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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종횡무진 한국사, 1부 깨어나는 역사 - 신화에서 역사로, 두번째 지배집단②: 기자조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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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사, 1부 깨어나는 역사 - 신화에서 역사로, 두번째 지배집단②: 기자조선

건방진방랑자 2021. 6.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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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배집단

 

 

오늘날 국내 역사학계에는 기자조선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단군을 한반도의 토착 세력으로 여긴다면 기자가 외부로부터 와서 단군조선을 대체했다는 게 영 찜찜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단군의 경우에도 한반도 토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까마득한 고대에 토박이냐 아니냐를 엄밀하게 따질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내외의 경계가 뚜렷해야만 그런 구분이 가능할 텐데, 그 시대에는 중국에도 한반도에도 그런 민족적 경계나 강역 상의 구분 같은 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단군조선이든 기자조선이든 실제로 한반도의 상당 부분을 영역으로 삼은 영토국가는 아니었으며, 어쩌면 혹시 고만고만한 여러 부족집단들 중에서 어쩌다가 우연히 후대에까지 흔적을 남기게 된 부족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자조선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기자조선을 부각하려는 시도만큼이나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어쨌든 기록에 이름이 전하므로 기자조선에 관해 어느 정도의 추측은 하고 넘어가야겠다.

 

기자를 떠나보내기 전에 무왕(武王)은 정치 9단인 기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경략을 한수 배운다. 서경(書經)에 전하는 홍범 9(洪範九疇)’가 바로 그것인데, 이 가르침은 기자 자신에게도 요점 정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기자는 그것을 토대로 고조선에서 팔조법금(八條法禁)을 만들어 시행한다. 지금까지 전하는 것은 여덟 가지 조항 중 세 조항밖에 없지만 남을 해치거나 도둑질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조항이니까 그로 미루어 전체 내용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팔조법금이라니까 이름은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 그 내용은 지극히 평이하다. 아무리 수천 년 전의 옛날이라 해도 불과 여덟 개의 형법 조항으로 고조선 사회의 치안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아마 당시 고조선은 상당히 단순한 사회였고 세력권도 그리 넓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굳이 비교하자면 팔조법금보다 600년 가량 앞선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은 무려 282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름으로만 기자조선으로 구분할 수 있을 뿐, 사회 체제는 선대의 단군조선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탓에 기자조선도 역시 단군조선의 경우처럼 처음 성립한 시기에 관한 기록만 있을 뿐 그 후 어떤 변화와 발전 과정을 거쳤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시기 구분상으로 신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었던 단군조선과 달리 기자조선 시대부터 한반도는 청동기 문명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밖에 기자조선에 관한 상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 기자 개인은 단군에 비해 훨씬 실존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지만, 그 후의 고조선은 단군 시대처럼 여전히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 반면 한반도에 기자조선이 성립하던 시기부터 중국의 역사는 구름 속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먼저 중국의 변화부터 보자.

 

 

책봉과 가르침의 교환 주 무왕이 기자를 조선왕에 책봉하는 장면이다. 마루 한가운데 두 인물 중 오른쪽이 무왕이고 왼쪽이 기자다. 무왕은 기자를 책봉함으로써 정치적 서열을 정했지만, 그 대가로 기자는 무왕에게 홍범 9라는 책략을 전했으니까 막상막하라고 할까? 그러나 개인들 간에는 그랬을지라도 후대에 중요해진 것은 역시 정치적 서열이다.

 

 

인용

목차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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