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계 박세당에 대한 만사
만서계 삼수(晩西溪 三首)
윤증(尹拯)
好藏淸艶月明中 何事將來鬪雪風
更有何人百載後 却憑遺墨歎陳公
亡羊補苙未爲遲 山石猶爲琢玉資
今日嗟嗟已無及 此生長愧負心知
浮生眞箇似蜉蝣 堪笑騷人賦遠遊
父子弟兄歸復處 唯看正氣凜千秋 『明齋先生遺稿』 卷之四
해석
好藏淸艶月明中 호장청염월명중 | 맑고 고운 것 밝은 달 속에 잘 간직하지【호장청염월명중(好藏淸艶月明中): 구산(龜山) 양시(楊時)의 시에 「觀梅贈胡康侯」 “莫把疎英輕鬪雪 好藏淸艶月明中”라는 구절이 있다. 】 |
何事將來鬪雪風 하사장래투설풍 | 무슨 일로 가지고 와 눈과 바람과 다툰 건가? |
更有何人百載後 갱유하인백재후 | 다시 어떤 사람이 100년 뒤에 있어 |
却憑遺墨歎陳公 각빙유묵탄진공 | 도리어 남은 서적에 기대어 진공【진공(陳公): 당(唐) 진자앙(陳子昻)을 가리킨다. 진자앙이 지은 감우시(感遇詩) 28수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는데, 백거이(白居易)는 「강루야음(江樓夜吟)」 시에서 “매번 진 부자를 탄식하였고, 항상 이 적선을 찬탄했다오.[每歎陳夫子 常嗟李謫仙]”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누가 뒷날에 박세당의 유고(遺稿)를 보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줄까 하는 뜻으로 한 말이다.】께 감탄할까? |
亡羊補苙未爲遲 망양보립미위지 | 양 잃고 우리 보수해도 늦음이 되지 않고 |
山石猶爲琢玉資 산석유위탁옥자 | 산의 바위는 오히려 옥 쪼을 자질이 되는데【탁옥자(琢玉資): 역시 『사변록』과 관련된 구절이다. 처음에 명재가 『사변록』을 접하고 대체(大體)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겼고, 내용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사변록』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飛火)하자 편지로 충고 했던 듯하다. 즉 자신이 『사변록』을 세상에 내놓지 못하도록 미리 충고하지 않고 나중에야 충고한 것이 양을 잃고 외양간을 고친 듯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명재유고(明齋遺稿)』 卷34 祭西溪文】. |
今日嗟嗟已無及 금일차차이무급 | 오늘 탄식한데도 이미 어쩔 수 없으니 |
此生長愧負心知 차생장괴부심지 | 이생엔 길이 마음 알아줄 이 저버림이 부끄럽네. |
浮生眞箇似蜉蝣 부생진개사부유 | 뜬 삶은 참으로 개개가 하루살이 같으니 |
堪笑騷人賦遠遊 감소소인부원유 | 시인이 「원유」【원유(遠遊): 굴원(屈原)의 초사(楚辭) 원유(遠遊)에 “슬프게도 시속이 핍박함이여, 훌훌 털어 버리고 멀리 노닐기를 바라노라.[悲時俗之迫阨兮 願輕擧而遠遊]”고 하여 세속을 멀리 탈피하고자 하는 뜻을 읊은 바 있다. 여기에서 명재는, 불우한 세상을 만나 원유의 뜻을 읊은 굴원과 같은 사람도 있지만 어차피 하루살이 같은 우리네 인생으로 볼 때 그 또한 우습다고 말한 것이다.】를 지은 게 가소롭다네. |
父子弟兄歸復處 부자제형귀부처 | 부자형제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으니【귀복(歸復): 원래 있던 자리나 상태로 되돌아감】 |
唯看正氣凜千秋 유간정기름천추 | 오직 정기가 천추에 늠름함 보리라. 『明齋先生遺稿』 卷之四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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