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구름
잡설(雜說)①
한유(韓愈)
龍噓氣成雲, 雲固弗靈於龍也. 然龍乘是氣, 茫洋窮乎玄間,
薄日月, 伏景光, 感震電, 神變化, 水下土, 汩陵谷, 雲亦靈怪矣哉.
雲, 龍之所能使爲靈也, 若龍之靈, 則非雲之所能使爲靈也. 然龍弗得雲, 無以神其靈矣, 失其所憑依, 信不可歟.
異哉! 其所憑依, 乃其所自爲也. 『易』曰: “雲從龍” 旣曰: “龍” 雲從之矣.
▲이인문(李寅文), 「운룡도(雲龍圖)」, 19세기, 37X30cm, 개인소장
해석
龍噓氣成雲, 雲固弗靈於龍也.
용이 기를 뿜어내면 구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구름은 본래 용보다 신령한 것은 아니다.
然龍乘是氣, 茫洋窮乎玄間,
그러나 용이 이 기운을 타면 행동에 거리낌이 없어【茫洋: 노닐며 다녀 행동함이 스스로 자여한 모양遨遊馳騁、行動自如貌】 하늘 끝까지 닿는다.
薄日月, 伏景光, 感震電, 神變化,
구름이 해와 달에 닿으면 큰 빛이 엷어지고 천둥과 번개와 감흥하여 변화함이 신묘해져
水下土, 汩陵谷,
밑의 땅으로 비가 되어 내려 계곡과 골짜기에 다다르니,
雲亦靈怪矣哉.
구름 또한 신령스럽고 괴이하구나!
雲, 龍之所能使爲靈也;
구름은 용이 신령스럽게 할 수 있으나,
若龍之靈, 則非雲之所能使爲靈也.
용의 신령함 같은 경우는 구름이 신령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然龍弗得雲, 無以神其靈矣,
그러나 용이 구름을 얻지 못하면 영혼이 신묘함을 잃어버리니,
失其所憑依, 信不可歟.
용이 구름에 의지하지 못한다면 참으로 신령스럽기는 불가한 것이로다.
異哉! 其所憑依, 乃其所自爲也.
기이하구나! 의지할 바인 구름을 용이 스스로 만들어냄이여.
『易』曰: “雲從龍”
『서경』에 “구름은 용을 따른다”라고 쓰여 있으니,
旣曰: “龍” 雲從之矣.
이미 “용”이라 말했다면, 구름은 (자연히) 용을 따를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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