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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학부모 모임 및 1년차 소감 -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본문

학교/단재학교 이야기

2013 학부모 모임 및 1년차 소감 -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건방진방랑자 2019. 12. 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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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자식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면 내가 교사가 되려 했을 때처럼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학창 시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신나게 보냈다가 나중에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하는 불안이 있으니 말이다. 이런 불안의 기저엔 대학진학이 있다.

 

 

▲  어쩌면 대학 진학이 교육의 핵심이 됐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학부모들의 주문도 어찌 보면 대학진학이란 문제에 묶여 있다고 봐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와서 잃었던 호기심을 찾고, 밝아지고, 자존심을 찾는 것엔 충분히 동의하지만, 그래서 결국 어떤 결과가 있느냐는 현실론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처럼만에 모임에 참석하신 학부모님들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으며, 아이들의 대부분의 활동에는 만족하지만 학과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하셨다. 어찌 보면 그 두 가지가 양립하길, 아니 어쩌면 좀 더 학과공부에 최선을 다해주는 학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보였던 것이다.

심지어 아버지는 아이가 뭔가에 구속된 전형적인 성공케이스가 아닌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 속에서 미래를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는 대기업에 취직하여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상반된 바람을 말씀하기도 했다.

부부 사이에도 한 아이를 바라보며 그리는 미래상이 다른데, 교육으로 학생을 만나야 하는 교사의 고충은 오죽하겠는가. 학부모의 기대와 학생의 현상태, 그리고 교사의 교육관까지 얽히고설키면 더욱 복잡한 양상이 되니 말이다.

대안학교 교사로서 그래서 결국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말이 가장 압박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교육철학이 있고, 아이들과 함께 그런 교육철학에 따라 활동하여 아이의 주체성과 독창성을 키울 수 있다 할지라도, 미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현실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고, ‘학교라는 네이밍을 달고 교육을 하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부분이라 비애가 느껴졌다.

 

 

민들레 모임 떄 맥주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사진. 이때도 그랬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2년차 교사이길

 

이제 겨우 1년을 지내본 것이니, 좀 더 이 문제를 끌어안으며 고민을 하고 무언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일반학교가 대학 진학을 위한, 상위 10%만을 위한, 단기적인 목표(교내 정기 시험, 일제고사)를 위한 학교의 형태라면 내가 생각하는 학교는 그런 학교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의 성숙에 관심이 있으며, 인풋 아웃풋의 단기적인 목표보다 장기적인 학생의 변화를 관찰 기술하는 것을 중시하며, 대학이란 한정된 미래상 외에 학생과 함께 길을 그려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어떻게 부모님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햇병아리와 같은 생각으로 시작한 1년이 그렇게 지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다. 과연 새로운 해엔 어떤 생각들을 갈무리할 것이며, 어떤 단재학교의 현장을 스케치해나갈 것인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더욱 좌충우돌하고 재미지게 현장을 기술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눅 들지 말고 맘껏 밑그림을 그려가 봐야겠다.

 

 

10시가 넘었음에도 사람들이 많다. 우리의 이야기도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인용

목차

1.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리다

2.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이상을 벼리다

3. 학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나눈 교육이야기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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