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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김대중 자서전 - 6. 기회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김대중 자서전 - 6. 기회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건방진방랑자 2019. 10. 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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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회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마지막 문턱은 정계복귀의 순간이다. 정계복귀, 그건 은퇴선언을 번복하여 자신의 신용을 무너뜨리는 일이기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92.12.19 정계 은퇴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자신이 스스로 만든 마지막 문턱

 

더욱이 대선에서 다시 낙선하기라도 한다면, 그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세간에서 떠도는 대통령병 환자로 낙인찍힐 위험까지 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

그런데도 그는 2차 망명 때 폭풍의 귀국을 감행했던 것처럼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원래 문턱이란 그런 것이다. 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넘으려 하는 순간 실패하여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지, 그런 것들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위험부담이 크다는 건 그만큼 변화의 가능성도 크다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문턱은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넘어야만 하는 문턱이었다. 넘지 못하면 죽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네 번째 문턱은 순전히자신이 만든 문턱이다. 세 번째 문턱을 넘으며 감옥이란 불행의 공간에서 행복을 발견해내는 실존철학자가 되더니, 영국에서 그 능력을 더욱 갈고 닦아 이젠 자신의 기회를 창조하는 연금술사가 되기에 이르렀다.

 

 

마지막 문턱은 그의 말을 뒤집으며 자신이 만들었다. 위험 부담이 크지만, 그는 이걸 기회라 생각하고 있었다.

 

 

마지막 문턱을 넘어 마침내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얻다

 

기회는 늘 있다. 단지 그걸 포착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뿐이다. 그가 문턱을 넘으려는 이유는 명백했다.

 

 

내가 정계 복귀를 결심한 근본적인 이유는 평생 품었던 내 꿈을 실현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민주주의 국가 완성이요, 다른 하나는 민족 통일에 이바지하고자 함이었다. (『Ⅰ』 653p)

 

 

이 문턱을 넘는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자신이 갈고 닦아왔던 소중한 꿈이 사람들에게 헛꿈으로 치부되어 그만하면 됐노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들을 때, 그는 그게 헛꿈이 아니라 진짜 꿈이며 실현가능하다고 외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문턱을 넘으며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해서 더 예리하게 다듬을 수 있었다. 그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자신의 진짜 꿈을 들려주고 보여줬다. 그 결과 199712월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는 그 당시에 어려서 잘 몰랐지만, 아마도 취임식에서 이렇게 모두 마주치는 장면을 보면서 어른들은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김대중 씨의 당선은 IMF 때문에 어부지리로 된 거야라고 말한다. 과연 그가 넘은 문턱들을 안다면, 이런 식의 비난은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에게 마지막 문턱은 그가 지닌 신념이 얼마나 확고한 지 시험해보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네 번째 문턱은 그의 직관이 포착한 기회였다.

앞에서 인용한 아홉 살 인생의 인용문 바로 다음에 나오는 내용이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바로 이때를 조심해야 한다. ‘예전의 나느닷없이 바뀌어 버린 나어느 쪽이 진짜 나인지 혼란에 빠져 버리기 십상이다. 아홉살 인생, 위기철 지음, 청년사, 143p

 

 

문턱을 넘으면 확고한 신념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도 문턱을 넘으며 이와 같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혼란이 찾아올 때마다, ‘헛꿈이라 비판하며 의지를 꺾어버리려 할 때마다, 그걸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 ‘김대중의 혼란 극복법에 대해서는 다음 후기에서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행동하는 양심'을 외쳤던 그는, 여러 문턱을 넘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인용

목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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