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정치인의 공통점
잡설(雜說)②
한유(韓愈)
善醫者, 不視人之瘠肥, 察其脈之病否而已矣; 善計天下者, 不視天下之安危, 察其紀綱之理亂而已矣. 天下者, 人也; 安危者, 肥瘠也; 紀綱者, 脈也. 脈不病, 雖瘠不害; 脈病而肥者, 死矣.
通於此說者, 其知所以爲天下乎! 夏ㆍ殷ㆍ周之衰也, 諸侯作而戰伐日行矣. 傳數十王而天下不傾者, 紀綱存焉耳.
秦之王天下也, 無分勢於諸侯, 聚兵而焚之. 傳二世而天下傾者, 紀綱亡焉耳.
是故四支雖無故, 不足恃也, 脈而已矣; 四海雖無事, 不足矜也, 紀綱而已矣. 憂其所可恃, 懼其所可矜. 善醫善計者, 謂之天扶與之. 『易』曰:‘視履考祥’ 善醫, 善計者爲之‘
해석
善醫者, 不視人之瘠肥,
잘 치료하는 의사는 사람의 삐쩍 마르고 살찐 것을 보지 않아도
察其脈之病否而已矣;
맥을 짚어 병의 여부를 알 뿐이다.
善計天下者, 不視天下之安危,
이와 마찬가지로 잘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은 천하의 안위를 살피지 않아도
察其紀綱之理亂而已矣.
기강의 다스려짐과 혼란스러움을 알 뿐이다.
天下者, 人也; 安危者, 肥瘠也; 紀綱者, 脈也.
천하는 사람과 같고, 안위는 삐쩍 마르거나 살찐 것과 같으며, 기강은 맥과 같다.
脈不病, 雖瘠不害;
맥이 병들지 않으면 비록 수척하더라도 해가 되진 않지만,
脈病而肥者, 死矣.
맥이 병들면 살쪄 건강하더라도 죽게 된다.
通於此說者, 其知所以爲天下乎!
이런 이야기에 통달한 사람이라면 지혜로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하나라와 은나라와 주나라가 쇠퇴하자 제후들이 일어나 전쟁과 토벌이 날마다 성행하였다.
傳數十王而天下不傾者,
그럼에도 수십 명의 왕으로 이어지며 천하가 멸망하지 않은 이유는
紀綱存焉耳.
기강이 이에 보전되었기 때문이다.
秦之王天下也, 無分勢於諸侯,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여 세력을 제후들에게 나눠주지 않았고
聚兵而焚之.
병사들을 함양에 모아 서적을 불태우기도 했다.
傳二世而天下傾者, 紀綱亡焉耳.
그럼에도 2세 왕 호해에 이어져 천하가 멸망했던 이유는 기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是故四支雖無故, 不足恃也,
이때문에 사지가 비록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과신해선 안 되는 것이
脈而已矣;
맥에 있을 뿐이고,
四海雖無事, 不足矜也,
사해가 비록 아무 일도 없더라도 자만해선 안 되는 것이
紀綱而已矣.
기강에 있을 뿐이다.
憂其所可恃, 懼其所可矜.
과신할 만한 것을 근심하고, 자만할 만한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善醫善計者, 謂之天扶與之.
그러면 잘 치료하는 의사나 잘 다스리는 왕이라면 하늘이 그를 돕는다고 할 수 있다.
『시경』에 “지난 발자취를 살펴 길흉을 고찰한다’고 했으니,
善醫, 善計者爲之‘
잘 치료하는 의사나 잘 다스리는 왕은 그것을 실천하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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