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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사, 8부 왕국의 시대 - 1장 왕권의 승리, 사육신의 허와 실④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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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사, 8부 왕국의 시대 - 1장 왕권의 승리, 사육신의 허와 실④

건방진방랑자 2021. 6. 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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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신의 허와 실

 

 

애초부터 조직력이 부족했던 쿠데타 세력은 좋은 기회가 무산되자 급속히 무너진다. 게다가 성삼문은 조급했거나, 아니면 지휘자감이 못 되는 인물이었던 듯하다. 결국 그의 경솔한 행동으로 그들 세력이 세조에게 노출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거사가 시도해 보지도 못하고 실패로 끝난 것은 오히려 기회주의자들에게 노선을 정해준 셈이 된다. 그 중 하나가 정창손의 사위인 김질(金礩, 1422 ~ 78)이다. 62일 그는 장인과 함께 세조에게 달려가서 전에 들은 성삼문의 음모를 털어놓는다. 원래 성삼문은 세조의 인맥인 정창손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김질을 회유하려 했으나, 무릇 정치 세력의 리더라면 확실히 자기 편으로 만들지 못할 인물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짓은 피했어야 하지 않을까?

 

세조의 고문을 받은 성삼문은 결국 다른 사람들을 불었고 그들이 줄줄이 엮여 들어오면서 사태는 쉽게 종결된다. 사실 세조로서는 비록 그들이 반역을 꾀했다고는 하나 용서할 여지가 충분했다. 우선 그들의 쿠데타는 불발로 끝났다. 또한 그들은 고문과 추궁을 받으면서도 의연한 기개를 보일 만큼 나름대로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세조는 그들과 군신관계에 앞서 젊은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세조는 성삼문, 박팽년, 이개, 신숙주 등 집현전의 소장학자들과 같은 연배다). 그러나 그로서는 무엇보다 갓 잡은 왕권에 대한 도전을 한치도 용납하지 않는 게 중요했을 것이다. 체포된 지 겨우 7일 만에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그 때문이다(박팽년은 고문을 받아 옥중에서 죽었고 유성원은 집에서 자결했다)성삼문이 죽은 뒤 그의 집을 조사해보니 가재도구도 변변한 게 없고 방바닥에는 거적이 깔려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청렴하고 기개 있는 선비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청렴과 기개는 정치적 자질과 무관한 요소인 모양이다. 그는 김질과 이야기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조직과 계획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히려 침착했던 것은 교활한 기회주의자인 김질이다. 그는 성삼문이 평소에 과장된 말투를 자주 구사한다는 것을 알고 짐짓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느냐?”고 물어 다른 사람들의 명단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성삼문이 세조의 추궁에 끝내 함구하지 못한 이유도 실은 김질에게 이미 다 말해 버렸기 때문이다. 어쨌든 김질은 이후 장인과 함께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영화를 누렸는데, 약삭빠른 자가 출세하는 것은 특히 우리 역사에서 흔히 보는 일이다.

 

하지만 세조는 후환의 뿌리를 근절하지 않으면 언제든 그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뿌리란 말할 것도 없이 단종이다. 그래서 세조는 이듬해인 14576월 무늬만의 상왕이었던 단종을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시키고 강원도 영월로 유배보낸다. 유배 생활 몇 개월이면 사약이 내려지는 게 관례, 아마 각오하고 있었을 단종의 명을 더욱 짧게 만든 것은 그의 삼촌이었다. 그가 영월로 출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그러니까 유배지로 가고 있을 무렵, 2년 전부터 경상도 순흥에 유배되어 있던 금성대군이 모반을 준비하다가 발각되는 사태가 일어난다. 결국 그 해 10월 세조는 동생에게 사약을 내리고 조카도 죽여 피비린내 나는 가족사의 한 장을 마감했다.

 

 

 소년 왕의 마지막 안식처 단종은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긴 이후에도 몇 년 동안 궁궐 안에서 상왕의 신분으로 살았다. 말이 상왕이지 그런 가시방석도 없었을 것이다. 1457년 결국 그는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사진에서 보는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를 떠나게 되는데, 아마 마음만은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금성대군의 반란이 탄로나자 단종은 서인으로 더 강등되었고 끝내 이곳에서 사약을 받았다.

 

 

인용

목차

연표

단종의 발자취

사육신 퀴즈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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