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문학 요한계시록 판타지아
복음서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현 성서의 제일 끝머리의 요한계시록이라는 문헌이 붙어있는데, 이 문헌이야말로 낭송문학의 극단적 형태를 과시하고 있다. 계시문학(Apocalyptic Literature)은 초기기독교인들의 발명이 아니고, 그것은 유대인들에게 배어있는 대중문학 장르였다. 이 묵시문학은 기원전 2세기초에서 기원후 2세기초까지 유대인 사회에서 매우 유행하던 문학장르였다. 그것은 하나님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이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초시간적ㆍ초월적 세계의 체험을 인간의 언어로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꿈이나 천사나 환상을 통하여 드러난다. 그 주제는 메시아적 대망이며 이 세계의 종말이며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다. 종래적 예언자의 예언은 하나님의 의지를 이 현실역사의 지평 위에서 펼치지만, 계시자의 묵시는 역사를 초월한 초자연적 지평 위에 펼친다.
그런데 이런 묵시 문학은 매우 판타스틱하고 황홀하며, 듣는 이들을 도취시키고, 공포나 협박이나 환희를 매우 극적으로 표출시키기 때문에 대중에게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서, 에녹1서, 에녹2서, 에스드라 2서(에스라4서), 바룩2서, 바룩3서 등등, 수없는 묵시문학작품이 간약시대에 등장했다. 복음서의 출현도 이 묵시문학의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요한계시록은 소아시아지역에 있는 크리스챤들이 로마관리들에 의해 박해를 받던 2세기초에 쓰여진 작품으로 황제예배냐 하나님예배냐, 제국에의 충성이냐 기독교에의 충성이냐, 그 변절과 순교의 기로에 놓여있는 절박한 크리스챤들을 향해 발한 묵시문학의 한 전형이다. 이 문헌의 저자의 의도는 매우 명백한 것이다. 순교는 영원한 보상을 받고, 황제예배 즉 배교(背敎)는 영원한 징벌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순교에 대한 매혹감을 느끼게 하고 배교에 대한 공포감을 조장시키는 것이다. 이 낭송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황제예배를 하여 그리스도와 전능하신 하나님께 불충한 반역자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순교의 죽음을 달게 받겠다고 결단하도록 종용케하는 도취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공포의 판타지아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첫머리를 보라!
이 예언의 말씀을 크게 낭송하는 사람과 그 낭송을 듣는 사람들, 그리고 이 가운데 기록한 것들을 지키는 사람들은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 (계 1:3)
매우 명백하게 초대교회의 낭송문화를 암시하고 있는 구절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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