)과 지사(志士)의 시를 뜻한다.】 읊조리네. 孤雲生遠岫 百鳥噪高林 고운생원수 백조조고림 외로운 구름은 먼 산꼭대기에서 피어나고 흰 새는 높은 숲에서 지저귀네. 翰墨光陰迅 乾坤雨露深 한묵광음신 건곤우로심 글짓기[翰墨]에 세월[光陰]이 빨리 가고 하늘과..
초산【초산(焦山): 강소성(江蘇省) 단도현(丹徒縣) 동쪽에 있는 산으로 일명 부옥산(浮玉山)이라고도 하는데, 삼국(三國) 때의 고사(高士) 초선(焦先)이 이 산에 은둔하였기 때문에 초산이라 했으며 초선은 천하가 생긴 이래 1인자라 하여 일초(一焦)라 불렀다.】에서 초산(焦山) 이제현(李齊賢) 裴老開浮玉 胸襟讓一焦 海呑吳地盡 山控楚天遙 蜃氣窓間日 鷗聲砌下潮 欲歸還倚杖 松竹晚蕭蕭 해석 裴老開浮玉 胸襟讓一焦 배로개부옥 흉금양일초 배씨 노인이 부옥산에 열었으니 내심 일초(一焦)에게 사양한 거라네. 海呑吳地盡 山控楚天遙 해탄오지진 산공초천요 바다는 오나라의 땅 다한 곳을 삼킨 듯, 산은 초나라 하늘의 아득한 곳을 당긴 듯. 蜃氣窓間日 鷗聲砌下潮 신기창간일 구성체하조 신기루는 창 사이 해에 있고 갈매기 소리는 섬돌..
견탄【견탄(犬灘): 호계현(虎溪縣, 지금의 문경)의 서쪽 5리에 있으며, 용연의 하류다. 나루터가 있고, 남쪽으로 흘러서 함창현의 경계로 들어간다.】에서 견탄(犬灘) 이규보(李奎報) 淸曉發龍浦 黃昬泊犬灘 黠雲欺落日 狠石捍狂瀾 水國秋先冷 船亭夜更寒 江山眞勝畫 莫作畫圖看 해석 淸曉發龍浦 黃昬泊犬灘 청효발용포 황혼박견탄 맑은 새벽에 용포에서 출발하여 저물녘에 견탄에 묵네. 黠雲欺落日 狠石捍狂瀾 힐운기낙일 한석한광란 멋대로인 구름은 지는 해를 속이고 삐죽한 바위는 미친 물결을 막네. 水國秋先冷 船亭夜更寒 수국추선랭 선정야갱한 어촌은 가을에 먼저 서늘해지고 선실은 밤에 더 추워지지. 江山眞勝畫 莫作畫圖看 강산진승화 막작화도간 강과 산이 참으로 그림보다 나으니 그린 그림 보듯 하진 마시라. 『東文選』 卷之九 인용 ..
구룡산 흥복사에서 다시 유람하며 중유구룡산흥복사(重遊九龍山興福寺) 오학린(吳學麟) 日改物亦改 事移人又移 鶴添新歲子 松老去年枝 院院古非古 僧僧知不知 悠然登水閣 重驗舊題詩 해석 日改物亦改 事移人又移 일개물역개 사이인우이 해가 바뀌니 사물 또한 변하고 사물이 움직이니 사람 또한 움직이네. 鶴添新歲子 松老去年枝 학첨신세자 송로거년지 학은 새해에 새끼 낳고 소나무는 작년에 가지를 나이 들게 하네. 院院古非古 僧僧知不知 원원고비고 승승지부지 원(院)마다 예스러운지 아닌지, 스님마다 아는지 모르는지? 悠然登水閣 重驗舊題詩 유연등수각 중험구제시 너그럽게 물가 누각에 올라 다시 예전에 지은 시를 시험해보네. 『東文選』 卷之九 인용 소화시평
남경으로 들어가며 입경(入京) 정몽주(鄭夢周) 江南形勝地 千古石頭城 綠水環金闕 靑山繞玉京 一人中建極 萬國此朝正 我亦乘査至 宛如天上行 해석 江南形勝地 千古石頭城 강남형승지 천고석두성 강남은 명승지로 천고토록 석두성【석두성(石頭城): 강소성 남경시 고루구(鼓樓區) 청량산(淸涼山) 일대에 있는 성 이름으로, 남경의 별칭이기도 하다. 본래 초나라 금릉성(金陵城)이었던 것을 손권(孫權)이 중수하고 석두성으로 이름을 고쳤다고 한다.】이라네. 綠水環金闕 靑山繞玉京 녹수환금궐 청산요옥경 푸른 진회(秦淮)가 금빛 궁궐을 에워쌌고 푸른 산이 옥빛 수도 에둘렀지. 一人中建極 萬國此朝正 일인중건극 만국차조정 한 명의 황제께서 건극【건극(建極): 왕으로 즉위하여 중정(中正)한 도를 건립하는 것을 말한다. 기자(箕子)가 지었다는..
보살만(菩薩巒) 무산일편운(巫山一片雲)ㆍ자야가(子夜歌)ㆍ화간의(花間意)ㆍ화계벽(花溪碧)ㆍ성리종(城裏鐘)ㆍ중첩금(重疊金)ㆍ매화구(梅花句)ㆍ만운홍월(晩雲烘月)ㆍ보살만(菩薩鬘) 등 별칭이 많다. 이 사는 쌍조 44자, 전ㆍ후단 각 4구 2측운 2평운으로 되어 있다. 이제현(李齊賢) 舟中夜宿 西風吹雨鳴江樹 一邊殘照靑山暮 繫纜近漁家 船頭人語譁 白魚兼白酒 徑到無何有 自喜臥滄洲 那知是宦遊 舟次靑神 長江日落煙波綠 移舟漸近靑山曲 隔竹一燈明 隨風百丈輕 夜深蓬底宿 暗浪鳴琴筑 夢與白鷗盟 朝來莫漫驚 해석 배속에서 밤에 묵으며 주중야숙(舟中夜宿) 西風吹雨鳴江樹 서풍취우명강수 가을바람이 비를 불러 강가 나무 울리게 하니 一邊殘照靑山暮 일변잔조청산모 한 끝의 스러지는 빛이 푸른 산에 저무네. 繫纜近漁家 계람근어가 닻을 매고 어촌 집..
외로운 기러기의 노래 고안행(孤鴈行) 홍간(洪侃) 五侯池舘春風裏 微波鱗鱗鴨頭水 闌干十二繡戶深 中有蓬萊三萬里 彷徨杜若紫鴛鴦 倚拍芙蓉金翡翠 雙飛雙浴復雙棲 綷羽雲衣恣遊戲 君不見十年江海有孤鴈 舊侶微茫隔雲漢 顧影低昂時一呼 蘆花索漠風霜晚 해석 五侯池舘春風裏 오후지관춘풍리 현달한 관원의 연못가 집은 봄바람 속에 微波鱗鱗鴨頭水 미파린린압두수 잔잔한 파도가 끊임없는 압록강에 있어. 闌干十二繡戶深 난간십이수호심 난간은 열 두 수놓은 집에 깊고 中有蓬萊三萬里 중유봉래삼만리 중간에 삼만리의 봉래산 있지. 彷徨杜若紫鴛鴦 방황두약자원앙 두약에 붉은 원앙은 방황하고 倚拍芙蓉金翡翠 의박부용금비취 부용에 금빛 비취는 의지하며 어루만지네. 雙飛雙浴復雙棲 쌍비쌍욕부쌍서 함께 날다 함께 씻고 다시 함께 자면서 綷羽雲衣恣遊戲 최우운의자유희 ..
사시사(四時詞) 진온(陳溫) 春 玉帳牙床別院中 閑吟隨意繞花叢 忽聞杏杪鶯兒囀 手放金丸看落紅 夏 金盤紅縷聳氷峯 畫閣陰陰樹影籠 半岸烏紗欹玉枕 互敎纖手扇淸風 秋 釦砌微微着淡霜 裌衣新護玉膚凉 王孫不解悲秋賦 只喜深閨夜漸長 冬 繡幕深深畫毯重 龍爐鳳炭發春紅 酒酣蘭麝熏人面 掛起金窓向雪風 해석 춘(春) 玉帳牙床別院中 옥장아상별원중 옥빛 휘장과 상아 평상이 있는 별당 안에서 閑吟隨意繞花叢 한음수의요화총 한가롭게 읊조리며 마음대로 꽃떨기를 에워싸고서 忽聞杏杪鶯兒囀 홀문행초앵아전 갑자기 은행나무 끝 꾀꼬리 새끼의 울음소리 듣다가 手放金丸看落紅 수방금환간낙홍 손수 금빛 구슬 던져 떨어지는 꽃잎을 보네. 하(夏) 金盤紅縷聳氷峯 금반홍루용빙봉 금빛 소반의 붉은 실에 얼음봉우리 솟았고 畫閣陰陰樹影籠 화각음음수영롱 그림누각은 어둑어둑 ..
봉성현에서 묵으며 숙봉성현(宿峯城縣) 이규보(李奎報) 半山斜日過簷遅 淸句唯呤杜紫薇 階竹困陰孫未長 庭梅飽雨子初肥 旅軒風簟牽人睡 野鼎春蔬慰客饑 十里倦遊誰勞問 石樓僧定鎖煙扉 해석 半山斜日過簷遅 반산사일과첨지 오부능선에 해가 비껴 처마를 천천히 지나는데 淸句唯呤杜紫薇 청구유령두자미 맑은 구절로 두목(杜牧)을 읊조리네. 이번 나들이엔 두자미집을 가지고 왔다[此行唯携杜紫薇集] 階竹困陰孫未長 계죽곤음손미장 계단의 대나무는 그늘에 휩싸여 죽순은 자라질 못하지만 庭梅飽雨子初肥 정매포우자초비 정원의 매화는 비에 푹 젖어 열매가 막 통통해졌지. 旅軒風簟牽人睡 여헌풍점견인수 주막의 대자리는 사람의 졸음을 끌어내고 野鼎春蔬慰客饑 야정춘소위객기 들판 솥의 봄나물은 손님의 주림을 위로하지. 十里倦遊誰勞問 십리권유수로문 십리의 게으..
앵무새야! 앵무(鸚鵡) 이규보(李奎報) 衿披藍綠觜丹砂 都爲能言見罻羅 嬌姹小兒圓舌澁 玲瓏處女慧容多 慣聞人語傳聲巧 新學宮詞噵字訛 牢鏁玉籠無計出 隴山歸夢漸蹉跎 해석 衿披藍綠觜丹砂 금피남록자단사 깃털은 남록색을 입었고 부리는 붉은 색인데 都爲能言見罻羅 도위능언견위라 죄다 말할 수 있기에 그물질 당했네. 嬌姹小兒圓舌澁 교차소아원설삽 아리따운 소녀의 원활한 혀가 떫은 듯. 玲瓏處女慧容多 영롱처녀혜용다 반듯한 처녀의 지혜로운 용모가 짙은 듯. 慣聞人語傳聲巧 관문인어전성교 인간의 말을 익숙히 듣고서 소리 전하기 교묘하고 新學宮詞噵字訛 신학궁사도자와 궁궐의 말을 새로 배웠지만 글자 전하는 건 왜곡됐지. 牢鏁玉籠無計出 뇌쇄옥롱무계출 옥 같은 새장에 갇혀 나갈 계책도 없으니 隴山歸夢漸蹉跎 롱산귀몽점차타 언덕과 산에 돌아갈 ..
두문불출하며 두문(杜門) 이규보(李奎報) 爲避人間謗議騰 杜門高卧髮鬅鬙 初如蕩蕩懷春女 漸作寥寥結夏僧 兒戲牽衣聊足樂 客來敲戶不須譍 窮通榮辱皆天賦 斥鷃何曾羨大鵬 해석 爲避人間謗議騰 위피인간방의등 인간세상의 비난하는 의론을 피하려 杜門高卧髮鬅鬙 두문고와발붕승 문 닫아 걸고 높은 베개에 누우니 머리는 봉두난발. 初如蕩蕩懷春女 초여탕탕회춘녀 처음엔 넉넉하게 춘심(春心)을 품은 처녀 같았지만 漸作寥寥結夏僧 점작요요결하승 점점 쓸쓸하게 하안거(夏安居)하는【결하(結夏): 승려들의 하안거(夏安居)를 말한다. 음력 4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 일체 외출하지 않고 이 기간 동안 한데 모여 수행하며 정진을 한다.】 스님 같더라. 兒戲牽衣聊足樂 아희견의료족낙 아이가 장난스레 옷깃을 잡아당기지만 하릴없이 즐겁기만 하고 客來敲戶..
운문 사찰의 지광스님에게 주며 증운문난야지광상인(贈雲門蘭若智光上人) 최치원(崔致遠)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운반구정려 안선사기여 筇無出山步 筆絶入京書 공무출산보 필절입경서 竹架泉聲緊 松欞日影疎 죽가천성긴 송령일영소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경고음부진 명목오진여 해석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구름 언덕에 절[精廬]을 만드니 선정(禪定)에 편안해진 지 400여년이네. 筇無出山步 筆絶入京書 지팡이로 산보하러 나갈 일 없고 붓으로 서울에 보낼 편지 쓸 일 없지. 竹架泉聲緊 松欞日影疎 대나무 시렁엔 샘물소리 소나무 처마엔 해 그림자 드물지.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경지가 높아 읊조리기론 다하지 못하니 눈 감고 진여(眞如)를 깨달을 밖에는. 『孤雲先生文集』 卷之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바다에 떠 있으며 범해(泛海) 최치원(崔致遠)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승사사한사 채약억진동 日月無何外 乾坤太極中 일월무하외 건곤태극중 蓬萊看咫尺 吾且訪仙翁 봉래간지척 오차방선옹 해석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돛 걸고 푸른 바다에 떠 있으니 세찬 바람이 만 리까지 통하네【남조 송(宋)의 좌위장군(左衛將軍) 종각(宗慤)이 소년 시절에 자신의 뜻을 토로하면서 “장풍을 타고서 만리의 파도를 쳐부수고 싶다[願乘長風破萬里浪].”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宋書』 卷76 「宗慤列傳」 또 이백(李白)의 시에 “장풍을 타고 파도를 쳐부술 때가 언젠가 오면, 곧장 구름 돛 달고서 푸른 바다를 건너리라[長風破浪會有時 直挂雲帆濟滄海]”라는 표현이 나온다. 『李太白集』 卷2 「行路難」】. ..
책묘(責猫) 이규보(李奎報) 盜吾藏肉飽於腸 好入人衾自塞聲 鼠輩猖狂誰任責 勿論晝夜漸公行 해석 盜吾藏肉飽於腸 도오장육포어장 내가 숨겨둔 고기를 도적질해 창자를 채우고선 好入人衾自塞聲 호입인금자색성 사람의 이불에 들어와 스스로 소리를 고르네. 鼠輩猖狂誰任責 서배창광수임책 쥐들이 뛰어 다니는 것이 누구의 책임인가? 勿論晝夜漸公行 물론주야점공행 밤낮 막론하고 점점 드러내놓고 다니는 것을. 『東國李相國後集』 卷第八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검은 새끼 고양이를 얻고서 득흑묘아(得黑貓兒) 이규보(李奎報) 細細毛淺靑 團團眼深綠 세세모천청 단단안심록 形堪比虎兒 聲已懾家鹿 형감비호아 성이섭가록 承以紅絲纓 餌之黃雀肉 승이홍사영 이지황작육 奮爪初騰蹂 搖尾漸馴服 분조초등유 요미점순복 我昔恃家貧 中年不汝畜 아석시가빈 중년불여축 衆鼠恣橫行 利吻工穴屋 중서자횡행 리문공혈옥 齩齧箱中衣 離離作短幅 교설상중의 리리작단폭 白日鬬几案 使我硯池覆 백일두궤안 사아연지복 我甚疾其狂 欲具張湯獄 아심질기광 욕구장탕옥 捷走不可捉 遶壁空追逐 첩주불가착 요벽공추축 自汝在吾家 鼠輩已收縮 자여재오가 서배이수축 豈唯垣墉完 亦保升斗蓄 기유원용완 역보승두축 勸爾勿素餐 努力殲此族 권이물소찬 노력섬차족 『東國李相國後集』 卷第十 해석 細細毛淺靑 團團眼深綠 形堪比虎兒 聲已懾家鹿 承以紅絲纓 餌之黃雀..
아침에 조회하러 가는 말 위에서조조마상(早朝馬上) 홍간(洪侃) 紫翠橫空澗水流 風烟千里似滄洲石橋西畔南臺路 柱笏看山又一秋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紫翠橫空澗水流자취횡공간수류상서로운 기운 하늘을 비끼고 시냇물 흐르니,風烟千里似滄洲풍연천리사창주천리의 좋은 경치【풍연(風煙): 바람과 안개로 좋은 경치를 이름. 백거이(白居易)의 「화죽가(畵竹歌)」 중 “嬋娟不失筠粉態 蕭颯盡得風烟情”에서 연유함.】 마치 창주【창주(滄洲): 물가에 자리한 은사들의 거처를 말함.】인 듯.石橋西畔南臺路석교서반남대로돌다리 서쪽 가 남대【남대(南臺): 사헌부의 고려 명칭이기도 하고, 남행대간(南行臺諫)의 줄임말로 ‘시험을 보지 않고 추천에 의해 임용된 경우’를 말함.】길柱笏看山又一秋주홀간산우일추홀든 채【주홀(柱笏): 왕휘지는 본성이 세속에 전..
우연히 읊조리며우음(偶吟) 최승로(崔承老) 有田誰布穀 無酒可提壺유전수포곡 무주가제호山鳥何心緖 逢春謾自呼산조하심서 봉춘만자호 해석有田誰布穀 無酒可提壺밭이 있지만 누가 곡식을 뿌리고【포곡(布穀): 곡식을 뿌리다. 뻐꾹새】 술이 없으니 술병을 끌 수 있으랴【제호(提壺): 술병을 잡다. 제호(鵜鶘, 후루룩피죽새). 물보(物譜)에 ‘제호로(提壺蘆)’를 ‘후루룩피듁새’라 함. 직박구리 일종.】?山鳥何心緖 逢春謾自呼산새 어떤 마음이기에 봄을 만나 부질없이 혼자 지저귀나? 인용문제소화시평
계유년 정조에 봉천전에서 읊조리며계유정조봉천전구호(癸酉正朝奉天殿口號) 정도전(鄭道傳) 春隨細雨度天津 太液池邊柳色新滿帽宮花霑錫宴 金吾不問醉歸人 『三峯集』 卷之二 해석春隨細雨度天津춘수세우도천진봄은 가랑비 따라 천진교【천진(天津): 낙양시 서남쪽에 있는 다리이다.】를 건너서 오고, 太液池邊柳色新태액지변류색신태액지【태액지(太液池): 장안 궁궐에 딸린 정원이다.】 가의 버들빛 싱그럽다. 滿帽宮花霑錫宴만모궁화점석연사모에 궁화【궁화(宮花): 어사화(御史花)를 뜻함. 과거시험의 문무과에 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주어 머리에 꽂게 한 종이꽃 또는 진찬 때에 신하들이 사모(紗帽)에 꽂던 꽃이다.】를 가득 꽂고 내려주신 잔치【사연(錫宴): 사연(賜宴)과 같은 말로, 임금이 신하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줌.】에 참가했더니,金吾不問..
철령에서철령(鐵嶺) 정도전(鄭道傳) 鐵嶺山高似劍鋩 海天東望正茫茫秋風特地吹雙鬢 驅馬今朝到朔方 『三峯集』 卷之二 해석鐵嶺山高似劍鋩 철령산고사검망 철령의 산은 높아 마치 칼끝 같고,海天東望正茫茫해천동망정망망하늘 저편 해동을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하네. 秋風特地吹雙鬢 추풍특지취쌍빈 가을바람이 다만 땅에서 두 귀밑머리에 불어오니, 驅馬今朝到朔方구마금조도삭방말 몰아 오늘 아침에 북방에 이르렀지. 『三峯集』 卷之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
산속에서산중(山中) 정도전(鄭道傳) 按自榮州避寇還三峯舊居 山中新病起 稚子道衰客산중신병기 치자도쇠객學圃親鋤藥 移家手種松학포친서약 이가수종송暮鐘何處寺 野火隔林舂모종하처사 야화격림용領得幽居味 年來萬事慵령득유거미 년래만사용 弊業三峰下 歸來松桂秋폐업삼봉하 귀래송계추家貧妨養疾 心靜定忘憂가빈방양질 심정정망우護竹開迂徑 憐山起小樓호죽개우경 련산기소루隣僧來問字 盡日爲相留린승래문자 진일위상류 『三峯集』 卷之二 해석按自榮州避寇還三峯舊居 [按]영주로부터 도적을 피해 삼봉의 옛 거주지로 돌아왔다. 山中新病起 稚子道衰客산속에서 새로운 병이 생기니 어린 아이 나보고 쇠하였다고 말하네. 學圃親鋤藥 移家手種松채마밭 기술을 배워 친히 호미질하고 약치고 집을 옮겨 손수 소나무 심었지. 暮鐘何處寺 野火隔林舂저물녘 종소리 울리니 어느 절인가?..
중양절에중구(重九) 정도전(鄭道傳) 故園歸路渺無窮 水繞山回復幾重望欲遠時愁更遠 登高莫上最高峯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故園歸路渺無窮고원귀로묘무궁고향 동산으로 돌아갈 길 까마득히 아득하기만 하고 水繞山回復幾重수요산회부기중물이 휘돌고 휘감기 다시 몇 겹이던가?望欲遠時愁更遠망욕원시수갱원멀리 바라보려 할 때 근심이 더욱 멀어지니登高莫上最高峯등고막상최고봉높은 곳에 오르더라도 최고봉엔 오르지 말라. 『東文選』 卷之二十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
오호도의 전횡을 조문하다오호도조전횡(嗚呼島吊田橫) 정도전(鄭道傳) 曉日出海赤 直照孤島中효일출해적 직조고도중夫子一片心 正與此日同부자일편심 정여차일동相去曠千載 嗚呼感予衷상거광천재 오호감여충毛髮豎如竹 凛凛吹英風모발수여죽 름름취영풍 『東文選』 卷之五 해석曉日出海赤 直照孤島中새벽 해 바다에서 나와 붉어졌고, 곧바로 외로운 섬을 비춘다. 夫子一片心 正與此日同부자의 일편단심은 바로 이 해와 같구나. 相去曠千載 嗚呼感予衷서로의 거리가 천 년이지만 아! 나의 마음을 느껍게 하네. 毛髮豎如竹 凛凛吹英風머리가 대처럼 쭈뼛 서고 서늘하게 영풍이 휙 부는구나. 『東文選』 卷之五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감상하기嗚呼島(이숭인)소화시평 권상47
영천 명원루에서영천명원루(永川明遠樓) & 중양절에 익양 태수 이용이 새로 지은 명원루에서 쓰다중구일제익양태이용명원루(重九日題益陽守李容明遠樓) 정몽주(鄭夢周) 靑谿石壁抱州回 更起新樓眼豁開南畝黃雲知歲熟 西山爽氣覺朝來風流太守二千石 邂逅故人三百杯直欲夜深吹玉笛 高攀明月共徘徊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靑谿石壁抱州回청계석벽포주회맑은 시내와 석벽은 고을을 안고 회돌아更起新樓眼豁開갱기신루안활개다시 새로운 누대에 오르니 시야가 트였네. 南畝黃雲知歲熟남무황운지세숙남쪽 들녘 잘 익은 벼들이 풍년임을 알려주고西山爽氣覺朝來서산상기각조래서산의 상쾌한 기운에 아침이 옴을 깨닫네.風流太守二千石풍류태수이천석풍류스런 태수【태수(太守): 시에 태수가 등장하면 고발시가 아닌 이상 풍요롭고 선정을 이야기 하게 마련임. 】는 2천석 자리인데,邂逅..
명나라 도읍지에서황도(皇都) 정몽주(鄭夢周) 尺劍龍飛定四維 一時豪傑爲扶持山河帶礪徐丞相 天地經綸李太師駙馬林池春爛熳 國公樓閣月參差始知盛代功臣後 共享昇平萬世期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尺劍龍飛定四維척검룡비정사유짧은 검 용처럼 날아 사방을 안정시켰고,一時豪傑爲扶持일시호걸위부지한 때의 호걸들이 부축하고 지지했다네. 山河帶礪徐丞相산하대려서승상산하의 대려【대려(帶礪): 황하가 허리띠처럼 좁아지고 태산이 숯돌처럼 작게 되도록 공신의 집안을 영원히 보호해주겠다는 맹세로서 산려하대(山礪河帶)의 준말임.】를 맹세한 승상 서달. 天地經綸李太師천지경륜이태사천지를 경륜한 태사 이선장. 駙馬林池春爛熳부마림지춘란만부마 숲 속 연못엔 봄 꽃 흐드러졌고,國公樓閣月參差국공루각월참치국공의 누각엔 달이 들쭉날쭉해. 始知盛代功臣後시지성대공신후처..
봉래역에서 서장관 한상질에게 보이며봉래역 시한서장상질(蓬萊驛 示韓書狀尙質) 정몽주(鄭夢周) 昨日張帆涉海波 故園迴首已天涯地經遼霫軍容壯 路入登萊景物多客子未歸逢燕子 杏花纔落又桃花同來幸有韓生在 每作新詩和我歌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昨日張帆涉海波작일장범섭해파어제 긴 돛단배로 바다 건널 때故園迴首已天涯고원회수이천애고향에 머리 돌려보니 이미 하늘 끝이었네.地經遼霫軍容壯지경료습군용장땅은 오랑캐를 경유하니 군사들의 위용은 씩씩해지고路入登萊景物多로입등래경물다길은 등주와 내주【등래(登萊): 중국의 등주(登州)와 내주(萊州)로 산동(山東)을 뜻함】로 들어가니 경물이 짙어지네.客子未歸逢燕子객자미귀봉연자나그네 돌아가지 않을 때 제비를 만났고杏花纔落又桃花행화재락우도화살구꽃 겨우 지자 또 복사꽃마저.同來幸有韓生在동래행유한생재일행 중..
양주 객사의 벽에 쓰다양주객관별정인(梁州客館別情人) 정포(鄭誧) 五更燈影照殘粧 欲語別離先斷腸落月半庭推戶出 杏花疎影滿衣裳 『東文選』 卷之二十一 해석五更燈影照殘粧오갱등영조잔장3~5시에 등불 그림자에 지워진 화장 비추니,欲語別離先斷腸욕어별리선단장이별의 말 하고자 해도 먼저 애간장 끊어지네.落月半庭推戶出 락월반정추호출 지는 달 뜰에 반쯤 걸려 있을 때 문을 밀고 나가니,杏花疎影滿衣裳행화소영만의상살구꽃의 성긴 그림자가 저고리에 가득하구나. 『東文選』 卷之二十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동인시화한시사우리 한시를 읽다
황산강의 노래황산가(黃山歌) 정포(鄭誧) 過雨霏霏濕江樹 薄雲洩洩凝晴光黃山江深不可渡 回望百里雲茫茫江頭兒女美無度 臨流欲濟行彷徨鳴鳩乳燕春日暮 落花飛絮春風香招招舟子來何所 掛帆却下魚山莊問之與我同去路 遂與共坐船中央也知羅敷自有夫 怪厎笑語何輕狂藐然不願黃金贈 目送江岸雙鴛鴦君乎艤舟我豈留 我友政得黃芧岡 『東文選』 卷之七 해석過雨霏霏濕江樹과우비비습강수지나는 비 부슬부슬, 강의 나무 적시고,薄雲洩洩凝晴光박운설설응청광엷은 구름 하늘하늘 맑은 빛에 엉기네.黃山江深不可渡황산강심불가도황산강 깊어 건너질 못하니, 回望百里雲茫茫회망백리운망망고개를 돌리니 백리의 구름이 뭉게뭉게, 江頭兒女美無度강두아녀미무도강머리 아녀자 아름다워 형언할 수가 없고臨流欲濟行彷徨림류욕제행방황강에 다다라 건너려 두리번거리네.鳴鳩乳燕春日暮명구유연춘일모봄날 저무는 때..
계미년 중양절에계미중구(癸未重九) 정포(鄭誧) 地僻秋將盡 山寒菊未花지벽추장진 산한국미화病知詩愈苦 貧覺酒難賖병지시유고 빈각주난사野路天容大 村墟日脚斜야로천용대 촌허일각사客懷無以遣 薄暮過田家객회무이견 박모과전가 『東文選』 卷之九 해석地僻秋將盡 山寒菊未花땅이 궁벽져 가을 장차 가려하는데 산은 추워 국화 피지도 않았네. 病知詩愈苦 貧覺酒難賖병드니 시 쓰기 더욱 괴로운 걸 알겠고 가난하니 술 어렵게 샀다는 걸 깨달았네. 野路天容大 村墟日脚斜들길에 하늘의 얼굴이 크고 마을 빈 터에 햇발이 비끼네.客懷無以遣 薄暮過田家객의 회포 풀길 없으니, 저물녘 시골집 지나네. 『東文選』 卷之九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가난한 시인의 말시의 뜻을 호방하게 하는 법
아이에게 보여주며시아(示兒) 정포(鄭誧) 乏食甘藜藿 無衣愛葛絺핍식감려곽 무의애갈치若求溫飽樂 不得害先隨약구온포락 부득해선수 『小華詩評』 해석乏食甘藜藿 無衣愛葛絺먹을 것이 없으면 변변찮은 콩잎도 꿀맛이고 옷이 없으면 갈포옷도 아끼는 법.若求溫飽樂 不得害先隨따스함과 배부름의 즐거움을 구하려 한다면, 얻지 못하고 해가 먼저 따르지. 『小華詩評』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감상하기소화시평
보제사의 종소리보제사종(普濟寺鐘) 정포(鄭誧) 金銀佛寺側城闉 千古鳴鐘不失晨誰道令人發深省 祗能喚起利名人 『雪谷先生集』 上 해석金銀佛寺側城闉금은불사측성인금은빛이 사찰 곁 성문에 비치니,千古鳴鐘不失晨천고명종불실신천고에 종 울림은 새벽을 놓치질 않았지. 誰道令人發深省수도령인발심성누가 사람에게 깊은 성찰하게 한다 말했던가. 祗能喚起利名人지능환기리명인다만 명리인을 불러일으킬 뿐이네. 『雪谷先生集』 上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동인시화 상6312년 1차 17번
영곡사(靈鵠寺) 진화(陳澕) 已臨絶壑俯長松 更踏層梯策瘦筇還咲遊人心大躁 一來欲上最高峯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已臨絶壑俯長松이림절학부장송이미 깎아지른 골짜기에 올라 큰 소나무 굽어보다가更踏層梯策瘦筇갱답층제책수공다시 층계 밟고 약한 지팡이 짚네.還咲遊人心大躁환소유인심대조도리어 노는 사람 마음이 매우 조급한 게 우스우니一來欲上最高峯일래욕상최고봉한 번에 최고층을 오르려하는 구나.『東文選』 卷之二十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
봄날에 김수재에 화답하다춘일화김수재(春日和金秀才) 진화(陳澕) 繞檻爐煙學細雲 酒醒愁重兩眉春鶯驚雨脚斜穿院 蜂把花心嬾避人 滿樹春紅泣露華 映門垂柳欲藏鴉作詩亦是妨眞興 閑看東風掃落花 『梅湖遺稿』 해석繞檻爐煙學細雲요함로연학세운에워싼 난간의 화로 연기는 가는 구름을 배웠는지 얇고酒醒愁重兩眉春주성수중량미춘술 깨니 근심 더해졌지만 양 눈썹을 무겁게 하네.鶯驚雨脚斜穿院앵경우각사천원꾀꼬리는 빗발에 놀랐는지 뚫린 담에 비스듬히 날고蜂把花心嬾避人봉파화심란피인벌은 꽃심 잡았는지 게을리 사람 피하네. 滿樹春紅泣露華만수춘홍읍로화나무 가득한 봄의 붉은빛은 이슬의 빛남에 젖었고映門垂柳欲藏鴉영문수류욕장아문에 비친 드리운 버드나무는 까마귀 감추려 하네.作詩亦是妨眞興작시역시방진흥시 짓기 또한 진정한 흥을 방해하니閑看東風掃落花한간동풍소락화한가..
진주 산수도(晉州山水圖) 정여령(鄭與齡) 數點靑山枕碧湖 公言此是晉陽圖水邊草屋知多少 中有吾廬畫也無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數點靑山枕碧湖수점청산침벽호몇 점 푸른산이 푸른 호수 베개 삼아公言此是晉陽圖공언차시진양도공은 말하네. “이것은 진양의 그림이예요.水邊草屋知多少수변초옥지다소물 곁 초가집이 얼마인 줄 알겠고中有吾廬畫也無중유오려화야무그 속에 나의 오두막 있는데 그렸는지 안 그렸는지.”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작자가 진주(晉州) 사람인데, 이지저(李之氐)의 집에 갔더니 마침 주인이 진주산수도(晉州山水圖)를 내보이며, “진주는 자네의 고향이니 시(詩) 한 수를 쓰라.” 하므로 즉석에서 부른 것이다. 인용파한집지봉유설
강성군의 현사에서 쓰다서강성현사(書江城縣舍) 정윤의(鄭允宜) 凌晨走馬入孤城 籬落無人杏子成布穀不知王事急 傍林終日勸春耕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凌晨走馬入孤城능신주마입고성이른 새벽【능신(凌晨): 새벽을 침범한다는 뜻으로, 방금 접어든 이른 새벽을 이르는 말.】에 말 달려 고성에 들어오니籬落無人杏子成리락무인행자성마을에 사람은 없고 살구나무만 자라 있네.布穀不知王事急포곡부지왕사급뻐꾸기 임금의 일 급함은 알지 못하고傍林終日勸春耕방림종일권춘경숲 곁에서 종일토록 봄밭갈이 권한다네.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동인시화역옹패설한시미학산책
빙옹이 생각나서봉회빙옹(奉懷氷翁) 유방선(柳方善) 人間聚散似浮雲 南北相思幾斷魂弱歲卽蒙猶子視 深情安有若翁分腹中麤飯何曾飽 身上單衣苦不溫惆悵此生徒自負 年方三十鬢絲紛 『泰齋先生文集』 卷之三 해석人間聚散似浮雲인간취산사부운사람들 모이고 흩어짐은 뜬 구름 같아南北相思幾斷魂남북상사기단혼남북 헤어져 서로 그리하며 몇 번이나 넋 끊겼던가요.弱歲卽蒙猶子視약세즉몽유자시어린 나이이기에 곧 자식처럼 보살펴줬는데深情安有若翁分심정안유약옹분깊은 정을 어찌 어르신처럼 나누어 주려나요?腹中麤飯何曾飽복중추반하증포배 속에 거친 밥 있더라도 어찌 일찍이 배부르겠으며身上單衣苦不溫신상단의고불온몸 위에 홑옷 입었더라도 괴로움에 따뜻하지 않지요.惆悵此生徒自負추창차생도자부슬프게도 이 삶에 다만 자부하다보니 年方三十鬢絲紛년방삼십빈사분나이 30살에 귀밑머..
보이는 대로 읊다즉사(卽事) 유방선(柳方善) 晝靜溪風自捲簾 吟餘傍架檢書籤今年却勝前年懶 身世全敎付黑甛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晝靜溪風自捲簾주정계풍자권렴낮 고요하고 시내엔 바람에 저절로 발이 걷혀吟餘傍架檢書籤음여방가검서첨시 읊은 뒤에 서가 옆에서 책갈피【서첨(書籤): 책 겉장에 붙이는 표제(標題)또는, 겉장에 붙이는 표제(標題)를 적은 종이.】를 뒤적이네.今年却勝前年懶금년각승전년라금년은 도리어 작년의 게으름보다 더하여 身世全敎付黑甛신세전교부흑첨몸 신세 온통 꿀잠【흑첨(黑甛): 곤히 잠자는 것을 칭한다. 소식(蘇軾)의 「발광주(發廣州)」에, “술 석잔을 연포(輭飽=療飢) 또는 음주라는 뜻)한 뒤에 베개 위에 잠이 곤히 들었네[正三杯輭飽後 一枕黑甛餘].” 하였다.】에 부치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인용감상하기..
철령에 올라서등철령(登鐵嶺) 이직(李稷) 崩崖絶磵愜前聞 北塞南州道路分回首日邊天宇淨 望中還恐起浮雲 『亨齋先生詩集』 卷之四 해석崩崖絶磵愜前聞붕애절간협전문깎아지른 벼랑 깊은 골짜기는 전에 듣던 그대론데,北塞南州道路分북새남주도로분북쪽 변방과 남쪽 고을의 길이 철령에서 갈라진다네.回首日邊天宇淨회수일변천우정머리 돌리니 해 근처 하늘은 맑은데,望中還恐起浮雲망중환공기부운바라보는 가운데 다시 뜬구름 일어날까 두렵다네. 『亨齋先生詩集』 卷之四 인용소화시평감상하기
급암을 노래하다영급암(詠汲黯) 이첨(李詹) 諂諛從來易得親 君看大將與平津高才久屈淮陽郡 孰謂當時社稷臣 『雙梅堂先生篋藏文集』 卷之一 해석諂諛從來易得親첨유종래이득친아첨하는 무리들이 예로부터 쉽게 총애를 얻는다는 것을君看大將與平津군간대장여평진그대는 대장인 위청과 평진후인 공손후【대장여평진(大將與平津): 대장군(大將軍)은 위청(衛靑), 승상(丞相)은 평진후(平津候) 공손홍(公孫弘)이다. 모두 무제의 총애를 받은 최고위직 무관과 문관으로, 급암은 그들을 자주 비판했다.】에게서 볼 수 있네.高才久屈淮陽郡고재구굴회양군높은 재주임에도 회양군에서 오래도록 구부렸으니,孰謂當時社稷臣숙위당시사직신누가 당시 사직의 신하【숙위당시사직신(孰謂當時社稷臣): 『청구풍아』에서 “무제가 급암을 사직의 신하라 여겼으나 회양군에 내치고서 10년..
밤에 함벽루에 들러 거문고 타는 소리 듣고 짓다야과함벽루 문탄금성유작(夜過涵碧樓 聞彈琴聲有作) 이첨(李詹) 神仙腰佩玉摐摐 來上高樓掛碧窓入夜更彈流水曲 一輪明月下秋江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神仙腰佩玉摐摐신선요패옥창창신선이 허리에 찬 패옥은 쨍그랑쨍그랑來上高樓掛碧窓래상고루괘벽창높은 누각에 올라 푸른 창문에 걸어뒀네.入夜更彈流水曲입야갱탄류수곡밤이 되어 다시 『류수곡』을 타니一輪明月下秋江일륜명월하추강휘영청 밝은 달 가을 강으로 내려오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성수시화09년 1차 34번
매천(梅川) 하호보(河浩甫)에게 지어준 글매천명 병서(梅川銘 幷序) 이첨(李詹) 河浩甫所居里曰梅川, 因以爲號, 請銘於余者數矣, 謹爲之銘, 銘曰: 有粲者梅 有水縈迴유찬자매 유수영회塵坱伊阻 天心所肧진앙이조 천심소배玉牎皓月 雪梅陽春옥창호월 설매양춘誰如其仁 我懷斯人수여기인 아회사인 『東文選』 卷之四十九 해석河浩甫所居里曰梅川, 因以爲號, 하호보가 살던 마을 이름이 ‘매천’이었기에 호로 삼고서 請銘於余者數矣, 謹爲之銘, 銘曰: 有粲者梅 有水縈迴 塵坱伊阻 天心所肧 玉牎皓月 雪梅陽春 誰如其仁 我懷斯人나에게 명을 청한 지 여러 번이었고 조심히 그를 위해 지었으니 명은 다음과 같다. 有粲者梅 有水縈迴찬란하구나 매화야 물이 둘러쌌으니塵坱伊阻 天心所肧먼지가 저기서 막혀 천심대로 싹터 오르네.玉牎皓月 雪梅陽春옥 창에 흰 달, ..
한강의 노래한강요(漢江謠) 이숭인(李崇仁) 瞻彼月嶽橫中原 漢江之水初發源첨피월악횡중원 한강지수초발원滔滔南紀要關津 蒼波千丈涵蛟黿도도남기요관진 창파천장함교원來牛去馬日無窮 官渡往往愁蒿工래우거마일무궁 관도왕왕수호공我昔登江亭 倚柱吟秋風아석등강정 의주음추풍廣城東迤邐 華山西巃嵸광성동이리 화산서롱송去海數百里 潮汐何曾通 거해수백리 조석하증통 胡爲島上夷 便捷同飛鴻 호위도상이 변첩동비홍 憑陵遂過此 戍卒捐長弓 빙릉수과차 수졸연장궁 至今父老涕垂臆 逢人說却昇平樂지금부로체수억 봉인설각승평락禮成港口是海門 漁舟價舠多如織예성항구시해문 어주가도다여직嗚呼何時復疇昔오호하시부주석 『陶隱先生詩集』 卷之一 해석瞻彼月嶽橫中原중원【중원(中原): 충주(忠州)의 옛 이름이다.】을 가르는 저 월악산을 보라漢江之水初發源한강의 물이 처음으로 발원하는 곳이네.滔..
거문고와 바둑, 서예와 그림, 우리나라 속어로 네 가지 기예라 부르기에 絶句 4수를 짓다금기서화 오속위지사예 작사절(琴棋書畫 吾俗謂之四藝 作四絶) 이색(李穡) 금(琴)理象年來異大同 正音將絶俗誇雄非絲非木還非指 只在人心方寸中 기(棋)野火春泉勢自同 強呑弱吐定誰雄丁寧下手無容易 勝敗分明一著中 서(書)浮雲字體竟難同 眞草紛紛儘逞雄肥瘦短長俱媚嫵 只愁跳出六書中 화(畫)模寫何從較異同 瞻烏未可辨雌雄白頭花鳥無心管 祗許江山入眼中 『牧隱詩藁』 卷之九 해석 거문고[琴] 理象年來異大同리상년래리대동다스리는 모양새가 연래에 대동세상과 달라, 正音將絶俗誇雄정음장절속과웅정음은 사라지고 속음이 거짓으로 웅장한 척 하나, 非絲非木還非指비사비목환비지줄에도, 몸통에도, 도리어 손가락에도 관계된 것이 아니고,只在人心方寸中지재인심방촌중다만 한 치 정..
동정에게서 배를 구하다종동정구리(從東亭求梨) 이색(李穡) 直講緋衫照八關 筵前平桂積如山太平風采森如昨 二十餘年一夢間 記我囊空無一錢 也曾隨分辦玆筵只緣朋友多相助 況是當時大有年 豚犬今年忝侍臣 妻家破碎父家貧朝來告訴求酸物 欲免尊前汗洽身 『牧隱詩藁』 卷之二十 해석直講緋衫照八關직강비삼조팔관직강의 붉은 적삼이 팔방을 비출 때에筵前平桂積如山연전평계적여산연석 앞에 평계【평계(平桂): 옛날에 생강(生薑)과 함께 육고기의 양념으로 반드시 쓰였던 육계(肉桂)를 가리킨 듯한데, 평(平) 자를 무슨 의미로 썼는지 자세하지 않다.】는 쌓여 있는 게 산 같았네.太平風采森如昨태평풍채삼여작태평 재상【태평(太平): 저자가 일찍이 곡성부원군(曲城府院君) 염제신(廉悌臣)을 지목하여 일컬은 말이다. 『목은문고』제15권 「高麗國……廉公의 신도비」에 ..
8월 10일에 읊조리며팔월초십일(八月初十日) 이색(李穡) 深秋雲自變 老境氣彌豪심추운자변 로경기미호夜冷貍奴近 天晴燕子高야랭리노근 천청연자고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염량분유계 법령세여모祗恐堅氷至 私心戒一毫지공견빙지 사심계일호 『牧隱詩藁』 卷之十九 해석深秋雲自變 老境氣彌豪깊은 가을 구름은 절로 변화무쌍, 늘그막 기운 더욱 호방하기만 해.夜冷貍奴近 天晴燕子高추운 밤이라 고양이는 엉겨붙고 갠 하늘이라 제비 높이 난다.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덥고 서늘함이 나누어진 경계에 법령은 가늘기가 터럭 같네【염량분유계 법령세여모(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 형벌을 맡은 사법관(司法官)이 주대(周代) 육관(六官) 중의 추관(秋官)에 소속되었으므로, 전하여 더운 여름이 가고 쌀쌀한 가을철이 되었음을 의미한 말이다.】.祗恐堅氷至 私心戒一毫다만..
새벽에 일어나신흥(晨興) 이색(李穡) 雨止窓初白 雲濃山轉靑우지창초백 운농산전청殘年深閉戶 淸曉獨行庭잔년심폐호 청효독행정有意箋書傳 無心準易經유의전서전 무심준역경後來誰識我 天地一浮萍후래수식아 천지일부평 曉雨明還黑 松枝寒更靑효우명환흑 송지한갱청吾廬閉窓戶 相府鬧門庭오려폐창호 상부료문정事業希三傑 文章倣六經사업희삼걸 문장방육경摧頹何所似 苔暈澁靑萍최퇴하소사 태훈삽청평 髮任中年白 眼還終日靑발임중년백 안환종일청書堆蟲網案 門掩雀羅庭서퇴충망안 문엄작라정松菊開三逕 兒孫敎一經송국개삼경 아손교일경世今無博物 誰識楚江萍세금무박물 수식초강평 『牧隱詩藁』 卷之二十六 해석雨止窓初白 雲濃山轉靑비 개고 창 처음으로 환해져 구름 뭉게뭉게 산은 더 푸르구나. 殘年深閉戶 淸曉獨行庭여년은 깊이 문을 닫아걸고 맑은 새벽에 홀로 뜰 거니네. 有意箋書傳 ..
여주 청심루에 차운하며 쓰다여흥청심루제차운(驪興淸心樓題次韻) 이색(李穡) 冠蓋星馳汗鼻端 一登於此盡歡顔涼生几案風涵樹 翠滴杯盤雨捲山長袖輕裾飄席上 繁絃急管烈楹間何人不感君恩重 鞅掌還兼物外閑 恨無樓記冠篇端 誰名淸心闕署顔捍水功高馬巖石 浮天勢大龍門山燠居雪落軒窓外 涼臥風來枕簟間況是春風與秋月 賞心美景更寬閑 病後驪江幾往還 欲賡高韻泚吾顔流連最好半篙水 登眺難窮千疊山明月淸風來左右 白鬚紅頰坐中間超然自是神仙境 且問牧翁閑不閑 倦飛孤鳥已知還 晚景淸游得逞顔天命奚疑卽彭澤 世緣終淺似香山江湖興味三生外 鍾鼎功名一夢間歌詠大平吾事業 從今自號李閑閑 『牧隱詩藁』 卷之三十四 해석恨無樓記冠篇端한무루기관편단첫 머리 기둥에 기문 없는 것이 한스럽고 誰名淸心闕署顔수명청심궐서안누가 청심이라 이름 짓고 현판은 빠뜨렸나. 捍水功高馬巖石한수공고마암석물을 막은 공이 ..
산속 일 기억해내며억산중(憶山中) 이색(李穡) 回首山中一惘然 分明眼底記當年風淸竹院逢僧話 草軟陽坡共鹿眠吹徹紫簫秋景遠 讀殘黃卷午陰遷如今眯目紅塵暗 方寸無端百慮煎 『牧隱詩藁』 卷之八 해석回首山中一惘然회수산중일망연산 중으로 고개 돌려보니 잠시 아득하더니만 分明眼底記當年분명안저기당년눈앞인 듯 그때 일 기억나네.風淸竹院逢僧話풍청죽원봉승화바람 맑은 대나무 심긴 정원서 스님 만나 말을 나눴고草軟陽坡共鹿眠초연양파공록면풀 아들한 양지에선 사슴이랑 함께 잠들었지. 吹徹紫簫秋景遠취철자소추경원붉은색 퉁소 다 불자 가을 경치 아득해졌고讀殘黃卷午陰遷독잔황권오음천누런 책 다 읽자 오후의 그림자 옮겨갔었네.如今眯目紅塵暗여금미목홍진암지금은 눈 못 뜬 채 홍진이 아득해서方寸無端百慮煎방촌무단백려전온갖 생각으로 끝없이 마음을 졸이네. 『牧隱詩..
느꺼움이 있어유감(有感) 이색(李穡)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비시능궁인 궁자시내공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아도리금세 고의수홍몽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빙설폄기골 환연심자융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시신고인어 수구재기궁和平麗白日 慘刻生悲風화평려백일 참각생비풍觸目情自動 庶以求厥中촉목정자동 서이구궐중厥中難造次 君子當用功궐중난조차 군자당용공 『牧隱詩藁』 卷之八 해석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시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시가 곧 기교로운 것이지. 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나의 말은 지금 세상의 말과는 달라 괴로운 뜻으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찾았네.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얼음과 눈이 살갗과 뼈를 찌르듯 했지만 기쁜 마음이 절로 녹아들었지. 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비로소 옛 사람의 말을 믿게 됐으니 빼어난 글귀는 유배 가거나 곤궁한 ..
사물을 보며관물(觀物) 이색(李穡) 大哉觀物處 因勢自相形대재관물처 인세자상형白水深成黑 黃山遠遂靑백수심성흑 황산원수청位高威自重 室陋德彌馨위고위자중 실루덕미형老牧忘言久 苔痕滿小庭로목망언구 태흔만소정 『牧隱詩藁』 卷之十六 해석大哉觀物處 因勢自相形위대하구나 사물을 보는 곳이여. 형세에 따라 각자의 모양 지니네.白水深成黑 黃山遠遂靑흰 물 깊숙한 곳은 검은색 이루고 누런 산 먼 곳은 푸른색 완성되네.位高威自重 室陋德彌馨지위가 높으니 위엄 절로 중후하고 집 좁으니 덕 더욱 향기롭다네.老牧忘言久 苔痕滿小庭늙은이 말을 잊은 지 오래, 이끼만이 작은 뜰에 가득하구나. 『牧隱詩藁』 卷之十六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10년 1차 40번
이랑의 집에서 아침에 만두를 보내오다이랑가조향만두(二郞家朝餉饅頭) 이색(李穡) 外面團圓雪色凝 流膏內結曉重蒸不須更酌如澠酒 我飮生來僅數升 『牧隱詩藁』 卷之十三 해석外面團圓雪色凝외면단원설색응바깥 면은 둥글고 눈처럼 하얀색으로 엉겨流膏內結曉重蒸류고내결효중증흐르는 기름이 안에 뭉쳐 있으니 새벽에 거듭 찐 거라네. 不須更酌如澠酒불수갱작여민주다시 민수와 같은 술【민주(澠酒): 민수(澠水)는 전국 시대 제(齊) 나라에 속했던 강물 이름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2년에, 제(齊) 나라 임금이 연회를 베풀고서 “술은 민수처럼 많고 고기는 언덕처럼 많다.[有酒如澠 有肉如陵]”고 말한 내용이 있다.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20年】 마실 필욘 없네我飮生來僅數升 아음생래근수승 내가 태어난 마신 게 겨우 ..
종손의 시권에 쓰다 제종손시권(題宗孫詩卷) 이색(李穡) 益齋門墻壓東海 斗柄揷天天倚蓋 文章元氣酌四時 吐出華風吹海外 我家父子鑛中金 一被鑄出宣洪音 炳然相輝動人目 恩義所以天地深 敢把諛辭進吾子 我出肺腑肉相示 讀書萬卷亦安用 明體達之忠孝耳 且心大學一部書 靜定然後求其餘 致格齊平盡在此 他日吾言其忽諸 『牧隱詩藁』 卷之十七 해석 益齋門墻壓東海 익재문장압동해 익재【익재(益齋): 이제현은 뛰어난 유학자로 성리학의 수용·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우선 그는 고려에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백이정(白頤正)의 제자였고 『사서집주(四書集註)』를 간행해 성리학의 보급에 크게 노력한 권보의 문생이요 사위였다. 이색이 그의 묘지명에서 “도덕의 으뜸이요, 문학의 종장이다[道德之首 文章之宗].”라고 말한 바와 같이 후세에 커다란 추앙을 ..
느꺼움이 있어 유감(有感) & 다시 중시 사예에게 부치다 부기중시사예(復寄仲始司藝) 이곡(李穀) 身爲藏珠剖 妻因徙室忘 신위장주부 처인사실망 處心如淡泊 遇事豈蒼黃 처심여담박 우사기창황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해석 身爲藏珠剖 妻因徙室忘 몸에 구슬을 감추려 해부하기도 하고【신위장주부(身爲藏珠剖): 서역(西域)의 외국 상인이 미주(美珠)를 얻으면, ‘배를 째고서 그 구슬을 몸 안에 감추기까지 한다[剖身以藏之]’는 이야기가 『자치통감(資治通鑑)』 당태종(唐太宗) 정관(貞觀) 원년에 나온다. / 『청구풍아(靑丘風雅)』에는 이 구절 아래 ‘당태종이 말했다. “서역의 장사치가 좋은 구슬을 얻고선 몸에 상처를 내고 감추니, 구슬을 아낀 것이지만 자신의 몸을 아낀 건 아니다[唐太宗曰: “西域賈得美珠, 剖身而藏, 愛珠而不..
가랑비 내리는 새벽에 일어나세우효기(細雨曉起) 이곡(李穀) 朝來未能起 閉戶似吾廬조래미능기 폐호사오려細雨淸明後 羣花爛熳餘세우청명후 군화란만여病嫌佳節迫 貧覺故人踈병혐가절박 빈각고인소只待陽暉出 簷前卧曝書지대양휘출 첨전와폭서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해석朝來未能起 閉戶似吾廬아침 왔지만 일어날 수 없어 문 닫고 있으니 오두막인 듯.細雨淸明後 羣花爛熳餘청명 뒤에 내리는 가랑비, 활짝 핀 나머지의 뭇 꽃.病嫌佳節迫 貧覺故人踈병들어 좋은 계절 임박해 와도 싫고 가난해 친구들이 드문 것 깨닫네.只待陽暉出 簷前卧曝書다만 환한 해 나오길 기다려 처마 앞에 누워서 책 말려야겠네.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인용작가의 이력과 작품12년 1차 35번
8월 17일에 배 타고 아미산으로 향하며팔월십칠일 방주향아미산(八月十七日 放舟向峨眉山) 이제현(李齊賢) 錦江江上白雲秋 唱徹驪駒下酒樓一片紅旂風閃閃 數聲柔櫓水悠悠雨催寒犢歸漁店 波送輕鷗近客舟孰謂書生多不偶 每因王事飽淸遊 『益齋亂稿』 卷第一 해석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가을 금강【금강(錦江): 중국 사천성에 있는 강】 강 머리로 흰 구름 피었는데 唱徹驪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여구곡(驪駒曲)」【여구곡(驪駒曲): 검은 말[驪駒]을 타고 가는 사람과 작별하는 것을 읊은 노래】 다 부르고 주루를 내려오니,一片紅旂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한 조각의 붉은 기 바람 따라 펄럭이고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몇 가락 뱃노래 강물 따라 아득하네. 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비에 쫓긴 찬 송아지 어점으로 돌아가고 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파도에..
송악산에 오르며등곡령(登鵠嶺) 이제현(李齊賢) 煙生渴咽汚如流 十步眞成八九休莫怪後來當面過 徐行終亦到山頭 『益齋集』 卷第一 해석煙生渴咽汚如流연생갈인오여류연기가 마른 목구멍에서 나고 땀은 흐르듯.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열 걸음 걷고 나선 8~9걸음 쉰다네.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뒤에 오던 이가 마땅히 내 얼굴을 스쳐가더라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천천히 걷더라도 끝내 또한 정상에 당도할 테니. 『益齋集』 卷第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지봉유설한시미학산책
경포호에 배 띄우고서경포범주(鏡浦泛舟) 안축(安軸) 雨晴秋氣滿江城 來泛扁舟放野情地入壺中塵不到 人遊鏡裏畫難成煙波白鳥時時過 沙路靑驢緩緩行爲報長年休疾棹 待看孤月夜深明 『謹齋集』 卷之一 해석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비 개니 가을 기운 강 성곽에 가득 차來泛扁舟放野情래범편주방야정조각배 타고 와서 들의 정취 푼다네.地入壺中塵不到지입호중진부도땅은 병 속에 들어가 세속의 티끌 이르지 않고人遊鏡裏畫難成인유경리화난성사람은 거울 속에 노니니 그림 완성하기 어렵다네.煙波白鳥時時過연파백조시시과아지랑이 핀 물결에 백조 때때로 지나가고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백사장 길엔 푸른 나귀 천천히 다니네.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년휴질도알리노니 뱃사공이여 노를 빨리 젓지 마라.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외로운 달 보러 밤이 깊어 밝아지길 기다려야 ..
산에 살며 우연히 짓다산거우제(山居偶題) 이진(李瑱) 滿空山翠滴人衣 草綠池塘白鳥飛宿霧夜栖深樹在 午風吹作雨霏霏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滿空山翠滴人衣만공산취적인의허공 가득한【만공(滿空): 공중에 가득함.】 산의 푸르름이 사람의 옷에 물들고草綠池塘白鳥飛초록지당백조비초록 연못가에 흰 새가 날아든다.宿霧夜栖深樹在숙무야서심수재간밤에 깃든 밤안개【숙무(宿霧): ‘묵은 안개’라는 말로, ‘전날 밤부터 낀 안개’를 일컫는다.】가 깊은 숲에 남아 있다가午風吹作雨霏霏오풍취작우비비낮 바람 불자 비가 되어 주룩주룩.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이해와 감상소화시평 권상37한시미학산책
제왕운기(帝王韻紀) 이승휴(李承休) 遼東別有一乾坤 斗與中朝區以分洪濤萬頃衛三面 於北有陸連如線 中方千里是朝鮮 江山形勝名敷天耕田鑿井禮義家 華人題作小中華初誰開國啓風雲 帝釋之子名檀君並與帝高興戊辰 經虞歷夏居中宸於殷虎丁八乙未 入阿斯達山爲山神 享國一千二十八 無奈變化傳桓因却後一百六十四 仁人聊復開君臣 해석遼東別有一乾坤 요동별유일건곤 요동에 별도로 하나의 세상이 있으니斗與中朝區以分두여중조구이분북두성 모양으로 중국과 구역이 나눠지네.洪濤萬頃衛三面 홍도만경위삼면 큰 파도 만 경이라 삼면을 에워쌌고於北有陸連如線 어북유륙연여선 북쪽엔 육지가 있어 이어져 선 같네.中方千里是朝鮮중방천리시조선가운데 사방 천리가 조선이니江山形勝名敷天강산형승명부천강산 명승지의 명성이 천하에 펼쳐졌다네.耕田鑿井禮義家경전착정례의가밭 갈고 우물 파니 예의 있는..
당왈도림방답홍방(使我得預其席 當曰: ‘桃林春放踏紅房’) 임종비(林宗庇) 銀河水渚隨仙女 黑牧丹花到雪堂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해석銀河水渚隨仙女은하수저수선녀청우가 은하수 물가에서 선녀에게 가더니黑牧丹花到雪堂흑목단화도설당흑 모란 꽃 되어 설당에 이르렀네.函谷曉歸浮紫氣 함곡효귀부자기 새벽에 함곡관에 지나려니 자색 기운이 떴고桃林春放踏紅房도림춘방답홍방봄 되어 도림에 방목하니 붉은 꽃을 밟았네. 인용소화시평 권상28파한집오산설림
8. 상황에 따라 달리 봄을 느끼다 若隴西子者何爲哉醉而望也樂 醒而望也哀窮而望則雲霧塞 達而望則天日開可以喜則喜 可以悲則悲誠能遇境㳂機與物推移 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 『東文選』 卷之一 해석若隴西子者何爲哉약롱서자자하위재농서자인 나의 경우는 어떤가?醉而望也樂취이망야락취하고서 바라보면 즐겁고醒而望也哀성이망야애깨어서 바라보면 슬프고窮而望則雲霧塞궁이망칙운무색곤궁할 때 바라보면 구름과 안개가 막은 듯하고達而望則天日開달이망칙천일개현달할 때 바라보면 하늘의 해가 열린 듯하네.可以喜則喜가이희칙희기뻐할 만하면 기뻐하고可以悲則悲가이비칙비슬퍼할 만하면 슬퍼하니 誠能遇境㳂機與物推移성능우경연기여물추이진실로 경우를 만나거나 기회를 따라 사물과 함께 옮겨갈 수 있으니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이불가이일규측지자호하나로 헤아리고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다...
7. 온갖 감정이 뒤섞인 봄 吾知夫夏之望兮 拘於蒸暑秋專蕭瑟 冬苦凝閉兹三者之偏兮 若昧變而一泥唯此春望 隨物因勢或望而和懌 或望而悲淚或望而歌 或望而涕各觸類以感人兮 紛萬端與千緒 해석吾知夫夏之望兮오지부하지망혜나는 여름의 바라봄을 아니拘於蒸暑구어증서찌는 듯한 더위에 구속되고秋專蕭瑟추전소슬가을은 스산함에 독차지되며冬苦凝閉동고응폐겨울은 하늘은 응결되고 땅은 닫혀[天凝地閉] 괴롭네.兹三者之偏兮자삼자지편혜이 세 계절은 치우쳤으니若昧變而一泥약매변이일니마치 어둡게 변해 한결같이 막힌 듯하구나.唯此春望유차춘망오직 이 봄날의 바라봄만은隨物因勢수물인세사물에 따르거나 형세에 연유하거나 하여或望而和懌혹망이화역혹 바라보면 온화롭고 기쁘기도 하고或望而悲淚혹망이비루혹 바라보면 슬프고 눈물나기도 하며或望而歌혹망이가혹 바라보면 흥얼거리기도 하고..
6. 나그네의 봄 至若征夫邈寄乎關山 見邊草之再榮逐客南遷乎湘水 望靑楓之冥冥莫不翹首延佇 抱恨怦怦此則春望之覊離也 해석至若征夫邈寄乎關山지약정부막기호관산만약 수자리 사내가 관문인 산에 기숙하다가見邊草之再榮견변초지재영국경지의 풀이 두 번 피어남을 보거나逐客南遷乎湘水축객남천호상수쫓겨난 객경(客卿)이 남쪽의 상수를 건너다望靑楓之冥冥망청풍지명명푸른 단풍의 어둑어둑함을 바라봄에莫不翹首延佇막불교수연저머리를 들고 우두커니 기다려 抱恨怦怦포한평평한을 움켜잡고 두근거리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니此則春望之覊離也차칙춘망지기리야이는 타향살이 하는 이의 봄날 바라봄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5. 이별의 한이 담긴 봄 故人遠遊兮送將行 雨浥輕塵兮柳色靑三疊歌闋 別馬嘶鳴登崇丘兮望行色 烟花掩苒兮蕩情此則春望之別恨也 해석故人遠遊兮送將行고인원유혜송장행멀리 떠나는 친구가 장차 떠나려함을 전송함에雨浥輕塵兮柳色靑우읍경진혜류색청비가 가벼운 먼지 적셔 버들 색이 푸르르니三疊歌闋삼첩가결세 장의 가락에 別馬嘶鳴별마시명떠나는 말도 울어대네. 登崇丘兮望行色등숭구혜망행색언덕에 올라 떠나는 행색 바라보자烟花掩苒兮蕩情연화엄염혜탕정화려한 봄꽃이 우거진 숲에 가려져 정을 끓게 하니此則春望之別恨也차칙춘망지별한야이는 봄을 바라봄의 이별의 한스러움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4. 애끊는 봄 有美婦人兮守空閨 別宕子兮千里恨音塵之迢遞 情搖搖其若水望漆䴏之雙飛 倚雕櫳而流淚此則春望之哀怨也 해석有美婦人兮守空閨유미부인혜수공규아름다운 아낙들이 빈 안방 지킴에別宕子兮千里별탕자혜천리천 리에서 방탕한 님과 이별한 후恨音塵之迢遞한음진지초체소식이 까마득함을 한스럽고情搖搖其若水정요요기약수정은 물처럼 흔들흔들 거리네.望漆䴏之雙飛망칠연지쌍비함께 나는 검은 제비 바라보며倚雕櫳而流淚의조롱이류루난간에 기대 눈물 흘리고 있으니此則春望之哀怨也차칙춘망지애원야이는 봄을 바라봄의 애원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3. 화사한 봄 彼王孫與公子 結豪友以尋芳 後乘載妓 茜袂紅裳 隨所駐兮鋪筵 吹瑶管兮吸玊簧 望紅緑之如織 擡醉眼以倘佯 此則春望之奢華也 해석 彼王孫與公子 피왕손여공자 저 왕가의 자손들과 권력가의 자제들이 結豪友以尋芳 결호우이심방 호탕한 벗과 결탁하여 꽃을 찾아다니니 後乘載妓 후승재기 뒷 수레에 탄 기녀들은 茜袂紅裳 천몌홍상 빨강 소매에 붉은 치마 입고 隨所駐兮鋪筵 수소주혜포연 머무는 곳에 따라 자리 펴고 吹瑶管兮吸玊簧 취요관혜흡숙황 옥피리 불고 옥생황 연주하네. 望紅緑之如織 망홍록지여직 비단 같은 붉음과 푸름을 바라보고서 擡醉眼以倘佯 대취안이상양 취한 눈으로 들어올리며 방황하니 此則春望之奢華也 차칙춘망지사화야 이는 봄을 바라봄의 화사함이라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2. 부귀한 봄 鬱予望之止兹 何區區而齪齪有若丹禁日長 萬機多簡感韶光之駘蕩 時登覽乎飛觀羯鼓聲高 紅杏齊綻望神州之麗景 宸歡洽兮玉觴滿此則春望之富貴也 해석鬱予望之止兹울여망지지자나의 바라봄이 여기에 그침을 울적해 하니何區區而齪齪하구구이착착얼마나 구구하고 악착 같은가?有若丹禁日長유약단금일장만약 궁궐【단금(丹禁): 붉은 빛깔로 아름답게 장식한 금원(禁苑). 『수서(隋書)』 「백관지(百官志)」에 “각각으로 갈라져 있는 단금에는 시위병(侍衛兵)이 좌우로 열지어 있다.” 하였다.】에 해가 길고萬機多簡만기다간정치적인 일들이 많이 간단하니感韶光之駘蕩감소광지태탕봄기운이 넘실거림을 느껴時登覽乎飛觀시등람호비관이따금 날아갈 듯 높은 누각에 올라 보네.羯鼓聲高갈고성고갈고【갈고(羯鼓): 서방의 갈(羯)이라는 부족(部族)이 치는 북이다. 그..
1. 화창한 봄날 높은 곳에 올라 欣麗日之方酣 聊登高以游目穀雨始晴兮 濯濯樹容之新沐遠水蕩漾 麴塵浮綠鳩鳴拂羽 鶯集珍木衆花敷兮錦幛張 雜以靑林兮一何斑駮草芊眠兮碧滋 牛布野兮散牧女執筐兮採稚桑 援柔枝兮手如玉俚歌相和 何譜何曲行者坐者去者復者 感陽煕煕其氣可掬 해석欣麗日之方酣흔려일지방감고운 해가 곧 빛나오름을 기뻐하여聊登高以游目료등고이유목높은 데 올라 하릴없이 눈요기하네.穀雨始晴兮곡우시청혜봄비가 비로소 개니濯濯樹容之新沐탁탁수용지신목울창한 나무들의 겉모습은 새로 씻은 듯해라.遠水蕩漾원수탕양먼 강물은 일렁이고麴塵浮綠국진부록버들개지【국진(麴塵): 원래 글자대로 누룩에 생기는 담황색 티끌 같은 균(菌)으로 전(轉)하여, 담황색 옷[鞠衣]을 비유한다. 우교(牛矯)의 「버들가지」 시(詩)에, “춤추는 치마는 새로 국진 나(羅)를 물들..
봄을 바라보며 짓다춘망부(春望賦) 이규보(李奎報) 1. 화창한 봄날 높은 곳에 올라 欣麗日之方酣 聊登高以游目穀雨始晴兮 濯濯樹容之新沐遠水蕩漾 麴塵浮綠鳩鳴拂羽 鶯集珍木衆花敷兮錦幛張 雜以靑林兮一何斑駮草芊眠兮碧滋 牛布野兮散牧女執筐兮採稚桑 援柔枝兮手如玉俚歌相和 何譜何曲行者坐者去者復者 感陽煕煕其氣可掬 2. 부귀한 봄 鬱予望之止兹 何區區而齪齪有若丹禁日長 萬機多簡感韶光之駘蕩 時登覽乎飛觀羯鼓聲高 紅杏齊綻望神州之麗景 宸歡洽兮玉觴滿此則春望之富貴也 3. 화사한 봄 彼王孫與公子 結豪友以尋芳後乘載妓 茜袂紅裳隨所駐兮鋪筵 吹瑶管兮吸玊簧望紅緑之如織 擡醉眼以倘佯此則春望之奢華也 4. 애끊는 봄 有美婦人兮守空閨 別宕子兮千里恨音塵之迢遞 情搖搖其若水望漆䴏之雙飛 倚雕櫳而流淚此則春望之哀怨也 5. 이별의 한이 담긴 봄 故人遠遊兮送將行 雨浥輕塵兮柳色..
부령포구에서부령포구(扶寧浦口) 이규보(李奎報) 流水聲中暮復朝 海村籬落苦蕭條湖淸巧印當心月 浦闊貪呑入口潮古石浪舂平作礪 壞船苔沒臥成橋江山萬景吟難狀 須倩丹靑畵筆描 『東文選』 卷之十四 해석流水聲中暮復朝류수성중모부조흐르는 물소리 중에 저녁은 다시 아침이 되고海村籬落苦蕭條해촌리락고소조해촌 마을은 참으로 쓸쓸하다.湖淸巧印當心月호청교인당심월호수는 맑기에 호수 복판에 당하여 달이 교묘히 찍혀 있고,浦闊貪呑入口潮포활탐탄입구조포구는 넓기에 어귀로 들어오는 조수를 탐내어 삼킨다. 古石浪舂平作礪고석낭용평작려물결이 찧어 옛날의 돌은 평평한 숯돌이 되고壞船苔沒臥成橋괴선태몰와성교이끼가 들어차 무너진 배는 누워 다리가 되었다. 江山萬景吟難狀강산만경음난상강산의 모든 경치 시로 읊어 형상하기 어려우니, 須倩丹靑畵筆描수천단청화필묘모름지기 화..
덕연원에 묵으며 화운하다화숙덕연원(和宿德淵院) 이규보(李奎報) 落日三盃醉 淸風一枕眠락일삼배취 청풍일침면竹虛同客性 松老等僧年죽허동객성 송로등승년野水搖蒼石 村畦繞翠巓야수요창석 촌휴요취전晚來山更好 詩思湧如泉 만래산갱호 시사용여천 碧湖晴瀲灎 芳草遠芊綿벽호청렴염 방초원천면問路三千里 知名四十年문로삼천리 지명사십년愛凉憑水檻 眺遠上雲巓애량빙수함 조원상운전老衲渾多事 評茶復品泉로납혼다사 평다부품천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七 해석落日三盃醉 淸風一枕眠해질녘 석 잔 술 마시고 맑은 바람 맞으며 배게 배고 잔다竹虛同客性 松老等僧年대나무 빈 공간은 나그네의 성품 같고 늙은 소나무는 스님의 나이 같구나. 野水搖蒼石 村畦繞翠巓밭물이 푸른 이끼 낀 바위 흔들고 밭두둑 푸른 산등성이를 둘렀네.晚來山更好 詩思湧如泉 석양의 산은 더욱 좋으니,..
16일에 중용자의 시에 차운하다 십육일차중용자시운(十六日次中庸子詩韻) & 용암사에서 짓다 우용암사(寓龍巖寺) 이규보(李奎報) 羇紲不到處 白雲僧自閑 기설부도처 백운승자한 煙光愁暮樹 松色護秋山 연광수모수 송색호추산 落日寒蟬噪 長天倦鳥還 락일한선조 장천권조환 病中深畏客 白日鎖松關 병중심외객 백일쇄송관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六 해석 羇紲不到處 白雲僧自閑 구속 이르지 않는 곳, 흰 구름 속에 있는 스님 스스로 한가로와. 煙光愁暮樹 松色護秋山 아지랑이 빛은 석양의 나무를 괴롭게 하고, 소나무색은 가을 산을 보호하네. 落日寒蟬噪 長天倦鳥還 지는 해에 추워진 매미 시끄럽고, 긴 하늘에 지친 새 돌아간다. 病中深畏客 白日鎖松關 병중에 심히 나그네를 두려워하여 백주대낮에 소나무 사립문 잠궈 뒀네.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六..
마음에 어긋나다위심(違心) 이규보(李奎報) 人間萬事亦參差 動輒違心莫適宜盛歲家貧妻尙侮 殘年祿厚妓常隨雨陰多是出遊日 天霽皆吾閒坐時腹飽輟飡逢美肉 喉瘡忌飮遇深巵儲珍賤售市高價 宿疾方痊隣有醫碎山不諧猶類此 揚州駕鶴况堪期 『東國李相國後集』 卷第一 해석人間萬事亦參差인간만사역참치인간만사 역시 엎치락뒤치락動輒違心莫適宜동첩위심막적의걸핏하면 문득 마음에 어긋나 적당하고 마땅하질 않네. 盛歲家貧妻尙侮성세가빈처상모왕성할 땐 집이 가난해 아내는 오히려 모욕을 주나, 殘年祿厚妓常隨잔년록후기상수나이 들어선 봉록이 많아지니 기생이 항상 따르네. 雨陰多是出遊日우음다시출유일놀러 나가는 날엔 비 오는 날이 많고,天霽皆吾閒坐時천제개오한좌시한가로이 앉아 있으니 맑기만 해. 腹飽輟飡逢美肉복포철손봉미육배가 불러 그만 먹으려니 양고기 나오고,喉瘡忌飮遇深..
눈 내린 날 너 보러 갔다가 만나지 못하여설중방우인불우(雪中訪友人不遇) 이규보(李奎報)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설색백어지 거편서성자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막교풍소지 호대주인지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八 해석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눈색이 종이보다 희기에, 채찍 들고서 이름자 휘갈겼네.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바람아 눈 덮인 땅 쓸지 말고 주인 올 때까지정 기다려 주오.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八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수업지도안수능 16년도 28~30번
황려로 돌아와 이재수에게 보여주다 복황려 시이수재(復黃驪 示李季才) 이규보(李奎報) 歲半東遊歲杪還 光陰空擲道途間 秋霜染盡吳中樹 暮雨昏來楚外山 橐底酒錢渾罄倒 篋中詩卷更追删 多君獨唁羈離客 置酒仍呼兩小鬟 『東國李相國文集』 卷第六 해석 歲半東遊歲杪還 세반동유세초환 반년 동안 동쪽에서 놀다가 세밑에 돌아왔으니 光陰空擲道途間 광음공척도도간 세월을 부질없이 도로에 버렸네. 秋霜染盡吳中樹 추상염진오중수 가을 서리는 오나라 나무를 모두 물들였고 暮雨昏來楚外山 모우혼래초외산 저녁 비는 초나라 산에 와서 어둡게 했네. 橐底酒錢渾罄倒 탁저주전혼경도 주머니 밑 술 살 돈은 혼연히 다 써버렸고 篋中詩卷更追删 협중시권갱추산 상자 속 시권은 다시 따라 삭제하네. 多君獨唁羈離客 다군독언기리객 그대 홀로 나그네 시인 위로하는 걸 대단하..
감로사에서감로사(甘露寺) 이규보(李奎報) 金碧樓臺似翥翬 靑山環遶水重圍霜華炤日添秋露 海氣干雲散夕霏鴻鴈偶成文字去 鷺鷥自作畫圖飛微風不起江如鏡 路上行人對影歸 『東國李相國文集』 卷第十一 해석金碧樓臺似翥翬금벽루대사저휘금빛 푸른 누대는 높이 날개 편 듯하고靑山環遶水重圍청산환요수중위청산이 에워쌌고 물이 몇 겹 둘렀네.霜華炤日添秋露상화소일첨추로서리 빛나 해를 태워 가을 이슬 더했고海氣干雲散夕霏해기간운산석비바다 기운 구름을 찔러 저녁 아지랑이 흩어버렸네.鴻鴈偶成文字去홍안우성문자거기러기 우연히 문자를 이루며 가고鷺鷥自作畫圖飛로사자작화도비백로는 절로 그림 그리며 날아가네. 微風不起江如鏡미풍불기강여경산들바람조차 일어나지 않아 강은 거울 같으니路上行人對影歸로상행인대영귀길가 행인은 그림자 마주하며 돌아간다네. 『東國李相國文集』 卷..
시를 지어야만 하는 고질병에 대해시벽(詩癖) 이규보(李奎報) 自知漸作痼疾, 猶不能自止, 故作詩傷之. 年已涉縱心 位亦登台司 년이섭종심 위역등태사 始可放雕篆 胡爲不能辭시가방조전 호위불능사朝吟類蜻蛚 暮嘯如鳶鴟조음류청렬 모소여연치無奈有魔者 夙夜潛相隨무내유마자 숙야잠상수一着不暫捨 使我至於斯일착부잠사 사아지어사日日剝心肝 汁出幾篇詩일일박심간 즙출기편시滋膏與脂液 不復留膚肌자고여지액 불부류부기骨立苦吟哦 此狀良可嗤골립고음아 차상량가치亦無驚人語 足爲千載貽역무경인어 족위천재이撫掌自大笑 笑罷復吟之무장자대소 소파부음지生死必由是 此病醫難醫생사필유시 차병의난의 『東國李相國文集』 卷第一 해석自知漸作痼疾, 猶不能自止, 스스로 점점 고질병이 되어가는 걸 알지만 故作詩傷之.스스로 그만 둘 수 없기에 시를 지어 속상해한다 年已涉縱心 位亦登台..
색마(色魔)ㆍ주마(酒魔)ㆍ시마(詩魔) 이규보(李奎報) 予年老久已除色慾, 猶未去詩酒. 詩酒但有時寓興而已, 不宜成癖, 成癖卽魔, 予憂之久矣, 漸欲少省, 先作三魔詩以見志耳. 색마(色魔)自顔和好猶堪喜 彼面雖姸奈我何多向美人終蠱惑 男兒誰免誤於魔 주마(酒魔)人於喫物嫌辛物 酒味深辛樂奈何必欲使人腸腐爛 不知元是毒中魔 시마(詩魔)詩不飛從天上降 勞神搜得竟如何好風明月初相諭 着久成淫卽是魔 『東國李相國文集』 卷第十 해석予年老久已除色慾, 猶未去詩酒. 내가 나이 들어 이미 색욕을 없앴지만 시마와 주마만은 없애지 못했다. 詩酒但有時寓興而已, 不宜成癖, 시마와 주마는 다만 이따금 흥을 붙일 뿐으로 마땅히 버릇이 되진 않았고 成癖卽魔, 予憂之久矣. 버릇을 되면 곧 마인 것이니 나는 그것을 걱정한 지 오래되었다. 漸欲少省, 先作三魔詩以見志耳..
얼굴에 대한 경계면잠(面箴) 이규보(李奎報) 有愧于心 汝必先恥유괴우심 여필선치色赬若朱 泚滴如水색정약주 차적여수對人莫擡 斜回低避대인막대 사회저피以心之爲 迺移於爾이심지위 내이어이凡百君子 行義且儀범백군자 행의차의能肆于中 毋使汝愧능사우중 무사여괴 『東國李相國文集』 卷第十九 해석有愧于心 汝必先恥마음에 부끄러움이 있다면 너는 반드시 먼저 부끄러워하리라. 色赬若朱 泚滴如水얼굴색이 달아올라 붉은 것 같고, 눈물이 흘러냄이 물 같아 對人莫擡 斜回低避사람을 대하고서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을 비껴 낮게 피하리라. 以心之爲 迺移於爾이것은 마음의 부끄러움으로 이에 너에게 옮겨진 것이다. 凡百君子 行義且儀모든 군자들은 위의를 행하라. 能肆于中 毋使汝愧마음에 힘쓸 수 있다면 너는 부끄럽지 않게 되리라. 『東國李相國文集』 卷第十九..
칠월 칠석의 비칠석ㅁ우(七夕雨) 이규보(李奎報) 銀河杳杳碧天外 天上神仙今夕會龍梭聲斷夜機空 烏鵲橋邊促飛蓋相逢才說別離苦 還導明朝又難駐雙行玉淚洒如泉 一陣金風吹作雨廣寒仙女練帨涼 獨宿婆娑桂影傍妬他靈匹一宵歡 深閉蟾宮不放光赤龍下濕滑難騎 靑鳥低霑凝不飛天方向曉訖可霽 恐染天孫雲錦衣 『東文選』 卷之六 해석銀河杳杳碧天外은하묘묘벽천외은하수 아득하고 푸른 하늘 밖에天上神仙今夕會천상신선금석회천상의 신선들이 이날 저녁에 모인다지. 龍梭聲斷夜機空룡사성단야기공용 북 소리 끊기고 밤엔 베틀 비며烏鵲橋邊促飛蓋오작교변촉비개오작교 곁엔 재촉하여 날아 덮는다네. 相逢才說別離苦상봉재설별리고상봉하여 겨우 말하지만 이별은 괴롭고還導明朝又難駐환도명조우난주다시 내일 아침으로 시간이 가니 또한 머물기 어려워라. 雙行玉淚洒如泉쌍행옥루쇄여천둘이 다니며 옥 같..
의자의 끊어진 다리를 붙이며속절족궤명(續折足几銘) 이규보(李奎報) 扶翁之憊者爾乎 醫爾之躄者翁乎同病相救 孰尸其功乎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九 해석扶翁之憊者爾乎부옹지비자이호나의 고달픔 부축해준 건 너이고醫爾之躄者翁乎의이지벽자옹호너의 절뚝거림 고쳐준 건 나라네.同病相救동병상구함께 병들어 서로 구해줬으니孰尸其功乎숙시기공호누가 그 공을 도맡으랴.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九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10년 1차 21번
저물녘에 바라보며만망(晩望) 이규보(李奎報) 李杜嘲啾後 乾坤寂寞中이두조추후 건곤적막중江山自閑暇 片月掛長空강산자한가 편월괘장공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一 해석李杜嘲啾後 乾坤寂寞中이백과 두보가 재잘재잘 읊조리고 간 뒤로 천지는 적막한 중이네.江山自閑暇 片月掛長空강과 산은 절로 한가하고 조각달이 긴 하늘에 걸려 있구나.『東國李相國全集』 卷第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문제
신유년 5월에 단정히 앉아 일 없어 두보의 성도초당시의 운에 화답하다신유오월 단거무사 화자미성도초당시운(辛酉五月 端居無事 和子美成都草堂詩韻) 이규보(李奎報) 嬾惰無心賦兩都 况堪著論效王符 緬思潘閬三峯好 且任陳蕃一室蕪小塢移花邀客看 比隣有酒遣兒沽何煩點檢人閒事 出處悲歡命矣夫 欲歸江郡詠汀蘋 尙滯京華失鬢春自號灌畦閑老圃 皆言傲世一高人談筵屑落空驚客 睡榻雷鳴幾撼隣酒渴時時須底物 櫻桃子熟摘甞新 不把餘愚汙及溪 幽栖粗免宦途迷披襟快得風來北 隱几從敎日向西世味淺深曾染指 人生得失已忘蹄半䆫林影搖森翠 讀罷書頭落鷰泥 半捲踈簾獨倚欄 雨聲淙瀉劇驚湍橫雲尙自暗千嶂 落日不知餘幾竿遇客只愁浮大白 學仙何苦鍊還丹爲言隣叟好來往 除却閑談送老難 古來達士貴知微 田園將蕪何日歸 莫問纍纍兼若若 不曾是是况非非墮車醉者只全酒 抱甕丈人寧有機禦寇南華如可作 吾將問道一摳衣 해석嬾..
사람이 방문한 것을 사례하며사인견방(謝人見訪) 임춘(林椿) 長安霖雨後 思我遠相過장안림우후 사아원상과寂寞蝸牛舍 徘徊駟馬車적막와우사 배회사마거恒飢窮子美 非病老維摩항기궁자미 비병로유마莫署吾門去 聲名恐更多막서오문거 성명공갱다 『西河先生集』 卷第一 해석長安霖雨後 思我遠相過서울에 장마가 그친 후 나를 생각해 멀리서 서로 찾아왔네.寂寞蝸牛舍 徘徊駟馬車적막한 달팽이 집에 배회하던 사마의 수레. 恒飢窮子美 非病老維摩항상 주리고 곤궁한 건 두자미인 듯 병 들지 않고 노쇠한 건 유마거사 왕유인 듯.莫署吾門去 聲名恐更多나의 문에 쓰지 말고 떠나게. 명성이 더욱 짙어질까 걱정되니. 『西河先生集』 卷第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사문학통사동인시화
바깥 뜰 벽에 쓰다서외원벽(書外院壁) 임춘(林椿) 早抱文章動帝京 乾坤一介老書生如今始覺空門味 滿院無人識姓名 『西河先生集』 卷第一 해석早抱文章動帝京조포문장동제경일찍이 문장을 습득해 임금을 감동시킨乾坤一介老書生건곤일개로서생천지 간의 일개 노서생이라오.如今始覺空門味여금시각공문미이제야 비로소 불교의 맛 깨달았고滿院無人識姓名만원무인식성명바깥 뜰 가득 나의 성명 아는 이 없죠. 『西河先生集』 卷第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사문학통사파한집 권하2410년 1차 2번
춘접자에 붙인 시제춘첩자(題春帖子) 이인로(李仁老) 翠眉嬌展街頭柳 白雪香飄嶺上梅千里家園知好在 春風先自海東來 『小華詩評』 해석翠眉嬌展街頭柳 취미교전가두류 길가의 버들은 미인눈썹처럼 교태롭게 늘어지고 白雪香飄嶺上梅백설향표령상매묏 가의 매화는 흰 눈 마냥 향기를 흩뿌린다.千里家園知好在 천리가원지호재 천리 먼 곳 고향집은 잘 있음을 아노니春風先自海東來춘풍선자해동래봄바람은 해동으로부터 불어오네. 『小華詩評』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상 27
내정에서 남의 벼슬 임명장인 비지(批旨)를 적다 느꺼움이 있어내정사비유감(內庭寫批有感) 이인로(李仁老) 孔雀屛深燭影微 鴛鴦睡美豈分飛自憐憔悴靑樓女 長爲他人作嫁衣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공작 병풍 깊은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원앙 곱게 잠이 달콤하니 어찌 나누어 날겠는가.自憐憔悴靑樓女자련초췌청루녀절로 애달프구나. 초췌한 푸른 누각의 계집이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길이 다른 사람 위해 시집 갈 옷 만들고 있으니.『東文選』 卷之二十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성수시화07년 8번12년 1차 17번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낙도음(樂道吟) 이자현(李資玄) 家住碧山岑 從來有寶琴 가주벽산잠 종래유보금 不妨彈一曲 秖是少知音불방탄일곡 지시소지음 해석家住碧山岑 從來有寶琴 집은 푸른 산자락에 있고 그 안엔 과거부터 내려온 보물인 가야금 있네.不妨彈一曲 秖是少知音한 곡조 타더라도 방해하지 않지만 다만 소리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 인용05년 4번
나무다리를 읊다영목교(詠木橋) & 물에 누워 있는 나무다리와수목교(臥水木橋) 신천(辛蕆) 斫斷長條跨一灘 濺霜飛雪帶驚瀾須將步步臨深意 移向功名宦路看 『東文選』 卷之二十一 해석斫斷長條跨一灘작단장조과일탄긴 가지를 잘라 한 여울에 걸치니濺霜飛雪帶驚瀾천상비설대경란흩뿌린 서리와 나는 눈, 거기에 사나운 물결까지 두르고 있네,須將步步臨深意수장보보림심의걸음걸음 깊은 곳에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고移向功名宦路看이향공명환로간공명을 탐하는 벼슬길로 옮겨서 봐야하리. 『東文選』 卷之二十一 인용감상하기소화시평
고성에서 아우에게 부치며재고성기사제(在固城寄舍弟) 성석린(成石璘) 擧目江山深復深 家書一字抵千金中宵見月思親淚 白日看雲憶弟心兩眼看花春霧隔 一簪華髮曉霜侵春風不覺愁邊過 綠樹鶯聲忽滿林 『東文選』 卷之十七 해석擧目江山深復深거목강산심부심눈을 드니 강산 깊고도 더 깊어,家書一字抵千金가서일자저천금집 편지 한 글자가 천금에 해당하네.中宵見月思親淚중소견월사친루새벽에 달을 보니 어버이 생각나 눈물 나고白日看雲憶弟心백일간운억제심낮에 구름 보니 아우가 그리워 마음이 이네兩眼看花春霧隔량안간화춘무격두 눈으로 꽃을 보니 봄 아지랑이 멀어지고,一簪華髮曉霜侵일잠화발효상침하나의 비녀로 머리 장식하니 새벽 서리가 침투해오네.春風不覺愁邊過춘풍불각수변과봄바람이 근심 곁 지남을 깨닫지 못했는데,綠樹鶯聲忽滿林녹수앵성홀만림푸른 나무에서 꾀꼬리 소리 ..
봄일춘사(春事) 변계량(卞季良) 冉冉花期近 纖纖草徑深염염화기근 섬섬초경심風光歸弱柳 野燒入空林풍광귀약류 야소입공림幽夢僧來解 新詩鳥伴吟유몽승래해 신시조반음境偏無外事 酒伴動相尋경편무외사 주반동상심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해석冉冉花期近 纖纖草徑深새월 흘러 꽃 필 기일이 가까우니 가녀린 풀로 길가는 깊구나.風光歸弱柳 野燒入空林바람과 빛은 여린 버들로 돌아오고 들불은 빈산으로 들어가네.幽夢僧來解 新詩鳥伴吟깊은 꿈은 스님이 와서 깨워 새로운 시는 새와 짝지어 읊조리네.境偏無外事 酒伴動相尋땅이 치우쳐 바깥일 없으니 술친구야 움직여 서로 찾아가자.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09년 10번
깊고도 그윽한 집유서(幽棲) 변계량(卞季良) 幽棲自寂寞 竟日無招携유서자적막 경일무초휴黃鳥忽飛來 綠楊深處啼황조홀비래 록양심처제淸音互相答 獨坐意還迷청음호상답 독좌의환미且復出門望 街頭車馬嘶차부출문망 가두거마시 『春亭先生詩集』 卷之二 해석幽棲自寂寞 竟日無招携그윽한 서식지 절로 적막하여 마침내 해를 초대하여 끌 수 없어라. 黃鳥忽飛來 綠楊深處啼황조 문득 날아와 푸른 버들개지 깊숙한 곳에서 울어대네. 淸音互相答 獨坐意還迷맑은 소리로 서로 대답하니 홀로 앉은 뜻 도리어 흐트러져 且復出門望 街頭車馬嘶또 다시 문 나가 바라보니 길어귀엔 수레 말 울어대는 구나. 『春亭先生詩集』 卷之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이인로의 山居12년 1차 2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