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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따라 한강까지 자전거 여행기 - 7. 가을볕을 한껏 흡입하며 낙동강 자전거 길을 달리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낙동강따라 한강까지 자전거 여행기 - 7. 가을볕을 한껏 흡입하며 낙동강 자전거 길을 달리다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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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가을볕을 한껏 흡입하며 낙동강 자전거 길을 달리다

 

 

 

10월 4일(일) 현풍터미널 → 대구 달성군 하빈면 / 36.05KM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하면 된다. 그래도 무분별하게 속도 경쟁을 하거나, 대열을 이탈하여 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순서를 정했다. ‘현세-민석-준영-재욱이의 순서로 정한 것이다.

 

 

하늘은 높고도 파랗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다.

 

 

 

현세를 맨 앞에서 달리게 한 이유

 

민석이와 준영이, 재욱이는 기초 체력이 되기 때문에 달리는 데에 문제는 없다. 하지만 현세는 체력이 좋지 않아 연습으로 달렸던 3번 내내 뒤처졌다. 근데 솔직히 체력이 안 좋다기보다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에 뒤처진다고 보아야 맞다. 왜냐하면 작년 도보여행 때는 그 누구보다도 잘 걸었고, 한 번도 뒤처진 적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땐 재욱이가 잘 걷지 못해 뒤처졌고 짐을 나를 용도로 준비한 자전거를 다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현세는 자전거를 많이 타보지 않아서 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어 변속하는 것이 매우 서툴다. 아무리 방법을 알려줘도 기어를 변속하며 달리려 하지 않으니, 힘이 배로 들 수밖에 없어 금방 지치게 된다. 이번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는 기어 변속을 몸으로 익히길 바라는 수밖에.

 

 

달성보에서 현세 자전거의 짐이 풀리는 사고가 발생하여 형들이 나서서 고쳐주고 있다. 흐뭇한 광경!

 

 

 

여태껏 한 여행과 자전거 여행의 차이점

 

자전거 여행은 지금까지 단재학교 영화팀이 했던 여행 중 가장 긴 시간동안 하는 여행이다. 2013년에 화엄사에서 천왕봉까지 걸었던 지리산 종주는 월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에 끝난 56일의 여정이었고, 2014년에 양평역에서 충주댐까지 걸었던 남한강 도보여행은 월요일에 시작하여 금요일에 끝난 45일의 여정이었다. 그에 반해 이번 자전거 여행은 현풍터미널에서 서울올림픽공원까지 달리는 것으로 일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에 끝나는 67일의 대장정이다. 더욱이 앞의 두 여행은 마지막 날 하루 전엔 펜션에 도착하여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축하파티를 하고 마지막 날엔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되었지만, 이번 여행은 마지막 날까지 성취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달려야만 한다.

처음엔 여느 여행처럼 집에서 출발하여 다시 집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으로 짰으나, 이후에 바꿨다. 이렇게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민석이다. 이유는 딱 하나, 버스를 돌아오는 것보다 훨씬 집에 빨리 도착하기 때문이다. 민석이가 집에 빨리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노코멘트! (예의 상 엄마가 보고 싶어서라고 얘기해주자~)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영상의 한 장면. 이 장면에 민석이가 집에 빨리 가고 싶어하는 답이 있다.

 

 

그렇게 여론을 조성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home run을 하게 됐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려 하니 맘이 바뀌었는지 이번에도 차라리 집에서 출발하는 여행을 할 걸 그랬어요. 그래야 어느 곳에 도착했다는 성취감도 느껴지고 뭔가 제대로 끝났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예요라고 말하더라.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집에서 떠나는 여행이든,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이든 장단점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은 처음 하는 것이기에 기대가 되었으며, 마지막 날 올림픽공원에서 깜짝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그게 어떤 감동을 자아낼지 이제 시작하는 마당임에도 설렜다.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영상의 한 장면. 마지막 날 선물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

 

 

 

가을의 축복 속에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과

 

낙동강을 따라 달성보를 지나 코스모스가 흐드러진 길을 달린다. 하늘은 높고 파랬으며 낙동강은 녹색물결(녹조라떼?)을 이루며 흘러간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역시 반팔과 반바지를 여행의 기본 복장으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며 흐뭇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전까지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부랴부랴 동서울터미널에 아이들과 함께 가랴, 현세를 찾으랴, 자전거를 수리하랴, 낙동강 자전거 길을 찾으랴 첩첩산중疊疊山中이란 표현이 딱 맞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혼이 빠지고 넋이 빠져 있다가 몸을 움직여 달리기 시작하니 정신이 돌아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달성보를 지나 강정고령보를 지나는데, 그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두발전동휠을 타거나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 맞다! 오늘은 일요일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 곁에 휴일부터 대장정에 오른 우리들이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막상 달리니 기분이 한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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