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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경복궁과 통인시장과 북촌한옥마을 트래킹 -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건방진방랑자 2019. 12.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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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점심을 먹고 나선 통인시장에서 가까운 서촌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지도에서 간단히 검색만 해봤을 뿐, 제대로 위치를 알아본 것은 아니기에 헤맬 수밖에 없었다. 조금 걷다 보니, 한옥마을 비슷한 곳이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한옥이 많은 건 아니더라. 그래서 어르신에게 물어봐도 긴가민가하는 반응만 보여주신다.

생각보다 훨씬 별로였기에 두 가지 중 선택해야 했다. 아예 북촌한옥마을 쪽으로 가던지, 사직공원 쪽으로 가던지 말이다. 이건 흡사 인생극장의 한 장면 같았는데, 결정을 하는 건 오늘의 인솔자인 민석이의 몫이었다. 몇 시간 정도 고민을 했을까, 민석이는 그래 결심했어! 북촌한옥마을로 고고~”라고 이휘재가 울고 갈 정도로 결연하게 외쳤다. 그 순간 민석이의 모습은 흡사 로사를 할까, 롤을 할까 고민 때리다가 한 순간에 로사를 결정한 듯한 아주 단호한 모습이었다.

 

 

민석이의 결정으로 우린 서촌에서 북촌으로 넘어가야 했다.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을 비교하며

 

정독도서관 옆길을 따라 한옥마을로 간다. 사람이 늘 많은 곳답게 사람들이 넘쳐나고 그에 따라 활기가 넘친다. 중간 중간에 보이는 안내원들이 이라 쓰인 안내문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팻말을 들고 앉아 계신 분이, '쉿'이라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전주한옥마을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은 원래 주민들이 거주하던 지역으로 상업화되지 않은 곳이지만 주변이 관광지여서 유명해진 곳인데 반해, 전주한옥마을은 주거지역이긴 하되 그곳 자체가 급속도로 유명해지며 지금은 주거지보다 상업지가 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여긴 관광객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둘러 봐도 되지만, 주거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조용히 감상하라는 뜻으로 그런 팻말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은 분주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활기가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 (출처-뉴스 토마토)

 

 

나의 경우 전주한옥마을은 너무 상업화되어 오히려 한옥마을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과는 멀어져서 아쉬웠던 차에, 북촌한옥마을에선 그래도 한옥마을다운 모습을 보게 되니 이곳이 더 끌렸다. 그런데 민석이는 개인적으로 북촌 한옥마을은 전주 한옥마을보다 놀 거리가 좀 부족하달까..? ㅋㅋ 먹거리들도 전주가 조금 더 맛있는 편이고 말이다(민석이의 트래킹후기)”라고 평가하더라. 아무래도 왁자지껄 떠들며 먹고 놀기엔 전주한옥마을이 낫기에 이런 식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럼 이렇게 정리하는 게 나을 거 같다. 북촌한옥마을은 여유와 그윽한 풍취에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며, 전주한옥마을은 젊음을 발산하며 왁자지껄 한바탕 놀 수 있는 곳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북촌한옥마을은 사는 집으로서의 풍조를 갖춘 곳이기에 마음이 편해진다. 

 

 

 

토할 때마다 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한옥마을을 모두 돌고 나니 2시가 약간 넘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카페에 들어가 다리를 풀고 차를 마시며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민석이, 현세, 태기와 나는 한 테이블에 같이 앉았다. 2시면 동네 커피숍들은 꽉꽉 차지만, 이곳은 유명 관광지의 커피숍답게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현세와 태기는 달면서 차가운 음료를 시켰고 나는 뜨거운 카라멜마끼아또를 시켰다. 민석이는 속이 좋지 않은지 시키지 않겠다고 하더라.

그러고 보니 점심을 먹은 이후 민석이의 얼굴은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땐 추운 날 너무 많이 걸어서 힘든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한옥마을로 오는 중간에 활명수를 먹겠다고 하더라. 그때 물어보니 속이 좋지 않다고 했다. 작년 2월에 장 폐색증이라는 병을 앓은 이후 급속도로 살이 빠졌고 음식을 먹을 때도 여러 번 씹으며 천천히 먹고 있는데, 그게 재발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평소의 민석이였으면 남이 사줄 땐 절대로 빼는 법 없이 최대한 비싼 것으로 주문하는 센스를 발휘했는데, 지금은 전혀 시킬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니, 이건 레알 위급인 상황이었다.

 

 

민석이가 순화시킨 사진. 그래도 한결 나아졌다니 다행이고, 한번씩 속이 안 좋을 때마다 민석이는 바짝 긴장한다.

 

 

음료수가 나올 때까지 우린 각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카페에서 영원한 사랑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민석이가 테이블 밑을 바라보는 것 같더니, 토할 것처럼 소리를 내더라.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민석이를 보며 조금만 참아봐라고 말한 후 부리나케 카운터로 달려가 비닐봉지 하나를 얻어와서 민석이에게 건네줬다. 민석이는 모두 토해내려는 듯 힘겨운 소리를 내며 게워냈지만, 위산과 활명수만 나왔을 뿐 음식물은 나오지 않더라. 그런데도 한결 속이 편해졌다며, 표정까지 밝아졌다. 큰 일 나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끝나서 다행이었고, 민석이는 토하느라 기운을 뺐는지 거기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잠을 잤다.

한 시간 정도를 카페에서 있다가 나왔다. 2016학년도의 트래킹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여러 추억을 남기며 끝이 났다. 어찌 보면 트래킹이란 교실이란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환경, 예측치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배움이 발동하고 관계성이 발생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의 트래킹은 꽤 만족스러웠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의 트래킹은 그렇게 추억의 한 단편이 됐다.

 

  

인용

목차

사진

1. 어른의 관점을 버리고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2. 좌충우돌 트래킹 회의를 기록하다

3. 여유롭던 아침이 긴박한 아침으로

4. 경복궁의 향원정과 건청궁을 아시나요?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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