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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몽인 - 보창주도사차만리서(報滄洲道士車萬里書)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유몽인 - 보창주도사차만리서(報滄洲道士車萬里書)

건방진방랑자 2019. 3. 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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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주도사 만리 차운로에게 답장 보내다

보창주도사차만리서(報滄洲道士車萬里書)

 

유몽인(柳夢寅)

 

 

차운로의 뛰어난 문장실력

伏奉惠借家藏一卷並尊先稿, 蔭讀再三, 信天上奎星華, 專耀於尊一家, 奇哉奇哉! 唐宋律髓, 少年時所曾見者, 不覺揩眼. 其中第二名之表, 在今爲魁無疑, 古之多人才可想, 至如尊之詩, 儘奇矣. 其文尤益奇, 蓋出於莊子外篇, 其博辯瓌偉, 雖古亦罕倫, 以如此之手, 何所作不滿十耶? 惜也.

其中貫三才通衆理, 從何得之? 聞尊讀章句, 皆五百筭, 其他經傳亦類之, 若是則深於義理固也. 生雖老, 請學焉.

 

경문보다는 주를 보는 세태

六經非註難解, 自少所學, 止於章句, 至如註, 吾未嘗下眼. 古者以明經取士, 六經章句, 而箋註在外, 皆舊說古文也. 今者六經章句下, 並列諸家註, 明經者俱誦, 而諸家註皆出於. 若生者, 文如避火避箭, 何也?

 

송나라 문장만을 본뜨고 훈고학만을 하는 것의 문제

韓退之奮起於八代文衰之後, 突變彀率, 人皆祖之. 宗匠亦依樣模畫, 其時應擧者皆由此發身. 朱子百代之儒宗, 亦讀之至千, 况其他乎? 生故曰: “宋之文韓退之誤之.” 宋儒之註解諸經, 只欲發揮微旨, 以牗後學耳, 非欲後學讀之如本經也. 董仲舒揚雄王文仲周濂溪諸傳, 何嘗從事於訓詁? 只據四書六經, 自悟自得而已, 今之學者謝此先彼, 斯文所以日卑也.

 

이색의 글도 따라쟁이의 글일 뿐이다

東方之文牧隱爲最, 牧隱中朝科擧之士也. 其大小諸作皆歸之義理, 其辭雖甚實, 多所根據, 而皆出於科程之式, 生竊笑之. 凡文章貴不沿襲前作, 吾胸中所儲, 自得於道原, 則區區沿襲不足多也, 話言之多少, 又何論哉? 雖然, 今之人作詩常多, 作文甚罕, 東方之文, 到今尤生疏, 生十五學古文, 而述作無多, 不能成編帙. 自壬寅以後, 凡友人別章及與人往復及人有求之者, 皆以文應之, 自此已成數十卷.

 

이색과는 다른 차운로의 문학경지

今尊文氣如許, 邃見如許, 皆從六經中出來, 豈比應擧者汲汲訓詁中哉? 若依, 刻峻其文律, 觸事著文, 日添其編牘, 則流傳不朽, 天下無敵, 不出於半歲之功, 而其爲後學楷範何如耶? 深有望於左右也. 萬曆己未四月十一日, 夢寅再拜. 於于集卷之五

 

 

 

 

해석

 

차운로의 뛰어난 문장실력

 

伏奉惠借家藏一卷並尊先稿, 蔭讀再三,

엎드려 은혜로운 집의 보물 한 권과 당신 선조의 유고를 빌려 2~3번 공손히 읽노라니,

 

信天上奎星華, 專耀於尊一家,

참으로 하늘 위의 규성奎星: 文運을 맡은 별로 이것이 밝으면 천하가 태평하다고 함.처럼 빛나 온전히 당신의 일가에 반짝이게 했으니

 

奇哉奇哉!

기이하고 또 기이합니다!

 

唐宋律髓, 少年時所曾見者, 不覺揩眼.

당송율수는 어렸을 때 일찍이 보던 책인데도 눈을 닦고 보아도 깨우치지 못했습니다.

 

其中第二名之表, 在今爲魁無疑,

그러나 그 중 두 번째 표문은 지금에 이르러선 익숙해져 의심할 게 없었으니

 

古之多人才可想,

옛날에 많은 인재들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으나

 

至如尊之詩, 儘奇矣. 其文尤益奇,

당신의 시와 같은 경우에 이르러선 극치에 도달하여 기이하기만 합니다.

 

蓋出於莊子外篇, 其博辯瓌偉,

대개 장자외편에서 나와 넓고 조리 있으며 크고 위대하여

 

雖古亦罕倫, 以如此之手,

비록 옛 글에도 또한 견줄 작품을 찾기가 드무니, 이런 창작 능력이 있었는데

 

何所作不滿十耶? 惜也.

어찌하여 지은 것이 10권을 채우지 못했습니까? 애석합니다.

 

其中貫三才通衆理, 從何得之?

그 중에 삼재를 관통하고 모든 이치를 통달한 것은 어떤 것으로부터 그것을 얻었습니까?

 

聞尊讀章句, 皆五百筭,

들으니 당신께선 주역서경의 장구를 읽은 것이 모두 500번이었고

 

其他經傳亦類之, 若是則深於義理固也.

나머지 경전도 또한 이와 같았다고 하니, 이러하다면 의리에 심오하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生雖老, 請學焉.

저는 비록 늙었다 해도 배우길 청하겠습니다.

 

 

 

경문보다는 주를 보는 세태

 

六經非註難解, 自少所學, 止於章句,

다만 육경의 주는 난해하진 않으나 어려서부터 배울 적에 장구(章句)에 그쳤고

 

至如註, 吾未嘗下眼.

()와 같은 것에 이르러선 제가 일찍이 아래로 내려다보지도 않았습니다.

 

古者以明經取士, 六經章句,

옛적 명경과에서 선비를 선발할 때 육경의 장구를 활용했지

 

而箋註在外, 皆舊說古文也.

전주(箋註)는 논외에 두었으니 다 예전에 고문(古文)이라 말해지던 것들입니다.

 

今者六經章句下, 並列諸家註,

지금은 육경 장구(章句)의 아래에 아울러 제가(諸家)의 주를 나열하여

 

明經者俱誦, 而諸家註皆出於.

명경과에 응시하려는 자들이 함께 외우니, 제가(諸家)의 주는 모두 송나라 유학자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若生者, 文如避火避箭, 何也?

그래서 저와 같은 사람의 경우는 송나라 문장 피하기를 화마와 화살 피하듯 하니, 그것은 왜일까요?

 

 

 

송나라 문장만을 본뜨고 훈고학만을 하는 것의 문제

 

韓退之奮起於八代文衰之後,

처음에 한퇴지가 8대의 문장이 쇠퇴함을 분개하여 일어선 이후로

 

突變彀率, 人皆祖之.

돌연 문장의 규율을 바뀌었고 송나라 사람이 다 한유를 비조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宗匠亦依樣模畫,

그리고 구양수와 소식 같은 탁월한 문장가들도 또한 한유의 양식(樣式)을 본뜨고 그림을 따랐으니

 

其時應擧者皆由此發身.

이때에 과거 응시자들은 모두 이런 풍조로부터 몸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朱子百代之儒宗, 亦讀之至千,

비록 주자가 100대의 큰 학자라 하지만 또한 한유의 글을 읽은 것이 1000번에 이르렀다고 하니,

 

况其他乎?

하물며 다른 사람(구양수ㆍ소식)의 글엔 오죽했겠습니까?

 

生故曰: “宋之文韓退之誤之.”

그래서 저는 짐짓 송나라의 문장은 한퇴지의 잘못 때문이다.”고 말하겠습니다.

 

宋儒之註解諸經, 只欲發揮微旨, 以牗後學耳,

송나라 유학서의 주해와 모든 경서는 다만 작은 뜻만을 드러내어 후학을 깨우칠 뿐이오,

 

非欲後學讀之如本經也.

후학이 그 책들을 읽음으로 본래의 경서로 가도록 하지는 않습니다.

 

董仲舒揚雄王文仲周濂溪諸傳,

옛적의 동중서ㆍ양웅ㆍ왕문중ㆍ주렴계ㆍ정이천ㆍ정명도ㆍ주희가 전해준 모든 것이

 

何嘗從事於訓詁?

어찌 일찍이 훈고에 종사한 것이겠습니까?

 

只據四書六經, 自悟自得而已,

다만 사서와 육경에 의거하여 스스로 깨우치고 스스로 얻도록 할 뿐이었으나

 

今之學者謝此先彼,

지금의 학자들은 사서와 육경은 사양하고 훈고학을 먼저 하게 됐으니,

 

斯文所以日卑也.

사문은 이런 이유 때문에 날로 경지가 낮아진 것입니다.

 

 

 

이색의 글도 따라쟁이의 글일 뿐이다

 

東方之文牧隱爲最, 牧隱中朝科擧之士也.

동방의 문장은 이색을 최고로 여기는데 중국 조정에서 과거를 본 선비입니다.

 

其大小諸作皆歸之義理, 其辭雖甚實, 多所根據,

그래서 대작이나 소작이 모두 의리로 돌아가 그 말이 비록 매우 알차고 근거가 많아도

 

而皆出於科程之式, 生竊笑之.

다 과거공부의 법칙에서 나온 것이니, 저는 은근히 비웃음이 납니다.

 

凡文章貴不沿襲前作,

무릇 문장은 과거의 명문을 따라하지 않아

 

吾胸中所儲, 自得於道原,

나의 속에서 응집되어 스스로 도의 근원을 얻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데,

 

則區區沿襲不足多也,

구구하게 과거의 명문을 따라 짓는 것은 별 것 아니니,

 

話言之多少, 又何論哉?

말의 많고 적음 또한 어찌 논할 게 있겠습니까?

 

雖然, 今之人作詩常多, 作文甚罕,

비록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시를 지음은 항상 많고 문장을 지음은 매우 드물어,

 

東方之文, 到今尤生疏,

동방의 문장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더욱 생소해져

 

生十五學古文, 而述作無多, 不能成編帙.

15살에 고문을 배워 짓더라도 많지가 않아 한 권의 책도 완성되질 못합니다.

 

自壬寅以後,

임인년(1602) 이래로

 

凡友人別章及與人往復及人有求之者,

무릇 벗과 헤어지며 쓴 글과 사람과 왕복한 편지와 사람에게 구한 것이

 

皆以文應之, 自此已成數十卷.

다 문장으로 응하였기에 이때로부터 이미 수십 권이 되었습니다.

 

 

 

이색과는 다른 차운로의 문학경지

 

今尊文氣如許, 邃見如許,

지금 당신의 문기(文氣)가 이와 같고, 정통한 견해가 이와 같은 것은

 

皆從六經中出來,

다 육경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입니다.

 

豈比應擧者汲汲訓詁中哉?

어찌 과거 응시자들이 훈고에 급급한 것과 비교하겠습니까?

 

若依,

만약 서경좌씨전국어ㆍ 사마천의 사기ㆍ 반고의 한서예문지ㆍ한유와 유종원은

 

刻峻其文律, 觸事著文, 日添其編牘,

문장의 법칙이 엄하고 심하니 일을 겪고 문장을 접할 적에 날마다 그 문집에 첨가한다면

 

則流傳不朽, 天下無敵, 不出於半歲之功,

전하여짐에 썩지 않아 천하무적으로 반백년의 공을 벗어나지 않으리니,

 

而其爲後學楷範何如耶?

후학을 위한 본보기가 됨에 어떠하겠습니까?

 

深有望於左右也.

간절히 좌우에 바랍니다.

 

萬曆己未四月十一日, 夢寅再拜. 於于集卷之五

만력 기미년(1619, 죽기 4년 전) 411일에 유몽인이 두 번 조아립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17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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