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기
무엇이 그리도 조급하고 두려웠던 것일까? 남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사실 때문에 그랬나? 그러고 보면 언제나 나의 생각은 어떤 하나의 틀에 갇혀 꽉 막혀 있었다. 우리나라엔 일반룰이 있다. 어느 나이 때엔 취직을 해야 하고, 어느 나이 때까진 결혼을 하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어딘가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바로 그런 일반적인 것들에 눌려 살아왔기 때문에 내 삶의 행복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엔 있을 수 없는 것이 되고야 말았다.
미래의 행복을 현재로 찾아오는 방법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런 일반룰을 충실히 따르며 살아갔던 사람조차도 행복과는 요원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교사가 되고 싶어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한다. 그 결과 임용에 합격한다.
과연 그때부터 미루어두었던 행복이 찾아오나? 맞다. 잠시 행복했다. 적어도 결과 발표가 나온 모니터창을 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은 그 순간엔. 하지만 곧 연수를 들어가고 학교에 배정받아 적응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임용에 합격하면 담배 끊을 거야.”라고 말하던 선배는, 지금 더 심한 골초가 되셨다.
이쯤 되면 김우정씨의 “연봉 1억이 넘는 사람도, 남들 보기에는 엄청나게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기가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행복해하지 않아요. (239p)”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지금 당장은 내가 그런 입장이 아니니 그게 부러워 보이며 행복은 그 속에 있다고 믿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게 막상 이루어지고 나면 다른 고민이나 걱정이 또 밀려들게 마련이다. ‘알라딘’이란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그 욕망의 끝없음을 살펴본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린 영영 행복할 수 없단 말인가?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 허황된 일반룰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이들
무엇을 가졌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걸 소유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다. 그저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내가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행복한 것일 뿐이다. 단, 그 일이 어떤 무거운 사명의식에 따라 마지못해 하는 일이어선 안 된다는 것.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하고 내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그럴 때 일은 여가활동이 되고, 여가활동은 일이 되는 놀라운 삶의 마법이 일어난다.
바로 이 책에는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의 말처럼 ‘Carpe Diem’을, 「개밥바라기별」에 나오는 노동자 아저씨의 말처럼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를 현실에서 맘껏 적용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들 개개인을 바라보면 일반룰에서 많이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결혼적령기임에도 조바심을 느끼지 않고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거나 무료봉사를 하며 그간 모아둔 돈이 조금씩 바닥나고 있음에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게 뭐냔 말인가. 우리가 지금 일반룰로 인해 조급해하고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들은 그런 불행을 자초하면서도 오히려 ‘써바이 써바이(행복이란 말의 캄보디아어)’라고 하고 있지 않은가? 이들과 우리가 서로 다른 種의 인간이거나 이들과 우리가 쓰는 ‘행복’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다르지 않고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분명히 이들은 그런 일반룰에 반대로 행동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고 난 똑같은 이유로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 심각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게 분명하다.
인용
1.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기
2. 써바이를 외치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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