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를 지키려다 죽은 나의 형
生員柳夢熊, 余母兄也. 素性忠信莊嚴, 余嘗期以臨節不奪, 可托六尺之孤.
壬辰年, 余朝天未還, 倭寇入京師. 兄奉七十慈親, 避寇于楊州墓山, 遇倭. 倭挺劒指老母, 兄以身翼蔽之, 連被四槍, 猶抱母而死之. 卒脫母於賊鋒, 朝廷嘉其孝旌其門.
吁! 福善禍淫天之道也. 當壬辰之亂, 人之避寇山谷, 幾多不孝不悌恣行不義者? 而如兄之孝善獨被禍, 此非天難諶摩常者耶?
先是, 黃天賚大紫微數論兄之命曰: “命則丕虧.” 遼東戴古塘鶴經, 爲余筮兄之命曰: “壬辰四月, 離居遭患.” 天命也. 嗚呼! 痛哉.
해석
生員柳夢熊, 余母兄也.
생원(生員) 유몽웅(柳夢熊)은 내 친형이다.
素性忠信莊嚴, 余嘗期以臨節不奪, 可托六尺之孤.
평소 성품이 충직하고 믿음직스러우며 장엄【엄숙하고 질서정연하게 정돈한다】해서 나는 일찍이 절개에 임하여 빼앗기지 않기에 어린 고아【1. 14~15세의 고아(孤兒) / 2. 나이가 젊은 후계자(後繼者).】도 의탁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壬辰年, 余朝天未還, 倭寇入京師.
임진(1592)년 명나라에 입궐하고 돌아오지 않았는데 왜구가 한양에 쳐들어왔다.
兄奉七十慈親, 避寇于楊州墓山, 遇倭.
형은 일흔의 어머니를 모시고 왜구를 양주의 선산(先山)으로 피했는데 왜구를 마주쳤다.
倭挺劒指老母, 兄以身翼蔽之, 連被四槍, 猶抱母而死之.
왜구가 칼을 뽑고 노모를 가리키자 형은 몸의 어깨쭉지로 그것을 덮었는데 연이어 네 번 창으로 찔림을 당했지만 오히려 노모를 안고 죽었다.
卒脫母於賊鋒, 朝廷嘉其孝旌其門.
마침내 노모를 적의 칼날에 돌아가셨고 조정에선 효심을 가엾게 여겨 가문에 정려했다.
吁! 福善禍淫天之道也.
아! 복선화음(福善禍淫)【착한 사람에게는 복이 오고, 못된 사람에게는 재앙이 온다는 뜻】이 하늘의 도인 것이다.
當壬辰之亂, 人之避寇山谷, 幾多不孝不悌恣行不義者?
임진왜란 때에 사람이 왜구를 산골짜기로 피했는데 불효하거나 공손치 못하거나 멋대로 행동하거나 불의한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而如兄之孝善獨被禍, 此非天難諶摩常者耶?
그러나 형의 효성스런 선함 같은 경우에도 홀로 재앙을 입었으니 천도란 믿기 어렵고 항상스런 것이 아니지 않을까?
先是, 黃天賚大紫微數論兄之命曰: “命則丕虧.”
이 일 전에 황천뢰(黃天賚, 1566~)가 대자미수(大紫微數)【별점을 치는 방법 중의 하나. 도교의 성명서(星命書)로 『자미두수(紫微斗數)』란 송나라 진희(陳希)가 지은 책이 있어 사람의 사주를 별자리에 배당하여 운명이나 길흉을 점침.】로 형의 운명을 “운명이 크게 그르친다네.”라고 말했었다.
遼東戴古塘鶴經, 爲余筮兄之命曰: “壬辰四月, 離居遭患.”
요동(遼東) 고당(古塘) 대학경(戴鶴經)이 나를 위해 형의 운명을 “임진년 4월에 따로 살며 환란을 만날 걸세.”라고 점쳤었다.
天命也. 嗚呼! 痛哉.
하늘의 명이다.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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