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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자서전 - 8. 김대중이 알려주는 혼란을 극복하는 방법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김대중 자서전 - 8. 김대중이 알려주는 혼란을 극복하는 방법

건방진방랑자 2019. 10. 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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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대중이 알려주는 혼란을 극복하는 방법

 

그는 권력의 달콤함이나 일생의 안위만을 원하지 않았다. 최고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릴 때마다 그에겐 너무도 달콤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았다면, 일평생 고초를 당하지 않고 편하게 살았을 지도 모른다.

 

 

무수한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그걸 그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정의를 품어라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을 다잡고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는 그것을 정의필승이라 명명했다.

 

 

정의필승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의 확신이 크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모든 나라의 모든 시대에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자가 된다는 것을 저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불의한 승자들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을 하더라도 후세 역사의 준엄한 심판 속에서 부끄러운 패자가 되고 말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Ⅱ』 393p)

 

 

위의 인용문은 2000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으며 했던 연설문의 일부이다. 후대까지 바라보며 정의는 꼭 이긴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중용의 저자가 백 세 뒤의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됨이 없다(百世以俟聖人而不惑 29)”고 외치던 강한 자기 확신이 떠오른다.

그 또한 살아오면서 정의가 불의에 짓밟히고, 기회주의적으로 살 때 떵떵거리며 사는 경우를 봐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 세상의 희망에 대해 절대로 놓지 않았다. 하긴 그랬으니 가택연금을 당하는 수모를 겪을 때도, 죽음의 고비를 몇 번 넘기는 고난에도, 죄가 없음에도 내란음모를 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구형 받고 감옥에서 지낼 때도 묵묵히 이겨낼 수 있었으리라.

이런 마음가짐이 밑바탕에 있었기에 문턱을 넘어야 할 때 좌절하지 않았던 거고, 넘고 나서 혼란스러울 때도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거다. 그에게 문턱은 고비임과 동시에 신념을 강화시키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동양 철학자들은 자신의 정당함을 후대의 사람이라도 알아줄 거라 생각했다. 그에게도 그런 강단이 보인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기

 

정의필승이란 확신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이어졌다. 앞선 후기에도 말했다시피 우린 미네르바 사건을 통해 아예 행동하지 않게 되었으며, 행동할 때에도 자기검열을 통해 나름의 선을 넘지 않게 되었다. 우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을 이미 현실 속에서 뼈저리게 체험하며, 침묵과 순종을 강요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 맞아 아플지라도 언젠가 정의는 이기고, 그에 따라 세상은 좀 더 좋아질 것이기에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Ⅱ』 593p)

 

 

이 말은 2008년에 미국산 쇠고기 촛불 집회를 했을 때, 정 맞을까 벌벌 떨며 복지부동하고 있던 우리의 의식을 깨우는 죽비와도 같은 말이었다. 그처럼 행동을 하기 전에 수많은 장벽들이 있고, 나를 막아서는 의식의 걸림돌들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장벽을 허물어버릴 수 있고, 걸림돌을 깎아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행동하는 양심이란 말이 울림이 컸던 것처럼, 그에게도 흔들릴 때마다 갈등이 깊어질 때마다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2008년의 촛불집회는 연대의 경험이었지만, 실패의 경험이기도 했다.

 

 

 

이야기가 만난 자리

 

여기까지가 그에 대한 추억이며 추모이다. 그의 삶을 문턱이란 틀로 바라보고 나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 추억담이 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추억담이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 애초에 그의 삶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듯이 그런 삶의 자세는 우리에게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턴 그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여 내가 처한 삶 속에서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의 자취를 더듬으며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그 속엔 나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를 만나러 떠난 여행에서 나의 생각과 내가 찾고자 하던 가치를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처음엔 서로 남남인 듯 각자의 길로 걸어갔지만, 엇나갔던 선이 어느 순간 겹치듯 찾고자 했던 것들이 그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넘었던 문턱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용기를 내어 나의 문턱을 넘으려 한다. 그의 말마따나 꿈을 실현해 보기 위해서. 우리의 이러한 다짐이 모여 사람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남과 북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그러기 이전에 나의 삶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기운을 받아 각자의 삶에서 신나게 풀어내 보자.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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