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안녕! 카자흐스탄
오전에는 이견호 원장님과의 면담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셨다.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잘 끝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셨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 교육원은 우리의 홈그라운드였다. 그리고 이견호 원장님이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활동하기 편했다.
그 나라에 가선 그 나라의 시선으로 그 나라를 보라
원장님은 단재 친구들의 뽀로통한 자세에 대해 말씀하셨다. 다른 나라에 왔으면 그 나라의 문화나 상황을 이해하려 해야지, 한국적인 시선으로 깎아내리거나 조롱거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말에 백번 동의했고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첫 날에 원장님의 「카자흐스탄 문화와 우리의 자세(가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너무도 이질적인 문화를 지닌 카자흐스탄에 오면서 아무 준비도 없이 왔다는 후회가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카자흐스탄을 좀 더 잘 알았거나, 원장님의 강의를 통해 카자흐스탄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녔다면 선진국과 후진국의 서양 중심의 틀이 아닌 전혀 다른 틀로 카자흐스탄의 진면목을 보는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아쉬움을 느끼며 원장님께 인사드리고 나왔다.
▲ 서점에 왔다. 근호는 카작어에 대한 흥미가 있어 책을 사려는 것이다.
Good Bye! Kazakhstan!
근호는 서점에 가겠다고 하고 연중이도 원중이꺼 선물을 사겠다고 하기에, 굴심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근호는 대형서점을 가고 싶었나 본데, 굴심쌤이 물어보며 찾아간 곳은 중소서점이었다. 그래도 책은 꽤 있어서 근호는 역사책과 아바이 쿠난바예프Abai Kunanbaev(1845~1904) 관련 책을 샀고 굴심쌤은 카작어 시간에 필요한 책을 샀다. 그 다음엔 연중이가 선물을 살 수 있도록 돌아다닌 후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교육원으로 돌아왔다.
교육원에 오니, 아이들은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빈둥대다가 8시 30분에 교육원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처음 카자흐스탄에 도착했을 땐 어둠이 짙게 깔렸었지만, 지금은 해가 저물어 노을이 지고 있다. 노을은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노을 지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 깊숙한 곳에 꼭꼭 묻어놨던 감정들이 일시에 일어나 미처 형용할 수 없이 센티해진다. 더욱이 지금은 카자흐스탄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노을이니만치 그런 감정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었다. 가슴 시린 아쉬움을 느끼며 카자흐스탄을 마지막 밤을 즐겼다.
▲ 우리 이제 집에 갑니다. 한국 정말 오랜만에 가본다.
카자흐스탄에 갈 땐 6시간 20분을 비행하여 도착했는데, 한국에 올 땐 4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바람의 영향으로 카자흐스탄에 갈 땐 맞바람head wind을 맞으며 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올 땐 뒷바람tail wind을 맞게 되어 밀어주는 효과가 있어 시간이 짧게 걸린다고 한다. 한국에 도착하여 낯익은 광경과 낯익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길고도 짧았던 카자흐스탄 여행이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 마침내 한국에 도착했고 인천공항으로 마중 나온 학부모님들을 만났다. 이쯤 되니 끝났다는 생각이 들더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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