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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전태일 평전, 조영래, 아름다운전태일, 20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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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조영래, 아름다운전태일, 2009

건방진방랑자 2019. 6. 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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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그는 점심을 굶고 있는 시다들에게 버스값을 털어서 1원짜리 풀빵을 사주고 청계천 6가부터 도봉산까지 두세 시간을 걸어가기도 했다. 일이 늦게 끝나는 날은 주린 창자를 안고 온종일 시달린 몸으로 다리를 휘청거리며 미아리까지 걸어가면 밤 12시 통금시간이 되어 야경꾼에게 붙잡혀 파출소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에 다시 도봉산까지 걸어서 집에 당도하는 일도 있었다. -112p

 

인간을 물질화하는 세대, 인간의 개성과 참 인간적 본능의 충족을 무시당하고 희망을 가지를 잘린 채,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 인간상을 증오한다. (1969, 어느 겨울날) -114p

 

오늘도 보람없이 하루를 보내는 구나. 하루를 보내면서 아쉬움이 없다니, 내 정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은 나 자신도 이때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1967.2.14.)

 

내가 직장생활 근 3년 고생해서 얻은 건, 인격과 경제는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3년 동안의 고생과 14년 동안 고역이 나를 경제문제 계산기로 만든 것이다. 언제나 식생활 문제로 골치를 썩이던 소년 시절이 아니던가? (1967.2.22.)

 

등 어루만지고 간 빼 먹는다는 말이 있다. 강한 자들은 이 길들여진 양들에게 착실’, ‘겸손’, ‘온건’, ‘성실’, ‘적응성 있다하는 온갖 아름다운 찬사를 퍼부으며 환영하고 칭찬하면서 최대한으로 그들의 의식을 마비시키고 털을 뽑는다. 고통받는 인간은 한동안 얼떨떨하여 그가 고통을 당하는지 털을 뽑히는지 모른다. 설사 어렴풋이 그것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그는 다만 생존하기 위하여 현실의 부당한 행태와 그로부터 오는 자신의 고통을 참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만다. 때때로 무언가 부당하다또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으나, 역시 자신은 무력하며 그것은 시정될 길이 없으므로 머리를 흔들며 그런 건방진 생각을 털어버린다. 인내는 그의 영원한 금과옥조가 된다. -128p

 

 

바보회라 정한 이유?

 

우리는 당당하게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살 권리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태껏 기계 취급을 받으며 업주들에게 부당한 학대를 받으면서도 바보처럼 찍소리 한번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니 우리 재단사들의 모임은 바보들의 모임이다. 이것을 철저하게 깨달아야 하며 그래야만 언젠가는 우리도 바보 신세를 면할 수 있다.

 

재단사모임을 시작하면서 그는 나이가 든 선배 재단사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청하였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야. 뭘 안다고 너희가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려 하느냐?’고 막으면서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설치는 놈은 바보라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좋다. 우리가 한 번 바보답게 되든 안 되든 들이박아나 보고 죽자. -152p

 

자아의 좁은 환상에 집착하여, 그 속에 밀폐되어 껍데기를 쌓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참으로 사랑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참으로 소망할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많은 것을 희망하고 많은 것을 사랑하는 것처럼 착각한다. 부와 권력과 명예와 미모의 異性……. 그러나 그것들은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더욱 처절한 고통과 고독의 심연으로 몰아넣는 허구의 욕망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 탐욕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전태일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약점은 희망함이 적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한 인간이 그의 인간성을 풍성하게 하는 과정은 곧 좁은 자아의 환상을 버리고, 그 껍데기를 깨고, 자신과 이웃과 세계에 대한 참되고 순수한 관심의 햇살이 비치는 곳을 향하여 나오는 과정을 뜻한다. 참된 소망, 참된 사랑, 참으로 순수한 그리움만이 인간을 구원하고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283~284p

 

 

 

인용

목차

자본이 쳐둔 그물망을 전태일 정신으로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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