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추사 김정희가 아버지께 보낸 편지
김정희(金正喜)
伏不審潦炎氣候若何. 伏慕區區. 子侍讀一安伏幸. 伯父主行次, 今方離發, 而意味己, 日熱如此. 伏悶伏悶.
命弟幼妹, 亦好在否? 餘不備. 伏惟下覽. 上白是.
癸丑流月初十日, 子正喜. 白是.
▲ 추사에 대해 여러 글을 읽고 나면 예산의 기념관과 제주의 적거지 기념관에 꼭 가보고 싶다.
눈으로 그의 작품들도 보고 그의 삶도 느껴보고 싶다.
해석
伏不審潦炎氣候若何.
엎드려 장마 지고 무더운 기후에 어찌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伏慕區區.
엎드려 그리워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子侍讀一安伏幸.
제가 큰 아버지를 모시고 책을 읽으며 한결같이 편안하니 엎드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伯父主行次, 今方離發,
백부님께서 먼 길 가시려 방금 떠나 출발하셨는데,
雨意味己, 日熱如此.
비의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무덥기가 이와 같습니다.
伏悶伏悶.
삼가 근심되고 또 근심됩니다.
命弟幼妹, 亦好在否?
아우 명희(命喜)와 어린 여동생은 또한 잘 있는지요?
餘不備.
나머지는 다 갖추지 못합니다(드릴 말씀은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伏惟下覽.
엎드려 생각건대 굽어보아 주소서(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上白是.
올림【위의 한자는 ‘상사리’로 읽어야 한다. 상사리는 예전에, 윗분께 사뢰어 올린다는 뜻으로 윗사람에게 드리던 편지글의 첫마디나 끝말에 쓰는 인사말을 이르던 말】.
癸丑流月初十日, 子正喜. 白是.
계축(1793)년 6월 10일에 아들 정희 올림(여기서도 ‘사리’로 읽어야 함).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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