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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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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현세는 1154분에 도착하여 함께 통인시장까지 걸어갔다. 통인시장은 엽전으로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우리도 그 소문을 익히 들어 어제 트래킹 장소를 정할 때 이곳으로 정하게 됐다.

 

 

  가맹점에서만 엽전을 쓸 수 있다.

 

 

 

여기선 엽전으로 음식을 산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통인시장이라는 안내판이 걸린 곳으로 들어가니, 길가 양 옆으로 점포들이 늘어서 있다. 여기서 갖가지 음식들을 파는데, 그 앞에 놓인 메뉴판이 색달랐다. ‘통 도시락 카페 가맹점이라 쓰인 팻말이 놓여 있고, 각 음식 앞엔 가격이 적힌 종이가 있는데, 거기엔 1.000 / 엽전 2하는 식으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건 곧 이곳에선 돈과 엽전 두 가지 화폐가 동시에 통용된다는 얘기이고, 모든 곳에서 엽전으로 음식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며, 가맹점이라 쓰인 곳에서만 음식을 살 수 있다는 얘기이다. 오기 전엔 통인시장에선 모든 곳에서 엽전을 쓸 수 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살짝 실망할 뻔했다.

 

 

길을 중심으로 음식점들이 몰려 있고 가맹점에서 엽전으로 음식을 산다.

 

 

그곳에서 민석이에게 연락을 하니, 통카페에서 민석이가 나왔다. 그러더니 도시락판과 엽전 10량을 주며 맨 끝에서부터 오면서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게 나을 거예요라는 꿀팁을 준 채 유유히 사라졌다. 이젠 우리가 몸소 부딪혀 가며 음식을 사야만 한다. 나는 음식을 하나하나 보면서 사고 싶었는데 현세는 눈에 띄는 곳마다 들러서 바로 바로 사더라. 그래서 금방 10량의 엽전이 사라져 버렸다. 현세를 통카페로 올려 보내고 나는 천천히 돌아봤다. 부침개, 어묵탕, 밑반찬, 튀김류, 닭강정 등등 많은 음식이 있었고 그 중에서 김밥과 마약김밥, 샐러드, 튀김을 산 후에 통카페로 들어갔다.

통카페 2층엔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그곳에선 밥과 국물, 김치도 살 수가 있다. 시장을 돌아다닐 땐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밥을 먹고 있더라. 그래서 중간 중간 빈자리에 껴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막상 먹기 시작하니 5000원에 산 것치고는 꽤나 푸짐했고 맛까지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튀김류나 김밥류는 만든 지 시간이 좀 흘렀기에 차가웠고, 눅눅하여 좀 그렇더라. 그래서 다음에 다시 온다면, 만들어진 음식을 사기보다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음식을 사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5000원에 이만큼을 살 수 있다. 가격 대비 괜찮다. 

 

 

 

엽전체험으로 엽전의 의미를 알게 되다

 

근데 왜 하필 엽전으로 음식을 살 수 있게 한 것일까? 처음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는대라는 소리를 들었을 땐,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하려고 그렇게 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이곳에서 음식을 사다 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돈의 형태가 바뀌고, 가치가 달라진다는 건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가치의 돈을 쓰면서도 돈으로 지불할 경우엔 많은 돈을 쓴다는 생각이 들지만, 엽전으로 지불할 땐 싼데라는 착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분명히 음식은 샀지만 얼마를 썼는지 모르는 상황이 펼쳐진다. 비유가 과할지는 모르지만, 도박장에서 현금이 아닌 코인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칩으로 바꿀 경우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돈을 쓰고 있다는 경계심이 무너져 거의 무한대로 지출하게 된다. 물론 통인시장은 사행성을 요구하거나, 과소비를 부추기는 곳은 아니니, 도박장과 같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엽전이나 코인은 돈에 대한 이미지를 지워 좀 더 활발하게 소비하게 한다는 점에선 같기에 이런 예를 든 것이다.

 

 

한바탕 잘 먹고 갑니다.

 

 

인용

목차

사진

1. 어른의 관점을 버리고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2. 좌충우돌 트래킹 회의를 기록하다

3. 여유롭던 아침이 긴박한 아침으로

4. 경복궁의 향원정과 건청궁을 아시나요?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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