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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복음한글역주 - 해독 기초자료 본문

고전/성경

도마복음한글역주 - 해독 기초자료

건방진방랑자 2019. 10. 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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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 기초자료

 

 

우리나라 기독교나 신학계가 지식대중에게 참신한 메시지를 던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성서를 고착된 단 하나의 성령의 말씀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성서는 문헌이다. 성서라는 문헌은 단 하나의 판본도 동일한 것이 없다. 2000여년 동안 끊임없이 변해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7년 공동번역의 등장은 성서의 언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념을 크게 변화시켰다. 성서는 고문헌학의 연구성과를 통해서만 우리에게 다가온다. 성서는 단순히 고문서일 뿐이다. ‘성경이라는 것은 단지 성서를 바라보는 우리 마음자세의 문제일 뿐이다.

 

 

이제야 겨우 도마복음 본문을 주해하고 강론하는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여기 이 자리에 오기까지, 기나긴 역정을 회고하면서 회의와 고난과 희열로 가득찬 열정의 시간을 함께 해준 독자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지금 막상 본문을 대하는 나의 가슴은 말할 수 없는 감회와 두려움으로 회오리친다.

 

도마복음서는 114개의 로기온 파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나의 새로운 저작물인 큐복음서(통나무, 2008) 속에서도 1개의 로기온 파편에 대해 장()이라는 개념을 부여했듯이, 도마복음서에 대해서도 장이라는 개념을 쓸 것이다. 우리 동양고전의 감각으로 보면 로기온 하나를 한 장으로 규정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논어, 중용, 대학이 그러한 용례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도마복음서는 우리 고전감각으로 보면 서장 + 114+ 타이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도마복음서 원문은 희랍어 텍스트나 콥트어텍스트를 막론하고 띄어쓰기도 없을 뿐 아니라 장의 구분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하게 한 덩어리로 연결된 모습으로 고대의 서기관들은 기록하였던 것이다. 장을 구분하고 번호를 매긴 것은 물론 20세기 학자들의 노력의 소산일 뿐이다. 114장의 구분방식은 로빈슨 교수가 편집한 최초의 나그함마디 문서의 영역전집, 콥틱 그노스틱 라이브러리, 판본에 의거한 것이다. 그 중 도마복음서 부분의 서문은 쾨스터(Helmut Koester)가 썼고, 콥트어 원본은 레이톤(Bentley Layton)이 편집했으며, 영역은 램브딘(Thomas O, Lambdin)이 하였다. 서지 정보는 다음과 같다.

James M. Robinson, general editor. The Coptic Gnostic Library. 14 volumes. Leiden: Brill, 1975~95.

 

14권짜리 브릴판은 현재 구매가 어렵다. 그러나 2000년에, 5권으로 묶어 같은 회사에서 리프린트판으로 출간하였는데 현재 구입이 가능하다. 상당히 고가의 책이다. 그러나 이 내용을 한 권으로 축약시킨 책이 있다. 싼 값에 쉽게 구할 수 있다. 비록 콥트어 원문 텍스트는 생략되었지만 일반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으로도 14권짜리 분량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다.

James M. Robinson, general editor. The Nag Hammadi Library in English. Revised edition. New York: Harper & Row, 1988.

 

영역과 함께 보다 정교한 콥트어 텍스트 교정본이 실린 책으로 내가 참고한 단행본은 다음과 같다. 정확한 번역과 주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Marvin Meyer. The Gospel of Thomas: The Hidden Sayings of Jesus. San Francisco: HarperSanFrancisco, 1992.

 

이 외로 내가 참고한 책은 수백 권에 달하지만, 영역을 위해 주로 활용한 저서를 몇권 꼽으면 다음과 같다.

1. John S. Kloppenborg, Marvin Meyer, Stephen J. Patterson, Michael G. Steinhauser. Q-Thomas Reader. Sonoma, California: Polebridge Press, 1990.

2. John Dart & Ray Riegert. Unearthing the Lost Words of Jesus: The Discovery and Text of The Gospel of Thomas. Commentary by John Dominic Crossan. Berkeley, California: Seastone, 1998.

3. Stephen J. Patterson, James M. Robinson, Hans-Gebhard Bethge. The Fifth Gospel: The Gospel of Thomas Comes of Age. Harrisburg, Pennsylvania: Trinity Press International, 1998.

4. Richard Valantasis. The Gospel of Thomas.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1997.

5. Stevan Davies. The Gospel of Thomas: Annotated & Explained. Woodstock: Skylight Paths, 2006.

6. Bentley Layton. The Gnostic Scriptures. New York: Doubleday, 1995.

 

그리고 콥트어 사전으로는 다음의 두 권이 필수다.

1. W. E. Crum. A Coptic Dictionary. With a New Forward by James M. Robinson. Eugene, Oregon: Wipf and Stock Publishers, 2005(원본은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1939년에 출간),

2. Jarislav Černy. Coptic Etymological Dictionar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6.

 

크럼(W. E. Crum, 1865~1944)은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의 회원이었으며 베를린대학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콥트어의 전문가였다. 그는 제1차세계대전중에도 중단함이 없이, 적국 학자들과도 교류해가면서 24만 매 이상의 카드 작업을 통하여 30년의 노고 끝에 상기의 위대한 사전을 완성하였다. 1천 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사전(1)이 완성된 것은 1939, 나그함마디 문서가 발견되기 이전의 사건이었다. 크럼은 나그함마디 문서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그러나 이 사전이 있었기에 나그함마디의 방대한 문헌이 해독될 수 있었고, 초기기독교의 역사가 밝혀질 수 있었고, 신약성서의 원전자료들이 해석될 수 있었다. 이 사전은 20세기 콥톨로지(Coptology)의 원점이다. 나그함마디 문서의 총편집자인 로빈슨은 말한다: “크럼 이외의 대안은 없다(There is in fact no replacement for Crum).”

 

체르니의 콥트어 어원사전(2)은 콥트어의 고대이집트어 어원을 밝힌 것이다. 20년 형설의 공을 쌓아 만든 이 사전도 크럼의 성과 위에서 이루어진 노작이다. 기재어가 2천 개 가량 되는데 고대이집트어 고유의 어휘로서 알려진 것의 3분의 2에 해당된다.

 

이제 우리는 서장을 이야기해야 한다. 여기 서장이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114장을 관()하는 장()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114장의 가라사대파편 외로 114장을 총괄하는 어떤 메시지로서 그 위에 얹혀져 있는 것이다. 114장의 본체 외로, 앞에는 서장이 있고 맨 끝에는 제목에 해당되는 도마복음서(Peuaggelion Pkata Thomas, The Gospel According to Thomas)’라는 아름다운 서체로써(칸을 띄고 큰 글씨로 썼다) 대미가 장식되고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이 서물이 전체로서 어떤 의도된, 유기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내용을 이루는 114장의 순서에 특별히 주제별로 의도된 어떤 시스템이 엿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비슷한 성격의 로기온들이 모여있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114개의 로기온은 무작위적인 컬렉션(random collection)인 것처럼 보인다. 스테반 데이비스(Stevan Davies)는 도마복음서가 2~37, 38~58, 59~91, 92~113장의 4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속에 어떤 스트럭쳐가 내장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좀 더 치밀한 논의를 요한다. 도마복음서는 분명 어떤 컨스트럭션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컨스트럭션을 과시하는 방식이 디컨스트럭션의 양태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컨스트럭션과 디컨스트럭션의 긴장감을 단적으로 드러낸 명구들이 바로 서장의 언어를 구성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114개의 로기온 전체의 운명을 지배하는 서장의 언어를 세밀하게 분석해 들어가야 한다. 이 서장이야말로 도마복음서로 진입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도마복음서가 발견된 게벨 알 타리프, 이곳에 AD 367년에 매장 되었다가 1945 12월에 우연히 발견되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내가 62년만에 이 역사적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사막은 고독이다. 사막은 인간의 모든 욕망을 무화(無化)시키는 힘이 있다. 사막은 관계를 단절시킨다. 사막은 나[]를 신()에게 가깝게 다가가게 만든다. 사막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미세한 음성을 듣는다. 고독한 수행자 안토니와 폴의 고행처를 찾아가는 필자가 아라비아 사막을 헤매고 있다. 사막의 고독은 나에게 무한한 영감을, 사막의 열기는 강인한 생명의 활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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