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학교/단재학교 이야기 (66)
건빵이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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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21(일) - 발행 단재학교에서 만드는 [다르다] 4호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자료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esJTN2T4hjIdJU__fpu3oJ8COeXowvrU?usp=sharing 인용목차 /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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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5(화) - 제작일지 13.09 - 편집팀(혜린, 건호, 승빈, 현세)로 꾸려짐. 하지만 승빈이가 한 달동안 개인 공부로 불참하여 세 명이서 하게 됨. 13.09.03 관련 공지 - 원고를 올려주세요. 1. 원고 투고: 각 학생 당 2~3편의 글을 9월 7일까지 http://cafe.daum.net/da-rda(다르다 카페)의 기사게시판에 올릴 것. ㄱ. 단재학교 게시판에 올린 글 중, 다르다에 실렸으면 하는 글이어야 함. ㄴ. 오탈자, 어색한 문장 등을 수정하여 한글파일(hwp)로 만들어 올려야 함. ㄷ. 다르다 카페에 가입되지 않은 학생은 가입 후에, 건빵쌤에게 문자를 보내 등업 요청할 것. 2. 편집 과정: 이혜린, 이건호, 오현세, 건빵이 편집을 맡게 되며, 각자의 글의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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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1(일) - 2호를 준비하며, 학생들과 편집자에게 1. 나무의 가치를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 『다르다』는 단재학교에서 발간하는 학생들이 만드는 잡지로, 지금까지 창간준비호와 1호 총 2권의 잡지가 나왔다. 지금은 2호를 만드는 과정 속에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2호의 컨셉은 ‘이미 카페에 올라온 각 학생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든다’라는 것이다. 중간 중간에 기획기사나 개인기사가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큰 줄기는 각자 이미 쓴 학생의 글들을 갈무리하여 싣자는 이야기다. 이 의견에는 100% 동의한다. 단재학생들이 기존에 쓴 글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책이란 것으로 물화되기 위해서는 수정하거나 보충하는 후속작업이 있겠지만, 모든 단재학생의 글이 『다르다』 2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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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07(월) -편집팀 구성을 위한 면접 소감 및 결과 다소 무거운 분위기, 다소 무거운 질문에도 진지한 자세로 성심성의껏 대답해준 10명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솔직히, 평소에 천방지축 뛰어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면접장에 들어와서도 장난스레 대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보다도 더 긴장된 모습이 보여서 깜짝 놀랐다. 열기 가득했던 면접장의 분위기를 통해 『다르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우리 앞에 드러낼까 사뭇 궁금해졌다. 근호 : 『다르다』 창간 준비호를 보고나서 “일상적이지 않고 울렁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전체적인 짜임새나 내용이 근호 마음에 울림을 줬다고 한다. 바로 그와 같이 누군가의 가슴에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교지를 만들고 싶단다. 더욱이 ‘틱’에 대한 ..
학교 밖은 즐거워 목차 2013년 05.16 - 승빈 기획 팔당대교 라이딩 05.24 - 주원 기획 에버랜드로 떠나자 05.30 - 민석 기획 양화대교 라이딩 09.12 - 북촌한옥마을 10.01 – 중앙박물관 & 전쟁기념관 2014년 03.15 – 주원기획 과천과학관 03.29 – 건호기획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09.21 – 승빈기획 북한강 라이딩 인용 목차
단재학교 목차 2011년 탕윤의 단재학교 소개08.30 교사 모집 글을 보다09.05 면접 전 날에09.06 단재학교 면접기09.11 합격기09.13 合格頌歌09.17 꿈을 접자 교사가 되다01.02 재영이와 역사 공부01.04 2011 학습발표회 2012년 04.26 영화팀이 꾸려지다07.16 1학기 학습발표회08.21 2학기를 시작하며10.03 단재학교에서의 1년네 멋대로 해라1강 / 2강 / 4강스마트폰 아카데미1강 / 2강11.02~03 LEEL10.21 다르다 2호를 준비하며12.14 학습발표회12.15 단재학교에서의 1년06~11 합정동 프로젝트 2013년 01.18 교사연수자료 준비01.19~20 1년차 소감02.07 국어수업을 준비하며02 시로 노는 국어수업02.16 토즈 모임 후..
학생 한 명과 오붓이 2주일 목차 Ⅰ. 들어가는 글 - 계획은 이상적으로 실천은 현실적으로 교실에서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최대한 야외로, 상황에 부딪히며, 자기 스텝으로 한 걸음씩 계획은 이상적으로 실천은 현실적으로 Ⅱ. 상현이와의 1주 - 아이들은 누구나 변하고 성장한다 6월 8일(월) 빠지다 6월 9일(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다 6월 10일(수) 프리덤 라이터스 6월 11일(목) 아차산, 용마산 6월 12일(금) 한강 라이딩 한 주 총평 - 아이들은 변하고 성장한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나? Ⅲ. 상현이와의 2주 - 희망은 품고, 기대는 버리고 6월 15일(월) - 영화를 본다는 것, 인내를 한다는 것 6월 16일(화) - 수원화성에서 대화의 접점을 찾다 6월 17일(수) - 책을 얻으러 가는 길 ..
시네토크 목차 1. 또 하나의 약속 2. 우아한 거짓말 3. 살인의 추억 4. 인터스텔라 5. 쇼생크 탈출 인용 목차
문학의 오마쥬 목차 02.17 천상병의 ‘귀천’ 02.19 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03.01 조식의 ‘천왕봉’ 03.09 박노해의 ‘발바닥 사랑’ 03.16 이오덕의 ‘산골아이의 소원’ 03.18 이양연의 ‘野雪’ 04.02 김수영의 ‘풀’ 04.19 조병화의 ‘의자’ 04.29 황인숙의 ‘말의 힘’ 05.21 안도현의 ‘열심히 산다는 것’ 06.04 이문재의 ‘농담’ 06.09 장석주의 ‘대추 한 알’ 06.12 강은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 09.26 파블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10.23 브뢰겔의 ‘어린이들의 놀이’ 11.21 피카소의 ‘게르니카’ 12.08 이철수의 ‘동학 연작 중 기민행렬’ 인용 목차
토론수업 목차 1. 기억은 조작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인셉션과 라쇼몬을 통해 기억을 이야기하다 2.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견해 토론 일류 학벌, 일류 직장에 대해 총평 3. 존재를 소유로 취급해도 되는가? ‘소유냐, 존재냐’에 대한 생각 공장식 사육제도에 대한 발언 공장식 사육제도의 찬반 노동유연성에 대한 찬반 인용 목차
우리는 단재학교 영화팀이예요 목차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김민석: 화를 가슴에 안고 있는 그대 송지민: 불안,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열망으로 날아올라라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박주원: 조급과 여유 사이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이건호: 맞서느니, 피한다. 그러다 파한다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생들도 이젠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인용 목차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교 다니던 시절, 교무실에 가야 한다는 것은, 더욱이 상담을 한다며 가야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획일화된 성적으로 나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교사의 머릿속엔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니 인간 대 인간으로 이야기하여 나의 길을 찾아간다기보다, 이미 정해진 길을 받아들이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의 학교 상담 시간은 상담을 빙자한 교사 독백 시간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조례 훈화라든지 식전에 내빈으로 오는 시의원의 축사 같은 것이 그 전형이죠. 그런 말을 듣는 것은 고역입니다. 인간이라면 고통을 느끼는 ..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승빈이는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 하는 편이다. 어머니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학에 가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이때의 대학이란 당연히 인서울 대학이며 심지어, ‘고려대 영상학과’를 지명하기도 한단다. 아버지는 어떨까? 아버지는 어머니의 의견에 동의하시며, 성공회대 정도로는 성에 안 차니, 10대 대학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한다. 이런 부모님들의 마인드를 알기 때문에, 승빈이는 단재학교에 굳이 다닐 필요가 없이 입시학원에 가면 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단다. 하지만 어머니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며 반대하셨다고 한다. 원하는 것과 현실의 것이 일치하지 않으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위의 상황과 같은 하나의 장면이 있다. 작년 대안학교 연..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오현세는 해주오씨이고 한자로는 炫世(빛날현, 세상세-세상을 빛내라)이다.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껏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러니 현세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이 4월이 되면 바뀐다고 한다. 4월에 할아버지네는 자양동으로 이사를 가시며, 어머니와 현세는 그대로 신도림에 산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현세에 대해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것과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것을 걱정하신다고 했다. 현세의 꿈은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할 것 없을 때마다 보는 게 영화였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감독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다. 단재학교에 올 때 어머니는 긍정적이었지만, 외할아버지..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2014년을 준비하며 학생들을 개인 상담을 하게 되었다. 가장 적은 시간을 함께 한 현세도 한 학기를 같이 했고, 지민이는 어느덧 일 년이나 함께 했다. 그 외의 아이들은 2년을 꼬박 함께 한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사람을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처음이야 ‘서로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기에 촉수를 세우고 탐색하려 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관성에 의해 관계는 흘러가기 때문이다. 영화팀원들과의 관계도 그런 관성에 따른 것일 뿐, 시간이 흐른 만큼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앎의 지층이 두터워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만큼 ‘서로에 대한 오해만 깊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기 초에 자연스럽게 이야..
국어수업 목차 1. ‘건너뛴 삶’ 수업 만화화하기 산문화하기 첫째 주 자작시 2. ‘빵’ 수업 만화화하기 산문화하기 둘째 주 자작시 3. ‘참깨를 털면서’ 만화화하기 산문화하기 셋째 주 자작시 4. ‘음정중월詠井中月’ 만화화하기 소설화하기 넷째 주 자작시 인용 목차
목차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막연하지만 그래도 시작하다 시작해보라, 그리고 어떻게 되는지는 지켜보라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건빵이 되려 발버둥 치다 처음의 의미가 담겨 있던 둔촌동 단재학교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송파동 단재학교는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던 곳 교육철학은 사는 가운데 생성되는 것이다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건빵, 송파동 학교에서 좀 더 다져지다 석촌동 단재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생길까? 인용 목차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둔촌동 학교에서 3년을 보내며 그런 것들을 체험했고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송파동 학교에선 지금까지 고민했던 흔적들, 공부했던 철학들을 지우고 현장 속에서 새롭게 정립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아이들과는 3년을 ▲ 둔촌동 학교에서 영화팀도 자리를 잡아 갔다. 이 녀석들과 영화도 찍고 영화도 많이 보러 다녔다. 건빵, 송파동 학교에서 좀 더 다져지다 함께 하며 눈빛만 마주쳐도 무얼 얘기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으며, 다른 교사들과도 편안하게 얘기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단재학교는 규율에 얽매여 있거나,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강압도 없다. 그러니 무언가를 새롭게 정립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고, 정서적인 여백도 충분히..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단재학교는 2009년 11월에 강동구 둔촌동에 보금자리를 틀었다가 2014년 8월 13일에 송파구 송파동으로 이전했다. 5년 동안 둔촌동에서 단재학교는 기틀을 다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하나 둘 인원이 들어나 ‘교육공동체 단재’가 되었고, 학생-학부모-교사 삼주체가 100여명 안팎이 되는 학교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이전하는 일은 여러모로 크고 작은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 둔촌동 학교에서 기반을 닦으며 단재학교는 자리를 잡아갔다. 송파동 단재학교는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던 곳 둔촌동 학교는 오피스텔을 리모델링하여 들어선 학교였고, 송파동 학교는 이층으로 이어진 가정집에 들어선 학교였다. 아무리 오피스텔을 학교 분위기에 맞게 리모델링..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단재학교에 처음 갔을 때의 인상은 ‘학원 같다’는 거였다. 아무래도 사무실을 리모델링하여 쓰다 보니,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 당연했다. ▲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이 사진에 나온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건빵이 되려 발버둥 치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한 없이 밝고, 자유분방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학원은 성적 부담이란 일반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기에, 아이들은 주눅 들어 있고 그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다음에 부랴부랴 시간에 쫓겨 또 다른 학원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러니 표정은 어둡고 말도 거의 하지 않으며..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단재학교는 2009년 9월에 서초구 반포동의 한 사무실을 임대하면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교는 학교 구성원이 제대로 갖춰질리 만무하다. 두 명의 교사들이 힘을 모아 문은 열었지만,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개교를 하기 전에 학교 설명회도 하고 제주도로 몇 일간 여행을 떠나기도 했지만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은 매우 미약했다. ▲ 2016년 가을엔 청계천 고아장에서 대안학교 축제가 있었다. 위 사진은 그 당시 우리의 홍보 부스. 막연하지만 그래도 시작하다 그리고 그해 11월에 단재학교가 제대로 발판을 다지게 된 강동구 둔촌동으로 이전한다. 반포동 학교는 여러 아이들이 함께 하기엔 비좁았기에..
한문을 전공하고서 영화교사가 되다 목차 1. 한문전공자가 영화 교사될 수 있는 이유지나보니 더욱 의미가 깊었던 과거의 순간들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사람이 영화팀을 맡다 2. 영화란 주제로 아이들과 5년간 뒹굴며 알게 된 것영화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기에 생각의 폭이 넓어지다직업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닌, 정해지는 것 3.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2~2014몰라서 만든 영화 『다름에의 강요』영화팀 처음으로 언론인이 되어보다 4.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5~2016광진IWILL과 영화팀, 영화로 만나다2017년 영화교사로 한 단계 비약하다 5. 송파마을예술창작소에서 준 새로운 도전컴프레서 가지러 왔수다컴프레서에서 영화로 6. 진규와 종연이와 함께 공모사업 신청서를 완성하다오랜만에 설렘에 몸서리치던 밤을..
7. 2017년에 쓰게 될 영화교사 이야기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는 말이 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 오게 되어 있다. 그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평상시에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야만 하는 거다. 그래서 성경에는 이와 비슷한 말로 ‘항상 깨어 있어라’라는 말이 있다. 심판의 날이 언제 이르러 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늘 깨어 기도하며 그 순간을 맞이하라는 얘기다. 과연 이번에 찾아온 기회를 나는 잡았을까? ▲ 광진IWill 미경쌤이 보내준 슬레이트. 기회가 불현듯 찾아오면 송파마을예술창작소(이하 다락多樂)에서 갑작스럽게 공모사업을 신청한다며 ‘20명 정도의 학생을 데리고 30주 가량으로 진행되는 영화 만들기 프로그램의 기획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처음으로 외부학생들과..
6. 진규와 종연이와 함께 공모사업 신청서를 완성하다 그날 밤에 여러 생각을 하며 결정을 해야 했다. 우선 토요일마다 시간을 빼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면 되기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큰 문제는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었다. 이런 고민은 최근엔 해본 적이 없다. ▲ 2012년에 처음으로 영화팀 교사가 되어 전주영화제를 찾아갔다. 그게 벌써 5년이나 흘렀다. 오랜만에 설렘에 몸서리치던 밤을 맞이하다 어느새 단재학교에서 5년이 넘도록 생활하면서 아이들과는 매우 친해져서, 불편하고 어색하여 힘들다는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그 친함에 사르르 녹아들어, 어색함이 주는 ..
5. 송파마을예술창작소에서 준 새로운 도전 2017년 2월에 단재학교 이전이 계획되어 있었다. 14년 8월에 강동구 둔촌동에서 송파구 송파동으로 이전했으니, 2년 반만에 다시 이전을 하게 되는 셈이다. 저번에 이전할 땐 학교 수리에 관련된 모든 일(방문을 유리문으로 다는 것, 이층 난간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 대문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은 승빈맘이, 이사와 관련된 모든 일은 근호맘이 도맡아서 해줘서 편하게 이전할 수 있었다. 역시 학부모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교다 보니, 이런 식으로 백지장을 맞들 듯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그런데 영화 교사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학교 이전 이야기를 하는 게 왠지 생뚱맞아 보일 것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이야기에 영화 교사 이야기의 ..
4.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5~2016 우린 늘 그래왔듯이 어설프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리얼버라이티인 『남한강 도보여행』도 찍고, 일상을 희화화시킨 『현세의 꿈』이란 영화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현세의 꿈' 민석이가 합심하여 뚝딱 만들어낸 현세의 자전적 이야기. 광진IWILL과 영화팀, 영화로 만나다 그러던 2015년 6월 25일에 퇴근하려던 그때 낯선 두 분이 학교를 방문했다. 중년이었으면 ‘자식에 대한 일로 상담하러 오셨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만한데, 그분들은 청년이었기에 어리둥절했다. 이런 경우 보통 승태쌤의 손님들인 경우가 많기에 승태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분들이 바로 전찬혁, 김미경 간사다. ▲ 찬혁쌤과 미경쌤의 방문으로 우리의 콜라보는 ..
3.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2~2014 ‘한문 전공자가 영화 교사가 됐다’는 말은 어찌 보면 ‘삶이야말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서당에 다니며 한문을 공부하던 때엔 ‘내가 한문을 전공하며 한문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으며, 대학에 들어와 한문을 전공하던 때엔 ‘영화를 매개로 아이들과 함께 만나야지’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우연과 휩쓸림 속에 나아가다보니 이렇게 흘러온 것일 뿐, 거기엔 ‘빅 픽쳐’도 ‘거시적 안목’도 자리할 여지가 없다. ▲ 2015년에 일주일 동안 낙동강에서 한강까지 라이딩을 하며 다큐를 찍었다. 몰라서 만든 영화 『다름에의 강요』 얼떨결에 단재학교에서 영화팀 교사로 일하게 됐고, 그렇게 영화의 영자도 모르..
2. 영화란 주제로 아이들과 5년간 뒹굴며 알게 된 것 이미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지식의 가치도 나날이 달라지며 무수한 정보들이 쏟아진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현실 속에 교사 또한 예전에 공부했던 방식 그대로 정해진 지식만을 가르친다거나, 자신이 걸어온 길만을 최고의 길로 소개하며 그 길로 가라고 몰아넣거나 해선 안 된다 ▲ [덕혜옹주]를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다. 영화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기에 생각의 폭이 넓어지다 이럴 때 교사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 그것들을 모두 지우고 상황 자체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다시 재구성하라’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 요구된다. 그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모두 지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그 마음을 버리라는 이야기다. 절대적이지 않다면 현장에..
1. 한문전공자가 영화 교사될 수 있는 이유 단재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처음에 근무할 때만 해도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교사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렘과 함께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 2015년에 광진과 협업을 하며 남양주종합촬영소에 가서 영화촬영 체험을 하고 나서. 지나보니 더욱 의미가 깊었던 과거의 순간들 어떤 일을 시작할 땐 꼭 그와 같은 기대와 걱정이 한 묶음으로 들게 마련인 것 같다. ‘기대’에 방점을 찍으며 나에게 임박해오는 삶에 최선을 다해서 살면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고, ‘걱정’에 방점을 찍으며 나에게 닥쳐오는 삶을 버거워할 경우엔 ‘삶이 한 순간도 편할 수가 없구나’라는 말로 저주하게 될 ..
단배학교 도배기 목차 1. 교사상이 변하다 산업혁명기의 교사상 혁명기 이후의 교사상 2. 학교를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도배 프로젝트의 시작 ‘도배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몸을 움직일 때 삶의 행복이 스며든다 3. 학교 도배하기와 노동착취? 학교가 아동들의 노동력 착취를 가로막다 노동력 착취가 아닌, 노동주체로 세우는 것 4. 도배하며 시간의 흐름을 체득하다 시간의 흐름과 공부 도배일지 인용 사진 목차
4. 도배하며 시간의 흐름을 체득하다 아이들이 단재학교의 벽면을 도배하니 한 학생이 ‘부모님이 본다면 화를 내셨을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충분히 이해되는 학부모님의 반응이지만 이런 학생의 활동 자체를 노동착취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소비주체로 자신을 구성한 학생들을 노동주체로 세우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고 이런 내용을 알기 위해 우치다 타츠루의 인용구를 말했었다. ▲ 노동은 밥심에서 시작된다. 밥도 맛나게 간식도 맛나게 먹는다. 시간의 흐름과 공부 이런 분석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경험해봤으며 그걸 감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집에서 아이들이 설거지를 한다든지, 청소를 한다든지, 심지어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한다든지 하는 모든 ..
3. 학교 도배하기와 노동착취? 2월에 새학기 개학을 하며 학생주도로 이끌어가는 한 달의 커리큘럼이 시작됐고 ‘학교를 꾸미고 싶다’는 현세의 의견 개진에 따라 학생들은 함께 뭉쳐 도배를 하게 됐다. ▲ 우리의 도배 시작. 학교가 아동들의 노동력 착취를 가로막다 그런데 이때 한 학생이 “이런 모습을 엄마가 봤다면, 아마도 노발대발하셨을 거예요. 어떻게 학교에서 이런 일을 시키냐고 화내실 게 뻔하거든요.”라고 말을 한다. 그 얘길 듣는 순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불덩이 같은 게 올라왔다. 이 논쟁은 과연 노동을 착취의 개념으로 볼 것인지, 가치 있는 활동의 개념으로 볼 것인지 하는 것에 달려있다. 근대학교의 등장과 의무교육의 제정은 어찌 보면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받..
2. 학교를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도배 프로젝트의 시작 단재학교는 2월에 개강을 하며 한 달 동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학생들이 만들어가도록 했다. 그래서 바로 서로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회의를 하며 각자가 하고 싶은 것들을 얘기한 것이다. ▲ 단재학생들 회의 장면. 16년 트래킹 장소를 정하려 모였을 때의 모습. ‘도배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당연히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제시했다. ‘영화보기’, ‘애니메이션 보기’, ‘TV 보기’의 삼종 세트는 늘 수동적으로 억압받고 살아온 아이들이 손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무래도 영상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뿐더러, 그것만 계속 볼 수 있다면 그만한 ‘개이득(요즘 아이들의 유..
1. 교사상이 변하다 단재학교는 2년 전부터 새 학기를 2월에 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도권 학교에 비해 한 달을 빨리 시작하는 만큼 이때만큼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새 학기를 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2월 한 달 동안 ‘학생 중심 학교’를 표방했다. 교사들이 정한 시간표에 맞춰 수동적으로 따르지 않고 학생들이 커리큘럼을 만들고 그 시간에 맞춰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물론 학교이니만치 아무런 제재나 틀이 없을 순 없다. 그래서 정한 게 ‘개인이 각자 활동하는 건 안 되며 함께 활동해야 한다’는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자율적인 판단과 협의에 맡기기로 했다. ▲ 3월의 우리끼리 프로젝트 회의 사진. 2월에 찍은 사진이 없어 아쉽다. 산업혁명기의 교사상 이때 교사의 역..
2015학년도 학습발표회 목차 1. 공부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 공부를 잘한다는 건 시시하고 지루한 일에 전념한다는 것 개인의 성장과 학업성장은 별개의 것이다 2. 단재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 이유 하나의 평가기준으로 다양성을 뭉개버리다 시험이 학교를 집어삼키다 그래서 우린 학습발표회를 한다 3. 꿈과 희망이 어리던 학습발표회 ‘예악’의 능력이 기르는, 아카펠라 공연 밖으로 여행을 떠나 나를 찾게 하는,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영상 시청 함께 어울려 무대에 공연하는 맛, [중고등판 라이어] 공연 지고지순한 목표가 아닌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만 걸어가면 된다 인용 사진 목차
3. 꿈과 희망이 어리던 학습발표회 ▲ 좋은 무대를 위해 무대 뒤에서 애쓰는 사람들. ‘예악’의 능력이 기르는, 아카펠라 공연 아카펠라는 2년 전부터 하게 된 수업이다. ‘악樂’이란 게 지금까지 들려온 음을 듣고 앞으로 들려올 음을 짐작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목소리의 타자성을 발견하고 너의 목소리를 내 안에 받아들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타자성과 자아성의 경계, 들려온 음과 들려올 음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며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엔 아이들이 힘들어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노래를 부르며 서로 맞춰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자 어느 순간부터 장난조차도 아카펠라로 하게 됐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도, 심심할 때에도, 서로 놀려..
2. 단재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 이유 단재학교에서 정기적으로도 시험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시험을 보지 않는 둘째 이유는 시험이 개인을 한계에 가두기 때문이다. ▲ 진규가 만들어준 학습발표회 안내문. 단재학교의 열정을 담아 문구를 만들었다. 하나의 평가기준으로 다양성을 뭉개버리다 아이들마다 언어능력이 뛰어난 학생, 신체능력이 뛰어난 학생, 감정교류가 잘되며 감수성이 뛰어난 학생 등 다양하다. 그런데 학교의 평가시스템은 그런 것들은 모두 등한시하고 오로지 텍스트 이해로 한정된 평가를 하여 학생을 평가하며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을 나누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분명 다른 부분에선 뛰어난 아이인데도, ‘지필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부엔 젬병’인 사람이 되고 만다. 이때..
1. 공부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 단재학교는 매년 12월에 학습발표회를 하고 있다. 어떤 때는 한 해에 학기별로 두 번의 발표회를 한 적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발표회 준비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에, 지금은 한 해에 한 번의 발표회를 하고 있다. 2학기엔 ‘학습발표회’를 하고 1학기엔 ‘작은 발표회’라 하여 학교에서 아이들이 만든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아카펠라 공연을 보여주는 식으로 꾸미고 있다. ▲ 단재학교 학습발표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건 시시하고 지루한 일에 전념한다는 것 이쯤 되면 당연히 궁금할 게, ‘그럼 단재학교는 평가를 어찌 하나요?’라는 걸 거다. 제도권 학교는 한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와 같은 정기적인 평가가 있으며 중간 중간에 도학력고사, 일제고사 같은 비정기적인 평가..
목차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 기억으로 남긴 시간 기록으로 낚아 챈 시간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 작은 전시회는 뭐예요? 전시회를 준비하는 손길들, 말길들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 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의 시선이 문제일 수 있다 4. 모범생이 되지 말라 문제없는 내 아이가 문제다 어른의 시선이 아닌, 그 사람의 시선으로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 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 옆방 아카펠라 아카펠라 공연, 한 학기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 특급 공연 인용 목차 사진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 연습이 끝나고 이제 곧 학부모님들이 오실 시간이 되었다. 부엌은 분주하다. 학부모님들에게 대접할 간식을 만들고 차를 대접하기 위해 물을 끓인다. 아이들의 역할은 세 파트로 나누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파트, 학교 앞에서 학부모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안내를 하는 파트, 학교로 들어온 부모님에게 전시회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고, 서빙을 담당하는 파트로 말이다. ▲ 각 역할에 맞게 배치되어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 한 분씩 학부모님이 오실 때마다 아이들도 바빠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학교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학습발표회는 공연을 보는 것이기에 정숙한 분위기라고 한다면, 작은 전시회는 축제 분위기라고나 할까. 모두 기뻐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고 아..
4. 모범생이 되지 말라 ‘어른을 흉내내려 애쓴다’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면, 아래에 인용한 글을 읽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도록 하자. 1. “내 아이는 문제가 없어요.” 2. “내 아이는 착해요.” 3.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해요.”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보다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1. 문제가 없었기로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자살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남에게 별 문제를 안 일으킨다. 다만 자신에게 단 한 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 뿐이다. 2. 착하기로 끝없이 불만이 쌓인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하고 싶은 행동을 참고, 자신의 욕망을 끝없이 유예하는 아이, 그 아이의 내면은 갈가리 찢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3. 판검사들이 공..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 작은 발표회를 준비하며 어떻게 음식을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그때 부모들에게 모금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이런 식의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이 부쩍 자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언가를 하고자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그걸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그걸 뿌리치거나 무시하기보다 귀담아 듣고 어떻게든 절충안을 만들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 1학기 마무리 여행에서 아이들은 밤새도록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게임도 하며 놀았다. 소통의 장이 무언지 보여준 그 때. 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 단재 교육과정의 핵심은 아이들을 성숙한 존재로 키우는 것이다. 그런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 단재학교에선 1년에 한 번씩 학습발표회를 한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고 1학기에 한 번씩 1년에 총 2번을 할 때도 있었다. 일반학교에서의 학습 결과물은 시험이란 형식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단재학교는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학습 결과물을 보여줄 수가 없다. 물론 ‘배움 이후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상당히 유의미한 의문이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 2012년 1학기 학습발표회 때의 초대장. 작은 전시회는 뭐예요? 학습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택한 방식은 ‘학습발표회’였고, 그건 어찌 보면 한 학기별로 하는 게 맞다. 학기별로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이 다르고, 성장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 아주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으로 시작해보자. ‘2015학년도 1학기가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무리 짓는 시기가 왔다’ 이런 상투적인 표현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간이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이고, 시작과 끝의 인상이 워낙 강렬한 탓에 중간 과정은 별로 생각이 안 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 정말로 그랬다. 2월부터 3월까지 2개월 동안은 검정고시 준비 기간이었기에 정신없이 사회와 역사를 공부한 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했고,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일상을 채워갔다. 학교라는 성격상 수시로 여러 일들이 발생했고 더욱이 대안학교라는 특성상 매우 역동적이기까지 하다보니, 의식적으로 시간을 인식하려 하지 않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그래서 ‘벌써..
15학년도 1학기를 마치며 목차 1. 단재학교에서 4년을 보내다 자리 잡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 1~2년차 학교의 급격한 변화와 자리매김의 시기, 3년차 익숙함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경계하는 시기, 4년차 2. 전혀 다른 존재를 만나다 사람과 책을 만날 때 인생은 변한다? 너를 만나 오히려 혼란에 빠지다 3. 전혀 다른 존재와 소통하려 노력하길 익숙함으로 만나느냐, 불편함을 견디느냐 익숙함에 빠지지 않고 불편함을 견디는 2015학년 2학기이길 바라며 인용 목차
3. 전혀 다른 존재와 소통하려 노력하길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을 만나 우리 문화에선 아주 중요한 Must Have 아이템이었던 모자가 다른 문화에선 전혀 쓸모없는 짐에 불과할 뿐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모자를 팔려던 송나라 상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14년 1월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까지 모여 감마워크숍을 진행하며 찍은 사진. 익숙함으로 만나느냐, 불편함을 견디느냐 이런 상황에서 송상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자가 팔릴 수 없는 문화’라고 멋대로 규정짓고 송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자신은 객관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여태껏 살아온 송나라의 문화로 규정지은 것이기에 선입견에 따른 판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은 타자를 만났으..
2. 전혀 다른 존재를 만나다 그렇다면 단재에서의 4년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 걸까? 1학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 한 번 정리를 하고 싶었다. ▲ 올해 4월 22일에 샤롯데에 드림걸즈라는 뮤지컬을 보러와서 사진을 찍다. 사람과 책을 만날 때 인생은 변한다? 나는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으며, 어떤 꿈을 꾸며, 이상과 현실을 어느 정도 일치시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두 가지에서 영향 받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5년이 지나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그 두 가지란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우리가 읽는 책이다. -찰스 존스 오늘 아침에 라디오를 듣던 중, 위의 말을 듣는 순간 귀가 확 열리는 듯한 체험을 했다. 위의 얘기는 사람의 성장이 어떤 것들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1. 단재학교에서 4년을 보내다 단재학교에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이젠 이곳에서의 생활이 몇 년 입어 늘어진 옷만큼이나 편하게만 느껴진다. ▲ 처음 들어섰던 이 문에서 단재학교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 후로 4년이나 훌쩍 흘렀다. 자리 잡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 1~2년차 1년 차엔 모든 게 낯설었기에 적응하기 위해, 전혀 다른 생명체였던 18명의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기 위해 분주했다. 나란 인간이 원래 모난 인간이고, 붙임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인간인데다 나름 고집까지 있는 터라 많은 사람에게 뜻하지 않게(?) 생채기를 내며 배워가던 시기였다. 그 시간이 지나 2년 차에 접어드니 이젠 나름 지낼 만 해졌다. 교사라는 위치가,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처럼 격 없이 지낼 수 있는 대안..
단재학교 성내동에서 송파동으로 이전하다 목차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강동 성내동 학교의 모습 터전 이전하다 2. 터전 이전의 의미 기회주의여선 안 된다 위기는 기회? 적극적인 고민, 그리고 행동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터전 이전 일지 이전 전날의 마음 송파동 단재학교 전경 인용 목차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터전 이전 일지 4월 21일: 학교 터전을 옮기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학교 운영 위원회 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찬성의사를 표현했고, 주변에 괜찮은 공간이 있는지 알아봐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다. 4월 30일: 송파동에 다녀가다. 1층과 2층이 통으로 묶여 있는 구조이며 방 또한 여러 개가 있어서 학교로 쓰기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주변이 주택가라, 학교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에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심이 들었다. ▲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일반주택이니 그럴 수밖에. 5월 23일: 학부모 임시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터전 이전 문제를 다루다. 거의 모든 학부모의 동의를 얻었고, 기정사실화 되다. 5월 28일: 송파동으로의 이전이 ..
2. 터전 이전의 의미 학교 터전 이전이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과연 나에게는 어떠한 의미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 우물 속에 산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우물과 같은 협소한 의식 구조가 된다는 게 문제다. 기회주의여선 안 된다 군자는 그 자리에 처하여 그 자리에 합당한 행동에 최선을 다할 뿐, 그 자리를 벗어난 환상적 그 무엇에 욕심내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이적에 처해서는 이적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환난에 처해서는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한다. 군자는 들어가는 곳마다 스스로 얻지 못함이 없다. -『중용』 14, 해석: 김용옥 君子, 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단재학교를 알게 된 것은 2011년 8월 30일이었다. 「한겨레 신문」 광고판에 난 교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고, 면접을 보러 오게 된 것이다. 9월 6일에 둔촌역에서 내려 성내동 학교에 도착했다. 그땐 3층에 학교가 있었고 1층엔 ‘단재카페’가 있던 때였다. 그 날의 면접은 1층에서 진행되었기에 단재학교를 볼 수는 없었다. 면접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사전 미팅을 위해 다시 단재학교를 찾은 것은 15일이었다. 3층에 올라가 상담실로 들어가며 단재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 신문에서 모집공고를 봤고 단재학교에 왔다. 성내동 학교엔 나의 시작이 스며있다. 강동 성내동 학교의 모습 성내동 단재학교는 두울빌딩 3층에 자리하고 있다. 3층엔 이화메디컬이라는 사무..
국어수업을 준비하며 1. 학생들이 문자와 멀어지다 부인할수록 선명해지는 현실 문자, 가깝지만 먼 그대 2.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 ⇒ 호모 루덴스 로퀜스(놀이하는 언어적 인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삶 3. 현행 국어교육의 한계, 그 너머 개념암기 교육의 한계 시로 한바탕 놀다 인용 목차
3. 현행 국어교육의 한계, 그 너머 그렇다면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을 어떻게 길러낼 수 있을까? 어떻게 텍스트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맘껏 글을 가지고 놀며 글이 사람과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할 수 있을까? 일반 국어시간에 하는 것처럼 개념을 가르치고, 단어의 뜻을 외우게 하면 될까? ▲ 개념이 본질에 앞서는 게 아니라, 본질이 개념에 앞선다 개념암기 교육의 한계 개념(문자)은 세상을 분절하여 파편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무지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녔음에도 우린 ‘일곱 색깔 무지개’라고 표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무지개를 볼 때에도 빨간색 다음에는 주황색이 올 거라 생각하고 옅은 불그죽죽한 색이 보이면 ‘주황색’이라고 단정 짓는다. 현실을 제대로 보려하기보다 ..
2.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언어란 무엇이고 국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국어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언어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인간’이라는 목표를 정한 데엔 그와 같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 앙리 마티스의 춤(1910)- 인간은 놀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 ⇒ 호모 루덴스 로퀜스(놀이하는 언어적 인간)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을 나타내는 명칭은 ‘호모 로퀜스’다.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기에 그와 같은 학명이 붙여진 것이다(물론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하지만 언어적 인간만을 내세울 경우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이 국어교육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우리가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은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1. 학생들이 문자와 멀어지다 예전에 들은 말이다. “영상물에 익숙한 세대에게 책에 한가득 실려 있는 글들은 암호문 같은 느낌이예요”라는 말이었다. 학생으로부터 들은 말인지, 인터넷에서 본 것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땐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아이들에겐 이처럼 책을 볼 때, 구멍이 송송 뚫린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인 걸까? 부인할수록 선명해지는 현실 이 말대로라면 아이들에겐 한글로 써 있는 글이 ‘Привет Я печенье учителя(러시아어)’라는 글처럼 깜깜하고 아득하게 보인다는 말이 된다. 한국에서 태어나 여태껏 한글을 보고 들으며 자라왔을 텐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건 마치 ‘물속에서 사는 물고기가 물을 두려워한다’는 것과 같은 황당한 말이니 말이다. 그 ..
단재학교 잡지를 준비하며 목차 1. 나무의 가치를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 『다르다』 2호의 문제점 베어낸 나무의 가치가 있는 『다르다』 2호를 위해 2.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저자와 편집자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두 존재, 편집자와 저자 책을 보면 저자와 편집자의 관계가 보인다 3. 다르다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편집부원들에게 단재학생들에게 편집팀(김지원, 임승빈, 김민석)에게 인용 목차
3. 다르다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편집부원들에게 단재학생들에게 1. 자신의 글을 선정할 때, ‘이 글이 책에 실릴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선정하길 바란다.(10월 24일까지 세 편 선정하여 게시판에 올릴 것) 2. 편집자를 무시하지 말고 애써 『다르다』를 깎아내리지도 말고, 자신의 글을 맡게 된 편집자와 소통하려 노력하여 최상의 결과물이 책으로 나올 수 있게 하길 바란다. 3. 『다르다』 2호 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나 기획 기사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또는 편집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거침없이 나에게 말해주길 바란다. ▲ 편집자는 저자가 쓴 글에 대해 애정이 있어야 한다. 편집팀(김지원, 임승빈, 김민석)에게 1. 편집자는 최상의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피에타Pieta」라..
2.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저자와 편집자 잡지를 만드는 데에 있어 내 글이 실렸냐 안 실렸냐 하는 따위의 얘기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양의 글들이 실렸냐의 얘기가 아니라 과연 가치가 있는 글이 실렸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이 그 책을 만드는데 쓰인 나무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 저자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수를 놓듯 글을 써야 하며 편집자는 전체적인 흐름에 유의하여 글을 다듬어야 한다. 저자와 편집자의 그런 열정만 확보된다면 글을 빼느냐, 넣느냐 하는 문제는 화사첨족식畵蛇添足式의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된다. ▲ 우리가 만드는 책은 나무를 베어 만든다.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두 존재, 편집자와 저자 책이 한 권 만들어졌다. 이때 우리가 주의 깊게 보는 건, ‘이 책을 쓴 사람이 누..
1. 나무의 가치를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 『다르다』는 단재학교에서 발간하는 학생들이 만드는 잡지로, 지금까지 창간준비호와 1호 총 2권의 잡지가 나왔다. 지금은 2호를 만드는 과정 속에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2호의 컨셉은 ‘이미 카페에 올라온 각 학생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든다’라는 것이다. 중간 중간에 기획기사나 개인기사가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큰 줄기는 각자 이미 쓴 학생의 글들을 갈무리하여 싣자는 이야기다. 이 의견에는 100% 동의한다. 단재학생들이 기존에 쓴 글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책이란 것으로 물화되기 위해서는 수정하거나 보충하는 후속작업이 있겠지만, 모든 단재학생의 글이 『다르다』 2호에 실리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작품집이자 단재학교 1년의 역사가 될 ..
목차 1.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리다 무색무취한 교사를 양성하는 공간, 사범대학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고민이 싹트다 교사는 따르는 사람? 고민하는 사람? 2.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이상을 벼리다 교육은 끊임없이 지적 허영, 거짓 자신을 벗어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재학교의 장점: 이상을 멈추지 말고 더욱 단단히 벼리라 3. 학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나눈 교육이야기 학부모 전체 회의와 거침없던 말들 장소가 바뀌면 이야기도 바뀐다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2년차 교사이길 인용 목차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자식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면 내가 교사가 되려 했을 때처럼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학창 시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신나게 보냈다가 나중에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하는 불안이 있으니 말이다. 이런 불안의 기저엔 ‘대학진학’이 있다. ▲ 어쩌면 대학 진학이 교육의 핵심이 됐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학부모들의 주문도 어찌 보면 ‘대학진학’이란 문제에 묶여 있다고 봐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와서 잃었던 호기심을 찾고, 밝아지고, 자존심을 찾는 것엔 충분히 동의하지만, 그래서 결국 어떤 결과가 있느냐는 현실론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처럼만에 모임에 ..
3. 학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나눈 교육이야기 2013년 1월 19일부터 20일까지는 단재 가족의 모임이 있었다. 신년 모임의 성격으로 한 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학부모 전체 회의와 거침없던 말들 교사들은 단재학교에서 모여 함께 출발했다. 1시에 모여 이것저것 챙긴 후 20분쯤 길을 나섰다. 웰리힐리파크(구 성우리조트)는 강원도 횡성에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먼저 온 가족들은 스키를 타러 가거나,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스키를 타러 갔던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오더라. 모두 모이자 이향 아버님이 예약하신 식당으로 이동하여 삼겹살을 배불리 먹었다..
2.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이상을 벼리다 교사가 되려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왜 교육을 하려 하는가?’에 대한 고민쯤은 해야만 한다. 그게 성장해가는 학생들을 위한 길이며, 사회적으로 규정지어 놓은 교육이란 틀에서 한갓 기계로 전락하는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길이니 말이다. ▲ 첫 임용시험 보던 날 정문의 풍경. 첫 임용시험의 결과가 나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후 생각해보면 불행이 행운인 경우다. 교육은 끊임없이 지적 허영, 거짓 자신을 벗어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교육에 대한 고민에 도움을 준 사람들은 고미숙씨와 고병권씨, 그리고 김용옥씨였다. 이 척박한 현실에서 희망을 일구는 길은 단 하나, 교사가 먼저 공부에 미치는 것뿐이다. 설령 입시를 위한 것일지라도 선생님이 공부에 미..
1.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리다 단재학교에 11년 10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갓 1년을 근무한 셈이다. 누구에게나 1년의 기억은 뜻깊듯이 나에게도 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1년의 경험으로 교육에 대해 말하는 건 역시나 시기상조다. 햇병아리가 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 글에선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느낀 소감과 1월 19일에서 20일까지 있었던 학부모 회의에 대한 후기를 적도록 하겠다. ▲ 방학 중 모인 단재 가족들의 모임. 이 날은 특히 평소엔 잘 나오지 않던 아버님들도 자리를 함께 하여 더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무색무취한 교사를 양성하는 공간, 사범대학 누군가는 ‘사대를 졸업했으니, 교육에 대해서는 전문가급은 아니어도 준전문가급은 되..
18.03.01.(목) 7. 아디오스 단재학교 2011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6년 3개월 동안 일했던,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았고, ‘건빵=단재학교 교사’란 등식이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단재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 6년간 나를 키워준 단재학교여 안녕~ 꿈만 좇던 이에게 찾아온 느닷없는 행운 난 꿈을 좇아 살아왔다. 물론 교사가 되려던 꿈은 매우 현실적이었지만, 한문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이상을 좇은 결과였다. 한문을 공부하며 공부하는 재미를 알았고, 좀 더 깊이 있게 그 시대를 탐닉하며 시대를 보는 재미를 느꼈으니 말이다. 어느 시기에 써진 내용이든 그건 결코 ‘그 당시의 케케묵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담고 있지만, 지금의 내가 해석하는 순간부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