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건빵/일상의 삶 (200)
건빵이랑 놀자
2022학년도 임용고시 후기 1. 신세 한탄 같은 진심 볼멘소리와 진심 도망가고 싶다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순간 2. 운수 좋은 날과 교육학 운수 좋은 날 대전의 특이점 교육학, 쉽지 않네 3. 전공시험에 빠지다 전공 A, 황당함에 절로 웃음이 전공 B, 논술이 사라진 자리 악몽과 현실 사이 4. 감과 쉼 5. 시험일 타임라인 인용 지도 공고문 경쟁률 21년 글 임용 Life 역대 임용 기록시험지 18년19년20년21년사진 18년19년20년21년1차후기예전18년19년20년21년2차후기 19년20년21년최종후기 18년19년20년21년
3. 전공시험에 빠지다 전공 A 시험지를 받고 나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한문임용 시험지는 거의 다 봤지만 이렇게 황당한 문제는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 대전은 2개의 학교에서 임용고사를 본다. 1층에 배치된 고사장이 특이하다. 전공 A, 황당함에 절로 웃음이 세상에나 마상에나 본문의 문제가 이렇게 짧은 적이 있던가? 그건 바로 5언절구가 시험 문제로 출제된 것이다. 무려 스무 글자로만 이루어진 시가 출제된 것이다. 엄청 긴 본문의 지문들만 보다가 20 글자의 시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왠지 쉽게 풀릴 거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기대와는 달리 막상 해석이 되지 않아 답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는 안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작년 시험에 이어 올해도 교과교육..
2. 운수 좋은 날과 교육학 이번엔 교육학 공부가 징허게 하기 싫었다. 그래서 9월부터는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미루고 2주 정도를 남겨 두고 조금 하는 정도로 만족했던 것이다. 그러니 밥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서도 교육학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가 쌓이더라. 그래서 조금 더 보다가 11시 30분쯤에 잠자리에 누웠다. 임용시험 전날에 잘 때마다 잠을 푹 자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깨기를 반복하게 되면 분명히 내일 시험에 영향을 미칠 테니 말이다. 그래도 최대한 늦게 자는 만큼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자리에 누웠다. ▲ 이번에 묵게 된 모텔. 환해서 공부하기 좋다. 운수 좋은 날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잠시 정신이 들었을 땐 어둠이 한가득 내린 새..
1. 신세 한탄 같은 진심 단재학교를 그만 두고 나와 다시 임용시험을 보겠다고 이 길로 들어섰을 때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간은 4년 정도를 생각했다. 예전에 5수까지 도전했다 그만 둔 이력이 있고 7년 간이나 놓아뒀던 한문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4년 정도는 해봐야 어떤 결과든 나올 거란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생각이 하나의 지침이라도 되었는지 정말 어느덧 4년 차 임용 준비생으로 살게 되었고 어느덧 그 기간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 또 떨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도전은 할 테지만,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다는 사실에, 그리고 이렇게 늘 생각과 어긋나 힘겹기만 한 현실이 한껏 주눅 들게 한다. ▲ 전주에 내려와 3년 동안 신나게 공부했던 진리관. 볼멘..
소화시평 책거리 목차 1. 소화시평과 함께 울고 웃던 1년 4개월여러 상황으로 진도가 수이 나가지 않다순간 순간이 알알이 박히다 2. 소화시평 정리를 끝마치다소화시평 스터디와 블로그정리 방향의 변화와 후기가 빠진 이유충실하게 보냈던 시간이여 인용 19년 글 임용 Life 상권 목차 하권 목차
2. 소화시평 정리를 끝마치다 예전에 5년 간 임용을 준비했지만 처절하게 실패했다. 한 번도 1차에 합격하지도 못한 채 꿈을 접었기 때문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해온 게 한문공부인지라 계속 도전을 했지만 그럴수록 절망감만 커져갔고 한문은 어렵고 지리한 학문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나 삶은 아이러니하게도 교사라는 꿈을 포기한 순간 대안학교 교사가 되며 교사라는 꿈을 이루어주더라. 단재학교에서 6년 간을 근무했으니 6년 동안은 그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한문은 전혀 보지 않게 됐다. 하지만 작년부터 다시 임용을 준비하기로 맘을 먹었고 그에 따라 다시 자연스럽게 한문을 공부하게 됐는데 6년 동안이나 놓았던 한문이 제대로 보일 리도 만무했고 자리에 앉아 공부한다는 게 그렇게 버거울 수가 없었다. ▲ ..
1. 소화시평과 함께 울고 웃던 1년 4개월 예전에 6박 7일 동안 대구 달성에서 출발하여 낙동강을 따라 서울로 돌아오는 자전거 여행을 했었다. 그 여행을 시작하며 기록을 남겼었다. 처음에 ‘삶이란 하나의 도화지에 자신의 색채로 그림을 그려가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순간순간 그린 그림들이 모이고 쌓여 그게 삶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계속 얘기했듯이 그런 순간순간의 그림들이 대단할 이유도, 뭔가 엄청난 의미를 지닐 필요도, 남들 보기에 그럴 듯해 보여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작은 일일지라도 그 순간을 수놓으며 반복적으로 해나갈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을 떠나면서 난 그 여행을 ‘도화지에 한 획을 그리는 일’이라 생각했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 획을 긋는 것만으론 그림이 완성되지..
10.11.17(수)MBTI의 한계를 보다 어제 아침(10년 11월 16일), 오후에 스터디 회식이 있기 때문에 차를 타고 나왔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올가을 들어 가장 춥다던 날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가고 있는데 저 멀리 국민이가 보이더라. 같은 방향이었기에 픽업을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그때 나눴다. 당연히 미래에 관한,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상담실에 근무하는 사람답게 직업적성 검사, 성격 검사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다른 데서 하면 돈이 들어가는 것을 공짜로 해준다는 것이니 혹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오늘은 여유 시간이 있기에 하겠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검사, 대부분을 하겠다고 했는데, 나 또한 나 자신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형검..
이조시대 서사시를 끝내다 1. 서사시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늘 끼고 다니던 그 책의 이유 다시 만나다 2. 무모한 용기 덕에 무모한 용기 찝찝함을 없애려 안 되는 걸 알면서 인용 지도 21년 글 임용 Life
2. 무모한 용기 덕에 그런 생각으로 이 책의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역시 처음에 시작할 땐 감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에 무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상 조금 정리하다 보니 불가능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이다. 무모한 용기 첫째, 실려 있는 서사시의 양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다종다양한 내용의 서사시들을 골랐고 그것을 원문과 해석, 그리고 주까지도 충실하게 붙였다. 그뿐인가, 그에 대한 해설까지 덧붙여 있으니 한 편의 서사시를 제대로 이해하기에 이만한 책은 없다고 할 수 있고 그만큼 책값 이상의 값어치를 지닌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정리하려니 처음엔 의욕적으로 달려 들었지만 곧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둘째, 해설이 짧은 글들도 있지만 아예 논문 같은 양을 ..
1. 서사시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2018년에 새로워진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이색적인 책자들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공부할 때 같았으면 당연히 사서(四書)에 관련된 책자이거나 한문학사 관련된 책자이거나 학원가에서 나눠준 자료집 같은 것들을 주로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한문학사 관련된 책자들이 빠진 대신에 하나가 더 첨가됐다. 그게 바로 『이조시대 서사시』라는 책이다. 늘 끼고 다니던 그 책의 이유 아이들이 처음 보는 뭔가 두꺼운 책자를 가지고 다니는 걸 보면서 ‘뭔 책이 이렇게 두껍냐?’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막 임용공부를 시작하는 만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줄 알지 못했으며 아이들이 공부자료로 가지고 다니는 것들에 무관심했다는 말이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기출문제를 풀게 되면서 그..
2021년 1학기 스터디를 마치다 올 여름은 유난하다. 예년엔 장마가 끝나고 나서도 간혹 태풍이 올라와 한바탕 비를 퍼붓고 뜨거워진 공기를 순환시켜서 나름 쾌적한 날씨를 만들어주기도 했었지만 올핸 8월 초가 될 때까지 어떤 태풍도 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에 따라 기온은 27도로 시작하여 30도 중반을 넘어가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고 거기에 습도도 높으니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이렇게 푹푹 찌는 한 여름엔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고, 삶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기대보단 비관적인 절망이 싹트게 마련이다. 아마도 날씨 탓에 몸과 마음까지도 황폐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인지 이런 날에 복달임으로 보양을 함으로 의기를 불태우라는 풍습이 만들어졌나 보다. ▲ 가만히 있어도 절로 땀이 난다. 덥긴 엄청 덥다. ..
21년 상반기 공부여정기 올해 공부는 2월 10일에 떨어졌다는 최종 결과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모든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그렇듯 한 해의 모든 일정이나 계획은 시험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12월이면 남들은 연말이라고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여러 행사들을 할 테지만 우리에겐 시험 결과가 나오는 그 순간이 한 해를 마무리 짓는 날이다. 그러니 보통 1차 시험 결과가 나오는 12월 말이나, 2차 시험 결과가 나오는 2월초에 한 해를 마무리 짓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셈이다. ▲ 시험준비생에게 1년은 시험 보는 날과 결과 나오는 날밖에 없다. 다시 시작할 자양분을 얻기 위해 그렇다고 바로 공부를 시작하긴 싫었다. 어느새 공부는 습관이 되어버린 탓에 별다른 맛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계속 먹는 밥처럼 그냥 정..
8년의 역사가 담긴 임고반을 나가며 당연히 ‘임용고시 공부=임고반에서 공부’를 생각했다. 예전에 공부를 할 때도 그런 생각을 하며 임고반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었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2018년부터도 그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었기에 ‘전주에 내려와 공부하고 싶은 이유 = 임고반에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할 정도였다.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했던 임용고시반을 임용고시도 보기 전에 나가려는 것이니, 이제 임용공부를 더 이상 안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사정이 생긴 것인지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 21년 3월 25일에 임고반에 입실했다. 늘 좋아하는 창가자리에 배정받아 정말 기뻤다. 8년의 역사가 알알이 새겨진 장소 전주대 사범대에 임용고시반이 생긴 건 2005년이나 2006년쯤으..
가는 봄, 오는 여름에도 한문공부 삼매경에 빠지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1년은 11월과 12월, 그리고 그 다음 해 1월과 2월만 기억에 남는다. 나머지 시간은 그저 하염없이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이니, 그날이 그날 같고 저날이 저날 같은 무색무취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그러니 1년이란 단위로 놓고 볼 땐 1월이 새해의 시작이란 의미로 다가오는 게 아니라 곧 다가올 2차 시험을 위한 맹렬한 준비기간이자 미련없이 2차 시험을 봐야 하는 시간이며 2월은 그 결과를 봐야만 하는 시간이다. 이때 붙게 되면야 3월부턴 전혀 새로운 인생의 장이 펼쳐질 테지만 나처럼 떨어진 경우엔 또 임용시험을 맹목적으로 준비해야 하니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러다 1차 시험이 있는 11월이 되어서야 다시 시간의..
한국한시사를 끝내며 목차 1. 실패와 성공의 이분법, 그 너머 두 가지 공부 방식 완전한 실패와 다양한 경험 사이 2. 한국한시사와 자산어보 21일 간 머문 한국한시사 전범은 없다 인용 지도 21년 글 임용 Life
2. 한국한시사와 자산어보 인생이란 긴 터널을 지나던 중인데 지금도 여전히 좌충우돌하는 순간에 놓여 있다. 한문공부를 좀 더 하고 싶은 맘에 시작한 임용공부도 어느덧 4년 차에 이르렀고 임용시험 기간으로만 따지면 어느덧 9수에 접어들었으니 말이다. 이다지도 시간이 빠르고 맘껏 흔들리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풍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21일 간 머문 한국한시사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맘껏 내지르고 보는, 그래서 그 아저씨 말마따나 ‘그런 기간’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4월 15일부터 오늘까지 무려 21일 간이나 꼭 한 번 정리하고 싶었던 것을 기어코 마치고 말았다. 민병수 선생이 쓴 『한국한시사(韓國漢詩史)』라는 책으로 무려 2006년에 구입하여 보던 책이다. 임용시험은 봐야겠고..
1. 실패와 성공의 이분법, 그 너머 예전에 임용시험을 공부하던 때엔 고민되던 게 있었다. 임용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합격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합격하지 못하면 그간에 했던 공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게 되며, 치열하게 공부했다손 치더라도 어떤 의미도 지니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임용 공부란 임용시험에 나올 것 위주로 치밀하게 공부하여 시험에서 합격이란 결과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공부 방식 이렇게도 자명한 목표를 지닌 공부를 하고 있음에도 어떤 고민을 했다는 것일까? 그건 다름 아닌 임용시험에 나올 것 위주로 공부할 것인가, 공부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찾아다니는 공부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다. 전자의 공부야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확하다. 사서(四..
2021학년도 한문임용 최종 불합격기처절하게 실패하다 작년에 최종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서 충격에 휩쓸릴 여유도 없이 무작정 내달렸다. 합격을 코앞에까지 두고서 결국은 떨어졌다는 게 가슴 아프긴 했어도 한문을 다시 공부한 지 2년 만에 이런 성과를 이뤘다는 게 나 스스로도 대견하고 고무적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2010년을 한문공부로 하얗게 불태우다 ‘이렇게만 공부하면 좋은 결과는 나온다’는 걸 몸소 체험해봤기 때문에, 그리고 한문공부도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며 공부하는 방법도 알게 됐고 공부하는 재미도 부쩍 붙었기 때문에 작년엔 더 신나게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더 신나게 공부할 수 있었던 데엔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장소인 임용고시반이나 도서관 같은 공간들이 모두 문을 닫은 초유의 사태가 한..
신나는 임용고시반 입실기 2018년에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전주대 진리관에 개설된 임용고시반에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2018년엔 ‘행복한 임고반 입성’이란 제목으로, 2019년엔 ‘순조로운 임고반 입성기’란 제목으로, 2020년엔 ‘좌충우돌 임고반 입성기’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임용공부를 할 거면 임고반에서 임용시험을 다시 시작하기 전엔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단재학교를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하니 서울에 남아서 공부할까 전주로 내려가서 공부할까 고민이 되긴 했다. 지방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임용시험을 준비하러 서울 노량진으로 올라오기도 하는 마당에 새로 공부를 시작하느니만큼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예전에 임용공부..
한문 따라 벗을 따라 길을 가다 며칠 전에 한 후배와 통화를 하며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여 다닐 때도 그랬지만 한문교육과에 들어오는 학생들 중엔 막상 한문공부엔 뜻이 별로 없지만 성적에 따라 왔다던지, 사범대라는 간판이 맘에 들어 왔다던지, 20살 때엔 대학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왔다던지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물론 이건 우리 대학교에 한해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란 ‘자신이 좋아하던 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하기 위해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을 갖기 위해, 대학교 간판으로 취업에 유리하기 위해 진학’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20년 공부의 성취와 21년 상반기에 공부하고 싶은 것들 재작년에 공부를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것들과 성취한 것을 정리해보았고 작년 4월엔 20년에 공부하고 싶은 것들과 6월엔 상반기 공부했던 것을 정리했다. 계획한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계획을 기록으로 남겼기에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작년의 공부방법이 그전까지와는 달라지다 작년에 계획할 땐 원문을 하나 선택하여 정리하고 싶었다. 예전에 김형술 교수와 스터디를 하며 『소화시평(小華詩評)』을 함께 공부한 적이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오롯이, 그것도 시화집(詩話集)을 온전히 본 적은 없었기에 성취감은 대단했으며, 그 계기를 통해 한문공부의 즐거움도 알게 됐다. 공부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봐야 할 여러 과목을 모두 펼쳐놓고 조..
국토종단과 사람여행의 재편집을 하며 10년 전의 나를 만나다 다음블로그를 2009년에 열면서 2018년까지 장장 9년을 요긴하게 썼다. 더욱이 여기엔 단재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쓰던 글들부터 단재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한문 공부장으로 활용하며 담았던 글들까지 다채로운 글들이 담겼다. 그러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2019년 1월 16일(수)부터는 티스토리로 이적하며 다음블로그에 있던 글들을 옮기기 시작했고 장장 5개월 간의 이전작업을 거치며 6월 23일(일)에야 주요 공부자료들을 옮길 수 있었다. 지금은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기에 당장 활용해야 하고 필요한 자료만 급선무로 옮긴 것이고 임용자료 외에 강의 후기나 여행 후기 같이 시간은 더 많이 들면서 직접적으로 임용과 관..
소통의 가능성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자께서는 “말에서 얻지 못하였거든 마음에서 구하지 말고 마음에서 얻지 못하였거든 기에서 구하지 말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에서 얻지 못했으면 기에서 구하지 말라는 말은 옳지만, 말에서 얻지 못했으면 마음에서도 구하지 말란 말은 옳지 않은 거 같다’고 생각한다.“ 告子曰: ‘不得於言, 勿求於心; 不得於心, 勿求於氣.’ 不得於心, 勿求於氣, 可; 不得於言, 勿求於心, 不可.” 『맹자(孟子)』 「고자(告子)」 고자와 맹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 여기에 나타난 맹자의 관점과 위에 제시된 그림을 ‘소통’이란 관점으로 풀어보겠다. 고자는 마음과 말이 불일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맘에 없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건 본심이 아닐 수도 있는 탓에 말 자체만 ..
2021학년도 임용 후기 목차 1. 3년 동안 한문과 찐하게 데이트하다 맘껏 공부만 할 수 있는 삶을 꿈꾸다가 3년 동안 한문과 찐하게 만나다 집대성을 보여야 할 차례 2. 선물과 코로나가 바꾼 시험일 아침의 풍경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희희락락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이 만만치 않네 코로나가 바꾼 입실의 풍경 3. 2차 면접을 방불케 한 교육학 시험 교육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다 마치 2차 면접 때의 심정을 느끼다 4. 코로나가 바꾼 것과 전공시험 코로나가 바꾼 공부방식 교과교육학을 암기하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과교육학 5. 기타 6. 스캔 인용 지도 공고문 경쟁률 20년 글 임용 Life 역대 임용 기록시험지 18년19년20년21년사진 18년19년20년21년1차후기예전18년19년20년21년2차후기 19..
4. 코로나가 바꾼 것과 전공시험 드디어 전공시험만을 남겨둔 시간이 되었다. 2018년에 처음으로 임용시험을 봤을 때는 ‘어떤 문제들이 나왔을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처음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의 실력이 발전했는지 보고 싶었고 과연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며 풀어갈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그에 비하면 작년에 임용시험을 볼 땐 ‘문제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두려움이 컸다. 2년이나 공부한 만큼 더 나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두 번의 시험 동안 기분은 제각각이었다. 코로나가 바꾼 공부방식 올핸 임용시험 D-1일에 ‘이제 집대성을 보일 차례’라는 글도 썼다시피 2018년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과연 어떤 문제..
3. 2차 면접을 방불케 한 교육학 시험 임용시험은 크게 두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교육학 시험과 전공 시험, 두 과목이 그것이다. 교육학은 20점 만점이고 전공은 80점 만점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겨우 20점이라면 전공을 훨씬 잘 보면 되겠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상 임용 최종 결과가 나오고 나면 0.X점 차로 당락이 엇갈리기도 할뿐더러, 교육학도 8점 미만으로 맞을 경우 과락으로 인해 아무리 전공 시험을 잘 봐도 시험엔 무작정 떨어지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임용을 준비하는 사람치고 교육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 나만 들어온 교실은 마치 나를 위한 장소인 것만 같다. 딱 중간 자리에 앉아 있다. 교육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2. 선물과 코로나가 바꾼 시험일 아침의 풍경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2021학년도 임용시험일이 밝았다. 이쯤 되면 긴장이 되어 덜덜 떨릴 만한 데도 이상하게 떨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실력이 출중하기에, 또는 여러 번 임용시험을 봤기에 그렇다고 생각하진 마시라. 아마도 새벽 5시에 일어난 만큼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탓에 긴장도 되지 않은 것이겠지. ▲ 임용일의 기온. 아침엔 좀 선선하지만 낮부턴 더워진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희희락락 올핸 시험을 보기 전에 처음으로 선물을 받았다. 예전에 임용을 준비할 땐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도 있고 시험을 본다는 것도 여러 사람들이 알아 임용시험이 다가오면 전화가 오기도 했고 잘 보라는 의미로 선물을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3년 전에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부터는..
1. 3년 동안 한문과 찐하게 데이트하다 전공 한문 임용 준비생 3년 차, 2018년부터 다시 임용시험을 보겠다며 이 길로 들어서 임용시험을 본 지 벌써 3년이나 흘렀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들고, 그 3년이란 시간 동안 정말 알찼다는 생각이 든다. 맘껏 공부만 할 수 있는 삶을 꿈꾸다가 7년 간 다니던 단재학교를 그만뒀을 때만 해도 막상 달리 할 만한 일은 없었다. 그때 생각으론 ‘그냥 실컷 공부만 하며 시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어렴풋한 감상만이 있었을 뿐이다. 2017년 어느 날 학교에 출근하러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이었는데, 그 날따라 왜인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되면 출근해야 하는 이 상황이 지겹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제때 출근하지 않고 그저 방..
이제 집대성을 보일 차례 어제 비가 오기 전까지 마치 장마철처럼 덥고 습한 날이 며칠 계속 되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11월, 더욱이 임용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이런 기온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다. 큰 일을 앞에 두고 있을 땐 자잘한 일조차도 큰 의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이상 기온현상이 무슨 거대한 의미인 것처럼 피부로 느껴지듯 말이다. ▲ 어제 비가 오고 나서 대폭 추워졌다. 이제 늦가을 다운 날씨다. 학교에도 구름이 잔뜩 꼈다. 지금의 내 기분인가? 기다렸음에 막상 닥친 시간에 떨며 지금 시간은 오전 11시 57분이다. 내일 이 시간이면 전공 A형 시험 문제를 막바지로 풀고 있으리라. 작년에 임용시험에서 떨어지고 난 후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순간이 어느새 이렇게 훌쩍 와버린 것이다. 막상 ..
내 집이 있는데 들어가지 못하다 임용이 3주 남은 시점이라 정리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저번 주 화요일에 3층이 이사를 간 이후 수요일인 28일부터 공사를 시작해서 일주일이 되는 오늘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그때 이후론 1층의 자동문이 계속 열려 있는 상태다. 공사 소리는 주기적인 쿵쾅거리는 소리로 들리니 그 소리가 새매가 되어 학교로 쫓아내고 있다. 역시 불행은 한편으론 다행이란 게 이런 걸 거다. 그게 아니었으면 당연히 집에 있었을 테니 말이다. 논어 정리를 시작한 하루 아직 시험까지는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물론 3주가 되는 이번 주부턴 맹렬하게 교육학도 공부하고 교과교육론도 외우며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맹자를 정리하던 것이 어제 하루 종일 맹렬히 하여 끝..
한문을 맘껏 공부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1. 스터디와 한문의 맛 큰 뜻을 품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 4월에 스터디를 만나다 소화시평을 거쳐 이의현의 문장까지 2. 앎의 희열이 넘쳐 흐르다 앎이 희열이 되는 이유 서사시와 한껏 친해졌던 올해 3. 안다는 것과 천재성에 대해 몰라요, 그러니 알려주세요 16학번의 천재성과 강건우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3. 안다는 것과 천재성에 대해 올핸 2016학번 아이들이 대거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8년엔 하반기로 갈수록, 그에 따라 임용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아이들의 참여가 현저히 낮아지는 걸 볼 수 있었지만, 작년부턴 그런 풍조는 완전히 사라졌다. 아이들은 임용시험 공부와 스터디 공부를 별개로 여기지 않는 듯했고 스터디 공부를 충실히 하는 만큼 임용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듯 보였다. 당연하다. 어떤 임용공부보다도 더 깊이 있고 내실 있는 공부를 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는 만큼 ‘그나마 조금 할 만해졌다’는 인상이 들기 때문이겠지. ▲ 어느덧 찾아온 가을. 전주대에도 가득 내렸다. 가을 하늘 공활하다. 몰라요, 그러니 알려주세요 작년부터 보아온 아이들은 1년 사이에 실력이 어마무시하게 늘었고 올해 처음..
2. 앎의 희열이 넘쳐 흐르다 어찌 모르는 걸 알아가는 게, 그리고 그걸 공부해나가는 과정이 즐겁기만 할까? 그럼에도 감히 재밌다고 표현한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즐겁다는 것에도 여러 층위가 있으니 말이다. ▲ 이 글귀가 다르게 보이기까진 오로지 즐기는 사람만이 나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앎이 희열이 되는 이유 『논어(論語)』 「옹야(雍也)」 18장엔 “그것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을 대충 읽으면 ‘아는 사람 〈 좋아하는 사람 〈 즐기는 사람’과 같은 세 부류의 사람이 제시되며 당연히 앞에 위치한 사람보다 뒤에 위치한 사람이 더 우월한 존재라는 인상을 갖게 만든다..
1. 스터디와 한문의 맛 2018년에 막무가내로 전주로 돌아와 한문공부를 다시 시작하자고 했을 때 막막했었다. 한문공부를 하지 않은 지 어언 7년째라 한문에 대한 감각을 잊은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3월에 운 좋게도 임용고시반에 들어올 순 있었지만 공부방식을 모르기에 예전에 하던 방식 그대로 막무가내로 경서 위주로 문장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 밤 7시에 진행되는 스터디. 밤의 어스름함을 뚫고 모이는 발길들. 큰 뜻을 품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 서울 노량진에서 임용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음에도 전주로 굳이 내려온 이유는 그래도 스터디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2007년~2010년까지 임용시험을 준비할 당시에는 전주대 내에 4~5개의 스터디팀이 운영되고 있..
힐양리(詰楊吏), 가까스로 스터디 준비를 마치다 스터디는 9월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예전에 『소화시평(小華詩評)』을 할 때처럼 3시간 정도 진행되며 6~7개의 문장을 보는 정도로 힘들게 진행되진 않지만 빠지지 않고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재작년 소화시평 스터디 때의 모습. 한문을 막 시작할 때라 아무 것도 모르던 때였다. 힐양리, 세상에나! 이번에 스터디 발표를 맡게 되었고 작품은 허격의 「힐양리(詰楊吏)」로 결정되었다. 지금은 단어장도 마련이 되었고 왠만한 산문작품들도 거의 해석했다 싶었기 때문에, 새로운 문장을 보는 게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새로운 문장에 나오는 전고(典故)들은 이미 태반이 이미 마련해놓은 자료들에 실려 있기에 그걸 참고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기양..
임용시험까지 두 달 남은 시점의 여유로움 벌써 임용공부를 시작한 지도 2년이 흘러 3년째에 다가가고 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시험을 봤던 첫 번째 시험에선 하마터면 1차 합격을 할 수도 있는 점수를 받았으며, 무언가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고 생각한 두 번째 시험에선 2차 시험까지 보는 최초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그리고 희망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셈이다. 이제 시험까진 두 달 보름 정도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 20년 9월 8일의 학교 모습. 저번 주 3일부터 마이삭 영향으로 시원해지더니 지금은 완연한 가을 날씨다. 선선하고 좋다. 재작년과 작년의 이맘때를 되돌아보다 이 시간이 되고 보니 불연듯 재작년과 ..
고문진보 후집을 마치다 1. 고문진보에게서 도망만 다니다 봐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참 쉽지 않네 실패할 명분을 찾다 누구에게나 시기는 도래한다 2. 고문진보야 우리 조금 친해졌지 코로나가 만든 위기? 하나씩 끝내가는 재미, 그럼에도 미루어둔 것 고문진보란 산에 오르기 시작하다 기어코 해냈다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2. 고문진보야 우리 조금 친해졌지 2020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그간 ‘면대면(面對面)’을 주장하던 교육계의 풍토도 순식간에 바뀌어 ‘비대면(untact)’이 대세가 되었다. 이젠 더 이상 누군가에게 ‘맘껏 마음을 열고 여기저기든 떠나봐’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야 만 것이다. ▲ 815 광화문집회 후에 급격하게 확산되며 임고반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코로나가 만든 위기? 올해 초에 2차 시험을 봤는데 면접 문제 중 즉답형 문제가 바로 ‘면대면’과 관련된 관련된 것이었다. 두 명의 교사를 제시하고 한 명은 면대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교무회의를 꼭 만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다른 한 명은 통신기술이 발달했으니 굳이 모일 필요 없이 회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 고문진보에게서 도망만 다니다 한문 과목을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하는 책들이 있다. 『대학(大學)』ㆍ『중용(中庸)』ㆍ『논어(論語)』ㆍ『맹자(孟子)』와 같은 주희(朱熹)가 사서(四書)라는 카테고리로 묶은 유학(儒學)의 기본서는 매우 당연하고, 여기에 덧붙여 중국 문학의 정수들만 뽑아놓았다고 자랑하는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後集)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보다 한국에서 더욱 오랜 기간 학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글짓기의 교범(敎範)’으로 여겨져 이어내려온 전통 때문에라도 필수서의 목록에 들어간다. ▲ 한문 공부 중 사서는 기본이기 때문에 누구나 본다. 봐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참 쉽지 않네 그런데 사서(四書)야 중국, 한국 작품을 막론하고 여기저기 인용되기 때문에 당연히 알아야 하고, ..
조선산문과 고사성어를 마치다 1. 공부계획이 바뀐 사연과 ‘하고 보자’는 정신에 대해 본격적인 공부와 계획의 바뀜 조선 산문을 먼저 끝내다 2. 5년이 지나 성취한 것과 아모르파티 돌고 돌아 5년 만에 고사성어 정리하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2. 5년이 지나 성취한 것과 아모르파티 조선 산문이 끝나고 나선 당연히 8월도 되었고 본격적으로 학교에 올라가 공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획은 언제든 엇나가게 마련이다. 갑자기 고사성어를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교육학은 좀 더 미루어둬도 된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렇게 확실히 맘을 먹을 수 있었던 데엔 우기(雨期)처럼 연일 계속되는 비의 영향이 주요했다. 집에 있어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습하긴 해도 선선한 날씨이니 말이다. ▲ 마치 가을 같은 분위기다. 연일 비가 계속 내리고 흐린 날이 계속 되고 있다. 돌고 돌아 5년 만에 고사성어 정리하다 고사성어는 늘 정리하고 싶었다. 언어생활을 하든, 책을 읽든, 공부를 하든 고사성어는 ..
1. 공부계획이 바뀐 사연과 ‘하고 보자’는 정신에 대해 20년 전반기에 어떤 공부를 해왔는지는 ‘20년 전반기 한문공부 스케치’란 글에서 다뤘고 그 후로 한 달 보름동안 단어장과 씨름해왔는지는 ‘단어정리장 업로드를 마치며’라는 글에서 다뤘다. 그 후론 공부가 정상화되어 교육학을 공부하고 한문도 본격적으로 정리할 생각이었다. 책 정리는 원주용 선생이 쓴 『조선시대 산문읽기』와 『고려 시대 산문읽기』란 책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전공 한문 범위표’를 참고하며 메꾸고 그와 함께 『이조시대 서사시』 1권과 2권, 『고문진보』까지 보며 할 생각이었다. ▲ 나만의 공부환경, 지금은 컴퓨터로 공부를 한다. 세상 참 좋아졌네^^ 본격적인 공부와 계획의 바뀜 그래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로 맘을 ..
한문실력이 형편없다 다시 임용공부를 하겠다고 달려들어 공부를 한 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한문을 7년 정도 놓고서 공부하지 않다가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니, 실력은 완전히 리셋되었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 코로나로 인해 5월부터 시작된 올해 스터디. 한 여름에도 신나게 달려간다. 첫 스터디, 모르기에 그저 따라가리 지금도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처음으로 김형술 교수가 진행하는 스터디에 참여할 때의 기억이다. 대학생 시절 외엔 교수님에게 배운 적이 없었다. 그 후로 4년 동안 임용을 준비하며 임고생들과 스터디를 할 뿐 수업에 들어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 다시 임용 준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운이 좋게도 교수님이 진행하는 스터디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기초부터..
니들이 한문 단어의 맛을 알아? 1. 단어와 한문의 맛 한문의 어휘엔 역사가 담겨 있다 단어를 알아야 한문의 맛을 알게 된다 2. 6월 한달 간 한문단어와 만나다 단어장, 정리법을 알게 되다 6월 한 달 간 단어장과 어울리다 인용 사진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1. 단어와 한문의 맛 언어를 공부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뭐니 뭐니 해도 ‘언어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언어의 감수성’은 그런 언어가 사용되는 까닭, 그리고 같은 단어일지라도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감식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말만 해도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말은 ‘끼니를 잘 챙겨 먹고 살고 있냐?’는 의문임과 동시에,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의 엔딩 장면에 나오듯이 알지 못할 범인을 향해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밥이 목구멍으로 먹어가느냐?’라는 핀잔의 의미를 담기도 하는 것이다. ▲ 같은 말일지라도 쓰이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그 단어가 내용까지 담고 있는 경우라면, 더하겠지. 한문의 어휘엔 역사가 담겨 있..
20년 좌충우돌 임고반 입실기 임고반 OT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발표가 난 후에 무려 세 편의 글을 썼다. 한편은 임고반을 모집하지 않는다던 기존의 틀이 깨며 갑자기 모집하게 됐으며 그에 따라 부랴부랴 지원을 하게 됐고 임고반에서 펼쳐질 제2막의 열공 라이프를 꿈꾸는 내용을 담았고 다른 한편은 임고반 모집 일정이 여러 차례 변경됨에 따라 전반기에 어떤 공부를 했는지 정리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니 여기서는 임고반OT와 자리배정에 대한 글만 다루기로 하겠다. ▲ 3월 12일과 5월 11일 임고반의 사진. 불야성 같던 5층에 불이 꺼져 있는 광경이 이채롭다. 장소가 바뀌다 월요일에 스터디 반장이 올린 카톡 내용을 통해 임고반 모집을 한다는 걸 알게 됐고 부랴부랴 지원 기간이 지났음에도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그..
20년 전반기 한문공부 스케치 목차 1. 책을 정리하는 나날로 보낸 3~4월 임고반 일차 연기와 비슷한 것은 가짜다 2차 연기와 연암을 읽는다 2. 신나는 정리의 나날, 그리고 임고반에서의 기대 연기와 철회, 그리고 한시미학산책 임고반과 공부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2. 신나는 정리의 나날, 그리고 임고반에서의 기대 그래도 임고반에 들어가기 전에 목차작업까지 마치고 『한시미학산책』의 정리도 마칠 수 있을 줄 알았다. 5월 중순에 입실이니 그때까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연기와 철회, 그리고 한시미학산책 하지만 이번에도 임고반 신청 기간은 미루어지고 말았다. 5월 2일에 게시판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2주 정도 미루어진 것이다. 그래도 한 달 가까이 미루어진 2차 연기 때에 비하면 그나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간이 많이 늦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에 안도감을 갖고 하던 정리를 계속했다. 『한시미학산책』은 생각만큼 그렇게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진 않더라. 다시 정리를 하며 보니 인용된 시화 중 원문을 찾아보지 못한 것이 많았고 산문 중에도 읽지 못한 게 많았다...
1. 책을 정리하는 나날로 보낸 3~4월 늘 그랬듯이 3월이 밝아올 때 임고반 모집요강이 올라왔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작년엔 3월 7일에 짐을 빼야 한다고 했었는데 올핸 2월 27일까지 짐을 빼라고 해서 미리 나갔으니 더 일찍 모집할 줄 알았다. ▲ 짐을 빼고 나갈 땐 만감이 교차한다. 아마 성공의 경험이 아닌 실패의 아픔이 누적된 탓이겠지. 임고반 일차 연기와 비슷한 것은 가짜다 원래는 3월 16일(월)~20일(금)까지 신청기간이었고 나는 19일쯤 원서를 접수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접수 기간이 보름 정도 늦춰져 4월 6일(월)~10일(금)까지 연기되었더라. 이로써 3월 한 달간은 조금 여유가 생겼다. 마치 학생에게 방학이라도 온 듯, 임고생에게 임용시험이 끝난 듯 한결 여유가 생겼으며..
한문을 통해 맛본 공부의 인연 올해 집에서 한문공부를 하며 하나하나 정리되어 가는 기쁨을 만끽하며 하고 있다. 그래서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연암을 읽는다』라는 책과 ‘수능한문 기출’을 마무리 짓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고 무엇과도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기쁨을 두 편의 글로 남기기도 했던 것이다. 저번 주엔 어떻게든 『이조시대 서서사』 1권(1992년 초판)에 나오는 시들을 모두 끝내볼 생각이었지만 월요일에 한 번 도전해보고 그 양이 어마무시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지금의 공부 모토는 ‘천천히 한문공부의 즐거움을 맛보며 공부 성과를 누적해가자’라는 것이니, 마치 공기工期를 단축하여 원가를 절감하는 공사처럼 짧은 시간 안에 정해놓은 것을 마치는 것은 오히려..
금지된 욕망, 그리고 한문공부 1. 공부가 하고 싶다 금지된 욕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2. 노인행(老人行)과 지지위지지(不知爲不知) 18년부터 이어져 오던 스터디 20년에도 계속된다 노인행을 공부하다 3. 노인행에 나타난 노인의 이야기 노인행을 해석하며 두 가지 부분이 걸리다 노인의 목소리는 어디까지인가 4. 천하의 곤궁한 백성인 노인을 시로 담아내다 노인은 미혼인가 미혼일 때와 기혼일 때의 해석 차이 천하의 궁민이었던 노인을 보는 안쓰러운 성간의 심정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4. 천하의 곤궁한 백성인 노인을 시로 담아내다 그 다음으로 「노인행老人行」이란 시에서 뜨거웠던 문제는 노인은 과연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결혼도 하지 못한 독거노인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 이 시의 노인을 보고 있으면 영화 '워낭소리'의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노인은 미혼인가 이 시를 해석하며 여러 번 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노인이 결혼하여 아이들까지 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우선 1구의 ‘치쌍비雉雙飛’라는 말을 통해 꿩이 쌍쌍이 날아가는 모습을 아련히 보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보였다. 보통 시에서는 쌍으로 나는 새를 묘사하여 자신의 외로움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펴곤 한다. 같은 작가가 쓴 「채련곡採蓮曲」에서도 ‘원앙쌍비鴛鴦雙飛’라는 구절을 써서 연밥 따던 처녀가 질투하는 ..
3. 노인행에 나타난 노인의 이야기 확실히 카페에서 하는 스터디는 강의실에서 하는 스터디와 느낌이 다르다.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았다. 첫째는 공간이 지닌 느낌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강의실은 애초에 배움을 전제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러니 ‘잘 배워야 한다’는 중압감이 작용하기 마련이지만 카페는 그렇지 않다. 편안하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기에 맘이 저절로 누그러지는 것이다. 둘째는 도구의 배치에 있다. 강의실의 책걸상은 칠판을 향해 있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현격하게 나누어지게 된다. 물론 책걸상의 배치를 바꿔서 동그랗게 만들 수도 있지만 시간이 들고 품이 들기 때문에 애써 그렇게까지 하진 않는다. 그에 반해 이곳은 아예 스터디를 할 수..
2. 노인행(老人行)과 지지위지지(不知爲不知) 공부할 수 있는 곳들이 문을 닫거나 모집을 하지 않게 되며 사라지게 되자, 오히려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비록 공부장소는 임용고시반에서 집으로 바뀌었지만 원체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상태에서 하다 보니 공부의 맛을 충분히 느끼며 하나하나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올해의 공부 공간. 내 방에서 무르익는 학문의 열정. 18년부터 이어져 오던 스터디 20년에도 계속된다 2018년엔 무작정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 교수님이 진행하는 스터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들이대고 봤었다. 공부는 해야만 했는데 아는 건 하나도 없고 더욱이 스터디팀을 꾸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들이댐은 어찌 보면 궁지에 몰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
1. 공부가 하고 싶다 시험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공부하고 싶다’라는 말이 얼마나 황당한 말인 줄 알 것이다. 그건 마치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했더니 서울대 들어갔어요.’라는 말이나 ‘열심히 살았더니 기우가 집을 사서 아버지가 지하실에서 나왔어요(영화 『기생충』).’라는 말처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말이다. 공부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만 하니 하는 것이고, 재미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내야하니 하는 것이다. 그러니 때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볕도 좋고 꽃도 한가득 핀 날에 좁은 책상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이나 하고 있나’라는 자괴감이 들고, ‘내가 합격만 해봐라 책엔 더 이상 손도 대지 않는다’는 희망을 꿈꾸기도 한다. 이처럼 공부를 하려 맘먹은 때부터, 시험..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내일이면 또 다시 스터디가 시작된다. 저번 주 수요일에 김형술 교수에게 전화가 와서 스터디의 시작을 알렸고 그 첫 시작을 내가 열게 된 것이다. ▲ 스터디의 시작은 회식과 함께 시작됐다. 모처럼 모여 공부의 열기를 불태운 시간들. 뜻대로 되지 않는 축복 속에 올해가 시작되고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정은 순식간에 뒤틀어졌다. 그에 따라 당연히 임고반 입성은 늘 정해진 수순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런 상황은 싫지만은 않았다. 공부하고 싶었던 것, 정리하고 싶었던 것을 맘껏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덕에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연암을 읽는다』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뜨리지 않고 마무리 지을 수 있었으니 이..
‘연암을 읽는다’와 ‘한시미학산책’을 끝내다 1. 코로나19가 전해준 절망 코로나19가 바꾼 5월의 풍경 임고생에게 코로나는 2. 연암과 한시의 매력에 푹 빠져 희망을 만들다 절망 속에 싹튼 희망 연암의 생각에 풍덩 한시미학산책을 통해 한시의 맛 서사 한시와의 데이트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2. 연암과 한시의 매력에 푹 빠져 희망을 만들다 절망 속에 싹튼 희망 잔인한 절망감에 휩싸인 채 집에 내려왔는데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김형술 교수’의 전화였다. 김형술 교수 스터디는 2년 전에 다시 임용을 준비하며 한문 공부의 방향을 잡고 한문공부의 재미를 알 수 있도록 한 스터디였다. 어떻게 한문공부를 해야 하는지, 임용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을 때 이 스터디는 나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준 것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당연히 올해에도 스터디는 계속 됐을 텐데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모든 건 올스톱되었다. 언제나 하게 될까 아가다리고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때야 연락이 온 것이다. 무슨 전화일까 궁금해하며 전화를 받아보니 교수님은 다음 주부터 스터디를 진행할 생각이란다. 이것이야..
1. 코로나19가 전해준 절망 5월이 되면 습관적으로 나오는 얘기는 ‘가족의 달’이라는 것이고 예전부터 활기차게 부르던 노래는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라는 것이다. 그만큼 봄날의 화사한 기운에, 서서히 따뜻해져가는 포근한 날씨로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모임을 갖거나 여행을 가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5월의 풍경 하지만 올핸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창궐하며 봄의 풍경, 일상의 환경을 모두 다 바꿔 버렸다. 일선 학교에선 전대미문의 개학연기 및 온라인 수업이라는 강수를 두기에 이르렀고 사회적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최대한 집안에서 칩거를 한 채 피치 못할 경우에만 밖으로 나와 일정 거리 이상을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었고 그에 따라 많은 사람이..
호모부커스 결과를 기다리며 하늘은 청명하지만 춥다. 구름도 끼었다.(11:55) 오늘 호모부커스2.0>의 최종 결과가 나온다. 임용고시의 결과가 나올 때처럼 9시가 되면 일제히 발표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 블로그에는 그 내용이 뜨지도 않았으니까. 이렇게 시간을 끄니, 더 기대가 되고 가슴도 더 뛰고 그렇다. 도대체 여기에 뽑히는 게 어떤 의미가 있기에 이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걸까? 호모부커스 선정의 의미 우선은 자신감의 회복이다. 연이은 임용 낙방으로 무얼 하든 하지 않든 패배의식이 은연 중 자리 잡게 됐는데 그런 징크스를 일거에 날려 버리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1차에서 통과한 것만으로도 그런 징크스를 떨쳐 버리기에 부족함이 없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주어진 기회라면 당당히 ..
‘비슷한 것은 가짜다’를 끝내다 한문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독서는 한다. 물론 책을 엄청 좋아해서 여러 방면의 책을 늘 읽던 사람이야 임용시험 준비를 한다고 해서 독서의 범위를 좁힐 리는 없겠지만 평소에 잘 독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때 평소보다 많은 독서를 저절로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 독서는 전공에 관련된 책으로 좁혀지긴 하지만 말이다. ▲ 2018년의 책장. 연암의 책이 두 권이 꽂혀 있다. 정민 선생님의 한문관련 책은 재밌다 그래서 예전에 한문공부를 할 땐 한문학과 관련된 책들을 여러 권 보면서 공부의 방향을 잡고 임용시험 대비를 했었다. 그 중 단연 정민 선생은 너무도 전문적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너무 교양적이지도 않게 마치 외줄타기 하듯 어려움과 쉬움 사..
20년에 공부ㆍ정리하고 싶은 것들 작년에도 임용공부를 하면서 연초에 공부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남겼고 연말이 되어서야 과연 어느 정도 실천했는지 정리해보았다. 물론 학창시절에 방학을 지내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 작년 한 해 동안 공부하며 많은 걸 쌓은 곳. 맘을 먹고 시작하면 어떻게든 끝이 난다 방학이 시작하던 날 시간이나 분 단위로 잘게 쪼개어 누구나 방학계획을 세워봤을 것이다. 그건 마치 그토록 기다리던 방학이 왔기에 방학 기분을 만끽하기 위한 퍼포먼스와도 같았고 그만큼 시작될 때만큼은 의욕적이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그렇게 의욕적으로 세운 계획은 불과 하루도 채 실천하지 못하고 도루묵이 되기 일쑤였다. 어찌 보면 그건 너무도 당연하다. 누구나 시간 단..
오리 목차 1. 해보고 싶은 게임이 생기다 단재학교 교사의 게임 라이프 임용고시생의 게임 라이프 Ori & 오리 2. 하고 싶던 게임 오리, 막상 하니 재밌던 오리 모처럼만에 결제를 했지만 하고 싶단 맘이 방법을 찾게 하다 오리2, 5일 만에 끝판을 깨다 오리1, 어려울 줄만 알고 3. Ori와 공부의 공통점 게임을 대하는 두 가지 방식 조작이 어렵지만 도대체 무언지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재밌는 게임의 속성 게임 특성과 공부 특성의 공통점 인용 목차
3. Ori와 공부의 공통점 오리1과 2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마치고 나니 그동안 잠들어 있던 ‘게임 본능’이 마구 샘솟더라. 그래서 게임을 하며 도전정신을 느끼고 맘처럼 쉽게 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러 번 도전한 끝에 이렇게 시원섭섭하게 마무리 지어본지도 정말 오랜만이고, 이것이야말로 게임이 인간에게 주는 열정이란 걸 알게 됐다. ▲ '오리' 동화적인 분위기에 재밌는 조작감까지 재밌는 게임이었다. 게임을 대하는 두 가지 방식 하지만 20대 이후론 이와 같은 도전적인 게임은 그다지 하지 않았었다. 고작 해본 게 GTA5나 툼레이더 리부트가 전부일 정도로 거의 손도 대지 않았고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니 예전에 했던 ‘샤이닝포스2’나 ‘판타지스타4’나 ‘파이널판타지6’..
1. 해보고 싶은 게임이 생기다 나의 게임역사는 오래되었지만 20대가 넘고 나선 게임을 잘 하진 않는다. 게임기를 사지도 않았을뿐더러, 게임에 대한 호기심도 현격히 낮아졌고, 더욱이 임용 공부를 하면서는 게임을 겨를 조차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재학교 교사의 게임 라이프 그래도 단재학교에 출근하게 되면서 상황은 조금 바뀌었다. 심적인 여유와 함께 시간적인 여유 시간도 주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게이밍 노트북인 E54도 산 상황이었다. 물론 게임을 하기 위해 산 건 아니고 컴퓨터는 자고로 성능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구입한 것인데, 막상 게이밍 노트북을 구매하고선 한글이나 동영상 편집만 하고 있으니 제 성능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더욱이 그땐 GTA5..
내가 이래서 한문을 끊을 수가 없다니까 임용 공부를 하면서 임용 시험을 위해 꼭 봐야만 하는 글들이 아닌 보고 싶고 알고 싶은 글들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그건 마치 학창 시절 때에 국어시험에 출제되니 봐야 했던 문학작품이 아닌, 『태백산맥』이나 『혼불』 같은 대하소설을 보고 싶어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 2010년엔 벌교에 갔었다. 문학관에 쓰여 있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해야만 하는 공부와 하고 싶어 하는 공부 왜 이게 행복한 일이냐면 예전에 임용 공부를 할 땐 이런 느낌은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땐 주어진 글들을 보기도 벅찼었고 그걸 어떻게든 해석해가기가 힘겨웠었다. 더욱이 2008년부터 3차로 진행되는 새 임용제도가 시행되면서 1차 시험은 객관식으로 출제되게 되었고 그에..
2020학년도 한문임용 최종 불합격기 목차 1. 장량이 한나라 삼걸이 된 이유와 배움의 조건 배우러 떠나니 신나기도 해라 장량을 통해 본 배움의 조건 겸손함과 배움 2. 스티브 잡스의 좌충우돌 인생론과 배움의 조건 시간낭비라는 관념 시간낭비라는 관념을 깨부순 스티브 잡스 6년 간의 고민이 한문공부에 영향을 주다 3. 맹상군을 통해 배운 관계론과 배움의 조건 관계학을 통한 배움론 임용의 길에 다시 들어서도록 이끌어준 관계들 4. 2019년에 찾아온 최상의 임용고사 조건 어렵던 한시가 편해지다 한문공부의 블로그 활용도가 높아지다 임용 합격을 위한 최상의 환경까지 마련되다 5.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2020년에 대한 기대 인용 지도 공고문 경쟁률 19년 글 임용 Life 역대 임..
5. 반절의 성공과 반절의 실패 2년을 공부하며 나름 내실이 갖춰진 실력과 70명 가까운 인원을 뽑는 최상의 환경 속에서 한문과 임용 1차 고사를 봤다. A형 시험지를 풀고선 어렵다는 느낌에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론 작년시험보다 훨씬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 번은 사고가 날 뻔한 하자 “지금은 말고 1차 결과 여부는 보고 갈 테니 그 이후에”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1차 결과는 합격이었다. 지금껏 과거에 다섯 번 준비했던 것까지 통틀면 7번 도전을 한 셈인데, 최초로 1차 합격을 한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신이 났겠는가. 결과 발표 후 2차 시험까진 3주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 처음으로 2차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4. 2019년에 찾아온 최상의 임용고사 조건 학생 시절엔 ‘배운다’고 하는 말이 그렇게 달갑거나 좋은 말은 아니었다. 학생의 본분이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권한도 없이 배워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고, 그런 식의 배움은 늘 성적이란 매우 객관적으로 보이는 지표로 게시되어 주눅 들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 시절에 공부했던 것들은 배움의 측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익히 알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했던 장량이나 스티브잡스나 맹상군의 일화를 통해서 배움이라는 건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을 넘어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스승을 통해 겸손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넓고도 넓은 인식의 깊이를 배울 수 있으며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삶의 국면에서 배..
3. 맹상군을 통해 배운 관계론과 배움의 조건 7년 만의 임용을 결심할 수 있도록 이끈 세 번째 배움론의 주인공은 바로 맹상군孟嘗君이다. 우리에겐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성어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과연 맹상군은 어떤 배움론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며, 그게 나에겐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일까? ▲ 맹상군은 식객을 무려 3000명이나 두었었다. 많다는 게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어떤 구성이냐가 중요하다. 관계학을 통한 배움론 맹상군은 전국시대 말기에 활약한 인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형제가 무려 40명이나 되었으며 특출난 재능도 없었기에 아버지의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 그가 아버지를 찾아온 식객들을 대접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찾아온 식객이 볼품없더라도, 내세울 게 없더라도 인간으..
2. 스티브 잡스의 좌충우돌 인생론과 배움의 조건 2018년에 7년 만에 다시 한문공부를 시작하고 임용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던 데엔 배움에 대한 생각이 변했기 때문이다. 단재학교에서 근무를 하며 참으로 여러 강의들을 따라 다녔고 그곳에서 배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다. 배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두 번째로 영향을 준 사람은 흔히 하는 말로 ‘모르면 간첩’이라 불려질 법한 사람이다. 바로 아이폰과 아이팟을 만들어 애플을 세계 정상급 회사로 만든 불세출의 인물인 스티브 잡스다. ▲ 잡스의 공부론은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캘리그래피를 배우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시간낭비라는 관념 임용을 준비하는 사람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알리라. 이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도 않..
1. 장량이 한나라 삼걸이 된 이유와 배움의 조건 도올 선생이 쓴 『교육입국론』이란 책은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파랑을 격파하며 나아간다(讀萬卷書, 破萬里浪).”란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구도의 길을 찾아 장도를 떠난 신라의 스님들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단 여덟 글자로 포착해낸 명구다. ▲ 도올 선생님의 교육자들에 대한 조언이 담긴 책. 배우러 떠나니 신나기도 해라 구도求道의 길을 찾아 파랑을 격파하며 천축天竺으로 떠나는 스님들의 발걸음은 가벼웠을 것이고 감정은 두렵기보다 설렜을 것이다. ‘알고자 하는 마음’은 그토록 새로운 세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구법승들에 비할 바 아니지만 2018년에..
블로그 정리가 일단락된 날에 블로그는 2009년부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며 다듬기 시작한 것은 12년에 단재학교 교사로 처음 떠난 연수에서 이왕주 교수를 만난 후기를 쓰면서부터였다. 처음으로 교사가 되어 떠난 자리에서 대표교사였던 준규쌤이 “이번 연수에 대한 후기를 한 번 써보세요.”라는 말로 시작됐고 늘 일기에만 쓰던 글을 공개적으로 쓰게 된 것이라 엄청 힘들어했지만 어떻게든 완성했다. 하지만 바로 이 작디작은 시작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됐던 것이다. ▲ 카자흐스탄 여행을 가서도 여행을 기록했다. 한문공부와 블로그 단재학교에서 근무하던 6년 동안 참으로 많은 글들을 썼고 참으로 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늘 일기를..
뜨거운 열정이 담겨 있는 임용고시반을 나가다 취업준비생 중 시험을 보려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 것이다. 세상의 결실은 가을이나 한 해가 끝나가는 겨울에 나오지만 시험을 보는 사람에겐 모든 결과가 다 나온 다음에 나온다는 걸 말이다. 이번엔 임용고사를 준비한 이래 처음으로 1차 합격이란 영애를 누려봤고 그에 따라 최초로 2차 시험을 봤었다. 그런 후에 실패란 결과를 받기까지 때론 뭉클하기도 했고 때론 버겁기도 했으며, 때론 가슴 떨리기도 했고 때론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듯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지, 이 모든 것 또한 ‘한때’라고 말이다. ▲ 처음으로 봤던 2차 시험. 엄청 떨렸지만 재밌었다. 존버의 시기 한 때에 갇힌 사람들을 ‘우물 안 개구리’라 힐난했던 사람이 있었다. 한때의 영..
임고반을 나가며 2005년 12월에 임고반에 처음 들어 왔었고 2006년 12월에 나갔다. 그 후 졸업생 임고반이 생겨 2007년 9월에 다시 들어와 12월에 나갔다. 그리고 올해 6월에 들어와 오늘 나가게 되는 것이니, 임고반과 나와의 인연은 꽤 질긴 편이다. 어찌 보면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꿈이 커가는 곳이었고 삶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으니까. ▲ 상반기엔 청청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온고을중학교에서 강사를 했었다. 19번 자리에서 이룬 기억 19번 자리, 창가 쪽 자리다. 6개월 간 나의 자취가 배어 있는 곳이다. 올해 이곳에서 키운 꿈은 소중한 것이었다. 한교과 후배들과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터디를 하게 되었고 이곳에서 공부다운 공부를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어..
한낱 꿈 1. 임용시험은 꿈에 불과했다 꿈, 그건 깨어날 때에야 ‘꿈’임을 알게 된다. 깨어남은 현실에 대한 재인식의 과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실이 비현실이었음을, 깨어남이 꿈 자체였음을 알기 위해서는 비약이 필요하다. 그건 내가 처한 상황의 틀에 갇히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제3의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또한 깨어났다는 자각이 제대로 된 깨어남이 맞는지 증명될 수도 없다. 『장자』라는 책에서 ‘대각(大覺, 큰 깨어남)’ 운운했던 게 그런 이유일 터다. ▲ 깨어나기 전까지는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그것도 아니면 둘은 다른 존재였는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꿈에서 깨려는 사람아 지금 나의 현실이 꿈일까? 실제일까? 그런 ..
목차 1. 나이 듦이 저주로 여겨지는 시대에 살다 늙는 건 슬픈 것이야 나이 듦을 거부하는 정서로 시작할 뻔하다 2. 30대를 희망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 30대를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는 그저 보낸 하루하루를 저주로 느낄 수 있는 힘 3. 5년 후에 나갈 생각으로 일하다 5년 후엔 단재학교를 나갈 생각으로 근무하라 낙숫물이 바위 뚫듯, 그렇게 매일을 살라 4. 기꺼이 해보라 기꺼이 배우고, 기꺼이 해보라 닭띠여 정유년을 누비라 5. 소소한 것들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사람을 만드는 무엇에 대하여 신나게 글쓰기 위해 지구에 왔습니다 6. 착각이 만든 인생, 착각이 만들 인생 착각하라. 두 번 하라 2016년엔 신나게 써 재꼈다 착각이 만든 인생을 누리다 인용 지도 소위하게
6. 착각이 만든 인생, 착각이 만들 인생 그처럼 처음에 글을 쓰게 된 계기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그리고 그런 계기로 인해 지금까지도 글을 쓰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창조경제’ 버금가는 ‘창조인생’이라 할만하다. ▲ 고등학생 시절을 생각하면 답답한 느낌이지만, 적어도 아주 제대로 착각한 덕에 지금은 그 덕을 보고 있다. 착각하라. 두 번 하라 때는 바야흐로 피는 끓어올라 주체할 수 없지만,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지내야만 했던 고딩 시절. 일기나 끼적끼적 써오던 나는 갑작스레 ‘나는 글을 잘 쓴다’는 밑도 끝도 모를 창조적인 착각에 빠지기에 이른다. 황당한 것은 그 착각을 뒷받침 해줄 만한 근거나 상황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착각은 스쳐지나가는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
5. 소소한 것들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2015년에 흥행했던 『킹스맨』이란 영화에서 명대사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Manners make the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이란 대사를 꼽을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고 이 대사만 읽어보면 언뜻 ‘매너의 품격’ 같이 매너를 다룬 영화인 줄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그저 흔하디흔한 치고 박고 때려 부수는 할리우드식 액션영화일 뿐이다. 멀쑥하게 슈트를 차려 입은 중년 남성이 위와 같은 대사를 날린 후 자신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들을 첨단 무기와 날렵한 싸움기술로 혼꾸녕을 내주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무서운 말이 결코 아니지만, 이 장면에선 되게 의미심장하고 무섭게 들..
4. 기꺼이 해보라 2016년은 그 선생님이 말했던 것처럼 5년차 교사가 한 해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젠 학교에 적응은 완벽히 끝났고, 모든 게 너무도 편해졌다. 아이들과는 더할 나위 없이 때론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됐으며, 학교는 우리 집처럼 익숙하기만 하다. 그러니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려고 하면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충분히 편하게 있어도 된다. ▲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윌터도 일상에서 반복적인 삶을 살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길로 들어서며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된다. 기꺼이 배우고, 기꺼이 해보라 막상 5년차 교사가 되어 첫해에 그 선생님이 한 말을 떠올려보니, 그 말이야말로 지금 이순간의 나를 내다보고 한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편해진다는 건 어찌 보면 호기심이 ..
3. 5년 후에 나갈 생각으로 일하다 드디어 2017년 새해가 밝았다.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이 왔다. 올핸 닭띠의 해로 닭띠인 나에겐 왠지 모를 좋은 기운이 팍팍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해다. 어느덧 단재학교에서 근무한지도 5년이 훌쩍 흘렀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병아리처럼 삐약대던 시기라 5년이란 시간은 머나먼 안드로메다처럼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벌써 1년’을 넘어선 ‘벌써 5년’이라니, 역시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것은 시간인가 보다. ▲ 만약 과거를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면, 이처럼 필름처럼 보일 거다. 5년 후엔 단재학교를 나갈 생각으로 근무하라 그러고 보니 첫 해에 한 선생님이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그 선생님은 “앞으로 5년 동안만 있겠다는 생각으로 근무하세요. 5년 후엔 여길..
2. 30대를 희망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 10대가 되었을 땐 그저 하루하루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공부만을 생각하기에도 바빴던 것 같다. 물론 공부를 썩 잘하진 못했지만, 주워진 환경에 맞춰 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 14살 때 학원에서 놀러가서 찍은 사진. 그렇게 10대는 틀에 맞춰 살다가 흘렀다. 30대를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대가 되었을 땐 드디어 맹목적으로 살던 관습을 버리고 좀 더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물론 20대에도 졸업과 동시에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정해진 길만을 갈뿐이었지만, 그래도 동아리에 든 것이나 국토종단을 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용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채 30대를..
1. 나이 듦이 저주로 여겨지는 시대에 살다 2016년도 이제 겨우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어느 해고 마무리를 할 때 여러 생각이 동시에 들지 않을 적이 없었지만, 적어도 올해만큼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게 된 해였다. 그렇다면 과연 ‘나이를 먹는다’는 건 뭘까? 적어도 현재 한국 사회에선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성숙해지고 연륜이 늘어나서 삶에 여유가 생기고 행복해지기보다, 여러 가지로 불행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 나이듦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가 왔다. 늙는 건 슬픈 것이야 그래서 나이가 먹었다는 것은 늙었다는 뜻이 되며, 늙었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의 기능이 저하됐다는 뜻을 넘어 사회적인 지위가 흔들리고 그에 따라 무시와 차별을 받게 된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친구의 아버지는 한전..
지극한 덕이 아니면 지극한 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요일에 느꼈던 충격을 그대로 가슴에 안고 가려고 하고 있다. 현 상태를 알고 무엇이 문제인 줄을 알았다면 제대로 보수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픔은 아픔 자체로 끝나지 않는 긴요한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늘 이 맘 때엔 무언가 될 것 같다는 생각만 했으니, 이런 한계를 느껴 더 분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지금부턴 이 마음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고 대비하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뀔 테니까.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苟不至德, 至道不凝焉 ‘至德의 세계’는 매크로한, 즉 눈에 확연히 보이는 운행, 진리 등을 가리키고 ‘至道의 세계’는 마이크로한, 즉 우리가 가야할 길로 세세한 규칙과 계획 등을 가리킨다. 즉 위에 인용한 『중용』 27장의 내용은..
희망을 보다 떨어졌다. 세 번째 낙방이다. 내신점수를 포함해서 99.5점을 맞았어야 했다. 즉 79.5점(가산점 3점 포함)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두 문제 차이로 떨어진 격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접근이다. 그런데 이 점수여도 전북에선 73+8(지역가산점과 복수전공 가산점 포함)으로 확실히 합격권이었고 전남에선 간신히 커트라인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자위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결과론적으로 비교해서 뭐 할 텐가 모두 부질없는 이야기일 뿐인 걸. 어디까지나 가고 싶었기에 경기도로 갔고 내 모든 걸 다 해서 이루어낸 성적이니까. 그런데도 어쨌든 현실에선 암울하게 떨어졌으며 이건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진실인 것을. 고로 확실히 실패했다. 이것 하나만은 고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목차 1. 또 덤비면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안타까운 낙방, 그래서 희망을 노래하다 2. 정약용이 알려준 위기 관리법 위기를 뒤집어보던 정약용 정약용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 3. 실력을 객관화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자 나의 실력을 객관화해야 한다 이 씁쓸한 마음을 잘 간직하고 자양분으로 삼아라 4. 심플한 성공의 비결 베바에 맘이 뺏기다 실패만 하던 강건우가 전해주는 성공담 인용 지도 임용 Life
4. 심플한 성공의 비결 서두에 인용한 드라마는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의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진검승부를 하는 명장면이다. 그런데 이 대화엔 이미 자기의 존재에 대해 변화된 것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1편에서 나오던 강마에와 강건우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많이도 바뀌었다. 베바에 맘이 뺏기다 베바, 정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던 드라마다. ‘신귀공자’ 이후로 처음이지 않을까. 솔직히 처음엔 내용 따윈 모르고 그저 음악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다운 받아 놓았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선율로 풀어놓은 예술장르다.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는 단순한 라디오가 될 수도 있고 가슴 ..
3. 실력을 객관화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자 작년엔 과락으로 떨어졌다. 내 실력에 대해 회의가 들 수밖에 없었다. ‘과연 난 한문을 좋아하고 있고 이걸 통해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하는 심각한 회의감에 빠지는 건 매우 당연했다. 나의 실력을 객관화해야 한다 하지만 올핸 확실히 합격권에 들었다. 내 실력이 갑자기 월등히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감을 찾은 것일 뿐이겠거니.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두루 섭렵한 탄탄한 기반 아래에 한문이란 학문의 실력을 갖춰 나가는 것.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지지 않듯 내 자신의 방황이나 타학문으로의 외도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된 계기였으니 말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올해의 임용고사는 반쯤 성공을 거둔 셈..
2. 정약용이 알려준 위기 관리법 今汝旣不能赴科, 卽科文已忘憂矣. 吾意汝已爲進士矣, 已爲及第矣. 識字而無科擧之累, 與爲進士及第者, 奚擇焉? 汝眞得讀書時矣. -정약용, 「寄二兒」 이제 너는 이미 과거시험을 볼 수 없으니, 곧 과거시험의 문장은 이미 근심에서 잊혀졌다. 그래서 나는 네가 이미 진사가 되었고 이미 급제하였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식인으로 과거시험에 얽매이지 않으니, 진사와 급제한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너는 참으로 독서의 때를 얻었다. ▲ 정약용의 일화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위기를 뒤집어보던 정약용 노론의 정치 보복으로 승승장구하던 정약용은 유배되고 가문은 폐족이란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절망도 이런 절망이 없을 터.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그러한 당당함은 위 편지의 내용만으로도 ..
1. 또 덤비면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베토벤 바이러스’ 마지막 장면. 시립교향악단&마우스필 공연에 떠난 줄 알았던 강마에가 돌아와 강건우와 마주친다.) 마에: 안녕히 가시라니? 이 짓들을 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안녕히 가? 지금 누구 놀려~ 건우: 안녕히 가면 왜 안 되세요? 마에: 멍청한 짓들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그렇게 실패했으면서도 몰라. 이건 끝이야. 시향도 그렇고 너희도 그렇고 끝난 거라고. 건우: 끝이라니요?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관두면 맞는데요, 또 덤비면 또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가면 그게 바로 성공이고요. 마에: (책망하듯) 인생 쉽다. 아흔 아홉 번 실패할 수도 있어. 건우: 근데 선생님도 그렇게 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신 거잖아요. 저희..
2차 임용 후기를 끝내다 D-3일이다. 이제 3일 후엔 희망적이든 비관적이든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다. 그때에 가선 아무리 이 순간을 회고해보려 해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니 결과가 아무리 기다려질지라도 이 순간의 순간에 머물며 이순간의 기쁨들을 되새김질해보는 정성이 필요하다. 2차 후기를 마치다 2차 시험이 끝나고 난 후부터 계속해서 계속해서 2차 후기를 쓰고 싶었다. 이런 풍조는 단재학교에 가서 무언가를 들을 때부터 후기를 쓰던 습관부터 비롯되었지만 작년에 1차가 끝났을 때에도, 올해도 1차가 끝났을 때에도 후기를 썼기 때문에 당연히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2차 시험을 본 건 지금까지 6번 시험을 봤음에도 처음이지 않은가. 그건 내 인생에 있어서 최초의 순간이 분명하고..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후기 목차 1. 7년을 돌아 다시 시작한 임용 공부 교육과 글쓰기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단재학교에서의 7년 7년 만에 다시 임용에 도전하다 처음으로 이룬 쾌거, 1차 합격 2. 걸음걸이에 어린 행복으로 천안에 오다 임용시험을 위해 다시 천안에 올라오다 걸음아 나 살려라 3. 임용 면접을 보러 오다 면접일 새벽의 풍경 포근한 날씨에 면접을 보다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대기실에 흐르는 긴장감 관리번호를 뽑다 5. 무의식 상태로 면접을 보다 시험의 중압감에 한껏 눌린 구상실 나 지금 뭘 말하고 있지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2차 시험 마지막 날의 시작 이틀째 오는 고사장, 왠지 친숙하다 7. 면접보다 수월했던 수업 구상기 마음 졸이던 관리번..
8. 모든 경험은 발판이 된다 최악의 수업실연을 올해 경험했었다. 첫 수업실연을 하던 날 열심히 준비한 지도안에 따라 실연했었는데 그때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던 것이다. 수업을 보고 있던 사람은 불만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무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가득 담아 수업을 구성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수업의 기본 방침은 ‘문제가 될 만한 건 하지 말자’는 주의였는데 그것에 위배된 지도안을 구성했고 수업을 했으니 그런 반응을 봐야 하는 건 당연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평가자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수업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거였다. 그건 그저 벽을 보고 수업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에 대해 반감이 가득한 존재를 앞에 두고, 전혀 들을 맘이 없는 사람을 앞에 두고..
7. 면접보다 수월했던 수업 구상기 8시 40분쯤엔 드디어 관리번호 추천이 들어갔다. 어젠 앞에서부터 뽑아 3번째에 뽑을 수 있었지만 오늘은 뒤에서부터 뽑는다. 그러니 내가 뽑을 땐 세 개의 명찰만 남는 것이다. ▲ 어제보타 맘이 편안해지니 대기실에 있어도 절로 즐겁다. 마음 졸이던 관리번호 추천 어제도 잠시 고민하긴 했다. 손에 바로 잡히는 걸 뽑을까, 뒤적인 다음에 뽑아볼까 하는 고민. 그러나 막상 순서가 됐을 땐 손에 잡히는 걸 바로 뽑았고 그래서 결정된 번호가 14번이다. 그래도 면접은 수업실연에 비해 빨리 진행되기에 괜찮을 줄만 알았는데 막상 3시간 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 죽겠더라. 그런 경험이 있던 탓에 오늘은 더욱 더 앞 번호가 나오길 바라게 됐다. 수업실연은 충남의 경우 작년까진..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면접이 끝나고 햄버거를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수업실연 준비는 작년엔 1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스터디를 하게 되어 4번을 해볼 수 있었지만 올핸 1차 시험이 끝나고 나선 준비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1차 합격자 발표가 나고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했었다. 처음에 차려진 스터디가 있었지만 나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와해되었고 날마다 한 번씩 수업실연을 해보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고서 남은 기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총 13번의 수업실연을 했으니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할 수 있으리라. ▲ 2차 준비를 위해 수업실연을 참 많이도 했다. 나의 창조적 착각 '난 수업을 좋아하니까' 2차 시험 마지막 날의 시작 드디어 대망의 수업실연을 해야 하는 아침이 밝..
5. 무의식 상태로 면접을 보다 사람이 어느덧 많이 빠져나갔다. 지금은 8명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다. 내 차례가 멀지 않다고 느껴지니 화장실을 다녀와야 할 것 같더라. 그래서 손을 들어 화장실에 가겠다는 표시를 했다. 여긴 화장실에 갈 때 함부로 갈 수가 없다. 아마도 화장실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한 번씩 차례를 배정받아야만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화장실에서 나오며 복도에 있는 감독관에게 시간을 물으니 글쎄 10시 40분이란다. 세상에 면접이 시작되고 고작 1시간 40분 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은 건데도 체감적인 시간으론 3시간 정도 흐른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정말 시간 안 가더라..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왔다. 한문 교과 대기실은 오른쪽 가장 끝 반에 배치되어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보니 구상실이나 면접실의 분위기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 늘 어떤 환경에서 2차 시험이 실시되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여기선 개방되어 있으니 좋긴 하더라. ▲ 우리 대기실은 복도 끝에 있어 환한 느낌이 든다. 대기실에 흐르는 긴장감 7시 49분에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18개의 책걸상이 배치되어 있고 이미 몇 명의 사람들은 와서 앉아 있더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1차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만약 최종 합격을 한다면 이 사람들 대부분이 동기가 되는 셈이니 매우 행복한 일이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
3. 임용 면접을 보러 오다 오늘 드디어 면접을 보는 날이다. 처음 보는 면접시험인데다 10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4문제에 대한 답을 구상하고서 면접장에 들어가 10분 만에 구상한 내용을 답해야 하는 특이한 방식 때문에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 2차 시험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접일 새벽의 풍경 그래서 잠을 설치면 어떻게 할까 걱정하긴 했는데 11시에 자서 4시 41분에 눈이 떠졌으니 잠은 충분히 잔 상황이었다. 컨디션은 괜찮나? 몸이 부대끼거나 정신이 흐리멍덩하지 않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지금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경부선 철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쉴 새 없이 여객선이나 화물선은 물론이고 1호선 전철도 지나다닌다. 한 번씩 지나갈 때마다 굉음이 엄..
2. 걸음걸이에 어린 행복으로 천안에 오다 임용 2차 시험은 이틀에 걸쳐 실시된다. 하루는 면접을 보며, 하루는 수업실연을 한다. 그런데 예년과 달라진 게 있다. 그건 바로 작년까지만 해도 수업실연을 첫째 날에 하고 면접을 둘째 날에 했었는데 올해부턴 어떤 이유에선지 면접을 첫째 날에 하고 수업실연은 둘째 날에 하도록 바뀐 것이다. 순서가 바뀐 것에 따른 일장일단은 있겠지만, 나의 입장에선 이번처럼 바뀐 게 더 낫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 이유는 충남에선 이번에 11명의 한문교사를 선발한다. 그래서 모두 1차에 뽑힌 인원은 18명(1명은 장애)이나 된다. 그러니 18번째까지 수업실연을 하려면 4~5시에나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처럼 수업실연을 첫째 날에 한다면, 거의 마지막 번에 배정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