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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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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향원정과 건청궁을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고 그저 한 곳만을 응시하고 싶었기에, 천천히 둘러봤다. 그런데도 시간이 꽤 남아서 몸도 녹이고 시간도 때울 겸 국립민속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박물관에 갈 때는 상관없는데 다시 경복궁으로 들어갈 땐 티켓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만나기로 했으면 경복궁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만, 문제는 영추문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경복궁의 동쪽 끝이고 만나기로 한 곳은 서쪽 끝이니, 경복궁을 관통하여 가면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으니 궁의 외곽을 따라 영추문까지 가야만 했다.

 

 

경복궁은 욕심 내어 보기보다 천천히 한 곳에 오래 머물며 봐야 하는 곳이다.

 

 

 

시간에 쫓겨 맘이 급해졌지만 뜻밖의 여유가 생기다

 

이때 문제는 두 가지였다. 이미 시간이 25분이었기에 영추문까지 가려면 20분 정도가 걸려 아이들은 벌벌 떨며 나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과, 현세가 지금 경복궁으로 오고 있는데 50분에야 도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최대한 빨리 걸어 영추문에서 합류하고 중간에 현세가 도착하면 민석이가 데려오는 걸로 하기로 하고 연락을 끊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락이 왔다.

 

 

민석: “건빵쌤요. 지금부터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밖이 너무 춥고 가만히 있으려니 힘이 들어요. 그러니 차라리 쌤이 오시는 길에 현세를 데리고 오시고, 저희는 먼저 통인시장에 가 있는 게 나을 거 같은데요.”

건빵: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그럼 내가 현세를 데리고 갈 테니, 먼저 가서 있어. 그리고 통인시장 돌아다닐 때 사진 좀 많이 찍어주고

 

 

전혀 뜻하지 않았지만, 경복궁에서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는데, 여기서도 뜻하지 않게 자유시간을 얻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현세가 오는 시간에 맞춰 나도 느긋하게 궁의 외곽을 따라 거닐 수 있었다. 천천히 돌담길을 따라 걸으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더라. 차가 좀 많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덕수궁 돌담길 부럽지 않은 운치가 느껴졌다.

 

 

돌담길을 따라 걷는다. 돌담길이 준 선물은 간절함 같은 거였다.   

 

 

 

손에 잡히지 않는 순간에만 느껴지는 간절함이란 감정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서울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 자리만 잡으면 서울 전역을 샅샅이 누벼보리라는 꿈을 키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못다 이룬 꿈이 언제나 커 보이듯, 좌절된 꿈이 만든 환상에 불과했다. 막상 꿈이 이루어져 서울에 자리를 잡게 되자, 더 이상 서울을 돌아다니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간절함이란 어찌 보면 지금 당장 할 수 없고 앞으로도 기약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에만 쓸 수 있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삶에 진정성을 지닌 자세로 지금 이 순간에 간절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어찌 보면 이 순간을 약간이나마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돌담길이 나에게 준 선물, 그걸 감사히 받으며 삶의 간절함을 느꼈으니 말이다.

 

 

통인시장으로 가는 길에 본 카페. 민석씨 언제 카페 낸 거야??^^:: 

 

 

인용

목차

사진

1. 어른의 관점을 버리고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2. 좌충우돌 트래킹 회의를 기록하다

3. 여유롭던 아침이 긴박한 아침으로

4. 경복궁의 향원정과 건청궁을 아시나요?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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