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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효경(孝經) 목차 금문효경(今文孝經)1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2천자장(天子章)3제후장(諸侯章)4경대부장(卿大夫章)5사장(士章)6서인장(庶人章)7삼재장(三才章)8효치장(孝治章)9성치장(聖治章)10기효행장(紀孝行章)11오형장(五刑章)12광요도장(廣要道章)13광지덕장(廣至德章)14광양명장(廣揚名章)15간쟁장(諫諍章)16감응장(感應章)17사군장(事君章)18상친장(喪親章) 고문효경(古文孝經)고문효경서(古文孝經序)1. 孝經者 ~ 斯道滅息2. 當吾先君 ~ 不傳也3. 至漢興 ~ 初出於孔氏4. 而今文 ~ 今文孝經也5. 昔吾 ~ 莫善於樂也6. 又師曠云 ~ 以樂化之7. 經又云 ~ 弗之從焉也8. 총평1장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2장 천자장(天子章)조선 사람들이 터벅머리인 이유불감훼상의 우주적 스케일한 사람의 훌륭한 생각이 세계평..
효경(孝經) 고문효경서(古文孝經序)공안국(孔安國) 孝經者何也? 孝者, 人之高行; 經, 常也. 自有天地人民以來, 而孝道著矣. 上有明王, 則大化滂流, 充塞六合. 若其無也, 則斯道滅息. 當吾先君孔子之世, 周失其柄, 諸侯力爭, 道德旣隱, 禮誼又廢. 至乃臣弑其君, 子弑其父, 亂逆無紀, 莫之能正. 是以夫子每於閒居, 而歎述古之孝道也. 夫子敷先王之敎於魯之洙泗, 門徒三千, 而達者七十有二也. 貫首弟子, 顔回ㆍ閔子騫ㆍ冉伯牛ㆍ仲弓, 性也至孝之自然, 皆不待諭而寤者也. 其餘則悱悱憤憤, 若存若亡. 唯曾參躬行匹夫之孝, 而未達天子諸侯以下揚名顯親之事, 因侍坐而諮問焉. 故夫子告其誼, 於是曾子喟然知孝之爲大也. 遂集而錄之, 名曰孝經. 與五經竝行於世. 逮乎六國, 學校衰廢. 及秦始皇焚書坑儒, 『孝經』由是絶而不傳也. 至漢興, 建元之初, 河間王得而..
어버이를 초상지내는 방법 상친장(喪親章) 제십팔(第十八) 子曰: “孝子之喪親也, 哭不偯, 禮無容, 言不文, 服美不安, 聞樂不樂, 食旨不甘, 此哀戚之情也. 三日而食, 敎民無以死傷生. 毁不滅性, 此聖人之政也. 喪不過三年, 示民有終也. 爲之棺槨衣衾而擧之, 陳其簠簋而哀慼之; 擗踊哭泣哀以送之, 卜其宅兆而安措之. 爲之宗廟以鬼享之, 春秋祭祀以時思之. 生事愛敬, 死事哀慼, 生民之本盡矣, 死生之義備矣, 孝子之事親終矣.” 해석 子曰: “孝子之喪親也, 哭不偯, 禮無容, 言不文, 服美不安, 聞樂不樂, 食旨不甘, 此哀戚之情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효자가 어버이를 초상지낼 때는 곡하되 훌쩍거리지 말고 예를 차리되 용모에 신경 쓰지 말며 말하되 조리 있게 하지 말고 좋은 옷을 입되 불안해하며 음악을 듣되 즐거워 말고 맛난 음식..
윗 사람의 훌륭한 점과 나쁜 점에 대한 대처 사군장(事君章) 제십칠(第十七) 子曰: “君子之事上也, 進思盡忠, 退思補過. 將順其美, 匡救其惡, 故上不能相親也. 『詩』云: ‘心乎愛矣, 遐不謂矣. 忠心藏之, 何日忘之?’” 해석 子曰: “君子之事上也, 進思盡忠, 退思補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윗 사람을 섬길 적엔 나아가선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선 잘못을 보완할 것을 생각한다. 將順其美, 匡救其惡, 故上不能相親也. 장차 윗 사람의 훌륭한 점에 순종하고 윗 사람의 나쁜 점을 바로잡기 때문에 윗 사람과 서로 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詩』云: ‘心乎愛矣, 遐不謂矣. 忠心藏之, 何日忘之?’” 『시경』 소아(小雅) 「습상」에서 ‘마음의 애절함을 어찌 말하지 않겠으리오? 충심으로 감춰두니 어찌 날..
현명한 천자의 천인감응 감응장(感應章) 제십육(第十六) 子曰: “昔者明王事父孝故事天明, 事母孝故事地察, 長幼順故上下治. 天地明察, 神明彰矣. 故雖天子, 必有尊也. 言有父也必有先也, 言有兄也必有長也. 宗廟致敬, 不忘親也. 脩身愼行, 恐辱先也. 宗廟致敬, 鬼神著矣. 孝悌之至, 通於神明, 光于四海, 無所不通. 『詩』云: ‘自東自西, 自南自北, 無思不服.’” 해석 子曰: “昔者明王事父孝故事天明, 事母孝故事地察, 長幼順故上下治.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현명한 임금은 아버지를 섬김에 효성스러웠기 때문에 하늘을 섬길 때 분명했고 어머니를 섬김에 효성스러웠기 때문에 땅을 섬김에 자세했으며 어른과 어린이가 순종하였기 때문에 윗 사람과 아랫 사람이 다스려졌다. 天地明察, 神明彰矣. 하느님이 분명하고 따님이 자세하니..
윗 사람을 맹목적으로 따라선 안 된다 간쟁장(諫諍章) 제십오(第十五) 曾子曰: “若夫慈愛恭敬安親揚名, 則聞命矣. 敢問子從父之令, 可謂孝乎?” 子曰: “是何言與, 是何言與! 昔者天子有爭臣七人, 雖無道, 不失其天下; 諸侯有爭臣五人, 雖無道, 不失其國; 大夫有爭臣三人, 雖無道, 不失其家, 士有爭友則身不離於令名, 父有爭子則身不陷於不義. 故當不義則子不可以不爭於父, 臣不可以不爭於君. 故當不義則爭之, 從父之令, 又焉得爲孝乎?” 해석 曾子曰: “若夫慈愛恭敬安親揚名, 則聞命矣. 敢問子從父之令, 可謂孝乎?” 증자가 “자애(慈愛)와 공경(恭敬)과 안친(安親)과 양명(揚名)과 같은 경우는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감히 묻겠으니 자식의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는 걸 효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子曰: “是何言與, 是何言與!..
집안의 성취가 외부로 드러난다 광양명장(廣揚名章) 제십사(第十四) 子曰: “君子之事親孝故忠可移於君. 事兄悌故順可移於長. 居家理故治可移於官. 是以行成於內而名立於後世矣.” 해석 子曰: “君子之事親孝故忠可移於君. 事兄悌故順可移於長.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 하기 때문에 충성스러움이 임금에게 옮겨질 수 있다. 형을 섬김에 우애롭기 때문에 순종함이 어른에게 옮겨질 수 있다. 居家理故治可移於官. 是以行成於內而名立於後世矣.” 집에 거처함에 질서 있기 때문에 다스림이 공직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행실이 안에서 성취되면 명성이 후세에 세워진다.” 인용 목차 전문 한글역주 안에서 이루어져 후세에 드날린다
본을 보이니 저절로 되네 광지적장(廣至德章) 제십삼(第十三) 子曰: “君子之敎以孝也, 非家至而日見之也. 敎以孝, 所以敬天下之爲人父者也. 敎以悌, 所以敬天下之爲人兄者也. 敎以臣, 所以敬天下之爲人君者也. 『詩』云: ‘愷悌君子, 民之父母.’ 非至德, 其孰能順民, 如此其大者乎.” 해석 子曰: “君子之敎以孝也, 非家至而日見之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효도로 교화시킨다는 건 집마다 다니며 날마다 그걸 보이는 게 아니다. 敎以孝, 所以敬天下之爲人父者也. 효도로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아버지된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이다. 敎以悌, 所以敬天下之爲人兄者也. 공손함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형된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이다. 敎以臣, 所以敬天下之爲人君者也. 신하된 도리로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임금된 자들을 공경하는 ..
윗 사람이 먼저 실천하라 광요도장(廣要道章) 제십이(第十二) 子曰: “敎民親愛, 莫善於孝, 敎民禮順, 莫善於悌. 移風易俗, 莫善於樂, 安上治民, 莫善於禮. 禮者敬而巳矣. 故敬其父則子悅, 敬其兄則弟悅, 敬其君則臣悅, 敬一人而千萬人悅. 所敬者寡而悅者衆, 此之謂要道也.” 해석 子曰: “敎民親愛, 莫善於孝, 敎民禮順, 莫善於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가르치길 친히하고 아끼는 것으론 효도보다 좋은 게 없고 백성을 가르치길 예절과 순종히 하는 것으론 공순보다 좋은 게 없다. 移風易俗, 莫善於樂, 安上治民, 莫善於禮. 禮者敬而巳矣. 풍속을 변화시킴엔 음악보다 좋은 게 없고 윗 사람을 편안히 하고 백성을 다스림엔 예절보다 좋은 게 없다. 예절이란 공경일 따름이다. 故敬其父則子悅, 敬其兄則弟悅, 敬其君則臣悅, ..
사회적 형벌보다 더 큰 죄 오형장(五刑章) 제십일(第十一) 子曰: “五刑之屬三千, 而罪莫大於不孝. 要君者無上, 非聖人者無法, 非孝者無親, 此大亂之道也.” 해석 子曰: “五刑之屬三千, 而罪莫大於不孝.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의 형벌은 다섯 형벌이 있고 그 형벌은 세분화하면 3.000가지에 속하지만 죄 중에 불효보다 큰 건 없다. 오형 (五刑) 묵(墨): 이마에 먹으로 문신하여 죄명을 써넣는다 의(劓): 코를 벤다 비(剕): 다리 뒷꿈치를 베어버린다 궁(宮): 남자는 불알 바르고 여자는 궁에 유폐시킴 대벽(大辟): 사형 묵벽(墨辟)의 속(屬) 1.000 의벽(劓辟)의 속(屬) 1.000 비벽(剕辟)의 속(屬) 500 궁벽(宮辟)의 속(屬) 300 대벽(大辟)의 속(屬) 200 도합 3.000 要君者無上,..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기효행장(紀孝行章) 제십(第十)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五者備矣然後能事親. 事親者居上不驕, 爲下不亂, 在醜不爭. 居上而驕則亡, 爲下而亂則刑, 在醜而爭則兵. 三者不除, 雖日用三牲之養猶爲不孝也.” 해석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五者備矣然後能事親.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긴다고 하는 것은 거할 적엔 공경함을 극진히 하고 봉양할 적엔 즐거움을 극진히 하며, 앓으실 적엔 근심을 극진히 하고 상을 치룰 적엔 슬픔을 극진히 하며 제사지낼 적엔 엄숙함을 극진히 하니 다섯 가지가 갖춰진 후에야 어버이를 섬길 수 있다. 事親者居上不驕..
쉬운 것에서부터 실천하기 성치장(聖治章) 제구(第九) 曾子曰: “敢問聖人之德, 無以加於孝乎?” 子曰: “天地之性, 人爲貴. 人之行, 莫大於孝, 孝莫大於嚴父. 嚴父莫大於配天則周公其人也. 昔者周公郊祀后稷以配天, 宗祀文王於明堂以配上帝. 是以四海之內, 各以其職來祭. 夫聖人之德, 又何以加於孝乎? 故親生之膝下, 以養父母曰嚴. 聖人因嚴以敎敬, 因親以敎愛. 聖人之敎不肅而成, 其政不嚴而治. 其所因者本也. 父子之道天性也君臣之義也. 父母生之續莫大焉, 君親臨之厚莫重焉. 故不愛其親而愛他人者, 謂之悖德; 不敬其親而敬他人者, 謂之悖禮. 以順則逆, 民無則焉, 不在於善, 而皆在於凶德. 雖得之君子不貴也, 君子則不然. 言思可道, 行思可樂. 德義可尊, 作事可法, 容止可觀, 進退可度. 以臨其民, 是以其民畏而愛之則而象之. 故能成其德敎而行其政令..
효도로 다스릴 때 생기는 효험 효치장(孝治章) 제팔(第八) 子曰: “昔者明王之以孝治天下也, 不敢遺小國之臣而況於公侯伯子男乎? 故得萬國之懽心, 以事其先王. 治國者, 不敢侮於鰥寡, 而况於士民乎? 故得百姓之懽心, 以事其先君. 治家者, 不敢失於臣妾, 而況於妻子乎? 故得人之懽心, 以事其親. 夫然, 故生則親安之, 祭則鬼享之. 是以天下和平, 災害不生, 禍亂不作. 故明王之以孝治天下也如此. 『詩』云: ‘有覺德行, 四國順之.’” 해석 子曰: “昔者明王之以孝治天下也, 不敢遺小國之臣而況於公侯伯子男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적에 현명한 임금이 효로 천하를 다스릴 적엔 감히 작은 나라의 신하라고 해서 버려두지 않았는데 하물며 공(公)ㆍ후(侯)ㆍ백(伯)ㆍ자(子)ㆍ남(男)이라 해서 소홀히 했으랴? 故得萬國之懽心, 以事其先王. 그러..
문화역량을 지닌 지도자 삼재장(三才章) 제칠(第七) 曾子曰: “甚哉, 孝之大也!” 子曰: “夫孝, 天之經也, 地之義也, 民之行也. 天地之經而民是則之. 則天之明, 因地之利, 以順天下. 是以其敎不肅而成, 其政不嚴而治, 先王見敎之可以化民也. 是故先之以博愛, 而民莫遺其親; 陳之於德義, 而民興行. 先之以敬讓而民不爭. 導之以禮樂而民和睦. 示之以好惡而民知禁. 『詩』云: ‘赫赫師尹, 民具爾瞻.’” 해석 曾子曰: “甚哉, 孝之大也!” 증자가 “대단합니다. 효의 위대함이란!”이라고 말했다. 子曰: “夫孝, 天之經也, 地之義也, 民之行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일반적으로 효란 하늘의 벼리이고 땅의 의로움이며 백성의 실천해야 할 것이다. 天地之經而民是則之. 則天之明, 因地之利, 以順天下. 하늘과 땅의 벼리로 백성이 이것을 ..
자연의 이치를 따라 서인장(庶人章) 제육(第六) 用天之道, 分地之利, 謹身節用, 以養父母, 此庶人之孝也. 故自天子至於庶人, 孝無終始, 而患不及者未之有也. 해석 用天之道, 分地之利, 謹身節用, 以養父母, 此庶人之孝也. 하늘의 도를 활용하고 지리의 이점을 구별하며 몸을 조심하고 씀을 절약함으로 부모를 섬기는 것, 이것이 일반 사람의 효이다. 故自天子至於庶人, 孝無終始, 而患不及者未之有也.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일반 사람에 이르기까지 효의 시작과 끝이 없고서 환란이 미치지 않는 이는 있지 않았다. 인용 목차 전문 한글역주 바른 정치가 이루어지면 서민은 자연스레 효를 한다 금문효경에선 서인장에 통합되어 있지만 고문효경이 더 진실하다
아버지와의 관계 설정 속에서 사장(士章) 제오(第五) 資於事父以事母而愛同, 資於事父以事君而敬同. 故母取其愛而君取其敬, 兼之者父也. 故以孝事君則忠. 以敬事長則順. 忠順不失, 以事其上, 然後能保其祿位而守其祭祀, 蓋士之孝也. 『詩』云: ‘夙興夜寐, 亡忝爾所生.’ 해석 資於事父以事母而愛同, 資於事父以事君而敬同. 아버지를 섬김에 도리로 어머니를 섬김에 사랑함이 같고 아버지를 섬김에 도리로 임금을 섬김에 공경함이 같다. 故母取其愛而君取其敬, 兼之者父也. 그러므로 어머니에겐 사랑함을 취하고 임금에겐 공경함을 취하니 사랑함과 공경함을 겸한 것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다. 故以孝事君則忠. 以敬事長則順. 그러므로 효도로 임금을 섬기는 기면 충성스러워지고 공경함으로 어른을 섬기면 순종하게 된다. 忠順不失, 以事其上, 然後能保..
실권을 지닌 관직자가 지녀야 할 삶의 태도 경대부장(卿大夫章) 제사(第四) 非先王之法服不敢服, 非先王之法言不敢道, 非先王之德行不敢行. 是故非法不言, 非道不行. 口無擇言, 身無擇行, 言滿天下無口過, 行滿天下無怨惡. 三者備矣, 然後能守其宗廟, 蓋卿大夫之孝也. 『詩』云: ‘夙夜匪懈, 以事一人.’ 해석 非先王之法服不敢服, 非先王之法言不敢道, 非先王之德行不敢行. 선왕의 법복(法服)【고대문명의 틀을 짠 선왕들이 법도에 따라 정한 복식】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않고 선왕의 법언(法言)【선왕들이 예법에 따라 정한 이상적 언어, 그 의미 내용과 말씨. 고대제식에 수반되는 언어로서 격식화되어 있었다. 『시』에서는 ‘덕음(德音).’ 『예』에서는 ‘합어(合語).’ 고대문명에 질서를 부여한 고등한 언어,】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
고위공직자가 지녀야할 삶의 태도 제후장(諸侯章) 제삼(第三) 制在上不驕, 高而不危; 制節謹度, 滿而不溢. 高而不危, 所以長守貴也. 滿而不溢, 所以長守富也. 富貴不離其身, 然後能保其社稷而和其民人, 蓋諸侯之孝也. 『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水.’ 해석 制在上不驕, 高而不危; 制節謹度, 滿而不溢. 윗 자리에 있으며 교만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높은 자리에 있으며 위태롭지 않도록 하며 절도에 맞게 제어하고 법도에 맞게 삼가며 채우면서도 넘치지 않게 한다. 高而不危, 所以長守貴也. 滿而不溢, 所以長守富也. 높은 자리에 있으며 위태롭지 않도록 하니 길이 존귀함을 보존하게 하는 까닭이고 채우면서 넘치지 않도록 하니 길이 부유함을 보존하게 하는 까닭이다. 富貴不離其身, 然後能保其社稷而和其民人, 蓋諸侯之孝也. ..
천자의 훌륭함이 세계평화를 증진한다 천자장(天子章) 제이(第二) 子曰: “愛親者, 不敢惡於人; 敬親者, 不敢慢於人. 愛敬盡於事親, 而德敎加於百姓, 刑于四海. 蓋天子之孝也. 「甫刑」云: ‘一人有慶, 兆民賴之.’” 해석 子曰: “愛親者, 不敢惡於人; 敬親者, 不敢慢於人.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버이를 아끼는 이는 감히 남을 미워하질 않고 어버이를 공경하는 이는 감히 남에게 거만 떨지 않는다. 愛敬盡於事親, 而德敎加於百姓, 刑于四海. 蓋天子之孝也. 천자가 사랑하고 공경함을 어버이 섬김에 다하면 덕스런 교화가 백성에게 더해지고 천하가 준거로 삼으니 대체로 이것이 천자의 효도이다. 「甫刑」云: ‘一人有慶, 兆民賴之.’” 『상서』의 「보형」에 ‘한 사람이 선행을 하면 온 백성이 그에게 힘입는다.’”고 말했다. 인..
종지(宗旨)를 열고 큰 뜻을 밝히다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 제일(第一) 仲尼居. 曾子侍. 子曰: “先王有至德要道, 以順天下. 民用和睦, 上下無怨. 汝知之乎?” 曾子避席曰: “參不敏, 何足以知之?” 子曰: “夫孝, 德之本也, 敎之所由生也. 復坐, 吾語汝.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夫孝, 始於事親, 中於事君, 終於立身. 「大雅」云: ‘無念爾祖, 聿脩厥德.’” 해석 仲尼居. 曾子侍. 중니께서 집에 거처하실 적에 증자가 모시고 있었다. 子曰: “先王有至德要道, 以順天下. 民用和睦, 上下無怨. 汝知之乎?” 공자께서 “문명을 만드신 선왕께선 지극한 덕과 중요한 도로 천하에 순종하셨다. 백성들이 화목하게 되었고 윗 사람과 아랫 사람이 원망하지 않았는데 너..
효경의 의미와 고문효경의 서문을 짓는 의의 고문효경서(古文孝經序) 공안국(孔安國) 孝經者何也? 孝者, 人之高行; 經, 常也. 自有天地人民以來, 而孝道著矣. 上有明王, 則大化滂流, 充塞六合. 若其無也, 則斯道滅息. 當吾先君孔子之世, 周失其柄, 諸侯力爭, 道德旣隱, 禮誼又廢. 至乃臣弑其君, 子弑其父, 亂逆無紀, 莫之能正. 是以夫子每於閒居, 而歎述古之孝道也. 夫子敷先王之敎於魯之洙泗, 門徒三千, 而達者七十有二也. 貫首弟子, 顔回ㆍ閔子騫ㆍ冉伯牛ㆍ仲弓, 性也至孝之自然, 皆不待諭而寤者也. 其餘則悱悱憤憤, 若存若亡. 唯曾參躬行匹夫之孝, 而未達天子諸侯以下揚名顯親之事, 因侍坐而諮問焉. 故夫子告其誼, 於是曾子喟然知孝之爲大也. 遂集而錄之, 名曰孝經. 與五經竝行於世. 逮乎六國, 學校衰廢. 及秦始皇焚書坑儒, 『孝經』由是絶而不傳也..
효행람제이(孝行覽第二), 범팔편(凡八篇), 편제십사(卷第十四) 1. 효행(孝行)○一曰 1. 효에 힘쓸 때 생기는 일들 凡爲天下, 治國家, 必務本而後末. 所謂本者, 非耕耘種殖之謂, 務其人也. 務其人, 非貧而富之, 寡而衆之, 務其本也. 務本莫貴於孝. 人主孝, 則名章榮, 下服聽, 天下譽. 人臣孝, 則事君忠, 處官廉, 臨難死. 士民孝, 則耕芸疾, 守戰固, 不罷北. 夫孝, 三皇ㆍ五帝之本務, 而萬事之紀也. 2. 천자의 효가 미치는 영향 夫執一術而百善至ㆍ百邪去ㆍ天下從者, 其惟孝也. 故論人必先以所親而後及所疏, 必先以所重而後及所輕. 今有人於此, 行於親重, 而不簡慢於輕疏, 則是篤謹孝道, 先王之所以治天下也. 故愛其親, 不敢惡人, 敬其親, 不敢慢人. 愛敬盡於事親, 光燿加於百姓, 究於四海, 此天子之孝也. 3. 자식이 실천해야 ..
9. 즐거움은 어디서 나오나? 民之本敎曰孝, 其行孝曰養. 養可能也, 敬爲難; 敬可能也, 安爲難; 安可能也, 卒爲難. 父母旣沒, 敬行其身, 無遺父母惡名, 可謂能終矣. 仁者仁此者也, 禮者履此者也, 義者宜此者也, 信者信此者也, 彊者彊此者也. 樂自順此生也, 刑自逆此作也. 해석 民之本敎曰孝, 其行孝曰養. 벡성이 근본에 힘쓰는 것을 효도라 말하고 효를 실천하는 것을 봉양이라 말한다. 養可能也, 敬爲難; 敬可能也, 安爲難; 安可能也, 卒爲難. 봉양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공경하기는 어렵고 공경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편안히 해드리는 것은 어려우며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죽도록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父母旣沒, 敬行其身, 無遺父母惡名, 可謂能終矣. 부모님께서 이미 돌아가셨는데 공경히 그 몸을 실천하여 부..
8. 발이 삐고 나았음에도 걱정에 빠진 악정자춘 樂正子春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門人問之曰: “夫子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敢問其故?” 樂正子春曰: “善乎而問之. 吾聞之曾子, 曾子聞之仲尼, ‘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不虧其身, 不損其形, 可謂孝矣.’ 君子無行咫步而忘之. 余忘孝道, 是以憂.” 故曰: “身者非其私有也, 嚴親之遺躬也.” 해석 樂正子春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당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삐어 나았지만 수개월 동안 외출치 않았고 오히려 근심하는 낯빛이 있었다. 門人問之曰: “夫子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敢問其故?” 문인이 그에게 “부자께서 당을 내려오시다가 발을 삐어 나았지만 수개월간 외출치 않았고 오히려 근심하는 낯빛이 있는데 ..
7. 부모를 봉양하는 다섯 가지 방법 養有五道. 修宮室, 安牀笫, 節飮食, 養體之道也. 樹五色, 施五采, 列文章, 養目之道也. 正六律, 龢五聲, 雜八音, 養耳之道也. 熟五穀, 烹六畜, 龢煎調, 養口之道也. 龢顔色, 說言語, 敬進退, 養志之道也. 此五者, 代進而厚用之, 可謂善養矣. 해석 養有五道. 부모를 봉양하는 데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修宮室, 安牀笫, 節飮食, 養體之道也. 부모님의 집을 수리하고 주무시는 침상을 편안히 하며 음식을 적절히 제공하는 것은 몸을 봉양하는 방법이다. 樹五色, 施五采, 列文章, 養目之道也. 다섯 가지 색으로 담장 치고 다섯 가지 채색으로 무늬 놓으며 여러 문장을 나열하는 것은 눈을 봉양하는 방법이다. 正六律, 龢五聲, 雜八音, 養耳之道也. 여섯 음률【육률(六律): 고대 악..
6. 이 몸을 함부로 다뤄선 안 되는 이유 曾子曰: “父母生之, 子弗敢殺. 父母置之, 子弗敢廢. 父母全之, 子弗敢闕. 故舟而不游, 道而不徑, 能全支體, 以守宗廟, 可謂孝矣.” 해석 曾子曰: “父母生之, 子弗敢殺. 父母置之, 子弗敢廢. 父母全之, 子弗敢闕.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께서 낳아주셨으니 자식이 감히 다치게 못하고 부모께서 내놓아주셨으니 자식이 감히 망치게 못하며 부모께서 온전히 길러주셨으니 자식이 감히 부족하도록 못한다. 故舟而不游, 道而不徑, 能全支體, 以守宗廟, 可謂孝矣.” 그러므로 배를 탈 땐 헤엄치지 않고 길을 갈 땐 지름길로 가지 않으며 온몸을 온전히 하길 종묘 지키듯이 하는 것을 효도라 말하는 것이다.” 인용 목차 전문 한글역주
5. 선왕이 천하를 다스린 다섯 가지 근본 曾子曰: “先王之所以治天下者五, 貴德, 貴貴, 貴老, 敬長, 慈幼. 此五者, 先王之所以定天下也. 所謂貴德, 爲其近於聖也. 所謂貴貴, 爲其近於君也. 所謂貴老, 爲其近於親也. 所謂敬長, 爲其近於兄也. 所謂慈幼, 爲其近於弟也.” 해석 曾子曰: “先王之所以治天下者五, 貴德, 貴貴, 貴老, 敬長, 慈幼.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왕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 까닭인 것은 다섯 가지가 있으니 덕이 있는 이를 귀하게 여기고 존귀한 이를 귀하게 여기며 늙은이를 귀하게 여기고 어른을 공경하며 어린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此五者, 先王之所以定天下也. 이 다섯 가지는 선왕께서 천하를 안정시키는 까닭이었다. 所謂貴德, 爲其近於聖也. 所謂貴貴, 爲其近於君也. 소위 덕이 있는 이를 귀하게 여기..
4. 불효보다 막중한 죄는 없다 商書曰: “刑三百, 罪莫重於不孝.” 해석 商書曰: “刑三百, 罪莫重於不孝.” 상나라 공문서에 “형벌에 300가지가 있더라도 죄가 불효보다 중한 건 없다.”라고 쓰여 있다. 인용 목차 전문 한글역주
3. 자식이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효 曾子曰: “身者, 父母之遺體也. 行父母之遺體, 敢不敬乎? 居處不莊, 非孝也. 事君不忠, 非孝也. 莅官不敬, 非孝也. 朋友不篤, 非孝也. 戰陳無勇, 非孝也. 五行不遂, 災及乎親, 敢不敬乎?” 해석 曾子曰: “身者, 父母之遺體也.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몸이란 부모께서 남겨주신 몸이다. 行父母之遺體, 敢不敬乎? 부모께서 남겨주신 몸을 움직이는 데 감히 공경치 않으랴. 居處不莊, 非孝也. 事君不忠, 非孝也. 莅官不敬, 非孝也. 朋友不篤, 非孝也. 戰陳無勇, 非孝也. 거처함에 예의범절에 엄정하지 않으면 불효이고 임금을 섬김에 충성스럽지 않으면 불효이며 관직을 맡아서 공경하지 않으면 불효이고 벗 사이에서 진실하지 않으면 불효이며 진을 치고 싸울 적에 용맹하지 않으면 불효이다..
2. 천자의 효가 미치는 영향 夫執一術而百善至ㆍ百邪去ㆍ天下從者, 其惟孝也. 故論人必先以所親而後及所疏, 必先以所重而後及所輕. 今有人於此, 行於親重, 而不簡慢於輕疏, 則是篤謹孝道, 先王之所以治天下也. 故愛其親, 不敢惡人, 敬其親, 不敢慢人. 愛敬盡於事親, 光燿加於百姓, 究於四海, 此天子之孝也. 해석 夫執一術而百善至ㆍ百邪去ㆍ天下從者, 其惟孝也. 대체로 하나의 원칙을 잡아 온갖 좋은 게 오게 하고 온갖 나쁜 게 사라지게 하며 천하가 따르는 것은 오직 효이리라. 故論人必先以所親而後及所疏, 必先以所重而後及所輕. 그러므로 사람을 평론할 때는 반드시 친히 하는 것을 선순위로 두고 소홀히 하는 것을 후순위로 두며 반드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선순위로 두고 경시하는 것을 후순위로 둔다. 今有人於此, 行於親重, 而不簡慢於輕..
1. 효에 힘쓸 때 생기는 일들 凡爲天下, 治國家, 必務本而後末. 所謂本者, 非耕耘種殖之謂, 務其人也. 務其人, 非貧而富之, 寡而衆之, 務其本也. 務本莫貴於孝. 人主孝, 則名章榮, 下服聽, 天下譽. 人臣孝, 則事君忠, 處官廉, 臨難死. 士民孝, 則耕芸疾, 守戰固, 不罷北. 夫孝, 三皇ㆍ五帝之本務, 而萬事之紀也. 해석 凡爲天下, 治國家, 必務本而後末. 대체로 천하를 다스리고 국가를 다스린다는 것은 반드시 근본에 힘쓰고 지엽적인 것은 뒤로 하는 것이다. 所謂本者, 非耕耘種殖之謂, 務其人也. 소위 근본이란 것은 밭 갈고 김매고 씨 뿌리고 자라게 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훌륭한 사람[其人]에 힘쓰도록 하는 것이다. 務其人, 非貧而富之, 寡而衆之, 務其本也. 훌륭한 사람에 힘쓴다는 것은 가난한 이를 부유하게 ..
효경한글역주 목차 김용옥(金容沃) 서람: 효경개략 제1장 주자학과 『효경간오』 효의 나라 조선에서 『효경』이 읽히지 않은 것을 아시나요?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본과 조선조 효경인 『효경대의』『효경간오』는 실패작이다『효경』은 한대의 위작이라는 것이 주자의 생각사서운동, 아타나시우스와 주희『예기』 「중용」은 그대로, 『예기』 「대학」은 재구성「대학」과 수기치인왕양명의 주자 『대학장구』 비판『효경』 수술에 대한 주희 자신의 변명천자와 사에 대한 주희의 강조송나라는 매스컴시대도통 속 문제는 증자의 책『사자서』가 세상에 나오게 된 까닭공자의 효 담론과 주자의 효 중시『소학』의 편집자 유청지와 주희의 관계주희 당대에만 해도 가례는 정설이 없었다『가례』는 주희의 혁명적 시안대종주의와 소종주의가정과 교회 제2장 사마광의..
상친장(喪親章) 제이십이(第二十二) 효의 덕성이 발현되는 사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부모의 상을 당하면, 구슬피 대성으로 곡하며, 세성(細聲)으로 꼬리를 흘리는 그런 곡을 하지 않으며, 조문객에 대해 예를 차릴 때에도 용모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말을 할 때에도 멋있게 꾸미지 않으며, 아름다운 옷을 입어도 마음이 불안하며, 즐거운 음악을 들어도 기쁘지 아니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 여섯 가지 정황은 효자로서 돌아가신 부모를 생각하는 애척(哀慼)의 정이다. 子曰: “孝子之喪親也, 哭弗依, 禮亡容, 言弗文, 服美弗安, 聞樂弗樂, 食旨弗甘, 此哀慼之情也. 삼 일이 지나서 비로소 미음을 들기 시작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부모의 죽음으로 인하여 그 삶을 상하..
사군장(事君章) 제이십일(第二十一) 신하의 참된 도리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유덕한 군자(君子)【여기 군자는 문맥상 윗사람을 모실 수 있는 사람으로 제후ㆍ경 대부ㆍ사가 모두 해당된다】가 윗사람(임금, 천자)을 모실 때에는 나아가서는 내면의 충정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군주의 잘못 혹은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고쳐 보완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윗사람의 아름다운 면은 따라 잘 살려내고, 아름답지 못한 면은 광정하여 구해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임금과 신하, 위ㆍ아래가 모두 화합하여 가깝게 느끼도록 만든다. 子曰: “君子之事上也, 進思盡忠, 退思補過. 將順其美, 匡救其惡, 故上下能相親也. 『시경』 소아(小雅) 「습상」 노래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애절한 사랑이 가슴에 넘치네, 어찌 이..
간쟁장(諫爭章) 제이십(第二十) 불의를 당하면 간쟁하라 증자가 여쭈어 말하였다. ‘자애(慈愛)와 공경(恭敬)과 안친(安親: 부모를 편안하게 해드림)과 양명(揚名) 등등에 관해서는 삼(參), 제가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나 감히 떨리는 마음으로 묻고 싶습니다. 자식이 아버지의 명령을 좇기만 하면 효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曾子曰: “若夫慈愛龔敬安親揚名, 參聞命矣. 敢問子從父之命, 可謂孝乎?” 공자께서 의외라는 듯이 말씀하시었다: “아가! 너 뭔 말을 하고 있는 게냐, 뭔 말을 하고 있는 게냐! 너 자신이 뭔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예로부터 천자(天子)에게 천자의 잘못을 간쟁해주는 신하가 일곱만 있어도, 비록 천자가 무도한 사람일지언정 천하를 잃는 법은 없었다. 제후..
규문장(閨門章) 제십구(第十九) 한 집안에 있는 국가 통치법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한 가정 내에 이미 한 국가를 다스리는 예법이 구비되어 있도다! 子曰: “閨門之內, 具禮矣乎! 부모를 존엄하게 하는 자세로 임금을 존엄하게 하며, 형님을 존엄하게 하는 자세로 사회적 어른들을 존엄하게 하며, 처자에게 임하는 자세로 인민에게 임하며, 집안의 하남ㆍ하녀를 자비롭게 다루는 자세로 국가 노역의 인부들을 다루어야 하느니라.” 嚴親嚴兄. 妻子臣妾, 繇百姓徒役也.” ‘규문(閨門)’이란 원래 부인들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의미했는데, 여기서는 일반명사로 한 가정을 의미한다. 「규문장」은 금문에 없으며, 고문에만 있는 장으로 유명하다. 국가통치의 근본이 일가통치의 근본과 같다고 보는 면에서 매우 유가적이다. 이 장..
광양명장(廣揚名章) 제십팔(第十八) 안에서 이루어진 후에야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유덕한 군자(君子)【여기서는 천자나 제후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ㆍ경대부를 지시한다는 것을 명심할 것】는 부모를 섬기는 데 효도(孝道)를 다한다. 그런데 그 효도의 충성스러운 측면[忠]은 그대로 임금을 섬기는 데로 옮기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子曰: “君子事親孝, 故忠可移於君. 유덕한 군자는 형님을 섬기는 데 제도(弟道)를 다한다. 그런데 그 제도의 순종하는 측면[順]은 그대로 윗사람들을 섬기는 데로 옮기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事兄弟, 故順可移於長. 유덕한 군자는 집에서 생활할 때에 질서 있게 집안을 관리한다. 그런데 그 관리의 질서있는 측면[治]은 그대로 관직에 복무하는 데로 옮기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居家理, ..
감응장(應感章) 제십칠(第十七) 신적 존재로서의 천인감응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부터 명철한 천자는 당신의 아버지를 섬기시는 것이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그러기 때문에 하느님 아버지[天神]를 섬기는 것도 어두운 곳이 없이 순결했다. 당신의 어머니를 섬기시는 것이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그러기 때문에 대지의 어머니[地神]를 섬기는 것도 어두운 곳이 없이 세밀했다. 그리고 나이 많은 사람들과 어린 사람들을 서로 순화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천하의 위ㆍ아래가 모두 질서있게 하나로 융합되어 태평을 이루었다. 子曰: “昔者明王事父孝, 故事天明; 事母孝, 故事地察; 長幼順, 故上下治. 하느님 아버지 신(神)과 대지(땅)의 어머님 신(神)이 밝게 살피시게 되니, 신령한 조상의 귀신들이 나타나 재앙을 없애주고 축복을 내려..
광지덕장(廣至德章) 제십육(第十六) 전도보단 본을 보이라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君子: 여기서는 ‘선왕先王’)께서 효로써 세상을 교화하신다고 하는 것은 집집마다 다니면서 매일매일 백성들을 만나서 교화하시는 것은 아니다. 당신 자신이 스스로 자식된 도리를 행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게 되면, 그것은 천하의 모든 아버지 된 사람들을 경복시키게 되는 것이다. 당신 자신이 스스로 동생 된 도리를 행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게 되면, 그것은 천하의 모든 형 된 사람들을 경복시키게 되는 것이다. 당신 자신이 스스로 신하 된 도리를 행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게 되면, 그것은 천하의 모든 군주된 사람들을 경복시키게 되는 것이다. 子曰: “君子之敎以孝也, 非家至而日見之. 敎以孝, 所以敬天下之爲人..
광요도장(廣要道章) 제십오(第十五) 윗사람이 먼저 경례할 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민들이 서로 친(親)하고 서로 사랑[愛]하도록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위에 있는 사람이 인민들에게 직접 효도(孝道)를 실천해 보이는 것처럼 좋은 방법은 없다. 인민들이 서로 예의를 지키고 질서에 순종하도록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위에 있는 사람이 인민들에게 직접 제도(弟道)를 실천해 보이는 것처럼 좋은 방법은 없다. 인민들의 신바람을 움직여서 그 풍속을 개변시키는 데 있어서는 음악[樂]처럼 좋은 것이 없다. 위에 있는 사람(상上: 지배자. 군주)을 안정시키고 인민들을 질서있게 다스리는 데는 예(禮)처럼 좋은 것이 없다. 예(禮)는 한마디로 경(敬)일 뿐이다. 子曰: “敎民親愛, 莫善于孝. 敎民禮順, 莫善于弟. 移風易俗, ..
오형장(五刑章) 제십사(第十四) 가부장의 특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부터 형벌에는 크게 다섯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세분하면 3천이나 된다. 그러나 이 많은 죄 중에서도 불효(不孝)처럼 큰 죄는 없다. 子曰: “五刑之屬三千, 而辜莫大於不孝. 임금에게 강요하여 자기 의지를 관철시키는 자는 윗사람을 윗사람으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성인을 비방하는 자는 성인의 법을 법으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효도를 비방하는자는 부모를 부모로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란(大亂)의 도(道)이다.” 要君者亡上, 非聖人者亡法, 非孝者亡親. 此大亂之道也.” 오형 (五刑) 묵(墨): 이마에 먹으로 문신하여 죄명을 써넣는다 의(劓): 코를 벤다 비(剕): 다리 뒷꿈치를 베어버린다 궁(宮): 남자는 불알 바르고..
기효행장(紀孝行章) 제십삼(第十三) 효행의 다섯 가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효자가 부모를 섬긴다고 하는 것은 다음의 다섯 가지 상황이 있다. 평소 집에 거(居)하고 계실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공경함을 다하고, 부모님을 봉양할 때에는 자식으로서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을 다하고,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셨을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슬픔을 다하고, 영혼을 제사지낼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근엄함을 다한다. 이 다섯 가지를 온전하게 다 해야만 비로소 그 부모를 잘 모셨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疾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五者備矣, 然後能事親. 그리고 또 부모님을 모시는 자는,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교만하지 말..
효우열장(孝優劣章) 제십이(第十二) 가까운 데서부터 실천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자기의 친부모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타인의 부모를 사랑하는 것을 일컬어 패덕(悖德: 덕에 어긋남)이라고 한다. 자기의 친부모를 공경하지 않으면서 타인의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일컬어 패례(悖禮: 예에 어긋남)라고 한다. 子曰: “不愛其親而愛他人者, 謂之悖德; 不敬其親而敬他人者, 謂之悖禮. 이러한 어긋난 도리로써 백성들을 가르치면 그들은 어둡게 되고, 그들은 본받을 수 있는 준칙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백성들은 선(善)에 거할 바를 모르게 되며, 모두 흉덕(凶德)에 거하게 된다. 以訓則昏, 民亡則焉. 不宅於善, 而皆在於凶德. 이러한 어긋난 도리로써 설사 출세의 길이 열린다 하더라도 군자라면 모름지기 그것에 따르지 아..
부모생적장(父母生績章) 제십일(第十一) 부모가 낳아주신 공적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도(道: 길)는 천성(天性: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임금과 신하의 관계의 마땅함(誼: 사회적으로 부여된 당위적 가치)마저도 구현하는 것이다. 子曰: “父子之道, 天性也, 君臣之誼也. 부모께서 날 낳으신 그 공적은 막대(莫大)한 것이다. 그리고 부모께서는 군주의 엄격함[君]과 친부모의 사랑[親], 그 양면으로써 날 길러주시니 그 두터운 은혜는 막중(莫重)한 것이다.” 父母生之, 績莫大焉. 君親臨之, 厚莫重焉.” 「사장」에서 이미 ‘사부(事父)’의 덕성 속에는 ‘사모(事母)’의 애(愛)와 ‘사군(事君)’의 경(敬)의 두 측면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였는데, 그러한 틀 속에서 이 장을 이해할..
성치장(聖治章) 제십(第十) 인간의 본질을 따르는 정치 증자가 효치(孝治)의 위대함을 듣고 나서 여쭈어 말하였다. “감히 묻겠나이다. 성인의 덕성 중에서 효보다 더 위대한 것으로 첨가할 덕목이 없겠나이까?” 曾子曰: “敢問, 聖人之德, 亡以加於孝乎?” 공자께서 이에 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천지의 본성을 구현한 만물 중에서 사람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의 행동 중에서 효보다 더 위대한 행동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또 그 효행(孝行) 중에서도 아버지를 존엄하게 모시는 것보다 더 위대한 효행은 없다. 그리고 아버지를 존엄하게 모시는 방식 중에서, 그 아버지를 하늘과 동등한 존재로서 짝지어 제사 지내는 것보다 더 존엄하게 아버지를 모시는 방식은 없다. 이 모든 위대함을 실천한 사람이 바로 ..
효치장(孝治章) 제구(第九) 효로써 다스린다는 것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부터 명철한 왕(王: 옛 용법으로는 천자天子를 가리킴)은 효로써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 결코 작은 나라의 신하라도 홀대하는 법이 없었다. 하물며 공(公)ㆍ후(侯)ㆍ백(伯)ㆍ자(子)ㆍ남(男)과도 같은, 자기가 직접 관리하는 제후들을 홀대할 수 있으리오? 그러므로 만국(萬國)의 환심(歡心)을 얻어 선왕(先王)의 제사를 받드는 안정된 천자의 국체를 이룩할 수 있었다. 子曰: “昔者明王之以孝治天下也, 弗敢遺小國之臣, 而況於公侯伯子男乎? 故得萬國之歡心, 以事其先王. 제후국을 다스리는 군주는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외롭고 힘없는 노인이나 질병 기아에 허덕이는 소외받은 사람들이라도 업신여기는 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하물며 사민(士民)【선비와..
삼재장(三才章) 제팔(第八) 문화적 역량을 지닌 지도자 증자가 이때까지 주욱 듣고 나서 감탄하여 외쳤다: “선생님, 참으로 대단합니다. 효의 위대함이란!” 曾子曰: “甚哉, 孝之大也!” 이에 공자께서 계속하여 말씀하시었다: “대저 효란, 하늘의 벼리[經]요, 땅의 마땅함[誼]이며, 사람이 살면서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당위적 행동[行]이다. 효란 대체 하늘과 땅의 벼리이요 우주의 질서이니 사람이 본받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저 성인께서 사람을 가르치신다고 하는 것은 하늘의 밝음[明]【명백하게 내재하여 있는 질서, 시간적 개념】을 본받고, 땅의 이로움(利)【만물이 땅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이치의 이로움, 공간적 개념】을 활용하여, 천하백성을 가르치고 훈도하는 것이다. 子曰: “夫孝, 天之經也, 地之誼..
효평장(孝平章) 제칠(第七) 고문효경이 더 진실하다 공자께서 이상의 여섯 장의 취지를 마무리 하시며 말씀하시었다: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신체발부를 훼상치 아니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입신행도(立身行道)하여 후세에 양명(揚名)하고 부모님의 이름마저 빛냄으로써 완성되는 효를 실천하지 않고서는 그 화가 몸에 미치지 아니 하는 자, 천지개벽 이래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다.” 子曰: “故自天子以下, 至于庶人, 孝亡終始而患不及者, 未之有也.” ‘효평(孝平)’이란 ‘효에 있어서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의미이다. 주희는 여기까지(제7장)를 하나로 뭉뚱그려 『효경』의 경문(經文)으로 삼았다. 그리고 여기 이후는 지금까지의 경문에 대한 전문(傳文)이라는 것이다. 얼핏 그럴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주희..
서인장(庶人章) 제육(第六) 바른 정치가 이루어질 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하늘의 시(時: 시간의 변화)에 인순(因順)하고 땅의 리(利: 공간적 다양성의 이로움)를 활용하여 생업에 부지런히 종사하고, 근신(謹身)하며 재용(財用)을 절약(節約)한다. 그렇게 하여 정성껏 부모님을 봉양한다. 이것이 서인(庶人)의 효이니라.” 子曰: “因天之時, 就地之利, 謹身節用, 以養父母. 此庶人之孝也.” 내가 『효경』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장이 바로 이 장이다. 푸른 초원에 초가삼간 하나 외로이 서있는 목가적인 정경이 삼삼히 떠오른다. 여기 서인(庶人)이란 사(士)ㆍ농(農)ㆍ공(工)ㆍ상(商)에서 사가 빠져 나갔으므로, 농ㆍ공ㆍ상인데 이 중에서도 ‘농(農)’을 중심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여불위(呂不..
사장(士章) 제오(第五) 아버지와의 관계설정이 온전할 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으로써 엄마를 섬길 때, 거기에 공통된 것은 애(愛)【‘사랑’이라고 번역하지만, 일차적 의미는 ‘아낀다’는 뜻이다. 어원상 ‘애(哀)’와 동근(同根)의 글자이며 ‘애석(愛惜)히 여긴다’는 뜻이 있다. 『설문』에는 ‘혜(惠)’로 풀이되어 있고, ‘인(仁)’ ‘친(親)’ 등이 관련된다. 마음 심 자가 들어가 있는데 그 아래에 있는 형상과 함께 가슴이 메진다. 애달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여기서는 감정적 거리가 없는 관계를 나타낸다】이다. 그리고 똑같이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으로써 임금을 섬길 때는, 거기에 공통된 것은 경(敬)【회의자(會意字)로서 사람이 사슴뿔을 만졌다가 놀라 불러서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데 ‘..
경대부장(卿大夫章) 제사(第四) 출중한 교양인을 위해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선왕의 법복(法服)【고대문명의 틀을 짠 선왕들이 법도에 따라 정한 복식】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아니 하고, 선왕의 법언(法言)【선왕들이 예법에 따라 정한 이상적 언어, 그 의미 내용과 말씨. 고대제식에 수반되는 언어로서 격식화되어 있었다. 『시』에서는 ‘덕음(德音).’ 『예』에서는 ‘합어(合語).’ 고대문명에 질서를 부여한 고등한 언어, 교양】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아니 하고, 선왕의 덕행(德行)【‘법행(法行)’이라 말해도 될 것이다. 선왕들의 덕을 구현한 행동. 이상적 삶의 실천】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아니 한다. 그러므로 선왕의 법(法)이 아니면 말하지 아니 하고, 선왕의 도(道)가 아니면 행하지 아니 한다. 子曰: “非先王..
제후장(諸侯章) 제삼(第三) 고위공무원에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윗자리에 거(居)하면서도 교만하지 아니 하고, 높은 곳에 처하면서도 자신과 주변을 위태롭게 하지 아니 하고, 삶의 상황들을 제어할 줄 알고 매사의 도수를 지나치지 않게 절제하며, 재화가 가득 차도 그것이 넘치도록 하지마라. 子曰: “居上不驕, 高而不危; 制節謹度, 滿而不溢. 높은 곳에 처하면서도 위태롭게 하지 아니 하니, 그 높은 지위를 오래 지킬 수 있다. 가득차도 넘치도록 하지 아니 하니, 그 부(富)를 오래 지킬 수 있다. 풍요로운 재력과 권위로운 높은 지위가 그 몸을 떠나지 않은 연후에나 비로소 사직을 보전(保全)할 수 있는 것이요, 자기 영내의 인민들을 화목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저 이것이 제후의 효이다. 高而不危, 所以..
천자장(天子章) 제이(第二) 한 사람의 생각이 세계평화로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자기의 부모를 사랑할 줄 아는 자들은 그 마음을 확대시켜 타인을 미워할 수 없으며, 자기의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자들은 그 마음을 확대시켜 타인을 깔보지 아니 한다. 子曰: “愛親者, 不敢惡於人; 敬親者, 不敢慢於人. 천자가 자기의 부모를 섬기는 데 사랑의 마음과 공경의 마음을 극진하게 한다면 그 덕성의 교화가 온 누리 백성에게 미칠 것이요, 사해(四海) 천하에 그 모범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곧 천자의 효이다. 『상서』의 「여형」 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한 사람의 훌륭함이 있으면, 그 훌륭함에 만민(萬民)이 은덕을 입는도다.’” 愛敬盡於事親, 然後德敎加於百姓, 刑於四海. 蓋天子之孝也. 「呂刑」云: ‘一人..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 제일(第一) 불감훼상의 우주적 스케일 중니(仲尼)께서 댁에서 한가롭게 거(居)하고 계실 때에 증자(曾子)가 시중들며 곁에 앉아 있었다. 이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삼(參)【자(字)가 아닌 증자의 이름[名], 공자가 제자를 애칭하는 방식】 아!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을 만드신 선왕(先王)들께서는 지덕(至德: 지극한 덕. 효덕孝德)과 요도(要道: 도의 요체. 효도孝道)를 몸에 지니고 계셔, 그것으로써 천하(天下)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백성들은 그 지덕과 요도로 인하여 화목(和陸)하게 되었고, 사회의 윗 계층과 아랫 계층이 서로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 아가, 너 그것을 아느냐?”仲尼閒居, 曾子侍坐. 子曰: “參, 先王有至德要道, 以順天下. 民用和睦, 上下無怨. 女知之乎?” 증자가 공..
4. 경우운~부지종언야(經又云~弗之從焉也) 또한 『효경』의 「광요도장」 본문에, “사회적 풍조가【혹은 ‘천자가’라고 말해도 좋다. 맥락상 ‘아버지보다 더 높은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해주어야’라는 뜻이 있다】 그 아버지를 존경해주어야 아들이 기뻐 아버지를 따르고, 그 임금을 존경해주어야 신하가 기뻐 임금을 따른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숙손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신설(新說)을 세우는 자들이 많다. 그들이 생각하기를, 임금과 아버지가 스스로 각자 임금과 아버지의 도를 실천해야만, 신하나 아들된 사람들이 비로소 기뻐 따르게 된다고 주장한다. 經又云: “敬其父則子悅, 敬其君則臣悅.” 而說者以爲各自敬其爲君父之道, 臣子乃悅也. 그러나 나 공안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임금이 비록 임금답지 못하다 하..
3. 석오~이악화지(昔吾~以樂化之) 나 공안국은 일찍이 복생(伏生)【진(秦)나라의 박사로서 협서율이 해제된 후에 최초로 『상서(尙書)』를 복원한 사람】을 좇아 『고문상서(古文尙書)』의 마땅한 모습을 논구하는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昔吾逮從伏生論古文尙書誼, ‘복생(伏生)’은 통속적인 세칭이며, 그 이름은 ‘복승(伏勝)’이다. 자는 자천(子賤)이다. 제남(齊南)사람이다. 진나라에서 박사【오경박사(五經博士)는 무제 때 비로소 생겨났지만, 박사(博士)라는 관직은 이미 전국말기부터 있었다】를 지냈고, 특히 『상서』의 대가로 알려져 있었다. 분서 이후 한 문제(文帝) 때에 『상서』에 능통한 자를 구했는데 복승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때 그의 나이가 90세를 넘었기 때문에 먼 곳에서 제도(帝都)로 오게 ..
2. 지한흥~금문효경야(至漢興~今文孝經也) 한(漢)나라가 흥하는데 이르러 무제(武帝)의 건원(建元) 초에 하간왕(河間王)이 안지(顔芝)의 아들 안정(顔貞)이 봉(奉)한 『효경』 1권을 입수하여 이것을 무제에게 헌상(獻上)하였다. 이것이 금문으로 쓰여진 18장본 『효경』인데, 문자에 오류가 많았다. 그러나 박사들이 퍽으나 이것을 좋아하여 교수(敎授)의 교재로 활용하였다. 至漢興, 建元之初, 河間王得而獻之. 凡十八章, 文字多誤. 博士頗以敎授. ‘건원(建元)’은 한무제가 제정한 연호인데 중국역사에서 연호제도의 시작을 의미한다. 건원 원년이 BC 140년이다. 하간왕(河間王)이란 제6대 경제(景帝)의 제3자 유덕(劉德, ?~ BC 130)을 가리킨다. 한나라 종실의 사람들을 봉(封)하여 왕(王: 그러니까 지방의..
고문효경서(古文孝經序) 공안국 (孔安國, 콩 안꾸어, Kong An-quo) 1. 효경자~부전야(孝經者~不傳也) 『효경』이라는 서물은 무엇을 뜻하는가? ‘효(孝)’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지고한 행위이며, ‘경(經)’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스러움’을 나타내는 말이다. 孝經者何也? 孝者, 人之高行; 經, 常也. 이 첫마디는 역시 『효경』이라는 서물의 명호(名號)에 대한 해설로 보여진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경(經)’을 경전(canon)의 경으로 해석하고 있질 않다는 것이다. ‘경’이란 효가 항상스러운 인간세의 원리로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반명사로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행의 근본[百行之本]으로서의 효(孝)는 더 없이 지고한 인간의 행위(高行)이며, 항상스러운 원칙이요 원리이다. 하늘과..
판본학에 바탕하지 않은 고전학은 구름누각 이상이 나 도올이 『효경』을 주해하기 위하여 독자들에게 주지시키고자 하는 사전정보이다. 나 도올은 본시 철학을 공부한 사람으로 사소한 고증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고증학의 실증이 없는 고전학은 사상누각이요, 판본학의 바탕이 없는 고전해독은 구름누각이요, 필로로지(philology, 문언학)의 공독이 없는 필로소피(philosophy, 철학)는 위선누각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오고 있는 중국고전이나 한국고전에 관한 논문들을 보면 너무도 터무니없이 빈곤하고 부정확한 정보들이 횡행하고 있다. 나 도올의 문학(問學)이 아직도 미숙한데 그를 일일이 다 지적할 바가 아니나, 우리나라에 제대로된 국사사전 하나가 없다고 말해도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기초 ..
형병의 『효경정의』부터 주희 『간오』, 동정 『대의』까지 그래서 원행충의 「소(疏)」 3권이 불비한 점이 있다고 판단되어, 송나라에 들어서서 진종(眞宗) 함평(咸平) 3년(1000) 3월에 그 유명한 소(疏)의 대가 형병(邢昺)이 조(詔)를 받들어, 두호(杜鎬)ㆍ서아(舒雅)ㆍ손석(孫奭)과 더불어 교정(校定) 증손(增損)하였다. 이것이 바로 형병의 『효경정의(孝經正義)』 3권이다. 이리하여 현종의 『천보중주(天寶重注)』 1권과 형병의 『효경정의(孝經正義)』 3권을 합본하고, 그 앞에 형병 찬(撰)의 「효경주소서(孝經注疏序)」 75자와【孝經者, 百行之宗, 五敎之要.自昔孔子述作, 垂範將來, 奧旨微言, 已備解乎注疏. 尙以辭高旨遠, 後學難盡討論. 今特翦截元疏, 旁引諸書, 分義錯經, 會合歸趣, 一依講說, 次第解釋,..
당현종의 절충부터 석대효경까지 당현종은 이러한 사태를 염려하여 개원(開元) 7년(719), 제유(諸儒)에게 조(詔)를 내려 『공전』과 『정주』의 시비를 질정(質正)케 하였다. 이때에 『사통(史通)』의 저자인 대 역사가 유지기(劉知幾, 리우 즈지, Liu Zhi-ji, 661~721, 자는 자현子玄)는 고문을 더 신빙성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12가지 증험을 세워 현존하는 『정주(鄭注)』가 역사적 정현의 주가 아님을 입증하고, 유현이 교(校)한 『공전(孔傳)』이 정통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맞서 사마정(司馬貞, 쓰마 전, Si-ma Zhen)【당 하내(河內)의 사람. 홍문관 학자. 자는 자정(子正), 사마천에 대하여 자신을 소사마(小司馬)라고 불렀다】은 금문을 종주로 하고 『공전』도 유현의 위작이며 공안국의..
『공안국전(孔安國傳)』과 『정현주(鄭玄注)』의 진위논쟁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공안국전과 정현주가 모두 역사적 실존인물이었던 공안국과 정현의 작품인지에 관해서는 상고(詳考)의 여지가 많다. 그리고 『수서』 「경적지(經籍志)」에 의하면 유향(劉向)이 비부(秘府)에서 전적을 정리하였는데, 금문과 고문을 대교(對校)하여 새롭게 18장으로 정(定) 했다고 했는데, ‘안본(顔本)을 가지고써 고문(古文)과 비교하여 그 번혹(繁惑)함을 제거하고 18장으로 정하였다[以顏本比古文, 除其繁惑, 以十八章爲定].’이라고 한 표현으로 미루어 볼 때 유향은 고문텍스트를 금문체제에 합하도록 정리한 것이다. 유향(劉向, BC 79 ~ BC 8)은 기본적으로 고문경학의 대가이므로 그가 만든 『효경』이 18장체제였다 할지라도 그의 텍스트..
금문효경과 고문효경의 차이 『효경』의 경우 금문효경은 18장으로 되어 있고, 고문효경은 22장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금문효경에 없는 것이 고문효경에 첨가된 것은 「규문장(閨門章)」 단 한 장일 뿐이고, 나머지는 금문효경의 한 장이 세분화된 것이다. 금문의 「서인장(庶人章)」이 고문에서는 「서인장(庶人章)」과 「효평장(孝平章)」 두 장으로 나뉘었고, 그리고 금문의 「성치장(聖治章)」이 고문에서는 「성치장」 「부모생적장(父母生績章)」 「효우열장(孝優劣章)」 세 장으로 나뉘었다. 그러니까 18장에 3장이 늘어났고, 거기에 「규문장(閨門章)」을 합치면 22장이 된다. 그런데 「규문장」이라고 해봐야 24 글자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금문효경과 고문효경은 내용상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독자들이 세밀하게 대..
분서(焚書)는 소실의 계기가 아니라 복원의 명분 기본적으로 금고문논쟁은 하나의 환상일 수가 있다. 어차피 진한지제(秦漢之際)의 막대한 전란을 거치면서 막중한 문헌이 소실되었다. 그런데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문헌을 소실시킨 것이 아니라, 문헌을 복귀시키는 데 더 큰 명분을 제공한 역사적 사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제각기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문헌들을 한제국이 성립하면서 통일된 문헌으로서 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하나의 환상이 금고문논쟁일 수가 있다. 그 판타지를 제공한 것이 진시황의 분서령이었을 뿐이다. 금고문논쟁이란 비통일문헌이 통일 문헌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특수한 문제라고 생각하면 아주 정통한 견해를 획득하게 된다. 한번 생각해보자! 아타나시우스의 27서 정경이 발표된 이후..
금문경과 고문경 출현과 정본 논란 하여튼 이러한 전란의 시기에 협서율이 존재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오히려 불탄 서적들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반작용을 확실하게 의식화시켰을 수도 있다. 혜제(惠帝) 이후, 문제(文帝)ㆍ경제(景帝)의 시기에 이러한 복구사업은 열심히 진행되었고 무제(武帝) 때 이르러 오경박사(五經博士) 제도가 확립되기에 이른다(BC 136). 복구작업 중 가장 먼저 이루어진 방식은 고경들을 외우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암송한 내용을 다시 옮겨 쓰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 만들어진 경전은 당대의 문자로 기록되게 된다. 당대의 문자란 이미 진나라에서 노예(하급관리)들도 읽을 수 있도록 단순화되고 규격화된 예서(隸書)를 말하는 것이다. 한나라 당대의 문자로 쓰여진 경서라는 의미에서, 이..
제12장 금문효경과 고문효경 진시황 분서령의 역사적 정황 금ㆍ고문의 문제는 중국고전을 대할 때 가장 골치아픈 문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금ㆍ고문에 얽힌 문제가 역사적으로 많은 과제상황들을 파생시켰기 때문에 일반독자들은 매우 답답하고 난삽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금ㆍ고문의 문제 그 자체는 결코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 금ㆍ고문에 대하여 학자들이 지어낸 담설들이 복잡할 뿐이다. 진시황이 여불위(呂不韋)와 같은 비젼 있고 포용적인 인물의 충고를 계속 들었더라면 금ㆍ고문 문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극좌(법가의 좌파)에서 극우(새 체제의 승상)로 전향한 이사(李斯) 같은 쫌팽이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제국을 운영하는 바람에 분서(焚書)와 같은 비극적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옛말이 ..
9장. 근본이 되는 가르침인 효를 논하다 「효행」 9장은 다음과 같다. 백성에게 가장 근본이 되는 가르침을 효(孝)라고 말하며, 그 효를 실천하는 것을 봉양[養]이라고 말한다. 民之本敎曰孝, 其行孝曰養. 봉양하기는 그래도 쉬운 것이나, 공경[敬]하기는 어렵다. 공경하기는 그래도 쉬운 것이나,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安]은 어렵다.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은 그래도 쉬우나, 돌아가실 때까지 그리고 돌아가신 후에까지 효도를 완수하는 것[卒]은 어렵다. 養可能也, 敬爲難. 敬可能也, 安爲難. 安可能也, 卒爲難.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그 몸을 공경히 행하여 부모에게 오명을 남기는 일이 없다면 비로소 효도를 완수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仁)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효)을 인(仁: 어질게 감지하는 것)..
8장. 발을 다치자 근심스런 낯빛이 어린 악정자춘 「효행」 8장은 다음과 같다.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당(堂)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다쳤다. 다 나았는데도 수개월 동안 외출을 하지 않았고, 또한 근심어린 낯빛이 있었다. 樂正子春, 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악정자춘의 문인(門人)이 그에게 물어 가로되: “선생님께서는 당에서 내려오시다가 발을 다치셨는데, 다 나았는데도 수개월 동안 외출도 안 하시고, 또한 근심어린 얼굴빛이시온대, 감히 그 까닭을 여쭈어도 되겠나이까?” 門人問之曰: “夫子下堂而傷足, 瘳而數月不出, 猶有憂色. 敢問其故?” 악정자춘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훌륭하도다, 그대가 이런 것을 질문하다니! 나는 일찌기 증자에게서 들었고, 증자께서는 중니 어른께 들으셨나니라. 그 말인즉 다음과 ..
7장. 부모를 봉양하는 방법 다섯 가지 「효행」 7장은 다음과 같다. 부모님을 잘 봉양하는 데는 다음의 다섯 가지 길(五道)이 있다. 養有五道. ① 사시는 집을 잘 수리하고, 주무시는 침대를 편안하게 해드리고, 음식을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은 부모님의 신체를 봉양하는 길[養體之道]이다. 修宮室, 安牀笫, 節飮食, 養體之道也. ② 사시는 집을 오색(五色)으로 단장하고, 입으시는 옷을 오채(五采)로 무늬 놓고, 생활공간을 아름다운 문양으로 꾸미는 것은 부모님의 눈을 봉양하는 길[養目之道]이다. 樹五色, 施五采, 列文章, 養目之道也. ③ 육률(六律)【황종(黃種)ㆍ태주(太蔟)ㆍ고선(姑洗)ㆍ유빈(蕤賓), 이칙(夷則)ㆍ무역(無射)】을 바르게 하고, 오성(五聲)【궁(宮)ㆍ상(商)ㆍ각(角)ㆍ치(徵)ㆍ우(羽)】을 조화롭게..
6장. 종묘를 지키듯 몸을 지켜야 하는 이유 「효행」 6장은 다음과 같다. 증자가 말하였다: “부모님께서 낳아주신 이 몸, 자식된 자로서 어찌 감히 그 생명을 잃게 할 수 있으랴! 부모님께서 내가 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해주신 이 몸, 자식된 자로서 어찌 감히 폐(廢)하리오! 부모님께서 온전한 생명체로서 부여하여 주신 이 몸, 자식된 자로서 어찌 감히 결손케 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강을 건널 때도 배를 타고 건널지언정 함부로 헤엄쳐 건너지 아니 하고, 길을 갈 때에도 샛길로 다니지 아니하고 당당히 대로를 걷는다. 내 몸의 지체를 마치 종묘와 같은 성전을 지키는 것처럼 온전하게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효인 것이다.” 曾子曰: “父母生之, 子弗敢殺. 父母置之, 子弗敢廢. 父母全之, 子弗敢闕. 故舟而不..
5장. 선왕이 천하를 다스린 근본 다섯 가지 「효행」 5장은 다음과 같다. 증자가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 천하를 다스리는 근본이 되는 것이 다섯 가지가 있었다. 덕이 있는 자를 귀하게 여기고[貴德], 본시 존귀한 자를 귀하게 여기고[貴貴], 오래 산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貴老], 손위의 사람들을 공경하고[敬長], 손아래 사람들을 자애롭게 대하는 것[慈幼], 이 다섯 가지였다. 이 다섯 가지야말로 선왕께서 천하를 안정되게 만드는 요체였다. 曾子曰: “先王之所以治天下者五, 貴德, 貴貴, 貴老, 敬長, 慈幼. 此五者, 先王之所以定天下也. 덕이 있는 자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그가 성스러움에 가깝게 가기 때문이다. 존귀한 자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그가 임금을 보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 산 사람들을 ..
4장. 어떤 죄보다도 큰 죄 「효행」 4장은 다음과 같다. 『상서(商書)』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형벌에 삼백 가지가 있어도 그 죄가 불효보다 중한 것은 없다.” 商書曰: “刑三百, 罪莫重於不孝.” 마지막의 ‘상서(商書)’의 말로써 인용된 것은 지금 우리가 ‘상서(尙書)’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일 텐데 현존하는 금ㆍ고문 『상서』속의 ‘상서(商書, 상商나라의 문서)’에는 전하지 않는다. 본시 ‘상서(尙書)’의 ‘상(尙)’은 ‘상대(上代)’라는 의미이다. ‘서(書)’는 ‘문서로서 기록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상서(尙書)’는 ‘고대의 공문서’라는 뜻인데, 그 속에 ‘상서(商書)’가 포함된다. 현행 『상서』 속에서 발견되지 않는 인용문들을 위조로서 보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청화간(淸華簡)의 상황이 그러하..
3장. 부모의 몸을 물려받은 자식이 실천해야할 다섯 가지 「효행」 3장은 다음과 같다. 증자가 말하였다: “우리의 몸은 부모의 몸의 연장태이다. 부모의 몸의 연장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어떻게 감히 공경하지 아니 할 수 있겠는가? 일상의 기거(起居)에 있어서 장중하지 아니 하면 그것은 불효이다. 임금을 섬김에 충성되지 아니 하면 그것은 불효이다. 관직에 임하여 공경함이 없으면 그것은 불효이다. 붕우를 사귐에 독실하지 아니 하면 그것은 불효이다. 전장에 나아가 진을 침에 용기가 없으면 그것은 불효이다. 曾子曰: “身者, 父母之遺體也. 行父母之遺體, 敢不敬乎? 居處不莊, 非孝也. 事君不忠, 非孝也. 莅官不敬, 非孝也. 朋友不篤, 非孝也. 戰陳無勇, 非孝也. 이 다섯 가지 행동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아니 하면 그..
2장.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천자 「효행」 2장은 다음과 같다. 대저 하나의 원칙을 굳게 지키면, 백 가지로 좋은 결과가 도래하며 백 가지로 나쁜 일들이 사라지며, 천하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여 따르게 되는 상황이란 ‘효’가 그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夫執一術而百善至, 百邪去, 天下從者, 其惟孝也. ‘집일술(執一術)’의 ‘술(術)’은 요즈음의 말처럼, 기술이나 술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이나 원리, 즉 도(道)를 의미한다. 옛말에는 ‘유도(儒道)’도 ‘유술(儒術)’이라고 했다. ‘일술(一術)’은 효라는 원칙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평가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가 친부모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살펴야 할 것이요, 그가 사회적 인사들을 사귀는 방식은 평가에서 뒤로 돌려야 한다. 반드시 먼저 그가 중요한 사람들을..
제11장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 편 역주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효경』의 충실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하여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편 전문을 여기 소개한다. 독자들 스스로의 『효경』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1장은 다음과 같다. 대저 천하를 다스리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반드시 먼저 근본을 힘쓴 후에 말엽을 다스리는 것이다. 근본이란 무엇인가? 소위 근본이라는 것은 밭을 갈고 김매고 파종하고 경작하는 그런 경제적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근본이란 바로 국민 그 개개인 사람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람을 향상시킨다 하는 것은 빈궁한 자를 부자로 만들고, 재력이 부족한 자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바탕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凡爲天下, 治國家, 必務..
『효경』과 진(秦)제국의 탄생, 저자는 여불위의 식객이었다 사도 바울은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추상적 가치로써 인욕을 절제시키고 영으로 다시 태어나는 인간세의 새로운 보편주의적 질서를 설파함으로써 로마제국을 압도하는 새로운 제국의 질서를 창출해내는 데 성공한다. 『효경』의 저자는 인간의 생리적 본능으로부터 고도로 추상화된 상징계의 도덕적ㆍ인문적 원리까지를 포괄할 수 있는 ‘효’라는 개념 하나로 새로운 제국의 질서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효경』의 저자, 그 엑스(x)는 누구일까? 나는 감히 단언한다. 아니, 단언할 수밖에 없다. 그 엑스는 여불위(呂不韋)의 식객 중의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요즈음 간백(簡帛)자료가 출토된 이후 중국 고경의 상한선을 마구 올려잡는 경향이 있으나 『효경』의 경우,..
여불위의 비젼과 효 담론 여불위(呂不韋) 자신의 변을 한번 들어보자! 『여씨춘추(呂氏春秋)』가 완성되었을 때 어떤 평범한 사람이 여불위(呂不韋)에게 「십이기(十二紀)」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문신후(文信侯)【장양왕(莊襄王)으로 여불위가 자금을 댄 자초(子楚)를 말한다】 원년(元年)에 여불위는 승상(丞相)이 되었고 문신후에 봉하여졌다)가 이와 같이 대답했다. 나는 일찌기 황제(黃帝)가 그의 손자인 전욱(顓頊)을 교육할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너의 머리 위로는 저 둥근 거대한 하늘이 있고 너의 발 아래는 저 네모난 거대한 땅이 있다. 너는 저 하늘과 땅을 본받아라. 그리하면 너는 백성들의 부모되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嘗得學黃帝之所以誨顓頊矣, 爰有大圜在上, 大矩在下, 汝能法之, 爲民..
군주론: 집권의 요청과 견제 『여씨춘추(呂氏春秋)』가 말하는 군주론은 새롭게 중국문명에 등장하는 훗날의 진시황 정(政)에 대한 인정과 견제의 양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 군주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군주는 국정의 개별적 사안에 관여해서는 아니 된다. 정무의 만단(萬端)을 능력있는 신하들에게 맡겨야 한다. 2) 군도(君道)는 ‘정(靜)’, 신도(臣道)는 ‘동(動)’, 군도는 ‘인(因)’, 신도는 ‘위(爲)’. 군주된 자는 군ㆍ신의 구별을 확실하게 하고, 자신은 ‘무지무능(無知無能)’의 철학을 실천하면서 신하의 ‘유지유능(有知有能)’에 철저히 의거할 것. 3) 군주는 천박한 이목(耳目)의 시청(視聽)을 버리고, 번잡한 사려(思慮)를 중단하고(‘에포케epokhế’에 집어 넣는다), 성명(性命)의 ..
지공(至公)한 거사(去私)의 제국 여기 『여씨춘추(呂氏春秋)』 「십이기」의 시령사상이 우리에게 전하려고 하는 것은 정치는 근본적으로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시령의 사상은 천지자연(天地自然)과 인간(人間)의 하나됨을 말하고 있다. 하늘의 기가 하강하고 땅의 기가 상등(上騰)하면서 생물이 맹동(萌動)하는 맹춘(孟春)의 달에는 시생(始生)하는 천지의 기운에 맞추어 전성(全性: 본성을 온전하게 함)하고 전덕(全德: 덕을 온전하게 함)해야 하며(「본생本生」 편), 욕망을 조절하여 장생의 길을 터득해야 하며(「중기重己」 편), 무편무당(無偏無黨)의 공도(公道)를 실천함으로써 천하를 한 사람의 사심으로써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천하의 천하가 되게 하며(「귀공貴公편), 사심(私心)을 버려야 한다(「거사去私」 편)...
서명의 유래 그런데 『사기』의 기록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편집체계가 「팔람」, 「육론」, 「십이기」의 순서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본서의 편집체계의 원래 모습을 전하고 있는 중요한 언급으로 간주된다. 오늘날의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십이기」, 「팔람」, 「육론」의 순서이다. 즉 「십이기」가 앞으로 와있는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를 보통 『여람(呂覽)』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팔람(八覽)」이 가장 앞으로 와있는 상황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리고 「팔람」의 제1람이 「유시람(有始覽)」으로 되어 있는데, 「유시람(有始覽)」의 내용이 전체 서물의 총론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그것을 경(經)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일곱 람과 육론(六論)이 전(傳)에 해당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역시 「팔람..
치열한 편집의 결과물 『여씨춘추(呂氏春秋)』의 편찬상황에 관한 사마천의 「여불위열전(呂不韋列傳)」의 기록을 한번 훑어보자! 이 시기에 위(魏)나라에는 신릉군(信陵君: 무기無忌, 위나라 안리왕安釐王의 아우), 초(楚)나라에는 춘신군(春申君: 황헐黃歇. 초나라의 귀족), 조(趙)나라에는 평원군(平原君: 조승趙勝. 조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아우), 제(齊)나라에는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 제선왕齊宣王의 이복동생 전영田嬰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천하의 선비들 앞에서 자신을 낮출 줄 알았고 빈객(賓客) 좋아하기를 서로 경쟁하였다. 여불위(呂不韋)는 진나라가 강성하기는 하지만 문화적으로 그 여타 나라와 같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기었다. 그래서 또한 선비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을 후대하였는데 식객(食客)이 3천..
제10장 『여씨춘추(呂氏春秋)』를 논함 모든 다양성을 포용하는 일(一) 『한서』 「예문지」는 『여씨춘추(呂氏春秋)』 26편(二十六篇)을 유가, 도가, 음양가, 법가, 명가(名家), 묵가, 종횡가 등 그 어느 분류에도 끼지 못하는 잡가자류(雜家者流)로 규정하고 있다. 그 바람에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일정한 견해나 사상의 족보가 박약한 잡서(雜書)로서 인상 지워지는 경향이 강했다. ‘잡(雜)’이라는 어휘 속에는 분명 천시하는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다. 곽말약도 『십비판서(十批判書)』 속에서 ‘잡(雜)’이라는 명칭 속에는 악의가 숨겨져 있다고 지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한서』 「예문지」의 분류로써 일논(一論)하자면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유가’로써 들어갔어야 한다. 중국문명의 정통의 위치를 확보했어야..
위대한 비젼의 기업인과 색마의 야누스 한번 생각해보자! 한국과 미국을 무대로 해서 활약하는 거대한 기업인이 한 사람 있다고 하자! 그 기업인이 미국시민권을 소유한 어떤 탁월한 재능있는 교포가 한국에 와서 살면서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그 재능의 미래적 가능성이 탐나 그에게 막대한 투자를 한다. 그리고 그의 고향인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엄청난 로비활동을 벌여 그를 로스앤젤레스 시장에 당선시킨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투자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 시장의 아들이 원대한 포부가 있는 큰 인물임을 발견하고 대를 물려 그 아들에게 또 투자를 한다. 그리하여 그 아들을 오바마와 같은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 아들이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재건해 나가는 데 필요한 방대한 정치..
제9장 사마천의 「여불위열전」을 비판함 청대 필원(畢元)의 교정본으로 재발굴된 『여씨춘추(呂氏春秋)』 이제 우리가 감행해야 할 작업은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는 누가 왜 썼는가? 중국은 선진고경 중에서 『여씨춘추(呂氏春秋)』처럼 저작연대가 확실하고【‘유진팔년(維秦八年)’의 해석을 놓고 BC 239년이냐, BC 241년이야 하는 정도의 논란만 있을 뿐】, 또 직접적인 집필자는 아니더라도 그 책을 편찬하게 만든 인물의 역사성이 확실한 서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이 우리의 의식에서 소원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이 서물이 방치된 채로 있었으며 청나라 때의 고증학자가 손을 대기까지는 사람들이 거의 읽지 않았으며 따라서 별로 인용도 되..
순자가 말하는 군신관계: 간(諫)ㆍ쟁(爭)ㆍ보(輔)ㆍ불(拂)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이와 같이 묻는다: “아들이 아버지의 명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효(孝)입니까[子從父命, 孝乎]? 신하가 임금의 명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정(貞)입니까[臣從君命, 貞乎]?” 여기 순자의 어휘선택에서 우리가 주목할 사실은 후대의 ‘군신관계’에서 고착적으로 사용된 ‘충(忠)’이라는 말을 일부러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충 대신 ‘정(貞)’이라는 단어를 썼다. ‘정’에는 ‘곧음’ ‘절개’ ‘정절’의 의미가 더 강하게 풍기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정은 충(loyalty)을 의미한다. 애공이 세 번이나 되풀이하여 물었어도 공자는 대답을 하지 않고 물러났다. 물러난 뒤 공자는 자공에게 말하였다: “애공이 나에게 아들이 아버지 명..
군ㆍ부(君父)라도 도의(道義)를 구현치 않으면 따르지 말라 여기 「자도(子道)」의 충격적인 메시지는 ‘종도부종군(從道不從君), 종의부종부(從義不從父)’이다. 송ㆍ명ㆍ청대의 윤리와는 너무도 다른 것이다. 임금이라도 도(道)를 구현하는 자가 아니면 따라서는 아니 되는 것이요, 아버지라도 의(義)를 구현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따라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도와 의는 인간 개체의 임의성을 초월하는 객관적 사회적 원리요 기준이다. 효자가 어버이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 어버이의 명을 따르면 오히려 어버이가 위태롭게 되고, 어버이의 명을 따르지 않으면 어버이가 안전하게 되는 경우, 효자라면 어버이의 명을 따르지 않는 것이 충정(衷情)【여기서 ‘충(忠)’ 대신 ‘충(衷)’이라는 어휘..
유의 적통, 법가적 합리성의 새 국면 개척 오늘날 법제가 발달한 사회일수록 이러한 순자(荀子)의 명제는 매우 적확한 의미를 지닌다. 순자(荀子)는 유ㆍ법을 통합하고 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儒)의 적통성을 지키면서 법가적 합리성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묻건대, 사람의 임금(人君)된다 함이 무엇이뇨? 대답컨대, 예를 기준으로 하여 신하들에게 관작과 봉록을 나누어주는데 공평하고 두루 미치게 하여 어느 한편에 치우침이 없어야 임금이다. 請問爲人君? 曰, 以禮分施, 均徧而不偏. 묻건대, 사람의 신하[人臣] 된다 함이 무엇이뇨? 대답컨대, 예를 기준으로 하여 임금을 대하고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와 따르고 나태함이 없어야 신하이다. 請問爲人臣? 曰, 以禮待君, 忠順而不懈. 묻건대, ..
순자의 냉철한 합리주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효가 논쟁의 중심과제로서 담론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효의 담론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효경』의 성립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순자(荀子)의 냉철한 합리성은 다음의 논지에서 더욱 명료하게 드러난다. 순자(荀子)의 합리주의는 우리가 『삼강행실도』의 비판적 검토에서 논의한 바, 인륜관계의 쌍방성에 관한 것이다. 그는 일방적 관계는 결국 인간세에 파탄을 가져올 뿐이라고 굳게 믿는다. 순자(荀子)는 인륜관계의 무차별적 평등이라는 것은 혼란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하이어라키(hierarchy, 계층)는 인정하지만 복종주의나 권위주의는 수용하지 않는다. 그는 우선 군ㆍ신, 부ㆍ자, 형제, 부ㆍ부의 관계가 인륜도덕의 근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군..
맹자(孟子)를 반박하는 순자의 명쾌한 논리 데카르트의 코기탄스(cogitans)로부터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론(monadology)에 이르는 모호한 선험적 명제들을 대하다가, 갑자기 존 록크(John Locke, 1632~1704)의 ‘백지(white paper)’【록크는 『인간오성론』 속에서 ‘타불라 라사(tabula rasa)’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 그것은 1700년 삐에르 코스테Pierre Coste가 『인간오성론』을 불어로 번역할 때 아리스토텔레스 저작물의 라틴어 번역개념을 부과하여 날조한 개념이며 전혀 록크의 의도와 관련없다】를 대하는 느낌을 받는다. 록크는 『인간오성론』속에서 인간의 마음은 백지로써 태어나며, 그 백지 이전의 감성에 주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그 백지 위에 무한히 다채로운..
맹자(孟子)가 말하는 인의예지와 효 잠깐 앞서 얘기했던 ‘효의 담론화’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공자에게 맹무백(孟武伯)이 효를 물었다는 이야기는 분명히 ‘효’가 사회적 담론으로서 개념화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어(論語)』 「위정편」에 보면 제5장부터 제8장까지 쪼르르륵 ‘맹의 자문효(孟懿子問孝)’, ‘맹무백문효(孟武伯問孝)’, ‘자유문효(子游問孝)’, ‘자하문효(子夏問孝)’라는 식으로 양식화된 질문이 4장을 관(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공자 당대에 공자의 말로써 오간 상황이 기록된 것이라고 간주되기는 어렵다. “孟武伯問孝. 子曰: ‘父母唯其疾之憂’”라는 기록에서, 아마도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걱정이다’라는 문장은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공자의 말로서 공문(孔門) 내에서 전송된..
제8장 선진시대 효의 담론화 『효경』이라는 책명과 내용이 인용된 최초의 사례 『효경』」이 선진문헌에서 독립된 책자로서 언급되고, 그 책의 내용이 정확하게 인용되어 있는 최초의 사례를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선식람(先識覽)」 제4, 여섯 번째 편인 「찰미(察微)」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대저 나라를 보지(保持)하는 데 있어 최상의 방책은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태의 최초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의 방책은 벌어진 일이 결국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를 예견하는 것이다. 그 다음의 차선책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의 상황이라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다. 凡持國, 太上知始, 其次知終, 其次知中. 이 세 가지에 능하지 못하면 나라가 반드시 위태로워지고, 군주 자신도 궁색하게 되고 마는 ..
새로운 보편주의적 제국의 꿈 불란서의 좌파 지식인으로서 유럽 현대철학의 리더 중의 한 사람인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 )가 쓴 『성 바울(Saint Paul) - 보편주의의 정립(La fondation de l'universalisme)』이라는 책이 있다. 바디우는 결코 현대서구신학적 논쟁의 디테일한 맥락 속에서 바울을 해석하고 있지 않다. 마치 레닌이 맑스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러시아 공산혁명을 이룩했듯이, 예수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로마의 정치권력과 대항하는 또 다른 정신세계로서의 보편주의적 교회 - 세계질서를 창출해낸 사상가로서, 마치 하나의 콘템포러리 혁명적 이데올로그를 그리듯이 바울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누구든지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 자는 그리..
맹무백과 공자의 효 담론 우리는 『논어(論語)』의 구절들을 아주 상식적으로,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의식 속에 당연히 주어져 있는 평범한 사태로서 읽어버리고 말 수가 있다. 그런데 여기 『논어(論語)』 「위정」의 첫 마디,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孟武伯問孝]’라는 말은 객관적인 사태의 기술로서는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왜 뜬구름 없이 갑자기 효를 묻는가? 효가 무엇이길래 공자에게 갑자기 던지는 질문의 대상이 되는가? 효는 인간의 가장 순수한 원초적 감정이고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저절로 느끼는 감성의 체계일 것이다. 결코 이성적 질문의 대상으로서 객관적 탐구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라는 대 석학을 만났을 때 갑자기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는 사실은, 효가 이미 사회적 ..
유대교 창조신화나 희랍신들의 세계나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효 결여 유대교의 전통 속에서도 최초의 인간인 아담은 자신을 창조한 야훼 아버지와 선악과를 사이에 두고 끊임없는 긴장관계에 있다. 그리고 부인 하와(이브)와의 관계도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 하와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에 불과한 종속적 존재이다. 그리고 실낙원(失樂園)과 복락원(復樂園)의 테마는 인간과 야훼와의 긴장관계가 유지된 채 인간 삶의 역사성을 계속 신화적 합목적성 속에서 전개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서 효라는 주제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우스(Zeus)도 아버지 크로누스(Cronus)와 끊임없는 대립적 긴장관계에 놓여있다. 티탄들의 왕인 크로누스는 부인 레아(Rhea)와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자식들이 자기보다 더 강성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
인도유러피안 어군 속에는 ‘효’라는 개념이 없다 한번 이런 생각을 해보자! 요즈음 젊은이들에게 효심이 사라지고 있다고들 말한다. 이대로 가면 효도나 효성은 우리사회에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운운, 과연 그럴까? 한국인의 가족관계와 서양인의 가족관계를 차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은 일차적으로 말하는 존재이다. 불교가 아무리 불립문자를 이야기해도 인간 존재의 모든 규정성은 언어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말’이란 결코 서구언어학이나 철학이 말하는 어떤 추상적 논리나 감정이나 역사가 배제된 어떤 수학적 도상이 아니다. 말이란 존재의 역사이다. 말이란 단순히 의사전달을 위한 논리적 매개가 아니라, 나의 존재의 역사성을 토탈하게 규정하는 논리 이상의 그 무엇이다. 말이 의사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나의 의..
『효경』의 ‘경’은 오경박사제도 이후의 경 개념일 수 없다 공자는 하ㆍ은ㆍ주 삼대에 대한 뚜렷한 역사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통하여 미래를 예견하는 통찰력이 있었다. 그래서 『시(詩)』, 『서(書)』를 편찬했고, 『춘추(春秋)」라는 역사서를 편찬했다. 다시 말해서 유교만이 중국이란 무엇이며 중국의 역사는 어떻게 이어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막연하지만 선진시대에 ‘육예(六藝)’라는 말이 있었다고 사료되지만, 시(詩)ㆍ서(書)ㆍ예(禮)ㆍ악(樂)ㆍ역(易)ㆍ춘추(春秋)를 ‘육경(六經)’이라는 말로 지칭한 것은 『장자(莊子)』 「천운(天運)」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 최초의 용례이다. 그러나 과연 「천운(天運)」 편이 언제 만들어진 문헌인지를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7장 효와 제국의 꿈 『효경』은 누가 지었을까? 이상으로 주자학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여 한국인의 효관념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제 우리가 감행해야 할 작업은 『효경』이라는 텍스트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과연 누가 언제 왜 『효경』을 만들었는가?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아무 『효경』 책이나 거들떠보면 있는 얘기들을 내가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자자찬(孔子自撰), 증자소록(曾子所錄), 증자문인편집(曾子門人編輯), 자사소작(子思所作), 칠십제자문도의 유서(遺書), 한유소찬(漢儒所撰) 등등의 다양한 제설이 있으나, 그 작자(作者)를 이야기하면 ‘증자문인계열에서 성립한 책’이라는 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자는 효를 주제로 하여 공자학설을 발전시킨 인물이라는 것이 통설이고, 그 효의..
용주사 『부모은중경』, 『삼강행실도』를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 용주사 『부모은중경』은 정조대왕의 후원과 함께 조선말기 우리사회의 최대의 힛트작이 되었다. 그 후로 일제시대까지 다양한 판본이 유통되었고 그 포퓰라리티는 실제로 『삼강행실도』를 능가했다. 『삼강행실도』보다는 단일하게 촛점이 맞추어진 스토리이며 훨씬 더 부모의 은혜를 자식에게 가르치는데 유용했으며, 또 삶의 가치를 깨닫는데 어떤 종교적 위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삼강행실도』가 가르치는 의무적 효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효 개념이었다. 구한말의 기독교의 전파도 실상 『부모은중경』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다석이 ‘효기독론’을 주장하게 되는 배경에도 불교의 효의 보편주의적 패러다임이 깔려 있다. 실상 오늘날 기독교 신앙인들의 심리상태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은중경』은 가지산문 학승의 작품 보경스님과 정조의 특별한 만남이 단지 우발적인 사태가 아니라 기나긴 조선불교사의 필연적 기파(奇葩, 기이한 꽃)라 해야 할 것이다. 보경이 가지산문의 본산인 장흥 보림사의 스님이었고 또 용주사의 전신인 갈양사는 가지산문의 제2대 조사인 염거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가지산문은 체징(體澄) 이후로, 강진 무위사(無爲寺)에서 입적한 선각대사(先覺大師) 형미(逈微), 태조 왕건의 존숭을 받았던 풍기 비로암의 진공대사(眞空大師), 고려시대 숙종과 인종때 활약하였던 원응국사(圓應國師) 학일(學一), 『삼국유사』를 찬술한 보각국존(普覺國尊) 일연(一然), 충렬왕ㆍ충숙왕 때 존지를 선양하였던 보감국존(普鑑國尊) 혼구(混丘), 현재 한국 불교의 종조가 되는 태고보우(太古普愚)로써 그 법맥..
효의 새로운 보편주의적 지평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라는 이름의 경전이 중국에서 통용되지 않았으며 그것은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이름의, 우리나라 판본의 원형을 이룬다고 말할 수 있는 은중경류의 경전이 많이 있으나 우리나라 『불설대보부모은중경』과 같이 완벽한 체제를 갖춘 짜여진 경전은 존재하지 않는다【이러한 문제에 관하여서는 최은영, 『부모은중경』의 해설과,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 제10권 ‘부모은중경’ 항목을 보라】. 우리나라 판본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대덕본(大德本)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대덕 4년(충렬왕 26년, 1300)에 목판으로 간행된 『부모은중경』. 후대의 판본과 내용상 차이가 있으나 이영성(李永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