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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조선산문과 고사성어를 마치다 - 2. 5년이 지나 성취한 것과 아모르파티 본문

건빵/일상의 삶

조선산문과 고사성어를 마치다 - 2. 5년이 지나 성취한 것과 아모르파티

건방진방랑자 2020. 8. 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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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년이 지나 성취한 것과 아모르파티

 

 

조선 산문이 끝나고 나선 당연히 8월도 되었고 본격적으로 학교에 올라가 공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획은 언제든 엇나가게 마련이다. 갑자기 고사성어를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교육학은 좀 더 미루어둬도 된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렇게 확실히 맘을 먹을 수 있었던 데엔 우기(雨期)처럼 연일 계속되는 비의 영향이 주요했다. 집에 있어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습하긴 해도 선선한 날씨이니 말이다.

 

 

마치 가을 같은 분위기다. 연일 비가 계속 내리고 흐린 날이 계속 되고 있다.   

 

 

 

돌고 돌아 5년 만에 고사성어 정리하다

   

 

고사성어는 늘 정리하고 싶었다. 언어생활을 하든, 책을 읽든, 공부를 하든 고사성어는 여러 곳에서 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사성어는 한문 원문이 배경이다. 그러니 단순히 몇 글자로 된 내용의 겉뜻과 속뜻만 아는 정도를 넘어서 배경이 되는 내용까지 알게 된다면 더 깊이 있게 고사성어를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54월엔 불현듯 다음 블로그에 고사성어와 함께 놀자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그곳엔 고사성어와 함께 원문과 해석을 탑재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서문까지 대대적으로 쓰며 시작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서문은 몇 글자만 끼적였을 뿐 마무리 짓지도 못했고 호기롭게 시작한 고사성어 편집 작업은 한 편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채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런 걸 볼 때 뭐든 시기가 있다는 말을 더 수긍하게 된다. 교육학 용어로 말하면 적기성(適期性)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그리고 아무리 해야할 일이라도 시기가 도래하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간 일일지라도 시기가 도래하면 어떻게든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삶의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도 되는 것이다. 그러니 빠르니, 늦니 하는 말들은 결코 중요하지가 않다. 자신에게 도래할 시기, 그리고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해낼 자신이 중요할 뿐이다.

전주시립도서관에 있는 고사성어 책을 찾아 보니 효자도서관엔 없고 다른 도서관에 있더라. 그래서 대차 신청을 하고 책을 받게 되면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되었다. 우선 이걸 정리하는 게 그렇게 급한 건 아니기 때문에 원문만 모아두고 정리할 수 있는 기본만 마련해두려 했다. 원문들은 책에 링크된 사이트에서 쉽게 얻을 수 있었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고사성어를 정리하다 보니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정리한 김에 아예 업로드까지 제대로 마치고 싶단 생각까지 들더라.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4()부터는 고사성어를 정리하고 공부하며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할 땐 2년 간 임용 공부를 하며 정리해둔 내용을 통합한 게 있어서 정리할 내용은 몇 편 안 될 줄 알았고 그에 따라 금방 끝날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무려 44편이나 새롭게 정리해야 하더라. 시간이 많이 걸릴 걸 알기에 여기에만 온 힘을 집중하기로 했고 하루 하루 조금씩 정리를 해나갔다. 그 덕에 4일 만에 끝이 났다. 묵은 짐을 무려 5년이나 걸려 제 시기가 도래했고 그에 따라 마칠 수 있었다. 속이 정말 시원하다.

 

 

나름 시원한 여름에 나도 하나하나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다음 주엔 무려 2개월이나 늦어진 21학년도 임용 사전 TO가 나온다고 한다. 이번 수능이 코로나로 인해 각 학교의 개학이 늦춰진 만큼 수능도 무려 123일로 미루어졌다. 그런 영향이 임용고사에도 그대로 작용할 거라 생각했고 임용시험도 12월 중순에나 보게 될 거라 상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 나온 초등 임용 사전 예고를 보니 시험일자는 전혀 바뀌지 않았더라. 그렇다면 우리도 예년처럼 11월 말에 보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고려시대 산문읽기이조시대 서사시1권과 2, 고문진보등의 총 네 권의 책이다. 이 책들을 정리하고 나면 어느새 임용시험일은 훌쩍 다가와 있을 것이다. 2018년에 임용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 임고반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겨우 1년만 바짝 공부한 셈인데 내가 임용시험을 봐도 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7년 동안 하지 않다가 겨우 1년만 공부한 셈이니 한문실력이 없는 건 너무도 당연했고 시험체제도 바뀌어 막상 고사장에선 어떨지 걱정이 되는 것도 당연했다. 그 후로 2년이 흘렀고 그때의 생각으로 지금의 나의 실력이나 상황을 보자면 올해는 더욱 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많은 원문들을 봤고 실력도 어느 정도 정상화되었으며 예전에 비해 더 한문에 대한 부담은 덜어졌고 한문을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제 남은 4권의 책을 끝내고 교육학도 잘 정리할 것이다. 그런 다음 당당하게 시험 보러 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맘껏 직면하고 맘껏 펼쳐내고 올 것이다. 올해 임용시험이 기대된다. 운명아 와라 한바탕 어우러지자. 그것이 바로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자, 지금 내 심정이다.

 

연일 계속되던 비는 그치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막바지 무더위와 함께 하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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