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터전 이전 일지
4월 21일: 학교 터전을 옮기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학교 운영 위원회 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찬성의사를 표현했고, 주변에 괜찮은 공간이 있는지 알아봐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다.
4월 30일: 송파동에 다녀가다. 1층과 2층이 통으로 묶여 있는 구조이며 방 또한 여러 개가 있어서 학교로 쓰기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주변이 주택가라, 학교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에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심이 들었다.
▲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일반주택이니 그럴 수밖에.
5월 23일: 학부모 임시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터전 이전 문제를 다루다. 거의 모든 학부모의 동의를 얻었고, 기정사실화 되다.
5월 28일: 송파동으로의 이전이 거의 확실해졌다. 교사들도 그곳으로 확정을 지었고 학부모님들에게도 그 사실을 전하다.
6월 20일: 송파동 학교 계약 완료
6월 27일: 학생들과 함께 송파동 학교를 청소하다. ‘반짝반짝 눈이 부’시진 않지만 깨끗해진 공간을 보니 흐뭇하다.
8월 6일: 송파동 학교 대문공사. 낮은 나무문이 아닌 육중한 철제문이 설치되다.
8월 8일: 송파동 학교 대문과 이층 부엌방을 페인트칠 하다.
8월 12일: 2층 난간에 펜스 설치 공사 완료.
8월 13일: 단재학교의 송파동 시대 개막
이전 전날의 마음
내일이면 학교 이사를 간다.
나에게 성내동의 의미는 컸다. 그곳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전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산다는 게 고정되어 있을 순 없다. 옮기고 바뀌며 변해간다. 그게 삶의 본질이고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하지만 과거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일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기 때문인지 별로 달갑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이사를 간다는 것은 설렘보다 현실이고, 그 현실은 바쁘게 움직여야 하고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일 뿐이다. 지금이야 어찌되었든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지만, 그게 시간이 흘러 특수상황이 아니라 해도 난 그걸 받아들이며 일상적인 행동에 빠져들지는 못할 것이다. 결코 이번 이사를 통해 깨달아야 하는 건 내 자신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기쁨을 만끽하며, 그 일상성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을 말이다.
송파동 단재학교 전경
▲ 학교 정면의 모습.
▲ 거실의 모습. 이곳에서 각종 회의와 아카펠라 수업 및 과학사 특강 수업이 이루어진다.
▲ 현관문을 들어서면 볼 수 있는 광경.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독서실이 보인다.
▲ 독서실 광경. 아직은 책장이 거의 비어 있다.
▲ 연극팀 방의 풍경.
▲ 2층 영화팀 방의 풍경
▲ 2층 영어팀 방의 풍경
▲ 2층 피씨방의 풍경.
▲ 2층 고3반의 풍경.
인용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2. 터전 이전의 의미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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