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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따라 한강까지 자전거 여행기 - 36. 리더가 되어보면 자신이 보인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낙동강따라 한강까지 자전거 여행기 - 36. 리더가 되어보면 자신이 보인다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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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리더가 되어보면 자신이 보인다

 

 

 

충주 → 여주 / 64.69km

 

 

이제 리더 미션도 마지막 대상만을 남겨두고 있다. 영화팀의 장시간 막내인 오현세가 오늘 리더 미션을 수행한다.

 

 

 

리더 오현세, 자신이 직접 일을 하며 현실감각을 되찾다

 

현세는 단재학교에 들어온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화팀에선 막내로 남아 있다. 물론 중간에 상현이가 들어오면서 막내 딱지를 떼긴 했지만, 그렇다고 현세가 형 노릇을 한 것은 아니었다. 현세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바로 위로 민석이와 재욱이 같은 든든한 형들이 있어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도 되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이번 여행엔 상현이가 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막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

현세는 어찌 보면 이제 막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어린이처럼 대부분의 일들을 처음 하는 것 같은 어리바리함이 있었다. 지리산 종주 땐 신발 끈을 못 묶었으며, 평소엔 컵라면을 터서 물을 부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지금까진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두 해줬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단재학교에서 2년을 생활하며 여러 여행을 함께 하며 여러 가지를 경험하다보니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혀서 경험하다보면, 그런 일들은 아무 일도 아닌 게 되어 버린다. , 어리바리하냐, 능숙하냐의 차이는 얼마나 상황에 부딪히며 그 일을 해나갈 마음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세의 어리바리한 모습을 극화하여 만든 작품이다. 

 

 

 

리더 오현세, 성장을 택할 것인가? 머무름을 택할 것인가?

 

2년 사이에 현세는 이상에서 현실로 내려왔고 그에 따라 많은 부분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점은 자기보다 동생들이 단재학교에 들어왔지만, 스스로 개그 캐릭터라고 생각하며 늘 장난만 치려 한다거나, 무언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내빼려 한다는 것이다. 진지한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는 마음이 자꾸 장난을 치려는 마음으로, 책임을 지기 싫다는 마음이 자꾸 남을 의존하려는 태도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현세가 오늘은 형들을 이끌며 자전거 여행을 해야 한다. 현세가 극복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도앱 사용법이 서툴고 보는 법을 모르니, 그것을 익혀야 한다. 예전처럼 종이지도를 들고 인솔해야 한다면 엄청나게 부담이 될 테지만, 그나마 지금은 전자지도이기에 위치를 찾고 경로를 찾아가기 편하다. 그러니 사용법에만 익숙해지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까진 헤매게 될 테지만, 그때 듣게 되는 형들의 핀잔을 꼿꼿이 이겨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리더이기에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처럼 개그캐릭터로 머물려 하거나, 넋 나간 표정으로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형들이 자신을 이끌어 줄 것이란 생각은 버리고 자신이 형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나가야 한다.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형들과 대립각을 세우란 얘기는 아니다. 단지 자신의 일에 주눅 들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어제부터 현세는 줄곧 나 내일 리더인데, 지도 대신 봐줄 사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혜택을 준다고 말해왔다. 그건 아마도 어떤 부담에 맞서거나 맞닥뜨려 넘어서기엔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인터뷰를 할 때 틀려도 좋고, 길을 헤매서 한 소릴 듣는다 해도 직접 지도를 찾아보며 가는 경험은 좋은 거야. 그래서 재욱이도 이번에 리더를 하며 친구들을 처음으로 이끌어봤고 지도 보는 연습도 해본 거잖아라고 말해줬다. 이 말을 현세는 수긍하긴 했지만, 오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현세가 한 걸음 더 성정할 수도, 여전히 막내의 어리바리함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리더인 현세는 지도앱을 켜고 사용법을 민석이에게 물어본다. 기특한 모습이고, 무언가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보여 기분 좋은 광경이다. 하나하나 익혀가며, 이끌겠다는 마음을 유지하며 남한강을 따라 거슬러 가면 된다. 더욱이 작년 도보여행 때 걸었던 길을 그대로 가는 것이니, 현세 입장에선 그나마 리더역할을 하기에 편한 날이기도 하다.

 

 

리더 현세가 형들을 이끌며 간다. 이제 시작이다.

 

인용

목차

사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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