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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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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이미 평화의 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더라. 어린이대공원과는 달리 대부분은 소풍을 나온 학생들이었다. 우린 난지연못을 지나 평화의 공원 안쪽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회장 지민이의 사회로 진행되는 트래킹 회의.

 

 

 

런닝맨의 시작, 과연 최선을 다하여 놀 것인가? 최선을 다하여 망칠 것인가?

 

런닝맨은 32선승제로 시작했다. 팀은 저번에 회의를 할 때 지민이와 규빈이가 가위바위보를 하여 한 사람씩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지민이네 팀은 정훈, 상현, 성민이가 정해졌으며, 규빈이네 팀은 민석, 현세, 태기가 정해졌다. 솔직히 이 게임에서 이긴다고 해서 뭔가 혜택이 있다거나 선물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것 없이도 호모루덴스처럼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최대한 움직이며 신나게 놀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니 말이다.

오늘 런닝맨의 성패는 어찌 보면 회의 도중에 내일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내가 등을 내밀 테니까, 바로 떼어줘. 그러면 난 벤치에 가서 쉬면 되지라고 말한 아이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사람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 중에서 특히나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은 열심히 할 마음이 있고, 이 시간을 맘껏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라도 주위에서 다른 아이들이 분위기를 조장하며 뭘 그리 열심히 하냐?’라고 말하면, 그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것처럼 막상 런닝맨이 시작됐는데, 그 아이가 설렁설렁하면, 그걸 보고 있는 아이들도 쉬엄쉬엄 하자며 분위기를 흐트러뜨릴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그리고 그런 반응에 따라 아이들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지는 이제 지켜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물 한 모금도 나눠 먹는 우애 가득한 모습. 덥던 날 물 한 모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런닝맨 1차전, 승부욕이 만든 밸런스 붕괴

 

규빈이네 팀은 자신감이 넘치는지 적지로 한달음에 달려 들어갔다. 좀 더 신중하던 지민이네 팀은 잠시 쭈뼛하더니, 금방 대열을 정비하고 22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열정이 넘치던 태기는 곧장 정훈이에게 달려들었다. 체급부터가 차이가 나지만 아마도 정훈이를 둔한 곰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훈이는 둔한 곰이 아닌, 날렵한 곰이었고 급기야 힘으로 제압하더니 손쉽게 이름표를 떼고야 말았다. 이로써 태기는 뭘 하기도 전에 이름표가 떼이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호기롭게 달려들었지만, 호쾌하게 이름표가 떼어졌다.

 

 

지민이는 규빈이와, 민석이는 성민이와, 현세는 상현이와 한바탕 전투를 벌였다. 당연히 여기서 변수는 정훈이가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느냐 하는 것이다. 정훈이는 아이들과 체급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분발해도 4명의 이름표를 뗄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런닝맨에 꾹이가 있다면, 단재학교엔 정훈이가 있다고 외칠 수 있을 정도다.

팽팽한 긴장이 감돈다. 서로 날렵함이나 힘의 정도가 비슷하니 더 팽팽하게 경기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보다 못한 정훈이는 맘을 먹었는지,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현세의 이름표를 순식간에 떼어버렸고, 급기야 민석이까지 잡아 이름표를 떼어버렸다. 금방 전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는데 정훈이가 움직이자마자 긴장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균형추는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졌다. 게임을 할 때도 밸런스가 붕괴되면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듯, 이 순간만은 정말로 그랬다. 심지어 게임이 시작되기 전까지 멤버를 바꿔달라고 애원하던 지민 팀장의 얼굴엔 미소까지 번질 정도였으니, 긴 말해서 무엇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남은 규빈이는 자신의 이름표를 손으로 잡는 집착력과 깡다구를 보여줬지만 3명의 아이들 앞에선, 특히 정훈이 앞에선 독 안에 든 쥐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1차전은 지민팀의 압승!

 

 

지훈인 두 개의 이름표를 뗀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세 명째 떼어내려 하고 있다. 단재학교 꾹이!

 

 

애초에 고민했던 것처럼 그 아이의 말만큼 현실에선 크게 영향을 끼치진 않았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2차전의 승부도 그렇게 쉽사리 났을까? 삶은 그래서 재밌는 것이다. 한 번 처참히 당한 규빈팀은 심기일전을 하며 2차전을 준비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승부욕이 넘쳐도 주린 배는 채워야 했기에, 우린 그 자리에 돗자리를 펴며 식사준비를 했다.

 

 

치열한 1차전이 끝났다. 막상 시작하니, 정말 재밌게 게임을 하더라. 

 

인용

목차

사진

1. 여유는 그저 오지 않는다

2. 여유를 누리러 평화의 공원으로 떠나다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5. 맛있게 점심을 먹고 손수 치운 손길들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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