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문놀이터/한문소설 (343)
건빵이랑 놀자
14화: 마음을 간파당한 운영의 대처 妾卽下庭, 伏泣而對曰: “追辭之際, 偶然而發, 豈有他意乎! 今見疑於主君, 妾萬死無惜.” 大君命之坐曰: “詩出於性情, 不可掩匿, 汝勿復言.” 卽出綵帛十端, 分賜十人. 大君未嘗有私於妾, 而宮中之人, 皆知大君之意, 在於妾也. 해석 妾卽下庭, 伏泣而對曰: 저는 즉시 뜰에 내려 엎드려 울면서 고했습니다. “追辭之際, 偶然而發, “시를 지을 때에 우연히 나온 것이오, 豈有他意乎! 어찌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今見疑於主君, 妾萬死無惜.” 지금 주군의 의혹을 받으니, 첩은 만 번 죽어도 오히려 아까운 게 없습니다.” 大君命之坐曰: 대군은 명하여 앉게 하고는 말씀하셨습니다. “詩出於性情, 不可掩匿, “시는 성정으로 나와 억지로 숨기지는 못하는 것이다. 汝勿復言.” 너는 다시 말하지 ..
8화: 비해당에 모인 거필들 一日, 大君於妻等曰: “天下百家之才, 必就安靜處, 做工而後可成. 都城門外, 山川寂寥, 閻落稍遠, 於此做業, 可以專精.” 卽搆精舍十數間于其上, 扁其堂曰: ‘匪懈堂’, 又築一壇于其側, 名曰: ‘盟詩壇’, 皆顧名思義之意也. 一時文章鉅筆, 咸集其壇, 文章則成三問爲首, 筆法則崔興孝爲首. 雖然, 皆不及於大君之才也. 해석 一日, 大君於妻等曰: 하루는 대군이 저희를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天下百家之才, 必就安靜處, “천하의 모든 재사(才士)는 반드시 안정한 곳에 나아가서 做工而後可成. 갈고 닦은 후에야 이루어지는 법이니라. 都城門外, 山川寂寥, 閻落稍遠, 도성 문밖은 산천이 고요하고, 인가에서 좀 떨어졌을 것이니, 於此做業, 可以專精.” 거기에서 업을 닦으면 전심해지고 정밀해질 수 있을 것..
89화: 꿈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다 柳泳亦醉暫睡, 小焉, 山鳥一聲, 覺而視之, 雲烟滿地, 曉色蒼茫. 四顧無人, 只有金生所記冊子而已. 泳悵然無聊, 收神冊而歸, 藏之篋笥. 時或開覽, 則茫然自失, 寢食俱廢, 後遍遊名山, 不知所終云爾. 『國立圖書館本』 해석 柳泳亦醉暫睡, 小焉, 류영도 술이 취하여 자다가 山鳥一聲, 覺而視之, 산새의 우는 소리에 깨서 사면을 바라보니, 雲烟滿地, 曉色蒼茫. 구름과 연기는 천지에 가득하고 새벽빛은 푸르고 아득했다. 四顧無人, 只有金生所記冊子而已.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은 없고 김진사가 적은 책자만 남아 있을 뿐이다. 泳悵然無聊, 收神冊而歸, 藏之篋笥. 류영은 슬프고 무료하여 때때로 열어보고는 돌아와 상자 속에 감춰뒀다. 時或開覽, 則茫然自失, 寢食俱廢, 때때로 열어 보면 ..
88화: 김진사와 운영이 마지막으로 지은 시 進士醉倚雲英之身, 吟一絶句曰: “花落宮中燕雀飛 春光依舊主人非 中宵月色凉如許 碧露未沾翠羽衣” 雲英繼吟曰: “故宮柳花帶新春 千載豪華入夢頻 今夕來遊尋舊跡 不禁哀淚自沾巾” 해석 進士醉倚雲英之身, 吟一絶句曰: “花落宮中燕雀飛 春光依舊主人非 中宵月色凉如許 碧露未沾翠羽衣” 김진사는 술이 취하여 운영에 몸에 기대여 절구 한 수를 읊는다. 花落宮中燕雀飛 꽃 떨어진 궁중에 제비와 참새가 나니, 春光依舊主人非 봄빛은 예와 같되 주인은 아니구나. 中宵月色凉如許 한밤 달빛은 차기가 이러한데, 碧露未沾翠羽衣 푸른 이슬은 가볍게 푸른 털옷을 적시네. 雲英繼吟曰: “故宮柳花帶新春 千載豪華入夢頻 今夕來遊尋舊跡 不禁哀淚自沾巾” 운영도 따라 읊는다. 故宮柳花帶新春 고궁의 버들개지는 새 봄빛을 ..
87화: 유영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라고 부탁하다 乃揮淚而執柳泳之手曰: “海枯石爛, 此情不泯, 地老天荒, 此恨難消. 今夕與子相遇, 攄此悃愊, 非有宿世之緣, 何可得乎? 伏願尊君, 俯拾此藁, 傳之不朽, 而勿浪傳於浮薄之口, 以爲戱翫之資, 幸甚!” 해석 乃揮淚而執柳泳之手曰: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류영의 손을 잡는다. “海枯石爛, 此情不泯, “바다가 마르고 바위가 다 닳아도 이 정은 없어지지 않고, 地老天荒, 此恨難消. 천지가 노쇠하고 황폐해져도 이 한은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今夕與子相遇, 攄此悃愊, 오늘밤은 그대와 상봉하여 이처럼 진실하고 정성스런 일을 펼쳤지만 非有宿世之緣, 何可得乎? 전생의 인연은 없으니 어찌 얻을 수 있으리오? 伏願尊君, 俯拾此藁, 傳之不朽, 엎드려 원하오니 그대께서는 이 초고(草稿)를..
86화: 천상의 사람이라 밝히다 柳泳曰: “然則子皆爲天上之人乎?” 金生曰: “吾兩人素是天上仙人, 長侍玉皇前, 一日, 帝御太淸宮, 命我摘玉園之果, 我多取蟠桃瓊玉, 私與雲英而見覺, 謫下塵寰, 使之備經人間之苦. 今則玉皇已宥前愆, 俾陞三淸, 更侍香案前. 而時乘飇輪, 復尋塵世之舊遊耳.” 해석 柳泳曰: “然則子皆爲天上之人乎?” 류영이 물었다. “그러면 당신들은 천상의 사람이십니까?” 金生曰: “吾兩人素是天上仙人, 김진사가 답했다. “우리들은 원래 천상의 선인으로 長侍玉皇前, 오랫동안 옥황상제를 가까이서 모시고 있었습니다. 一日, 帝御太淸宮, 命我摘玉園之果, 하루는 상제께서 태청궁(太淸宮)에서 우리들에게 옥원(玉園)의 과실을 따오라 명하셔서 我多取蟠桃瓊玉, 私與雲英而見覺, 우리는 많이 반도(蟠桃)와 경옥(瓊玉)을 취..
85화: 김진사와 운영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 寫畢擲筆, 兩人相對悲泣, 不能自抑. 柳泳慰之曰: “兩人重逢, 志願畢矣. 讐奴已除, 憤惋洩矣. 何其悲痛之不止耶? 以不得再出人間而恨乎?” 金生垂淚而謝曰: “吾兩人皆含怨而死. 冥司怜其無罪, 欲使再生人世, 而地下之樂, 不減人間. 況天上之樂乎! 是以不願出世矣. 但今夕之悲傷, 大君一敗, 故宮無主人, 烏雀哀鳴, 人跡不倒, 已極悲矣. 況新經兵火之後, 華屋成灰, 粉墻摧毁, 而唯有階花芬茀, 庭草藪榮, 春光不改昔時之景敬, 而人事之變易如此, 重來憶舊, 寧不悲哉!” 해석 寫畢擲筆, 兩人相對悲泣, 不能自抑. 김진사는 여기까지 적고 붓을 던지자, 두 사람은 서로 붙들고 울며 자제하지 못한다. 柳泳慰之曰: “兩人重逢, 志願畢矣. 류영은 그들을 위로하며 말했다. “두 분이 여기서 다시 만남..
84화: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 특이는 인과응보를 받게 되다 沐浴潔身, 而就佛前面拜, 叩頭薦香, 合掌而祝曰: “雲英死時之約, 慘不忍負, 使特奴虔誠設齋, 冀資冥佑, 今聞所祝之言, 極其悖惡. 雲英之遺願, 盡歸虛地. 故小子敢復祝願. 能使雲英復生, 使金生得免如此之寃痛. 伏望世尊, 殺特奴, 着鐵架, 囚于地獄. 伏乞世尊, 苟如此發願, 則雲英爲尼, 燒十指, 作十二層金塔, 金生爲僧舍五戒, 創三巨刹, 以報其恩.” 祝訖, 起而百拜, 叩頭而出. 後七日, 特壓於陷井而死. 自是我無意於世事. 沐浴潔身, 着新衣, 臥于安靜之房, 不食四日, 長吁一聲, 因遂不起. 해석 沐浴潔身, 而就佛前面拜, 나는 목욕재계하고 불전에 나아가, 면배하여 叩頭薦香, 合掌而祝曰: 이마를 바닥에 대고 분향하며 합장하고 축원하였소. “雲英死時之約, 慘不忍負, “..
83화: 특이의 만행을 알게 되다 適當槐黃之節, 雖無赴擧之意, 托以做工. 上淸寧寺, 留數日, 細聞特之事, 不勝其憤, 而無特如何. 해석 適當槐黃之節, 雖無赴擧之意, 托以做工. 마침 백중일을 맞아 비록 과거시험에 뜻이 없었으나 공부를 힘썼소. 上淸寧寺, 留數日, 청녕사에 올라가 수 일간 체류하는데, 細聞特之事, 不勝其憤, 여러 승려에게 특이가 했던 바를 들었고 다시금 분함을 이기지 못하였으나, 而無特如何. 특이 없으니 어이하리오.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채 이상한 기척을 느끼다 4화: 함께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5화: 류영, 운영과 김 진사를 만나다 6화: 깊은 사연을 가진 운영과 김 진사 7화: 안평대..
82화: 마지막까지 거짓말로 진사를 우롱하다 特歸語我曰: “雲英閣氏, 必得生道矣. 設齋之夜, 現於奴夢曰, 至誠供佛, 不勝感謝. 拜且泣之, 寺僧之夢, 亦皆然矣” 我信之其說矣. 해석 特歸語我曰: “雲英閣氏, 必得生道矣. 특이는 돌아와서 내게 말했소. “운영 각시는 반드시 살 방도를 얻을 것입니다. 設齋之夜, 現於奴夢曰, 설재(設齋)하던 날 밤 저의 꿈에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至誠供佛, 不勝感謝. ‘지성으로 불공하여주니 감사함을 이길 수 없습니다.’ 拜且泣之, 寺僧之夢, 亦皆然矣” 절하면서 우시었고, 사찰 승려들의 꿈도 모두 그러하였습니다.” 我信之其說矣. 나는 저는 그 말을 믿고 실성통곡하였소.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
81화: 또 배신을 때린 특이 卽上寺, 三日叩臀而臥, 招僧謂之曰: ‘四十石之米何用? 盡入於供佛乎? 今可多備酒肉, 廣招俗客而饋之宜矣.’ 適有村女過之, 特强劫之. 留宿於僧堂, 已過數十日, 無意設齋. 寺僧皆憤之. 及其建醮日, 諸僧曰: ‘供佛之事, 施主爲重, 而施主不潔如此, 事極未安, 可沐浴於淸川, 潔身而行禮可矣.’ 特不得已出, 暫以水沃濯, 而入跪於佛前祝曰: ‘進士今日速死, 雲英明日復生, 爲特之配.’ 三晝夜發願之設, 唯此而已. 해석 卽上寺, 三日叩臀而臥, 招僧謂之曰: 그러나 특이는 절간에 올라가 삼일 간 엉덩이를 두드리며 누웠다가 승려를 불러 말했소. ‘四十石之米何用? 盡入於供佛乎? “사십 석의 쌀을 어디다 쓰겠소? 불공에 다 바치겠는가? 今可多備酒肉, 廣招俗客而饋之宜矣.’ 오늘 술과 고기를 많이 장만하여 세속..
80화: 죽은 운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특을 통해 사찰에서 예식을 드리게 하다 進士曰: “雲英自決之後, 一宮之人, 莫不號慟, 如喪考妣. 哭聲出於宮門之外. 我亦聞之, 氣絶久矣, 家人將招魂發喪, 一邊救活, 日暮時乃甦. 方定精神, 自念事已決矣. 無負供佛之約, 庶慰九泉之魂. 其金釧寶鏡及文房諸具盡賣之, 得四十石之米, 欲上淸寧寺設佛事, 而無可信使喚者, 呼特而言曰: ‘我盡宥前日之罪, 今爲我盡忠乎?’ 特伏泣而對曰: ‘奴雖冥頑, 亦非木石, 一身所負之罪, 擢髮難數. 今而宥之, 是枯木生葉, 白骨生肉, 敢不爲進士致死乎!’ 我曰: ‘我爲雲英, 設醮供佛, 以冀發願, 而無信任之人, 汝未可往乎’ 特曰: ‘謹受敎矣’ 해석 進士曰: “雲英自決之後, 一宮之人, 진사가 말했습니다. “운영이 자결한 후에, 궁의 사람들은 莫不號慟, 비통해 ..
79화: 운영, 결국 자살하다 小玉跪而告泣曰: “前日浣紗之行, 勿爲於城內者, 妾之議也. 紫鸞夜至南宮, 請之甚懇, 妾怜其意, 排群議從之, 雲英之毁節, 罪在妾身, 不在雲英. 伏願主君, 以妾之身續雲英之命.” 大君之怒稍解, 囚妾于別堂, 而其餘皆放之;其夜妾以羅巾, 自縊而死. 進士把筆而記, 雲英引古而敍, 甚詳悉. 해석 小玉跪而告泣曰: 소옥이 다시 꿇어 고하며 물었습니다. “前日浣紗之行, 勿爲於城內者, 妾之議也. “전일 완사(浣紗)의 여행을 성내로 가게 한 것은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紫鸞夜至南宮, 請之甚懇, 자란이 밤중에 남궁에 와서 간곡히 청함에, 妾怜其意, 排群議從之, 저도 그 심중을 알면서도 여러 사람의 뜻을 물리치고 자란을 좇았으니, 雲英之毁節, 이것이 운영의 훼절한 동기이옵니다. 罪在妾身, 不在雲英. 죄는 ..
78화: 운영의 대답내용 妾之招曰: “主君之恩, 如山如海. 而不能苦守貞節, 其罪一也. 前日所製之時, 見疑於主君, 而終不直告, 其罪二也. 西宮無罪之人, 以妾之故, 同被其罪, 其罪三也. 負此三大罪, 生亦何顔? 若或緩死, 妾當自決, 以待處分矣.” 大君覽畢, 又以紫鸞之招, 更展留眼, 怒色稍霽. 해석 妾之招曰: “主君之恩, 如山如海. 제가 공초했습니다. “주군의 은혜는 산 같으며, 바다 같습니다. 而不能苦守貞節, 其罪一也. 그럼에도 불구하옵고 정절을 지키지 못한 것이 죄의 하나이요, 前日所製之時, 見疑於主君, 전후 두 번이나 글을 지을 때에 주군의 의심을 받으면서 而終不直告, 其罪二也. 끝내 정직하게 고하지 않은 것이 죄의 둘이요, 西宮無罪之人, 以妾之故, 同被其罪, 其罪三也. 서궁의 무죄한 사람들이 첩으로 연고..
77화: 옥녀의 대답내용 玉女招曰: “西宮之榮, 妾旣與焉, 西宮之厄, 妾獨免哉? 火炎崑崗, 玉石俱焚, 今日之死, 得其所死矣.” 해석 玉女招曰: “西宮之榮, 妾旣與焉, 옥녀가 공초했습니다. “서궁의 영화를 제가 이미 함께 했는데, 西宮之厄, 妾獨免哉? 서궁의 위태로움을 제가 홀로 면할 수 있겠습니까? 火炎崑崗, 玉石俱焚, 곤강의 화염이 치솟아 옥석이 함께 불타니【『서경』 「胤征」】 今日之死, 得其所死矣.” 오늘의 죽음은 그 죽을 곳을 얻은 것입니다.”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채 이상한 기척을 느끼다 4화: 함께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5화: 류영, 운영과 김 진사를 만나다 6화: 깊은 사연을 가진 운영과..
76화: 자란의 대답내용 鶿鸞招曰: “今日之事, 罪在不測, 中心所懷, 何忍諱之. 妾等皆閭巷賤女. 父非大舜, 母非二妣, 則男女情欲, 何獨無乎? 穆王天子, 而每思瑤臺之樂, 項羽英雄, 而不禁帳中之淚, 主君何使雲英獨無雲雨之情乎? 金生乃當世之端士也, 引入內堂, 主君之事也. 命雲英奉硯, 主君之命也. 雲英久鎖深宮, 秋月春花, 每傷性情, 梧桐夜雨, 幾斷寸腸. 一見豪男, 喪心失性, 病入骨髓, 雖以長生之樂, 難以見效. 一夕如朝露之溘然, 則主君雖有惻隱之心, 顧何益哉? 妾之愚意, 一使金生得見雲英, 以解兩人之怨結, 則主君之積善, 莫大乎此. 前日雲英之毁節, 罪在妾身, 不在雲英. 妾之一言, 上不欺主君, 下不負同儕. 今日之死, 死亦榮矣. 伏願主君, 以妾之身續雲英之命矣.” 해석 鶿鸞招曰: “今日之事, 罪在不測, 자란이 공초했습니다. ..
75화: 비취의 대답내용 翡翠招曰: “主君撫恤之恩, 山不高, 海不深. 妾等憾懼, 惟事文墨絃歌而已. 今不洗之惡名, 偏及西宮, 生不如死矣, 惟伏願速就死地矣.” 해석 翡翠招曰: “主君撫恤之恩, 비취가 공초했습니다. “주군의 무휼(撫恤)하신 은혜는 山不高, 海不深. 산이 높지 않으며 바다가 깊지 않습니다. 妾等憾懼, 惟事文墨絃歌而已. 저희들은 서글픔과 두려움으로, 글을 짓고 거문고에 노래로 일을 삼을 뿐입니다, 今不洗之惡名, 偏及西宮, 지금 씻을 수 없는 악명이 서궁에 미쳤으니, 生不如死矣, 惟伏願速就死地矣.” 살아가는 것은 죽음만 같지 못합니다. 오직 엎드려 바라건대 속히 죽기를 바랄 뿐이외다.”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
74화: 은섬의 대답내용 銀蟾招曰: “男女情欲, 稟於陰陽, 無貴無賤, 人皆有之. 一閉深宮, 形單隻影, 看花掩淚, 對月消魂, 則可知人間之樂, 而所不爲者, 豈力不能而心不忍哉? 唯畏主君之威, 固守此心, 以爲枯死. 宮中之計, 今無所犯之罪, 而欲置之於死地, 妾等黃泉之下, 死不暝目矣.” 해석 銀蟾招曰: “男女情欲, 稟於陰陽, 은섬이 공초했습니다. “이성 간의 정욕은 음양에서 타고난 것으로, 無貴無賤, 人皆有之. 상하귀천이 없이 사람은 모두 소유하고 있습니다. 一閉深宮, 形單隻影, 그런데 한번 깊은 궁에 들면, 한 마리 외로운 새가 되어, 看花掩淚, 對月消魂, 꽃을 보면 눈물을 가리고, 달을 대하면 넋을 사르니, 則可知人間之樂, 인간의 즐거움을 알 수 있으니, 而所不爲者, 豈力不能而心不忍哉? 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
73화: 운영과 친하던 다섯 명의 궁녀들이 죽을 고비에 처하다 此言傳播, 入於宮中, 告于大君. 大君大怒, 使南宮人搜西宮, 則妾之衣服寶貨盡無矣. 大君招致西宮侍女五人于庭中, 嚴俱刑杖於眼前, 下令曰: “殺此五人, 以警他人.” 又敎執杖者曰: “勿計杖數, 以死爲準.” 五人曰: “願一言而死.” 大君曰: “所言何事? 悉陳其情.” 해석 此言傳播, 入於宮中, 告于大君. 곧 이 일이 소문이 나서 궁인의 귀에 전해지고, 대군에게 알렸습니다. 大君大怒, 使南宮人搜西宮, 대군은 매우 화내며 남궁 사람들 하여금 서궁을 수색하게 하여, 則妾之衣服寶貨盡無矣. 제 의복과 보화가 다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大君招致西宮侍女五人于庭中, 대군은 서궁의 시녀 다섯 명을 잡아다 뜰에 꿇리고, 嚴俱刑杖於眼前, 下令曰: 눈앞에서 형장(形杖)..
72화: 궁지에 몰린 특이가 궁궐 근처에서 진사를 음해하다 特自知其罪, 問於宮墻外盲人曰: “我向者晨過此宮墻之外, 有人自宮中踰西垣而出. 我知其爲賊, 高聲進逐, 其人棄所持物而走. 我持歸藏之, 以待本主之來推. 吾主索之廉隅, 聞吾得物, 躬來索出, 吾答以無他寶, 只得釧鏡二物云, 則主人躬入搜之, 果得二物. 亦其無饜, 方欲殺之, 故吾欲走去, 走之吉乎?” 盲曰: “吉矣.” 驥隣在旁, 多聞其語, 謂特曰: “汝主何許人? 虐奴如是耶?” 特曰: “吾主年少能文, 早晩應爲及第者, 而爲貪婪如此, 他日立朝, 用心可知.” 해석 特自知其罪, 問於宮墻外盲人曰: 특이는 자기의 죄를 아는지라, 궁 밖에 있는 장님에게 점을 쳤습니다. “我向者晨過此宮墻之外, “지난 날, 아침 전에 궁 밑으로 지나가려 할 때, 有人自宮中踰西垣而出. 궁중에서 담을..
71화: 특이의 계책을 간파하다 進士知特之所爲, 率奴十餘名, 不意圍其第搜之, 則只有金釧一雙, 雲南寶鏡一面. 以此爲臟物, 欲呈官推得, 而恐事泄. 不得此物, 則無以供佛之需. 心欲殺特, 而力不能制, 黽黙不語. 해석 進士知特之所爲, 率奴十餘名, 후에 진사는 특이가 했던 것을 알게 되어 노예 십 여명을 인솔하여 不意圍其第搜之, 예상치 않게 집을 둘러 수색했지만, 則只有金釧一雙, 雲南寶鏡一面. 다만 집에는 금팔찌 한 짝과 운남의 보경 하나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以此爲臟物, 欲呈官推得, 그것을 장물로 증거 삼아 관가로 소송하고 싶었지만 而恐事泄. 그러면 모든 일이 누설될까 두려웠습니다. 不得此物, 則無以供佛之需. 그러나 보물들을 얻지 못하면 불공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心欲殺特, 그래서 김진사는 마음으로 특이를..
70화: 특이가 간교한 계책으로 진사를 속이다 一日, 特自裂其衣, 自打其鼻, 以其流血, 遍身糢糊, 被髮跣足奔入, 伏庭而泣曰: “吾爲强賊所擊.” 仍不復言, 若氣絶者然. 進士慮特死, 則不知埋寶之處, 親灌藥物, 多般救活, 供饋酒肉. 十餘日乃起曰: “孤單一身, 獨守山中, 衆賊突入, 勢將剝殺, 故捨命而走, 僅保縷命. 若非此寶, 我安有如此之危乎? 賦命之險如此, 何不速死!” 卽以足頓地, 以拳叩胸而哭. 進士懼父母知之, 以溫言慰之而送之. 해석 一日, 特自裂其衣, 어느 날 특이는 자기가 입었던 옷을 찢어버리고, 自打其鼻, 以其流血, 遍身糢糊, 자기의 코를 때려 피를 온몸에 칠하고, 被髮跣足奔入, 伏庭而泣曰: 머리를 풀어 헤치고, 맨발로 진사의 집에 뛰어 들어가 뜰에 엎어져 울었습니다. “吾爲强賊所擊.” “제가 강도에게 맞..
69화: 특이에게 운영의 보물이 잘 있는지 묻다 進士不能盡看, 氣絶踣地. 家人急救乃甦. 特自外而入曰: “宮人答之何語, 如是其欲死!” 進士無他語, 只曰: “財寶汝愼守乎? 我將盡賣, 薦誠於佛, 以踐宿約矣.” 特還家自思曰: “宮女不出來, 其財寶天與我也.” 向壁竊笑, 而人莫知之矣. 해석 進士不能盡看, 氣絶踣地. 진사는 다 읽지도 못하고 기절하여 땅바닥에 넘어졌습니다. 家人急救乃甦. 집안사람들이 급히 구하여 김진사는 소생할 수 있었습니다. 特自外而入曰: 이에 특이가 밖에서 들어오면서 말했습니다. “宮人答之何語, 如是其欲死!” “궁인이 무슨 말로 답하였기에 이와 같이 죽고자 하십니까?” 進士無他語, 只曰: “財寶汝愼守乎? 진사는 다른 말은 않고 다만 말했습니다. “재보를 잘 지키고 있느냐? 我將盡賣, 薦誠於佛, 以..
68화: 진사에게 이별을 고하는 운영의 편지 其夜入來, 而妾病不能起, 使紫鸞迎入. 酒三行, 妾以封書寄之曰: “自此以後, 部得更見. 三生之緣, 百年之約, 今夕盡矣. 如或天緣未絶, 則當可相尋於九泉之下矣.” 進士抱書佇立, 脉脉相看, 叩胸流涕而出. 紫鸞慘不忍見, 倚柱隱身, 揮淚而立. 進士還家, 折而視之, 其書曰: “薄命妾雲英, 再拜白金郞足下. 妾以菲薄之資, 不幸以爲郞君之留意. 相思幾日, 相望幾時, 幸成一夜之交歡, 未盡如海之深情. 人間好事, 造物多猜. 宮人知之, 主君疑之, 禍迫朝夕, 死而後已. 伏願郞君, 此別之夜, 毋以賤妾置於懷抱間, 以傷思慮. 勉加學業, 擢高第, 登雲路, 揚名於世, 以顯父母. 而妾之衣服寶貨, 盡賣供佛, 百般祈祝, 至誠發願, 使三生未盡之緣分, 再續於後世, 至可至可矣.” 해석 其夜入來, 而妾病不能起..
67화: 사랑했지만, 그럴 수 없어 서로 시름시름 앓아가다 自是進士不復出入, 杜門病臥, 淚濺衾枕, 命如一縷. 特來見曰: “大丈夫死則死矣. 何忍相思怨結, 屑屑如兒女之傷懷, 自擲千金之軀乎? 今當以計, 取之不難也. 半夜入寂之時, 踰墻而入, 以綿塞其口, 負而超出, 則孰敢追我.” 進士曰: “其計亦危矣. 不如以誠叩之.” 해석 自是進士不復出入, 杜門病臥, 이후로 진사는 다시 궁에 출입하지 못하게 되어 문을 굳게 닫고 병석에 누우니 淚濺衾枕, 命如一縷. 눈물이 베개를 적셔, 명이 실오라기처럼 되었습니다. 特來見曰: “大丈夫死則死矣. 특이가 보고 말했습니다. “대장부가 죽고자 하면 죽을 것입니다. 何忍相思怨結, 屑屑如兒女之傷懷, 어찌 상사하는 원한을 만들고, 아녀자의 마음까지 상하게 하고, 自擲千金之軀乎? 스스로 천금과..
66화: 죽으려는 운영과 말리는 궁녀들 妾卽下庭, 叩頭而泣曰: “主君之一番見疑, 卽欲自盡. 而年未二旬, 且以更不見父母而死, 九泉之下, 死有餘感. 故偸生至此, 又今見疑, 一死何惜? 天地鬼神, 昭布森列, 侍女五人, 頃刻不離, 淫濊之名, 獨歸於妾, 生不如死. 妾今得所死矣.” 卽以羅巾, 自縊於欄干. 紫鸞曰: “主君如是英明, 而使無罪侍女自就死地, 自此以後, 妾等誓不把筆作句矣.” 大君雖盛怒, 而中心則實不欲其死, 故使紫鸞救之而不得死. 大君出素縑五端, 分賜五人曰: “製作最佳, 是以賞之.” 해석 妾卽下庭, 叩頭而泣曰: 저는 마당에 내려 머리를 조아리며 울면서 말했습니다. “主君之一番見疑, 卽欲自盡. “주군께서 처음 의심하실 때, 자진하고자 했습니다. 而年未二旬, 且以更不見父母而死, 하지만 나이 아직 스무 살이 안 되어 ..
65화: 안평대군, 결국 눈치 까다 一日, 大君坐西宮繡軒, 矮躑蠋盛開, 命侍女各賦五言絶句以進. 大君大加稱賞曰: “汝等之文, 日漸就將, 余甚嘉之. 而第雲英之詩, 顯有思人之意. 前日賦烟之詩, 微見其意, 今又如此, 汝之欲從者, 何人耶? 金生之樑文, 語涉疑異, 汝無乃金生有思乎.” 해석 一日, 大君坐西宮繡軒, 矮躑蠋盛開, 어느 날 대군이 서궁 수헌(繡軒)에 앉아 철쭉꽃이 활짝 피어난 것을 보고, 命侍女各賦五言絶句以進. 궁인들에게 오언절구(五言絶句)를 지어 올리라고 명하였습니다. 大君大加稱賞曰: 대군은 크게 칭찬하고 상을 내리며 말씀하셨습니다. “汝等之文, 日漸就將, 余甚嘉之. “너희들의 시작(詩作)이 날로 진경(進境)에 들어가니, 내가 심히 가상히 여기노라. 而第雲英之詩, 顯有思人之意. 그러나 다만 운영의 시에는..
64화: 자란은 떠나지 말고 좀 더 기다리라 말하다 卽呼紫鸞, 三人鼎足而坐, 妾以進士之計告之. 紫鸞大驚, 罵之曰: “相歡日久, 無乃自速禍敗耶! 一兩月相交, 亦可足矣, 踰墻逃走, 豈人之所忍爲也? 主君之傾意已久, 其不可去一也. 夫人之慈恤甚重, 其不可去二也. 禍及兩親, 其不可去三也. 罪及西宮, 其不可去四也. 旦天地一網罟, 非陞天入地, 則逃之焉往? 倘或被捉, 則其禍豈止於子之身乎? 夢兆之不祥, 不順言之, 而若或吉祥, 則汝肯往之乎? 莫如屈心抑志, 守貞安坐, 以聰於天耳. 娘子若年貌衰謝, 則主君之恩眷漸弛矣. 觀其事勢, 稱病久臥, 則必許還鄕矣. 當此之時, 與郞君携手同歸, 與之偕老, 計莫大焉, 不此之思耶. 當此之計, 汝雖欺人, 敢欺天乎?” 進士知事不成, 嗟歡含淚而出. 해석 卽呼紫鸞, 三人鼎足而坐, 妾以進士之計告之. 곧 자..
63화: 운영, 특을 의심하다 妾曰: “其曰長城者, 宮墻也. 其曰冒頓者, 此特也. 郞君熟知此奴之心乎?” 進士曰: “此奴素頑兇. 然於我則前日盡忠, 今日與娘結此好緣, 皆此奴之計也. 豈獻忠於始, 而爲惡於後乎?” 妾曰: “郞君之言, 如是懇眷, 何敢辭乎? 但紫鸞, 情若兄弟, 不可不告也.” 해석 妾曰: “其曰長城者, 宮墻也. 其曰冒頓者, 此特也. 제가 말했습니다. “장성(長城)은 궁장(宮墻)이오, 목돌은 특(特)입니다. 郞君熟知此奴之心乎?” 낭군께서는 특이의 마음을 익히 아시는지요?” 進士曰: “此奴素頑兇. 진사가 말했습니다. “이놈은 본디 미련하고 음흉하오. 然於我則前日盡忠, 今日與娘結此好緣, 皆此奴之計也. 그러나 나에게 전날 충성을 다했고, 오늘 낭자와 이런 호연을 맺은 건 모두 이놈의 계교이오. 豈獻忠於始, ..
62화: 불길한 느낌을 운영에게 말하다 翌日之夜, 進士入語妾曰: “可以去矣. 昨日之詩, 疑入大君之意, 今夜不去, 恐有後禍.” 妾對曰: “昨夕夢見一人, 狀貌獰惡, 自稱冒頓單于曰: ‘旣有宿約, 故久待長城之下.’ 覺而驚起, 甚怪夢兆之不祥, 郞君其亦思之乎?” 進士曰: “夢裡虛誕之事, 何可信也? 해석 翌日之夜, 進士入語妾曰: 이튿날 밤에 진사는 서궁에 들어가 제게 말했습니다. “可以去矣. 昨日之詩, 疑入大君之意, “도망가야 하오. 어제의 시에서 대군을 의심하게 하였으니, 今夜不去, 恐有後禍.” 오늘밤 도망가지 않으면 후환이 닥칠까 두렵소.” 妾對曰: “昨夕夢見一人, 제가 대답했습니다. “어젯밤에 꿈속에서 한 사람을 보았는데 狀貌獰惡, 自稱冒頓單于曰: 용모가 흉악한 자칭 목돌(冒頓)이라 하는 선우(單于)가 말하기를..
61화: 대군, 김 진사의 시를 보고 의심을 품다 大君以前搆匪懈堂, 欲得佳製懸板, 而諸客之詩, 皆未滿意. 强邀進士, 設宴懇之. 一揮而就, 文不加點, 而山水之景色, 堂搆之形容, 無不盡焉, 可以驚風雨, 泣鬼神. 大君句句稱賞曰: “不意今日復見王子安!” 吟咏不已. 但一句有‘隨墻暗竊風流曲’之語, 停口疑之. 進士起而拜曰: “醉不省人事, 願爲之辭退.” 大君命童僕, 扶而送之. 해석 大君以前搆匪懈堂, 欲得佳製懸板, 대군은 전에 비해당(匪懈堂)을 짓고 현판을 만들어 걸려고 하였지만, 而諸客之詩, 皆未滿意. 모든 객의 시가 뜻에 맞지 않았습니다. 强邀進士, 設宴懇之. 그래서 진사를 불러 잔치를 배설하고 현판을 청하였습니다. 一揮而就, 文不加點, 而山水之景色, 일필휘지로 쓰니 문장에 점을 더하지 않아도 산수의 경치와 堂搆之形..
60화: 특의 간교한 계책 特曰: “如此重寶, 積置于本宅, 則大上典必疑之, 積置于奴家, 則人必疑之. 無已則堀坑山中, 深瘞而堅守之可矣.” 進士曰: “若或見失, 則吾與汝難免盜賊之名矣, 汝可愼守.” 特曰: “吾計如此之深, 吾友如此之多, 天下無難事, 有何畏乎? 況持長劍, 晝夜不離, 則吾目可抉, 此寶不可奪. 吾足可斷, 則此寶不取, 願勿疑焉.” 蓋特意, 得此重寶而後, 妾與進士, 引入山谷, 屠殺進士, 而妾與財寶, 自占之計. 而進士迂儒, 不可知也. 해석 特曰: “如此重寶, 특이 말했습니다. “이런 보물을 積置于本宅, 則大上典必疑之, 본댁에 산 같이 쌓아놓으면 대군에게 의심을 받을 것이고, 積置于奴家, 則人必疑之. 소인의 집에 두면 이웃 사람에게 또한 의혹을 받을 것입니다. 無已則堀坑山中, 深瘞而堅守之可矣.” 그만두지 ..
59화: 특의 계책으로 도망갈 채비를 마치다 其夜, 以特之謀告於妾曰: “特之爲奴, 素多智謀. 以此計指揮, 其意如何” 妾許之曰: “妾之父母, 家財最饒. 故妾來時, 衣服寶貨, 多載而來. 且主君之所賜甚多, 此不可棄置而去. 今欲運之, 則雖馬十匹, 不能盡輸矣.” 進士歸於特, 特大喜曰: “何難之有?” 進士曰: “若然則計將安出?” 特曰: “吾友力士十七人, 以日强韌爲事, 人莫能當. 而與我甚結, 唯命是從. 使此輩運之, 則泰山亦可移矣.” 進士入語妾, 妾然之. 夜夜收拾, 七日之夜, 盡輸于外. 해석 其夜, 以特之謀告於妾曰: 그날 밤 특의 계교를 제게 알려줬습니다. “特之爲奴, 素多智謀. “특은 종이지만 본디 지략이 많소. 以此計指揮, 其意如何” 특이 이 계교를 지휘하니 그 뜻이 어떠하오?” 妾許之曰: “妾之父母, 家財最饒. ..
58화: 꼬리가 길수록 잡히는 법이기에 특이 알려준 방책 自是以後, 昏入曉出, 無夕不然. 喜深意密, 自不知止. 墻內雪上, 頗有跫痕. 宮人皆知其出入, 莫不危之. 一日, 進士忽慮好事之終成禍機, 中心大惧, 終日不樂. 特奴自外而進曰: “吾功甚大, 迄不論賞可乎?” 進士曰: “銘懷不忘, 早晩當重賞矣.” 特曰: “今見顔色, 亦似有憂, 未知何故耶?” 進士曰: “不見則病在心骨, 見之則罪在不測, 何之不憂?” 特曰: “然則何不竊負而逃乎?” 進士然之. 해석 自是以後, 昏入曉出, 無夕不然. 그 후로 황혼이면 궁중에 들어가고 새벽이면 나오니 그렇지 않은 저녁이 없었다. 喜深意密, 自不知止. 이렇게 깊고 은밀하여 기뻤기에 스스로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墻內雪上, 頗有跫痕. 하지만 궁 안의 눈 위에는 발자취가 낭자하게 남았습니다. ..
57화: 담장을 넘어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맛보다 進士用其計, 踰墻而入, 伏於竹林中, 月色如晝, 宮中寂廖. 少焉, 有人自內而出, 散步微吟. 進士披竹出頭曰: “何人來此?” 其人笑而答曰: “郞出郞出.” 進士趨而揖曰: “年少之人, 不勝風流之興, 冒犯萬死, 敢至于此, 願娘怜我.” 紫鸞曰: “苦待進士之來, 若大旱之望雲霓也. 今幸得見, 妾等蘇矣. 郞君, 願勿疑焉” 卽引而入, 進士由層階循曲欄, 竦肩而入. 妾開紗窓, 明玉燈而坐. 以獸形金爐, 燒鬱金香, 琉璃書案, 展『太平廣記』一卷, 見進士至, 起而迎拜. 郞亦答拜, 以賓主之禮, 分東西坐. 使紫鸞設珍羞奇饌, 而酌紫霞酒飮之. 酒三行, 進士佯醉曰: “夜如幾何?” 紫鸞會知其意, 垂帳閉門而出. 妾滅燈同枕, 喜可知矣. 夜旣向晨, 群鷄報曉, 進士起而去. 해석 進士用其計, 踰墻而入, ..
56화: 노예 특이 만들어준 사다리와 털버선 進士密窺其處, 則墻垣高峻, 自非身俱羽翼, 莫能至矣. 還家, 脉脉不語, 憂形於色. 其奴名特者, 素稱能而多術. 見進士之顔色, 進而跪曰: “進士主, 必不久於世矣.” 伏庭而泣. 進士跪而執其手, 悉陳其懷抱. 特曰: “何不早言? 吾當圖之.” 卽造槎橋, 甚爲輕捷, 能捲能舒. 捲之則如貼屛風, 舒之則五六丈許, 而可運於掌上. 特敎之曰: “持此橋, 上宮墻而還, 捲舒於內, 下之來時, 亦如之.” 進士使特試於庭, 果如其言, 進士甚喜之. 其夕將往時, 特又自懷中出給豹皮襪, 曰: “非此難越. 進士用着而行之, 輕如飛鳥, 所踐無足聲.” 해석 進士密窺其處, 則墻垣高峻, 진사는 그날 밤에 서궁에 왔지만 담장이 높고, 自非身俱羽翼, 莫能至矣. 자신의 몸엔 날개가 없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還家, 脉..
55화: 김 진사를 기다리며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란 其夜二更, 小玉與飛瓊, 明燭前導, 而來西宮曰: “日間之詩, 出於無情, 而言涉戱翫. 是以不避深夜, 負荊來謝耳.” 紫鸞曰: “五人之詩, 皆出南宮. 一自分宮之後, 頗有形跡, 有似唐時牛李之黨, 何不爲其然也. 女子之情則一也. 久閉離宮, 長弔隻影, 所對者燈燭而已, 所爲者絃歌而已. 百花含葩而笑, 雙燕交翼而戱, 薄命妾等, 同銷深宮, 覽物懷春, 情思如何. 朝雲岱神, 而頻入楚王之夢; 王母仙女, 而幾參瑤臺之宴. 女子之意, 宜無異同, 而南宮之人, 何獨與姮娥苦守貞節, 不悔靈藥之偸乎!” 飛瓊與玉女, 皆不禁淚流曰: “一人之心, 卽天下人之心也. 今承盛敎, 悲憾之懷, 油然而出矣.” 起拜而去. 妾謂紫鸞曰: “今夕, 妾與進士有金石之約. 今若不來, 明日必踰墻而來矣. 來則何以待之?” 紫鸞曰..
54화: 운영, 김 진사에게 서쪽 궁궐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다 妾騎馬, 而先來至巫家, 則巫顯有含慍之色, 向壁而坐, 不借顔色. 進士抱羅衫, 終日飮泣, 喪魂失性, 尙不知妾之來矣. 妾解左手所着雲南玉色金環, 納于進士之懷中曰: “郎君不以妾爲菲薄, 屈千金之軀, 來待陋舍, 妾雖不敏, 亦非木石, 敢不以死許之, 妾若食言, 有此金環” 行色忽遽, 起以將別, 流涕如雨. 與進士附耳語曰: “妾在西宮, 郎君來. 暮夜, 由西墻而入, 則三生未盡之緣, 庶可續矣.” 言訖, 拂衣而去. 先入宮門, 則八入繼至. 해석 妾騎馬, 而先來至巫家, 제가 말을 타고 먼저 무녀의 집으로 가니, 則巫顯有含慍之色, 向壁而坐, 不借顔色. 무녀는 화냄을 품은 기색으로 벽을 향해 앉아 안색을 아낌이 없었습니다. 進士抱羅衫, 終日飮泣, 진사는 라삼(羅衫)을 부여잡고..
53화: 친구들의 놀림이 가득한 시를 받고도 기분 나쁘지 않네 是夕來時, 紫鸞與妾又先出. 而向東門, 則小玉微笑, 賦一絶以贈之. 無非譏妾之意也, 妾中心羞赧, 而含忍受之, 其詩曰: “太乙祠前一水回 天壇雲盡九門開 細腰不勝狂風急 暫避林中日暮來” 紫鸞卽次其韻, 翡翠ㆍ玉女, 相繼次之, 亦皆譏妾之意也. 해석 是夕來時, 紫鸞與妾又先出. 而向東門, 저녁이 되어 저와 자란이 먼저 나와 동문 밖으로 가려할 적에 則小玉微笑, 賦一絶以贈之. 소옥이 미소 지으며 시 한 수를 지어주었습니다. 無非譏妾之意也, 妾中心羞赧, 而含忍受之, 그 시는 저를 희롱하는 글이었지만 저는 부끄러웠지만 참고 받았습니다. 其詩曰: “太乙祠前一水回 天壇雲盡九門開 細腰不勝狂風急 暫避林中日暮來” 그 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太乙祠前一水回 태을사 앞에는 한 물..
52화: 김진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술회 上年秋月之夜, 一見君子之容儀, 意謂天上神仙, 謫下塵寰. 妾之容色, 最出於九人之下, 而有何宿世之緣, 那知筆下之一點, 竟作胸中怨結之祟. 以簾間之望, 擬作奉箒之緣, 以夢中之見, 將續不忘之恩. 雖無一番衾裡之歡, 玉貌手容, 恍在眼中. 梨花杜鵑之啼, 梧桐夜雨之聲, 慘不忍聞, 庭前細草之生, 天際孤雲之飛, 慘不忍見. 或倚屛而坐, 或憑欄而立, 搥胸頓足, 獨訴蒼天而已. 不識郎君亦念妾否? 只恨此身未見郎君之前, 先自溘然, 則地老天荒, 此情不泯. 今日浣紗之行, 兩宮侍女皆已集, 故不得久留於此. 淚和墨汁, 魂結羅縷, 伏願郎君, 俯賜一覽. 又以拙句謹答前惠, 非此之僞弄, 聊以寓咏好意. 其文則傷秋之賦, 其詩則相思之詩也. 해석 上年秋月之夜, 一見君子之容儀, 그러다 지난 해 가을밤에 한 번 군자의 ..
51화: 궁녀의 한계에 대한 술회 恨不得爲男, 立身揚名, 而爲紅顔薄命之軀, 一閉深宮, 終成枯落而已, 豈不哀哉! 人生一死之後, 誰復知之. 是以恨結心曲, 怨塡胸海. 每停刺繡, 而付之燈火, 罷織錦, 而投杼下機, 裂破罷幃, 折其玉簪. 暫得酒興, 則脫爲散步, 剝落階花, 手折庭草, 如癡如狂, 情不自抑. 해석 恨不得爲男, 立身揚名, 남자로 태어나지 못해 입신양명하지 못하고, 而爲紅顔薄命之軀, 一閉深宮, 홍안박명(紅顔薄命)의 몸이 되어 한 번 깊은 궁에 갇히고는 終成枯落而已, 豈不哀哉! 끝내 말라죽을 운명이니 어찌 슬프지 않으리오. 人生一死之後, 誰復知之. 인생이 한번 죽은 후에 누가 다시 이것을 알리오? 是以恨結心曲, 怨塡胸海. 이러므로 한이 마음에 맺히고 원한이 가슴에 차오릅니다. 每停刺繡, 而付之燈火, 罷織錦, ..
50화: 궁녀가 된 이후의 파란만장한 삶 不禁思歸之情, 日以蓬頭垢面, 藍縷儀裳, 欲爲觀者之陋, 伏庭而泣. 宮人曰: “有一朶蓮花, 自生庭中.” 夫人愛之, 無異己出, 主君亦不以尋常視之, 宮中之人, 莫不親愛如骨肉. 一自從事學問之後, 頗知義理, 能審音律, 故宮人莫不敬服. 及徙西宮之後, 琴書專一, 所造益深. 凡賓客所製之詩, 無一掛眼, 才難不其然乎! 해석 不禁思歸之情, 그 후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정을 금하지 못해, 日以蓬頭垢面, 藍縷儀裳, 날마다 봉두난발인 머리에 때낀 얼굴을 하고 남루한 의상을 입자, 欲爲觀者之陋, 伏庭而泣. 보는 이들마다 더럽다고 하여 뜰의 엎드려 울기도 했습니다. 宮人曰: “有一朶蓮花, 自生庭中.” 궁인들이 말했습니다. ‘한 떨기 연꽃이 절로 뜨락에 피었구나.’ 夫人愛之, 無異己出, 부인이 ..
49화: 궁녀가 되기까지 妾鄕南方也, 父母愛妾, 偏於諸子中, 出遊嬉戱, 姙其所欲. 園林溪水之涯, 梅竹橘柚之蔭, 日以遊翫爲事. 苔磯釣漁之徒, 罷牧弄笛之兒, 朝暮入眼. 其他山野之態, 田家之興, 難以毛擧. 父母初敎以三綱行實, 七言唐音. 年十三, 主君招之, 故別父母, 遠兄弟, 來入宮門. 해석 妾鄕南方也, 父母愛妾, 偏於諸子中, 첩의 고향은 남방입니다. 부모님은 자식 중 저를 편애하시어 出遊嬉戱, 姙其所欲. 나가 놀아도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맡겨 두었나이다. 園林溪水之涯, 梅竹橘柚之蔭, 日以遊翫爲事. 숲속 시냇물 가, 매화, 대나무, 귤, 유자나무의 그늘 아래 날마다 놀기를 일삼았습니다. 苔磯釣漁之徒, 罷牧弄笛之兒, 이끼 낀 바위에서 물고기 낚는 무리와 소풀을 뜯기고 피리 부는 아이들이 朝暮入眼. 아침저녁으로 ..
48화: 드디어 두 사람이 함께 만나다 妾退還西宮, 以白羅衫, 書滿腔哀怨而懷之, 與紫鸞故爲落後, 謂執馬者曰: “東門外巫女, 最爲靈驗云, 我將往其家, 問病而行.” 僮僕如其言. 至其家, 巽辭哀乞曰: “今日之來, 本欲爲一見金進士耳. 可急通之, 則終身報恩.” 巫如其言送人, 則進士顚到而至矣. 兩人相見, 不得出一言, 但流涕而已. 妾以封書給之曰: “乘夕當還, 郞君於此留待.” 卽上馬而去. 進士坼封書而視之, 其辭曰: ‘曩者, 巫山神女, 傳致一札, 琅琅玉音, 滿紙丁寧. 敬奉三復, 悲歡交至, 意不自定. 卽欲答書, 而旣無信便. 且恐漏泄, 引領懸望, 欲飛無翼, 斷腸消魂. 只待死日, 而未死之前, 憑此尺素, 吐盡平生之懷, 伏願郎君留神焉.’ 해석 妾退還西宮, 以白羅衫, 저는 물러나 서궁으로 돌아온 뒤, 백라삼(白羅衫)에 書滿腔哀怨而..
22화: 김진사, 시의 종장(宗匠)을 평하다 大君把盃而問曰: “古之詩人, 孰爲宗匠?” 進士曰: “以小子所見言之, 李白天上神仙, 長在玉皇香案前, 而來遊玄圃, 餐盡玉液, 不勝醉興, 折得萬樹琪花, 隨風雨散落人間之氣像也. 至於盧王, 海上仙人, 日月出沒, 雲華變化, 滄波動搖, 鯨魚噴薄, 島嶼蒼茫, 草樹薈鬱, 浪花菱葉, 水鳥之歌, 蛟龍之淚, 悉藏於胸襟, 此詩之造化也. 孟浩然音響最高, 此學師曠, 習音律之人也. 李義山學得仙術, 早役詩魔, 一生編什, 無非鬼語也. 自餘紛紛, 何足盡陳.” 해석 大君把盃而問曰: “古之詩人, 孰爲宗匠?” 대군은 잔을 들면서 물었습니다. “옛날 시인의 누구를 종장(宗匠)이라 하나요?” 進士曰: “以小子所見言之, 李白天上神仙, 진사가 답했습니다. “소인의 소견으로 말씀드리면, 이백(李白)은 천상의..
47화: 자란을 믿고 따르겠다는 4명의 궁녀들 紫鸞曰: “從之者半, 不從者半, 事不諧矣.” 欲起而還坐, 更探其意, 或欲從之, 而以兩言爲恥. 紫鸞曰: “天下之事, 有正有權, 權而得中, 是亦正矣. 豈無變通之權, 而膠守前言乎.” 左右一時從之. 紫鸞曰: “余非好辯, 爲人謀忠, 不得不爾.” 飛瓊曰: “古者蘇秦, 使六國合從, 今紫鸞能使五入承順, 可謂辯士.” 紫鸞曰: “蘇秦能佩六國相印, 今吾以何物贈之乎?” 金蓮曰: “合從者, 六國之利也. 今此承順, 有何所利於五人乎?” 因相對大笑. 紫鸞曰: “南宮之人皆善, 而能使雲英復繼垂絶之命, 豈不拜謝?” 乃起而再拜, 小玉亦起而拜. 紫鸞曰: “今日之事, 五人從之, 上有天, 下有地, 燈燭照之, 鬼神臨之, 明日, 豈有他意乎?” 乃起拜而去, 五人皆拜送于中門之外. 紫鸞歸於妾, 妾扶壁而起, ..
46화: 소옥은 운영을 따르기로 하다 小玉曰: “妾旣許諾, 三人之志, 旣已順矣, 豈可半塗而廢乎. 設或事泄, 雲英獨被其罪, 他人何與焉哉. 妾不爲再言, 當爲雲英死之.” 해석 小玉曰: “妾旣許諾, 三人之志, 소옥이 말했다. “나는 이미 허락했고 세 사람의 뜻도 旣已順矣, 豈可半塗而廢乎. 이미 따르기로 했으니 어찌 중도에 폐기하겠는가? 設或事泄, 雲英獨被其罪, 설혹 일이 누설되어 운영이 홀로 죄를 당하더라도, 他人何與焉哉. 어찌 다른 사람에게 미치겠는가? 妾不爲再言, 當爲雲英死之.” 나는 다시 말하지 않고 마땅히 운영을 위하여 죽으리다.”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채 이상한 기척을 느끼다 4화: 함께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45화: 운영의 상사병에 대한 간절한 이야기 雲娘答曰: “不幸有疾, 朝夕將死. 妾之微命, 死無足惜, 而九人之文章才華, 日就月長, 他日, 佳篇麗什, 聳動一世, 而妾不及見矣, 是以悲不能禁.” 其言頗極悽切, 妾爲之下淚, 到今思之, 其疾實在於所思也. 嗟呼! 紫鸞, 雲娘之友也. 欲以垂死之人, 置之於天壇之上, 不亦難哉. 今日之計, 若不得成, 則泉壤之下, 死不暝目, 怨歸南宮, 其有旣乎? 『書』曰: “作善降之百祥, 不善降之百殃” 今此之論, 善乎? 不善乎?” 해석 雲娘答曰: “不幸有疾, 朝夕將死. 운영이 말했다. “불행히 병이 있어 조석으로 죽을 듯하다. 妾之微命, 死無足惜, 나의 미미한 목숨이야 죽어 아까울 게 없지만 而九人之文章才華, 日就月長, 아홉 명의 문장과 재화가 일취월장하니, 他日, 佳篇麗什, 聳動一世, 다른..
44화: 운영과의 인연에 대한 비경의 발언 飛瓊泣把羅帶, 强留之, 以鸚鵡盃, 酌雲乳勸之, 左右皆飮. 金蓮曰: “今夕之會, 務在從容, 而飛瓊之泣, 妾實悶之.” 飛瓊曰: “初在南宮時, 與雲英交道甚密, 死生榮辱, 若與同之, 今雖異居, 寧忍忘之. 前日, 主君前問安時, 見雲英於堂前, 纖腰瘦盡, 容色憔悴. 聲音細縷, 若不出口. 起拜之際, 無力仆地, 妾扶而起之, 以善言慰之.” 해석 飛瓊泣把羅帶, 强留之, 비경이 울면서 비단허리띠를 잡고 억지로 만류하고, 以鸚鵡盃, 酌雲乳勸之, 左右皆飮. 앵무잔에다 유하주를 따르고 권하여 좌우에서 모두 마셨습니다. 金蓮曰: “今夕之會, 務在從容, 금련이 말했다. “오늘 저녁 모임은 힘써 조용히 해야 하는데, 而飛瓊之泣, 妾實悶之.” 비경의 울음소리에 나는 참으로 괴롭다.” 飛瓊曰: “..
43화: 금련마저 구설수가 날까 두려워하며 완사행사에 빠지겠다고 하다 金蓮曰: “今夜之論, 終不歸一, 我且穆卜.” 卽展『羲經』而占之, 得卦解之曰: “明日, 雲英必遇丈夫矣. 雲英容貌擧止, 似非人世間者也. 主君傾心已久, 而雲英以死拒之, 無他故矣, 不忍負夫人之恩也. 主君之威令雖嚴, 而恐傷雲英之身, 故不敢近之. 今舍此寂寞之處, 而欲往彼繁華之地, 遊俠少年見其色, 則必有喪魂欲狂者. 雖不能相近, 而指點送目, 斯亦辱矣. 前日, 主君下令曰: ‘宮女出門, 外人之名, 其罪皆死.’ 今此之行, 妾不與焉.” 紫鸞知事不儕, 憮然不樂, 方欲辭去. 해석 金蓮曰: “今夜之論, 終不歸一, 금련이 말했다. “오늘밤 의론은 끝내 결론을 못 냈으니, 我且穆卜.” 나는 또한 화목하게 될까 점 치리라.” 卽展『羲經』而占之, 得卦解之曰: 그리고 곧..
42화: 완사행사에 빠지겠다는 보련의 발언 寶連曰: “言者文身之具, 謹與不謹, 慶殃隨之. 是故, 君子愼之, 守口如甁. 漢時, 丙吉張相如, 終日不語, 而事無不成, 嗇夫喋喋利口, 而張釋之, 秦詆之. 以妾觀之, 紫鸞之言, 隱而不發; 小玉之言, 强而勉從; 芙蓉之言, 務在文飾, 皆不合吾意, 今此之行, 妾不與焉.” 해석 寶連曰: “言者文身之具, 보련이 말했다. “말이란 문신하는 도구와 같아서, 謹與不謹, 慶殃隨之. 삼가느냐 삼가지 않느냐에 따라 경사와 재앙이 따른다. 是故, 君子愼之, 守口如甁. 이러므로 군자는 이를 삼가 입지키기를 병(甁)과 같이해야 한다. 漢時, 丙吉張相如, 한(漢) 나라 때에 장상여(張相如)는 終日不語, 而事無不成, 종일 말하지 않아도 일을 이루지 못함이 없었고, 嗇夫喋喋利口, 而張釋之, 秦詆..
41화: 부용이의 딴지걸기 芙蓉曰: “凡事心定, 上言未定, 兩人爭之, 終夜未決, 事不順矣. 一家之事, 主君不知, 而僕妾密議, 心不忠矣. 日間所爭之事, 宵未半而屈之人, 人不信矣. 且淸湫玉川, 無處不有, 而必往城祠, 似不宜矣. 匪懈堂前, 水淸石白, 每歲浣洗於此, 而今欲所轍, 亦不宜矣. 一擧而有此五失, 妾不從命.” 해석 芙蓉曰: “凡事心定, 上言未定, 부용이 말했다. “무릇 일이란 마음을 결정해야 하는데, 먼저 정해지지 않은 것을 말하여 兩人爭之, 終夜未決, 事不順矣. 두 사람이 다투니 일이 순조롭지 않겠구나. 一家之事, 主君不知, 而僕妾密議, 心不忠矣. 한 집안의 일을 대군도 모르게 우리들끼리 몰래 의논하니 마음이 불충하구나. 日間所爭之事, 宵未半而屈之人, 人不信矣. 낮에 다투던 일을 밤이 반도 안 가서 굴..
40화: 자란의 가슴 절절한 얘기에 소옥이도 따르기로 하다 小玉起而謝曰: “我燭理未瑩, 不及於君遠矣. 初不許城內者, 城中素多無賴俠客之徒, 慮有意外强暴之辱, 故疑之, 今汝能使余, 不遠而復通. 自今以後, 雖白日昇天, 而吾可從之; 雖憑河入海, 而亦可從之. 所謂因人成事, 而及其成功則一也.” 해석 小玉起而謝曰: “我燭理未瑩, 不及於君遠矣. 그러자 소옥이 일어나 사례하며 말했다. “내가 밝은 이치가 어두워, 너의 원대함에 미치지 못했구나. 初不許城內者, 城中素多無賴俠客之徒, 처음에 성 안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성 안에는 본디 무뢰한 협객의 무리가 많아 慮有意外强暴之辱, 故疑之, 뜻밖에 강포한 욕을 당할까 염려하여 그 점을 의심하였는데, 今汝能使余, 不遠而復通. 너는 나로 하여금 멀어지지 않도록 하고 다시 소통하게 ..
39화: 빨래터를 정하기 위한 궁녀들의 설전 – 궁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불행 其夜, 紫鸞曰: “南宮五人中, 小玉主論, 我以奇計, 可回其意.” 以玉燈前導, 至南宮, 金蓮喜迎曰: “一分西宮, 如隔秦楚, 不意今夕玉體左臨, 深謝厚意.” 小玉曰: “何謝之有? 此乃說客也.” 紫鸞歛袵正色曰: “他人有心, 予忖度之, 其子之說歟?” 小玉曰: “西宮之人, 欲往昭格署洞, 而我獨堅執. 故汝中夜來訪, 其謂說客, 不亦宜乎.” 紫鸞曰: “西宮五人中, 吾獨欲往城內也.” 小玉曰: “獨思城內, 其何意哉?” 紫鸞曰: “吾聞昭格署洞, 乃祭天星之處, 而洞名三淸云. 吾徒十人, 必是三淸仙女, 誤讀『黃庭經』, 謫下人間. 旣在塵寰, 則山家野村, 農墅漁店, 何處不可? 而牢鎖深宮, 有若籠中之鳥, 聞黃鸝而歎息, 對綠楊而歔欷. 至於乳燕雙飛, 栖鳥兩眠,..
38화: 빨래터를 정하려는 남궁과 서궁 사람들의 다툼 于時, 旅鴈南飛, 玉露成團, 淸溪浣紗. 正當其時. 欲與諸女, 牢定日期, 而論議甲乙, 未定浣濯之所. 南宮之人曰: “淸溪白石, 無踰於蕩春臺下.” 西宮之人曰: “昭格署洞泉石, 不下於門外, 何必舍邇而求諸遠乎.” 南宮之人, 固執不許, 未決而罷. 해석 于時, 旅鴈南飛, 玉露成團, 곧 기러기 떼는 남쪽으로 날아가고, 옥이슬이 둥그러지면 , 淸溪浣紗. 正當其時. 맑은 시냇물에 빨래를 해왔는데, 정히 그 때를 당하였습니다. 欲與諸女, 牢定日期, 여러 궁녀들과 날짜를 정하려 했지만 而論議甲乙, 未定浣濯之所. 의론이 분분하여 빨래할 장소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南宮之人曰: “淸溪白石, 無踰於蕩春臺下.” 남궁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맑은 시내와 흰 돌로 탕춘대(蕩春臺) 아래..
37화: 사실을 알고 놀려먹는 비취 翡翠微聞其語, 佯若不知, 而語妾曰: “汝初來時, 顔色如梨花, 不施鉛粉, 而有天然綽約之恣, 故宮中之人, 以虢國夫人稱之. 比來容色減舊, 漸不如初, 是何故耶?” 妾答曰: “稟質虛弱, 每當炎節, 則例有署渴之病, 梧桐葉落, 繡幕生凉, 則自至稍蘇矣.” 翡翠賦一詩戱贈. 無非翫弄之態, 而意思絶妙, 妾奇其才而羞其弄. “荏苒數月 節屬淸秋 凄風夕起 細菊吐黃 草虫歛聲 皓月流光 妾知西宮之 人已不可隱” 해석 翡翠微聞其語, 佯若不知, 而語妾曰: 비취는 은밀히 그 말을 듣고 모르는 채 연기하다가 저에게 말했답니다. “汝初來時, 顔色如梨花, “너는 처음 궁에 왔을 때에는, 안색이 배꽃 같아서 不施鉛粉, 而有天然綽約之恣, 분을 바르지 않아도 천연미가 있기 때문에 故宮中之人, 以虢國夫人稱之. 궁인들이 ..
36화: 자란이 알려준 방법 一夕, 紫鸞密言于妾曰: “宮中之人, 每歲仲秋, 浣紗於蕩春臺下之水, 仍說盃酌而罷. 今年則設於昭格署洞, 而往來尋見其巫, 則此第一良策.” 妾然之, 若待仲秋, 度一日如三秋. 해석 一夕, 紫鸞密言于妾曰: 어느 날 저녁에 자란이 은밀히 제게 말했습니다. “宮中之人, 每歲仲秋, “궁중의 사람들은 매년 중추절이면 浣紗於蕩春臺下之水, 仍說盃酌而罷. 탕춘대(蕩春臺) 아래 물에서 빨래를 행하여 주연을 열려. 今年則設於昭格署洞, 금년에는 아마 소격서동(昭格署洞)에 설치했다면 而往來尋見其巫, 則此第一良策.” 오가다 그 무녀를 찾는 것이 제일의 상책이야.” 妾然之, 若待仲秋, 度一日如三秋. 저는 이 말에 동의하여 중추절을 기다렸는데 하루가 세 번의 가을 같았습니다.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
35화: 서궁으로 가게 된 운영, 어떻게 김 진사를 만날까 一日, 大君呼翡翠曰: “汝等十人, 同在一室, 業不專一, 當分五人置之西宮.” 妾與紫鸞ㆍ銀蟾ㆍ玉女ㆍ翡翠, 卽日移焉. 玉女曰: “幽花細草, 流水芳林, 正似山家野庄, 眞所謂讀書堂也.” 妾答曰: “旣非舍人, 又非僧尼, 而鎖此深宮, 眞所謂長信宮也.” 左右莫不嗟惋. 其後, 妾欲作一書, 以致意於進士, 以至誠事巫, 請之甚懇, 而終不肯來, 盖不無挾憾於進士之無意於渠也. 해석 一日, 大君呼翡翠曰: 하루는 대군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비취를 불러 말하셨습니다. “汝等十人, 同在一室, “너희 열 사람이 한 방에 있으면 業不專一, 當分五人置之西宮.” 학업에 방해가 되니, 다섯 명은 서궁(西宮)에 두기로 하겠다.” 妾與紫鸞ㆍ銀蟾ㆍ玉女ㆍ翡翠, 卽日移焉. 그래서 저와 자란, 은..
34화: 김진사의 맘을 알게 된 운영이의 애끓는 마음 妾覽罷, 聲斷氣塞, 口不能言, 淚盡繼血. 隱身於屛風之後, 唯畏人知. 自是厥後, 頃刻不忘, 如癡如狂, 見於辭色, 主君之疑, 人言之怪, 實不虛矣. 紫鸞亦怨女, 及聞此言, 含淚而言曰: “詩出於性情, 不可欺也.” 해석 妾覽罷, 聲斷氣塞, 저는 읽기를 마치니 소리는 끊어지고 기운은 막혀 口不能言, 淚盡繼血. 입으로 말할 수 없었고 눈물이 다하자 피눈물이 이어졌습니다. 隱身於屛風之後, 唯畏人知. 다만 병풍 뒤에 몸을 감추고 오직 사람이 알까하여 두렵기만 했습니다. 自是厥後, 頃刻不忘, 如癡如狂, 그 후로부터는 세월 가는 줄도 잊고 미친 듯 설친 듯하여 見於辭色, 主君之疑, 말과 안색에 드러나니 대군의 의혹함이나 人言之怪, 實不虛矣. 타인들의 소문이 괴이함도 실로..
33화: 무녀가 운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다 巫持入宮門, 則宮中之人皆怪其來, 巫權辭以對. 乃得間目, 引妾于後庭無人處, 以封書授之. 妾還房拆而視之. 其書云: “自一番目成之後, 心飛魂越, 不能定情, 每向城西, 幾斷寸腸. 曾因壁間之傳書, 敬承不忘之玉音, 開未盡而咽塞, 讀未半而淚滴濕字. 自是之後, 寢不能寐, 食不下咽, 病入膏盲, 百藥無效. 九原可見, 唯願溘然而從. 蒼天俯憐, 神鬼黙佑, 倘使生前, 一洩此恨, 則當紛身磨骨, 以祭于天地百神之靈矣. 臨楮哽咽, 夫復何言, 不備謹書.” 書下復有七韻一詩云: “樓閣重重掩夕霏 樹陰雲影摠依微 落花流水隨溝出 乳燕含泥趁檻歸 倚枕未成蝴蝶夢 回眸空望鴈魚稀 玉容在眼何無語 草緣鸞啼淚濕衣” 해석 巫持入宮門, 則宮中之人皆怪其來, 무녀는 편지를 가지고 수성궁으로 들어가니 궁중의 사람들도 무녀가 온 ..
32화: 김진사의 침착한 마음에 무녀도 도와주기로 하다 巫卽就靈座, 拜于神前, 搖鈴祝說, 遍身寒戰, 頃之. 動身而言曰: “郎君誠可怜也. 以齟齬之策, 欲遂其難成之計, 非但其意不成, 未及三年, 其爲泉下之人哉.” 進士泣而謝曰: “巫雖不言, 我亦知之. 然中心怨結, 百藥未解. 若因神巫, 幸傳尺素, 則死亦榮矣.” 巫曰: “卑賤巫女, 雖因神祀, 時或出入, 而非有招命, 則不敢入. 然爲郎君, 試一往焉.” 進士自懷中出一封書, 以贈曰: “愼毋枉傳, 以作禍機.” 해석 巫卽就靈座, 拜于神前, 무녀도 곧 영좌에 나가 신에게 배례하고 搖鈴祝說, 遍身寒戰, 頃之. 방울을 흔들며 축설하니 몸엔 한기가 잠깐 동안 머물렀다. 動身而言曰: “郎君誠可怜也. 그러고선 몸을 움직여 말했습니다. “낭군은 정말 가련합니다. 以齟齬之策, 欲遂其難成之..
31화: 자신에게 마음을 둔 무녀를 물리 친 김진사 巫見進士容貌脫俗, 中心悅之. 而連日往來, 不出一言. 意謂年少之人, 必以羞澁不言. 我先以意挑之, 挽留繼夜, 要以同枕. 明日, 沐浴梳洗, 盡態凝粧, 多般盛飾. 布滿花氈瓊瑤席, 使小婢坐門外候之. 進士又至, 見其容飾之華, 鋪陳之美, 中心怪之. 巫曰: “今夕何夕? 見此至人.” 進士意不在焉, 不答其語, 愀然不樂. 巫怒曰: “寡女之家, 年少之男, 何往來之不憚煩!” 進士曰: “巫若神異, 則豈不知我來之意乎?” 해석 巫見進士容貌脫俗, 中心悅之. 무녀는 진사의 용모가 탈속적인 것을 보고 마음속에서 정염이 타올랐습니다. 而連日往來, 不出一言. 그러나 진사가 매일 와도 한 마디도 안 하는 것은, 意謂年少之人, 必以羞澁不言. ‘아직 연소하기에 반드시 부끄러워 말하지 않는 것’이..
30화: 편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무녀를 찾아가다 聞有一巫女, 居在東門外, 以靈異得名, 出入其宮中, 甚見寵信. 進士訪至其家, 則其巫年未三旬, 姿色殊美, 早寡, 以淫女自處. 見進士至, 盛備酒饌, 而待之甚厚. 進士把盃不飮曰: “今日有忙迫之事, 明日再來矣.” 翌日又往, 則亦如之. 進士不敢開口, 但曰: “明日又再來矣.” 해석 聞有一巫女, 居在東門外, 그런데 진사는 우연히 한 무녀(巫女)가 동문밖에 사는데, 以靈異得名, 出入其宮中, 甚見寵信. 영험하기로 이름이 높아 자주 수성궁에 출입하면서 대군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進士訪至其家, 진사가 무녀의 집을 심방했는데 則其巫年未三旬, 姿色殊美, 무녀는 나이가 삼십을 넘진 않았으며 자색이 아름다웠습니다. 早寡, 以淫女自處. 그러나 일찍이 과부가 되어..
29화: 운영의 맘을 알게 된 김진사는 괴로워만 지네 拆而視之, 悲不自勝, 不忍釋手, 思念之情, 倍於曩時, 如不能自存. 卽欲答書以寄, 而靑鳥無憑, 獨自愁歎而已. 해석 拆而視之, 悲不自勝, 不忍釋手, 진사는 편지를 열어보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차마 손에서 놓지 못하고, 思念之情, 倍於曩時, 如不能自存. 그리워하는 정은 지난날보다 배가 되어 스스로 보존할 수 없는 듯했다. 卽欲答書以寄, 而靑鳥無憑, 곧 제게 답서를 전하려 하였지만 청조(靑鳥)【靑鳥: 즉 전설적인 선녀인 西王母의 사신으로, 보통 임금의 사신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漢나라 班固의 『漢武故事』에 “홀연히 푸른 새 한 마리가 서방에서 날아와 전각 앞에 내려앉자, 상이 동방삭에게 물으니, 동방삭이 서왕모가 오려는 모양이라고 대답하였는데, 과연 얼마..
28화: 기회를 엿보다 전한 운영의 마음을 받아들다 坐客皆歛膝而敬. 進士以年少儒生, 坐於末席, 與內只隔一壁. 夜已將闌, 衆賓大醉. 妾穴壁作孔而窺之, 進士亦知其意, 向隅而坐. 妾以封書, 從穴投之, 進士拾得歸家. 해석 坐客皆歛膝而敬. 좌중은 모두 무릎을 가다듬고 이 말을 공경하였습니다. 進士以年少儒生, 坐於末席, 진사는 나이 어린 유생이었기에 말석에 앉았는데, 與內只隔一壁. 제가 있던 안쪽과는 다만 한 벽의 사이였습니다. 夜已將闌, 衆賓大醉. 어느덧 밤도 야심하고 문객들은 모두 취하였습니다. 妾穴壁作孔而窺之, 저는 벽에 구멍을 내고 엿보고 있었는데, 進士亦知其意, 向隅而坐. 진사도 또한 그 뜻을 알고 구석을 향하여 앉았습니다. 妾以封書, 從穴投之, 이때 저는 편지를 벽 틈으로 던졌는데 進士拾得歸家. 진사는 ..
27화: 김진사의 시를 본 묵객들의 초대로 다시 찾아오다 其夜月夕, 大君開酒大會, 賓客咸稱進士之才, 以二詩示之. 俱各傳觀, 稱贊不已, 皆願一見. 大君卽送人馬請之. 俄而, 進士至而就坐, 形容癯瘦, 風槪消沮, 殊非昔日之氣像. 大君慰之曰: “進士未憂楚之心, 而先有澤畔之憔悴乎?” 滿坐大笑. 進士起而謝曰: “僕以寒賤儒生, 猥蒙進士之寵眷, 福過災生, 疾病纏身, 食飮專廢, 起居須人, 今承厚招, 扶曳來謁矣.” 해석 其夜月夕, 大君開酒大會, 그런데 어느 날 달밤에 대군이 주대회를 열어 문객들을 청하여 賓客咸稱進士之才, 以二詩示之. 빈객이 다 진사의 시재를 칭찬하며 진사의 시 두 수를 문객들에게 보였습니다. 俱各傳觀, 稱贊不已, 皆願一見. 모두 각각 전달하며 보며 칭찬을 그치질 않았고 모두 진사를 한번 보기를 원했습니다...
26화: 운영, 김진사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태우다 其後, 大君頻接進士, 而以妾等不相見, 故妾每從門隙而窺之, 一日, 以薛濤牋寫五言四韻一首曰: “布衣革帶士 玉貌如神仙 每從簾間望 何無月下緣 洗顔淚作水 彈琴恨鳴絃 無限胸中怨 擡頭欲訴天” 以詩及金鈿一隻同裏, 重封十襲, 欲寄進士, 而無便可達. 해석 其後, 大君頻接進士, 그 후에도 대군은 자주 진사와 접촉했지만, 而以妾等不相見, 故妾每從門隙而窺之, 저희들에게 서로 보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매번 문틈으로 엿보았습니다. 一日, 以薛濤牋寫五言四韻一首曰: “布衣革帶士 玉貌如神仙 每從簾間望 何無月下緣 洗顔淚作水 彈琴恨鳴絃 無限胸中怨 擡頭欲訴天” 하루는 설도전(薛濤牋)에다 오언 사운 한 수를 썼습니다. 布衣革帶士 玉貌如神仙 베옷 입고 가죽띠 띤 선비가 옥 같은 얼굴이 신선..
25화: 김진사의 붓에서 튄 먹물에서 영광스러움을 느끼다 又使草書, 揮筆之際, 筆墨誤落於妾之手指, 如蠅翼. 妾以此爲榮, 不爲拭除, 左右宮人, 咸顧微笑, 比之登龍門. 時夜將半, 更漏相催, 大君欠身思睡曰: “我醉矣. 君亦退休, 勿忘‘明朝有意抱琴來’之句.” 翌日, 大君再三吟其兩詩而歎曰: “當與謹甫爭雄, 而其淸雅之態, 則過之矣.” 妾自是, 寢不能寐, 食滅心煩, 不覺衣帶之緩, 汝未能織之乎? 紫鸞曰: “我忘之矣. 今聞汝言, 恍若酒醒.” 해석 又使草書, 揮筆之際, 진사님이 붓을 들어 글씨를 쓸 때에 筆墨誤落於妾之手指, 如蠅翼. 먹물이 잘못 제 손가락에 떨어졌으니, 마치 파리 날개인 듯했습니다. 妾以此爲榮, 不爲拭除, 저는 이것을 영광으로 여겨 씻어 제거하려 하지 않았으니 左右宮人, 咸顧微笑, 比之登龍門. 좌우의 궁인..
24화: 김진사의 시재(詩才)에 반한 안평대군 大君曰: “聞君之言, 胸中惝恍, 若御長風上太淸. 第杜詩, 天下之高文, 雖不足於樂府, 豈與王ㆍ孟爭道哉? 雖然, 姑舍是, 願君又費一吟, 使此堂增倍一般光彩.” 進士卽賦七言四韻一首, 其詩曰: “烟散金塘露氣凉 碧天如水夜何長 微風有意吹垂箔 白月多情入小堂 夜畔隱開松反影 盃中波好菊留香 院公雖小頗能飮 莫怪瓮間醉後狂” 大君益奇之, 前席摎手曰: “進士非今世之才. 非余之所能論其高下也. 且非徒能文章筆法, 又極神妙, 天之生君於東方, 必非偶然也.” 해석 大君曰: “聞君之言, 胸中惝恍, 대군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대의 말을 들으니 가슴 속이 황홀하여 若御長風上太淸. 긴 바람을 타고 태청궁(太淸宮)에 오르는 것 같네. 第杜詩, 天下之高文, 雖不足於樂府, 다만 두보 시가 천하의 고귀한 문..
23화: 김진사, 두보를 평가하다 大君曰: “日與文士論詩, 以草堂爲首者多, 此言何謂也?” 進士曰: “然. 以俗儒所尙言之, 猶膾炙之悅人口. 子美之詩, 眞膾與炙也.” 大君曰: “百體俱備, 比興極精, 豈以草堂爲輕哉?” 進士謝曰: “小子何敢輕之. 論其長處, 則如漢武帝, 御未央之宮, 憤四夷之猖夏, 命將薄伐, 百虎萬態之士, 連亙數千里, 言其短處, 則如使相如賦「長楊」ㆍ馬遷草「封禪」. 求神山, 則如使東方朔侍左右, 西王母獻天桃. 是以杜甫之文章, 可謂百體之俱備矣. 至比於李白, 則不啻天壤之不侔, 江海之不同也. 至比於王ㆍ孟, 則子美驅車先適, 而王ㆍ孟執鞭爭道矣.” 해석 大君曰: “日與文士論詩, 대군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날마다 문사들과 시를 논하면, 以草堂爲首者多, 此言何謂也?” 두보(杜甫)를 제일로 꼽는 이가 많은데 이것은 ..
21화: 대군, 김진사를 만난 자리에 궁녀들을 대동케하다 大君以金蓮唱歌, 芙蓉彈琴, 寶蓮吹簫, 飛瓊行盃, 以妾奉硯. 于時, 妾年十七, 一見郎君, 魂迷意闌. 郎君亦顧妾, 而含笑頻頻送目. 大君謂進士曰: “我之待君, 誠款至矣. 君何惜一吐瓊琚, 使此堂無顔色乎?” 進士卽握筆, 書五言四韻一首曰: “旅鴈向南去 宮中秋色深 水寒荷折玉 霜重菊垂金 綺席紅顔女 瑤絃白雪音 流霞一斗酒 先醉意難禁” 大君吟咏再三而驚之曰: “眞所謂天下之奇才也. 何相見之晩耶!” 侍女十人, 一時回顧, 莫不動容曰: “此必王子晋, 駕鶴而來于塵寰. 豈有如此人哉!” 해석 大君以金蓮唱歌, 하지만 대군은 금련에게는 노래 부르도록, 芙蓉彈琴, 寶蓮吹簫, 부용에겐 탄금을 타도록, 보련에겐 피리 불도록, 飛瓊行盃, 以妾奉硯. 비경에겐 술잔 심부름을 하도록, 제게는 벼루..
20화: 자란에게 속으로 그리워한 김 진사를 얘기하다 妾起而謝曰: “宮人甚多, 恐有囑喧, 不敢開口, 今承悃愊, 何敢隱乎? 上年秋, 黃菊初開, 紅葉漸凋之時, 大君獨坐書堂, 使侍女磨墨張縑, 寫七言四韻十首. 小童自外而進曰: “有年少儒生, 自稱金進士見之.” 大君喜曰: “金進士來矣.” 使之迎入, 則布衣革帶士, 趨進上階, 如鳥舒翼. 當席拜坐, 容儀神秀, 若仙中人也. 大君一見傾心, 卽趨席對坐. 進士避席而拜辭曰: “猥荷盛眷, 屢辱尊命, 今承警咳, 無任悚恢.” 大君慰之曰: “久仰聲華, 坐屋冠盖, 光動一室, 錫我百朋.” 進士初入, 已與侍女相面, 而大君以進士年少儒生, 中心易之, 不令以妾等避之. 大君謂進士曰: “秋景甚好, 願賜一詩, 以此堂生彩.” 進士避席而辭曰: “虛名蔑實, 詩之格律, 小子安敢知乎?” 해석 妾起而謝曰: “宮人..
19화: 자란은 날로 야위어가는 운영을 걱정하다 是夜, 紫鸞以至誠問於妾曰: “女子生而願爲有嫁之心, 人皆有之. 汝之所思, 未知何許情人, 悶汝之形容, 日漸減舊, 以情悃問之, 妾須毋隱.” 해석 是夜, 紫鸞以至誠問於妾曰: 이날 밤에 자란이 지성으로 제게 물었습니다. “女子生而願爲有嫁之心, 人皆有之. “여자로 태어나서 혼인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汝之所思, 未知何許情人, 네가 생각하고 있는 애인이 누군지는 알지 못하나, 悶汝之形容, 日漸減舊, 네 안색이 근심으로 날로 조금씩 예전보다 말라가니 以情悃問之, 妾須毋隱.” 안타까이 여겨 내 진심으로 물으니 너는 반드시 숨기지 말라.” 인용 목차 전문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3화: 류영, 술 취한 채 ..
18화: 성삼문, 궁녀들의 시를 평가하다 群疑未定, 俄而成三問至曰: “才不借於異代. 自前朝迄于今, 而已六百餘年, 以詩鳴於東國者, 不知其幾人. 或沉濁而不雅, 或輕淸而浮藻, 皆不合音律, 失其性情, 吾不欲觀諸. 今觀此詩, 風格淸眞, 思意超越, 小無塵世之態, 此必深宮之人, 不與俗人相接, 只讀古人之詩, 而晝夜吟誦, 自得於心者也. 詳味其意, 其曰 ‘臨風獨惆悵’者, 有思人之意. 其曰 ‘孤篁獨保靑’者, 有守貞節之意. 其曰 ‘風吹自不定’者, 有難保之態. 其曰 ‘幽思向楚君’者, 有向君之誠. 其曰 ‘荷葉露珠留’者, ‘西岳與前溪’者, 非天上神仙, 則不得如此形容矣. 格調雖有高下, 而薰陶氣像, 則大約皆同. 進賜宮中, 必儲養此十仙人, 願毋隱一見.” 大君內自心服, 而外不頷可曰: “誰謂謹甫有詩鑑乎? 我宮中豈有此等人哉! 可謂惑之甚矣.”..
17화: 뭇 문인들이 궁녀들의 시를 성당의 시라 평가하다 翌日, 門外有車馬騈闐之聲, 閽者奔入而告曰: “衆賓至矣.” 大君掃東閣延入, 皆文人才士也. 坐定, 大君以妾等所製賦烟詩示之, 滿坐大驚曰: “不意今日復見盛唐音調. 非我等所可比肩也. 如此至寶, 進賜從何得之?” 大君薇笑曰: “何爲其然耶? 童僕偶然得於街上而來, 未知何人之所作, 而想必出於閭閻才士之手也.” 해석 翌日, 門外有車馬騈闐之聲, 이튿날 문밖에서 요란한 수레소리가 들리더니 閽者奔入而告曰: “衆賓至矣.” 문지기가 달려와 알렸습니다. “여러 손님들이 오십니다.” 大君掃東閣延入, 皆文人才士也. 대군은 동각을 청소하게 하고 들어와 맞으니 모두 문인 재사들이었습니다. 坐定, 大君以妾等所製賦烟詩示之, 滿坐大驚曰: 자리를 정하고 대군은 저희들이 지은 부연시를 내보이니 ..
16화: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시를 지은 운영 卽以「窓外葡萄」爲題, 使作七言四韻促之, 妾應口卽吟, 其詩曰: “蜿蜒藤草似龍行 翠葉成陰忽有情 署日嚴威能徹照 晴天寒影反虛明 抽絲攀檻如留意 結果垂珠欲效誠 若待他時應變化 會乘雨雲上三淸” 小玉見詩, 起而拜曰: “眞天下之奇才也! 風格之不高, 雖似舊調, 而蒼卒製作如此, 此詩人之最難處也. 我之心悅誠服, 如七十子之服孔子也.” 紫鸞曰: “言不可不愼也, 何其許如之太過耶? 但文字蜿曲, 且有飛騰之態, 則有之矣.” 一座皆曰: “確論也.” 妾雖以此詩解之, 而群疑猶未盡釋. 해석 卽以「窓外葡萄」爲題, 使作七言四韻促之, 그리하여 「창 밖의 포도[窓外葡萄]」라는 제목으로 칠언 사구를 짓도록 재촉하여, 妾應口卽吟, 其詩曰: “蜿蜒藤草似龍行 翠葉成陰忽有情 署日嚴威能徹照 晴天寒影反虛明 抽絲攀檻如留..
15화: 소옥이 운영의 마음을 읽어내다 十人皆退在洞房. 畵燭高燒, 七寶書案, 置唐律一卷, 論古人宮怨詩高下. 妾獨倚屛風, 悄然不語, 如泥塑之人. 小玉顧見妾曰, “日間賦烟之詩, 見疑於主君. 以此隱憂而不語乎? 抑主君向意, 當有錦衾之歡, 故暗喜而不語乎? 汝心所懷, 未可知也.” 妾歛容而答曰: “汝非我, 安知我之心哉? 我方賦一詩, 搜奇未得, 故若思不語耳.” 銀蟾曰: “意之所向, 心不在焉. 故旁人之言, 如風過耳. 汝之不言, 不難知也. 我將試之.” 해석 十人皆退在洞房. 저희 열 명은 모두 물러나 동방(洞房)에 있었습니다. 畵燭高燒, 七寶書案, 置唐律一卷, 대군이 어전에서 나와서 동방의 촛불을 돋우고 칠보서안(七寶書案)에 당율(唐律) 한 권을 놓고, 論古人宮怨詩高下. 옛 사람들의 궁중시를 평했습니다. 妾獨倚屛風, 悄然不..
13화: 안평대군 운영의 시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알아채다 大君看罷, 大驚曰: “雖比於晩唐之詩, 亦可伯仲, 而謹甫以下, 不可執鞭也.” 再三吟咏, 莫知其高下, 良久曰: “芙蓉詩, 思戀楚君, 余甚嘉之, 翡翠詩, 比前騷雅, 玉女詩, 意思飄逸, 末句有隱隱然餘意, 以此兩詩, 當爲居魁.” 又曰: “我初見詩, 憂劣莫辨, 一再翫繹, 則紫鸞之詩, 意思深遠, 令人不覺嗟嘆而蹈舞也. 餘詩亦皆淸雅, 而獨雲英之詩, 顯有惆悵思人之意. 未知其所思者何人, 事當訊問, 而其才可惜, 故姑置之.” 해석 大君看罷, 大驚曰: 대군은 다 보시더니 말하셨습니다. “雖比於晩唐之詩, 亦可伯仲, “비록 만당시에 비교하여도 첫째 둘째가 될 것이니, 而謹甫以下, 不可執鞭也.” 근보(謹甫: 성삼문) 이하는 채찍을 잡지 못하리라.” 再三吟咏, 莫知其高下, 두세 ..
12화: 10명의 궁녀들이 지은 시 小玉先呈曰: ‘緣烟細如織, 隨風伴入門. 依微深復淺, 不覺近黃昏.’ 芙蓉次呈曰: ‘飛空遙臺雨, 落地復爲雲. 近夕山光暗, 幽思向楚君.’ 翡翠呈曰: ‘覆花蜂失勢, 籠竹鳥迷巢. 黃昏成細雨, 窓外聽蕭蕭’ 飛瓊呈曰: ‘小杏難成眼, 孤篁獨保靑. 輕陰暫見重, 日暮又昏暝’ 玉女呈曰: ‘蔽日輕紈細, 橫山翠帶長. 微風吹漸散, 猶濕小池塘’ 金蓮呈曰: ‘山下寒烟積, 橫飛宮樹邊. 風吹自不定, 斜日滿蒼天’ 銀蟾呈曰: ‘山谷繁陰起, 池臺緣影流. 飛歸無處覓, 荷葉露珠留’ 紫鸞呈曰: ‘早向洞門暗, 橫連高樹低. 須臾忽飛去, 西岳與前溪.’ 妾亦呈曰: ‘望遠靑烟細, 佳人罷織紈. 臨風獨惆悵, 飛去落巫山.’ 寶蓮呈曰: ‘短壑春陰裡, 長安水氣中. 能令人世上, 忽作翠珠宮.’ 해석 小玉先呈曰: ‘緣烟細如織,..
11화: 안평대군이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다 一日, 大君自外而入, 呼妾等曰: “今日與文士某某飮酒, 有祥靑烟, 起自宮樹, 或籠城堞, 或飛山麓. 我先占五言一絶, 使坐客次之, 皆不稱意. 汝等以年次, 各製以進.” 해석 一日, 大君自外而入, 呼妾等曰: 하루는 대군이 밖에서 들어와 저희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今日與文士某某飮酒, 有祥靑烟, “오늘은 문사 아무개와 주배(酒杯)를 나누었는데, 그 때에 상스러운 파란 연기가 起自宮樹, 或籠城堞, 或飛山麓. 궁중의 나무로부터 일어나 궁성을 싸고 산봉우리로 스르르 날아갔다. 我先占五言一絶, 使坐客次之, 내가 먼저 오언 일절을 짓고 손님들에게 차운케 했지만 皆不稱意.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汝等以年次, 各製以進.” 너희들은 연령대로 각각 지어 올리라.” 인용 목차 전문..
10화: 궁녀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그에 따라 포폄하다 大君入則使妾等, 不離眼前, 作詩斥正, 第其高下, 明用賞罰, 以爲勸獎. 其卓犖之氣像, 縱不及於大君, 而音律之淸雅, 句法之婉熟, 亦可以窺盛唐詩人之蕃蘺也. 十人之名, 則小玉ㆍ芙蓉ㆍ飛瓊ㆍ翡翠ㆍ玉女ㆍ金漣ㆍ銀蟾ㆍ紫鸞ㆍ寶蓮ㆍ雲英, 雲英卽妾也. 大君皆甚撫恤, 尙畜宮內, 使不得與人對語. 日與文士, 盃酒戰藝, 而未嘗以妾等, 一番相近者. 盖慮外人之或知也. 常下令曰: “侍女一出宮門, 則其罪當死, 外人知宮女知名, 其罪亦死.” 해석 大君入則使妾等, 不離眼前, 作詩斥正, 또 대군께서는 집에 들면 저희들에게 안전에서 시를 짓게 하여 시의 우열을 정하여 第其高下, 明用賞罰, 以爲勸獎. 다만 고하에 따라 상을 주어 권장하였습니다. 其卓犖之氣像, 縱不及於大君, 이에 탁월한 기상이 대..
9화: 안평대군, 궁녀들에게 글을 가르치다 一日, 大君乘醉, 呼諸侍女曰: “天之降才, 豈獨豊於男而嗇於女乎? 今世以文章自許者, 不爲不多, 而皆莫能相尙, 無出類拔萃者, 汝等亦勉之哉!” 於是, 宮女中, 擇其年少美容者十人敎之. 先授『諺解小學』, 讀誦而後, 『庸』ㆍ『學』ㆍ『論』ㆍ『孟』ㆍ『詩』ㆍ『書』ㆍ『通史』, 盡敎之, 又抄李ㆍ杜ㆍ唐音數百首敎之, 五年之內, 果皆成才. 해석 一日, 大君乘醉, 呼諸侍女曰: 하루는 대군이 술이 만취하여 여러 시녀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天之降才, 豈獨豊於男而嗇於女乎? “하늘이 재주를 내리심에 있어서, 남자에게는 풍부하게 하고 여자에게는 적게 하였으랴? 今世以文章自許者, 不爲不多, 지금 세상에 문장으로 자처하는 사람이 많지만, 而皆莫能相尙, 無出類拔萃者, 다 상대할 수 없고, 아직 특출..
7화: 안평대군에 대한 운영의 평가 乃言曰: “莊憲大王子, 八大君中, 安平大君最爲英睿. 上甚愛之, 賞賜無數, 故田民財貨, 獨步諸宮. 年十三, 出居私宮, 宮名卽壽聖宮也. 以儒業自任, 夜則讀書, 晝則或賦詩, 或書隷, 未嘗一刻之放過. 一時文人才士, 咸萃其門, 較其長短, 或知鷄叫參橫講論不怠. 而大君尤工於筆法, 鳴於一國. 文廟在邸時, 每與集賢殿諸學士, 論安平筆法曰: “吾弟若生於中國, 雖不及於王逸少, 豈後於趙松雪乎!” 稱賞不已. 一日, 大君於妻等曰: “天下百家之才, 必就安靜處, 做工而後可成. 都城門外, 山川寂寥, 閻落稍遠, 於此做業, 可以專精.” 卽搆精舍十數間于其上, 扁其堂曰: ‘匪懈堂’, 又築一壇于其側, 名曰: ‘盟詩壇’, 皆顧名思義之意也. 一時文章鉅筆, 咸集其壇, 文章則成三問爲首, 筆法則崔興孝爲首. 雖然, 皆不..
6화: 깊은 사연을 가진 운영과 김 진사 少年歎息而答曰: “不言姓名, 其意有在, 君欲强之, 則告之何難, 而所可道也, 言之長也.” 愀然不樂者久之, 乃曰: “僕姓金, 年十歲, 能詩文, 有名學堂, 而年十四, 登進士第二科, 一時皆以金進士稱之. 僕以年少俠氣, 志意浩蕩, 不能自抑. 又以此女之故, 將父母之遺體, 竟作不孝之子, 天地間一罪人之名, 何用强知? 此女之名雲英, 彼兩女之名, 一名緣珠, 一名宋玉, 皆故安平大君之宮人也.” 生曰: “言出而不盡, 則初不如不言之爲愈也. 安平盛時之事, 進士傷懷之由, 可得聞其詳乎?” 進士顧雲英曰: “星霜屢移, 日月已久, 其時之事, 汝能記憶否?” 雲英答曰: “心中畜怨, 何日忘之? 妾試言之, 郞君在傍, 補其闕漏.” 해석 少年歎息而答曰: 이에 소년은 대답했다. “不言姓名, 其意有在, “성명을 말..
5화: 류영, 운영과 김 진사를 만나다 酒三行, 女口新詞, 以勸其酒, 詞曰: “重重深處別故人 天緣未盡見無因 幾番傷春繁花時 爲雲爲雨夢非眞 消盡往事成塵後 空使今人淚滿巾” 歌竟, 欷歔飮泣, 珠淚滿面. 生異之, 起而拜曰: “僕雖非錦繡之腸, 早事儒業, 稍知文墨之事. 今聞此詞, 格調淸越, 而意思悲凉, 甚可怪也. 今夜之會, 月色如晝, 淸風徐來, 猶足可賞, 而相對悲泣, 何哉? 一盃相屬, 情義已孚, 而姓名不言, 懷抱未展, 亦可疑也.” 生先言己名而强之. 해석 酒三行, 女口新詞, 以勸其酒, 술이 삼 순배에 이르자, 미인이 새 가락을 부르며 술을 권했는데, 詞曰: “重重深處別故人 天緣未盡見無因 幾番傷春繁花時 爲雲爲雨夢非眞 消盡往事成塵後 空使今人淚滿巾”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 重重深處別故人 깊고 깊은 궁 안에서 고운님을 헤어..
4화: 함께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生與之揖, 因問曰: “秀才何許人, 未卜其晝, 只卜其夜?” 少年微哂曰: “古人云: 傾蓋若舊, 正謂此也.” 相與鼎足而坐話, 女低聲呼兒, 則有二丫鬟, 自林中出來. 女謂其兒曰: “今夕邂逅故人之處, 又逢不期之佳客, 今日之夜, 不可寂寞而虛度. 汝可備酒饌, 兼持筆碩而來.” 二丫鬟承命而往, 少旋而返, 飄然若飛鳥之往來. 琉璃樽盃, 紫霞之酒, 珍果奇饌, 皆非人世所有. 해석 生與之揖, 因問曰: 류영은 소년과 읍하고서 물었다. “秀才何許人, 未卜其晝, 只卜其夜?” “수재는 어떠한 사람이기에, 낮이 아닌 밤에 찾아오셨습니까?” 少年微哂曰: 소년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古人云: 傾蓋若舊, 正謂此也.” “옛 사람이 말한 경개약구(傾蓋若舊)란 말【처음 만나 친한 정도가 옛 친구와..
3화: 류영, 술 취한 채 이상한 기척을 느끼다 俄而酒醒, 擡頭視之, 則遊人盡散, 山月已吐, 烟籠柳眉, 風東花腮. 時聞一條軟語, 隨風而至. 生異之, 起而訪焉, 則有一少年, 與絶色靑蛾, 斑荊對坐. 見生至, 欣然起迎. 해석 俄而酒醒, 擡頭視之, 則遊人盡散, 잠시 후 술이 깨어 머리를 들어 살펴보니 유객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山月已吐, 烟籠柳眉, 산에는 달이 이미 떠 있고, 연기는 버들가지를 에워쌌으며, 風東花腮. 바람은 동쪽에서 불어 꽃잎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時聞一條軟語, 隨風而至. 이때 한 줄기 부드러운 말소리가 들렸는데 바람을 따라 이르러왔다. 生異之, 起而訪焉, 류영은 이상히 여겨 일어나 소리를 따라가 보니, 則有一少年, 與絶色靑蛾, 斑荊對坐. 그곳에는 한 소년이 파릇한 미녀와 마주 앉아 있다...
2화: 술기운에 류영 소동파 시를 읊다 靑坡士人柳泳. 飽聞此園之勝槪, 思欲一遊焉, 而衣裳藍縷. 容色埋沒, 自知爲遊客之取笑, 況將進而趑趄者久矣. 萬歷辛丑春三月旣望, 沽得濁醪一壺, 而旣乏童僕, 又無朋知. 躬自佩酒, 獨入宮門, 則觀者相顧, 莫不指笑. 生慙而無聊, 乃入後園. 登高四望, 則新經兵燹之餘, 長安宮闕, 滿城華屋, 蕩然無有. 壤垣破瓦, 廢井堆砌. 草樹茂密, 唯東廊數間, 蘬然獨存. 生步入西園. 泉石幽邃處, 則百草叢芊, 影落澄潭, 滿地落花, 人跡不到, 微風一起, 香氣馥郁. 生獨坐岩上, 乃咏東坡, ‘我上朝元春半老, 滿地落花無人掃’之句. 輒解所佩酒, 盡飮之, 醉臥岩邊, 以石支頭. 해석 靑坡士人柳泳. 유영(柳泳)은 청파(靑坡)에 살던 선비였다. 飽聞此園之勝槪, 思欲一遊焉, 수성궁의 경개를 실컷 듣고서, 한 번이라..
1화: 수성궁과 근처 모습의 묘사 壽聖宮, 卽安平大君舊宅也, 在長安城西仁旺山之下. 山川秀麗, 龍盤虎踞. 社稷在其南, 慶福在其東, 仁旺一脈, 逶迤而下, 臨宮阧起. 雖不高峻, 而登臨俯覽. 則通衢市廛, 滿城第宅, 碁布星羅, 歷歷可指, 宛若絲列分派. 東望則宮闕縹緲, 複道橫空, 雲烟積翠, 朝暮獻態, 眞所謂絶勝之地也. 一時酒徒射伴, 歌兒笛童, 騷人墨客, 三春花柳之節, 九秋楓菊之時, 則無日不遊於其上, 吟風咏月, 嘯翫忘歸. 해석 壽聖宮, 卽安平大君舊宅也, 수성궁(壽聖宮)은 안평대군(安平大君)의 옛집으로 在長安城西仁旺山之下. 장안의 서쪽 즉 인왕산(仁王山) 아래 자리 잡고 있었다. 山川秀麗, 龍盤虎踞. 산천이 수려하여 마치 용이 서리고 범이 웅크린 듯한 형상이었다. 社稷在其南, 慶福在其東, 사직(社稷)은 인왕산 남쪽으로..
심생전을 남긴 이유 이옥(李鈺) 梅花外史曰: “余十二歲游於村塾, 日與同學兒喜聽談故. 一日, 先生語沈生事甚詳, 曰: ‘此吾少年時窗伴也. 其山寺哭書時, 吾及見之. 故聞其事, 至今不忘也.’ 又曰: ‘吾非汝曹欲效此風流浪子耳. 人之於事, 苟以必得爲志, 則閨中之女尙可以致, 況文章乎? 況科目乎?’ 余輩其時聽之, 爲『新說』也, 後讀情史, 多如此類. 於是, 追記爲情史補遺.” 해석 梅花外史曰: 매화외사에서 말했다. “余十二歲游於村塾, 日與同學兒喜聽談故. “내가 12세에 마을 학당에서 노닐 때 날마다 동학과 더불어 이야기를 즐겨 들었다. 一日, 先生語沈生事甚詳, 曰: ‘此吾少年時窗伴也. 그래서 하루는 선생이 심생의 일을 상세히 말하기를, ‘이는 나의 소년시절 동창이라, 其山寺哭書時, 吾及見之. 그 산사에서 유서를 보고 울 ..
14화: 심생의 후일담 이옥(李鈺) 生見書, 不禁聲淚俱失. 雖哭之慟, 亦無奈矣. 後生投筆從武, 擧官至金烏郞, 亦早殀而死. 해석 生見書, 不禁聲淚俱失. 생이 글을 읽고 소리 내어 울고는 실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雖哭之慟, 亦無奈矣. 비록 가슴이 찢어졌지만 또한 어쩔 수가 없었다. 後生投筆從武, 擧官至金烏郞, 뒤에 생은 붓을 던지고 무예를 닦아 금오랑에 천거 되었지만 亦早殀而死. 역시 일찍 죽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1화: 심생과 소녀의 첫 만남 2화: 심생의 소자집 알아내기 작전 3화: 심생의 끈기와 소녀의 침착함 4화: 그녀 또한 상사병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 5화: 얼떨결에 소자를 안다 6화: 마음을 알아챘지만 재치 있게 거부하다 7화: 소자, 결국 맘을 열다 8화: 자초지종을 부모에게 ..
13화: 밥 해드리고 옷을 해드리지 못한 한 이옥(李鈺) 婦人之所以事君子者, 不過主饋而供之, 治衣服以奉之, 而自相逢以來, 日月不爲不久, 所手製衣服, 亦不爲不多, 而未嘗使郞喫一盂於家, 披一衣於前, 則是所以侍郞君者, 惟枕席而已, 此三恨也, 若其它. 相逢未幾而遽爾大別, 臥病垂死而不得面訣, 則猶是兒女之悲, 何足爲君子道也. 興念至此, 腸已斷而骨欲銷矣. 雖弱草委風, 殘花成泥, 悠悠此恨何日可已? 嗚呼! 窗間之會, 從此斷矣, 惟願郞君無以賤妾關懷, 益勉工業, 早致靑雲. 千萬珍重! 千萬珍重!” 해석 婦人之所以事君子者, 不過主饋而供之, 부인이 낭군을 섬긴다는 것은 진지 상을 올리고, 治衣服以奉之, 의복으로서 받드는 것을 주로 하는 데에 불과한데도, 而自相逢以來, 日月不爲不久, 서로 만난 이래로 세월이 오래지 않음도 아니고,..
12화: 당신네 가족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한 이옥(李鈺) 女子之嫁也, 雖丫鬟桶的, 非倚門倡伎, 則有夫壻, 便有舅姑. 世未有舅姑所不知之媳婦, 而如妾者被人欺匿, 伊來數月, 未曾見郞君家一老鬟. 則生爲不正之跡, 死爲無歸之魂矣, 此二恨也. 해석 女子之嫁也, 雖丫鬟桶的, 여자가 시집을 감에 있어서, 비록 준비가 미진하더라도 非倚門倡伎, 則有夫壻, 便有舅姑. 문에 기대어 선 창기가 아니라면 곧 지아비가 있고 시어른이 있겠지요. 世未有舅姑所不知之媳婦, 而如妾者被人欺匿, 세상에 며느리를 모르는 시어른은 있을 수가 없는데도 첩 같은 자는 남에게 감추어져서, 伊來數月, 未曾見郞君家一老鬟. 몇 달 되도록 낭군 집안의 일개 늙은 노비에게 보인 적도 없습니다. 則生爲不正之跡, 死爲無歸之魂矣, 此二恨也. 살아서는 올바르지 못한 흔..
11화: 나쁜 인연에 얽혀 혼인조차 하지 못하고 병이 들어 죽는 한 이옥(李鈺) 妾本無男之女, 父母之所以愛憐者, 將以覓一贅壻, 以爲暮年之倚, 仍作後日之計. 而不意好事多魔, 惡緣相絆. 女蘿猥托於喬松, 而朱陳之計, 以此虧望, 則此妾之所以悒悒不樂. 終至於病且死, 而高堂鶴髮, 永無依賴之地矣, 此一恨也. 해석 妾本無男之女, 父母之所以愛憐者, 첩은 본시 무남독녀로서 부모의 사랑을 한 몸에 입고, 將以覓一贅壻, 以爲暮年之倚, 仍作後日之計. 장차 데릴사위 하나를 얻어 늘그막의 의지처로 삼아 후일의 계책을 세우려 하였습니다. 而不意好事多魔, 惡緣相絆. 그러나 뜻하지 않게 호사다마요, 나쁜 인연은 서로 얽혔습니다. 女蘿猥托於喬松, 而朱陳之計, 以此虧望, 여라【지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결탁하는 것】가 외람되게 높은 ..
10화: 생이별 후에 소자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다 이옥(李鈺) 留禪房將月, 有來傳女諺札於生者. 發之, 乃遺書告訣者也, 女已死矣. 其書略曰: “春寒尙緊, 山寺做工, 連得平善? 願言思之, 無日可忘, 妾自君之出, 偶然一病, 漸入骨髓, 藥餌無功, 今則自分必死. 如妾薄命, 生亦何爲? 第有三大恨, 區區於中, 死猶難瞑. 해석 留禪房將月, 有來傳女諺札於生者. 선방에 머문 지 한 달이 되려 하는데, 생에게 그녀의 언문 편지를 전하여 온 자가 있었다. 發之, 乃遺書告訣者也, 女已死矣. 뜯어보자 이별을 고하는 유서였고 그녀는 이미 죽은 것이었다. 其書略曰: “春寒尙緊, 그 편지에서 말했다. “봄의 추위에 오히려 움츠려 드는데, 山寺做工, 連得平善? 산사에서 공부하시면서 평안히 잘 계시옵니까? 願言思之, 無日可忘, 낭군 향한..
9화: 생의 느슨한 대처로 헤어지게 되다 이옥(李鈺) 自是夕, 始入室, 又無日不暮往晨歸. 女家素富, 於是, 爲生具華美衣服甚盛, 而生恐見異於家, 不敢服. 生雖秘之深, 而其家疑其宿於外, 久不歸. 命往山寺做業, 生意怏怏而迫於家, 且牽於儕友, 束卷上北漢山城. 해석 自是夕, 始入室, 又無日不暮往晨歸. 이날 밤 비로소 방에 든 이후로, 저물면 왔다가, 새벽이면 돌아가는, 이런 날이 계속 되었다. 女家素富, 於是, 爲生具華美衣服甚盛, 그녀의 집은 원래 부유하였는데 이때, 생을 위하여 화려하고 심히 아름다운 의복을 준비했지만 而生恐見異於家, 不敢服. 생이 집에서 알게 될까 두려워 감히 입지를 못했다. 生雖秘之深, 而其家疑其宿於外, 久不歸. 생이 비록 단단히 비밀로 하였으나, 그가 바깥에서 자고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음을..
8화: 자초지종을 부모에게 말하는 소자 이옥(李鈺) 遂向上堂去, 引其父母而至, 其父母見大驚 女曰: “毋驚, 聽兒語. 兒生年十七, 足未嘗過門矣, 月前, 偶往觀駕動, 歸到小廣通橋, 風吹袱捲, 適與一草笠郞君相面矣. 自其夕, 郞君無夜不至, 屛俟於此戶之下, 今已三十日矣. 雨亦至, 寒亦至, 鎖戶而絶之, 而亦至, 兒料已久矣. 萬一聲聞外播, 鄰里知之, 則夕而入, 晨而出, 誰知其獨倚於窗壁外乎? 是無其實而被惡名也, 兒必爲犬咋之雉矣. 彼以士大夫家郞君, 年方靑春, 血氣未定, 只知蜂蝶之貪花, 不顧風露之可憂, 能幾日而病不作耶? 病則必不起, 是非我殺之, 而我殺之也, 雖人不知, 必有陰報. 且兒身不過一中路家處子也, 非有傾城絶世之色, 沈魚羞花之容, 而郞君見鴟爲鷹, 其致誠於我, 若是其勤. 然而不從郞君者, 天必厭之, 福必不及於兒矣. 兒之意..
7화: 소자, 결국 맘을 열다 이옥(李鈺) 如是又十日, 夜將半, 渾舍皆酣睡, 女亦滅燈已久, 忽復蹶然起, 呼婭鬟促點燈, 曰: “汝輩今夕, 往上堂去睡.” 兩梅香旣出戶, 女於壁上取牧籥, 解下屈戍, 洞開後戶. 招生曰: “郎入室.” 生未暇量, 不覺身已入室. 女復鎖其戶, 語生曰: “願郎少坐.” 해석 如是又十日, 夜將半, 渾舍皆酣睡, 이렇게 또 10일이 되었는데 밤이 깊어지려 하자, 온 집안이 잠들고 女亦滅燈已久, 忽復蹶然起, 呼婭鬟促點燈, 그녀 역시 등을 끈 지 오래였는데, 갑자기 다시 벌떡 일어나 계집종을 불러 불을 켜게 하고는 曰: “汝輩今夕, 往上堂去睡.” 말했다. “너희들은 오늘밤 상당으로 가서 자거라.” 兩梅香旣出戶, 女於壁上取牧籥, 두 종이 문을 나가자, 그녀는 벽 위에서 열쇠를 꺼내 解下屈戍, 洞開後戶..
6화: 마음을 알아챘지만 재치 있게 거부하다 이옥(李鈺) 旣到其室, 呼婭鬟曰: “汝媽媽許請朱錫大屈戍來. 夜甚黑, 令人生怕.” 婭鬟向上堂去, 未久, 以屈戍來. 女遂於所約後戶, 拴上鎖, 弔甚分明, 以手安屈戍籥, 故琅琅作下鎖聲. 隨卽吹燈, 寂然若睡熟者, 而實未嘗睡也. 生痛其見欺, 而亦幸其得一見. 又度夜於鎖戶之外, 晨而歸. 翌日又往, 又翌日往, 不敢以戶鎖或懈. 値雨下, 則蒙油而至, 不避沾濕. 해석 旣到其室, 呼婭鬟曰: 그녀는 다시 조용히 들어가더니 그 방안에 들어가자, 계집종을 불러 말했다. “汝媽媽許請朱錫大屈戍來. “너는 나가서 주석으로 된 큰 자물쇠를 가져오너라. 夜甚黑, 令人生怕.” 밤이 매우 어두워 무서워지는 구나.” 婭鬟向上堂去, 未久, 以屈戍來. 종이 상당으로 간지 오래지 않아 자물쇠를 가지고 왔다...
5화: 얼떨결에 소자를 안다 이옥(李鈺) 一夕甚於一夕, 第二十夕, 女忽自廳事出, 繞壁而轉, 至于生所坐處. 生自黑影中, 突然起扶持之. 女少不驚, 低聲語曰: “郎莫是小廣通橋邂逅者耶? 妾固已知郎之來已二十夜矣, 毋持我. 一出聲不復出矣, 若縱我, 我當開此戶以迎之, 速縱我.” 生以爲信, 却立而俟之. 해석 一夕甚於一夕, 第二十夕, 밤마다 점점 심해지더니 20일째 되는 날, 女忽自廳事出, 繞壁而轉, 그녀가 갑자기 스스로 청 마루를 나와 벽을 돌아오더니, 至于生所坐處. 생이 앉아있는 곳에 이르렀다. 生自黑影中, 突然起扶持之. 그러자 생이 절로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갑자기 일어나 그녀를 안아버렸다. 女少不驚, 低聲語曰: 그녀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郎莫是小廣通橋邂逅者耶? “그대는 소광통교에서 마주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