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단재학교 성내동 시대를 끝내고 송파동 시대를 열다 -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본문

학교/단재학교 이야기

단재학교 성내동 시대를 끝내고 송파동 시대를 열다 -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건방진방랑자 2019. 12. 26. 22:48
728x90
반응형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단재학교를 알게 된 것은 2011830일이었다. 한겨레 신문광고판에 난 교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고, 면접을 보러 오게 된 것이다. 96일에 둔촌역에서 내려 성내동 학교에 도착했다. 그땐 3층에 학교가 있었고 1층엔 단재카페가 있던 때였다. 그 날의 면접은 1층에서 진행되었기에 단재학교를 볼 수는 없었다.

면접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사전 미팅을 위해 다시 단재학교를 찾은 것은 15일이었다. 3층에 올라가 상담실로 들어가며 단재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신문에서 모집공고를 봤고 단재학교에 왔다. 성내동 학교엔 나의 시작이 스며있다.  

 

 

 

강동 성내동 학교의 모습

 

성내동 단재학교는 두울빌딩 3층에 자리하고 있다. 3층엔 이화메디컬이라는 사무실과 단재학교가 한 층을 반씩 나누어 사용한다.

 

 

단재학교의 출입

 

 

단재학교라는 명패가 걸린 곳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상담실로 통하는 문이 보이며 그 곳에서 오른쪽을 보면 기나긴 복도가 보인다. 그 복도를 따라가면 세 군데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다.

 

 

▲  단재학교의 복도

 

 

상담실은 말 그대로 교사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처음 왔을 때부터 작년(20131학기)까지는 교사들의 책상이 모여 있어 교사들은 회의와 각종 업무를 했으며, 학부모나 학생이 상담을 원할 경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후론 교사 책상이 각 교실로 옮겨져서 일반 교실 형태가 되어 영어 수업을 하는 공간이자, 교사 회의와 학생 상담을 하는 공간이 되었다.

 

 

단재학교 상담실

 

 

복도 왼쪽 편엔 문이 하나 있는데, 이 문을 통해선 단군방에 들어갈 수 있다. ‘단군방은 단재학교의 교실 중 가장 크다. 빔프로젝트가 설치되어 있어서 중요한 회의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들이 이루어진다. 이 방엔 특이한 시설물이 있는데 바로 붙박이 침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누군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는 것이다(거의 사용하지 않음). 이곳에서 연극팀 수업과 학부모회의, 외부 강연 등이 이루어진다.

 

 

▲  단재학교 단군방의 모습. 가장 큰 교실이다. 거기엔 쉴 수 있는 침대도 있다.

 

 

복도 오른 편엔 두 개의 문이 있다. 끝 쪽에 설치된 문으론 아뜰리에에로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 단재학교가 출판하는 다르다와 학생들이 자유분방하게 미술작업을 하는 등 예술활동이 주로 이루어졌기에 그와 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곳에서 영화팀 수업과 다르다제작이 이루어진다.

 

 

아뜰리에는 예술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후엔 영화팀의 공간이 되었다.

 

 

오른 편에 설치된 다른 문으론 혁거세방에 들어갈 수 있다. 이곳은 어찌 보면 단재학교내의 쉼터 같은 느낌이 있다. 방엔 창문이 설치되지 않아 밖과 완벽하게 차단된 곳이다 보니, 문만 잠그면 완벽하게 아지트로 변신한다. 이곳 책장엔 민들레과월호를 포함해서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이 있어서 밀폐된 독서실 같은 분위기도 흐른다. 이곳에서 개인프로젝트가 주로 이루어진다.

 

 

건호와 혁거세 방에서 옛이야기책을 공부하는 모습.   

 

 

 

터전 이전하다

 

빌딩에 위치한 성내동 학교는 세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첫째는 공간이 비좁다는 것이었다. 30평 정도의 공간에 20명 내외의 학생이 생활하는 건 일반학교의 상식으로 봤을 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양성보다 획일성을 중시하고 교과 위주의 수업을 하며 자유분방함보다 통제 위주로 갈 경우 30평은 오히려 적당한 규모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공간의 비좁음은 활동 반경이 좁다는 의미와 함께, 의식의 협소함으로 이어진다. 환경을 초극할 수 있는 의지가 사람에겐 있다지만, 웬만한 경우를 제외하곤 환경에 따라 사람의 의식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소한 일에서도 서로 부딪치며 으르렁 대고 싸우게 되며, 감정이 상하게 된다. 그리고 공간이 지닌 한계로 인해 인식의 범위조차 협소해진다.

둘째는 학교가 아닌 학원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단재학교를 처음 들어서면 왠지 사설 학원 같은 느낌이 든다. 빌딩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모델링을 학원 같은 분위기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잘 꾸며진 학원 같은 분위기는 나지만, 왠지 대안학교가 으레 지니고 있을 법한 친밀감 같은 것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셋째는 자연광을 잘 받지 못하는 곳에 있다 보니, 학교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일조량은 정말로 중요하다. 빛을 웬만큼 받지 않으면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말해주듯이, 빛은 밝다는 의미 외에 생동감활기와 같은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서 낮이 될수록 빛이 충분히 들어오고 서서히 어두워지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 외에 월세가 비싸다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터전 이전을 진즉부터 고민했고, 지금에 이르러서야 학부모들과 의견 일치를 이루어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단재학교가 20099월에 개교했으니,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단재학교도 5년 만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것이다.

 

 

상담실 내 책상에서 보이는 창문의 전경. 비 오는 둔촌동의 거리다. 

 

 

인용

목차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2. 터전 이전의 의미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