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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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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늘공원이 아닌 평화의 공원에 가다

 

 

 

10시에 월드컵경기장역에 모이기로 했다. 단재학교의 등교시간은 850분까지인데, 그 시간에 잘 맞춰 나오는 아이들은 어딜 가든지 늦을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밖에서 모일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시간이 귀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귀하고, 내 시간이 아까운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아까울 텐데, 매번 이러니 이해도 안 될뿐더러,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아이들은 흔히 시간 자체를 문제 삼곤 한다. 이를 테면 “850분에 맞추려니 너무도 이른 시간이라 지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30분만 늦춰주세요라고 말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얼핏 설득력이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늦는 것과 시간은 그다지 상관이 있다곤 할 수 없다. 오늘처럼 모이는 시간이 10시로 잡혀 등교시간보다 1시간 10분이나 늦춰지더라도 늦던 아이들은 여지없이 늦기 때문이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이며, 마음이 문제라기보다 그 시간까지 꼭 가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늦는 아이들 때문에, 오죽했으면 롯데월드 트래킹을 갈 땐 학교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상현이의 트래킹 합류,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도 충분하다

 

오늘은 올해 들어서 트래킹에 참여하지 않았던 상현이가 처음으로 트래킹에 함께 했다. 어머니는 모이는 시간에 맞춰 홈플러스 주차장 입구까지 상현이를 데려왔다고 전화해주시더라. 그래서 1번 출구로 들어오면 된다고 말해줬지만, 어머니도 처음 온 곳이기에 지하철역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나도 아는 곳은 아니기에, ‘다음지도를 켜놓고 위치를 확인해 가며 주차장 입구로 갔고 그곳에서 상현이를 만날 수 있었다.

상현이가 마지막으로 트래킹에 참석한 것은 작년 7월에 있었던 남산 트래킹 때였다. 그때로부터 단순히 계산해보면 9개월 만에 다시 트래킹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 2학기엔 트래킹을 하지 않았으니, 올해 3월부터 시작된 3번의 트래킹만 빠진 후에 참석했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당연히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현이는 아직도 함께 활동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에 오늘처럼 함께 하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 자꾸 피하려 하지 말고, 도망치려 하지 말고 한 걸음씩 나올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조금 아쉽다면, 작년 여름에 영화팀에서 떠난 12일 자전거여행 이후에 좀 더 나아졌으면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 없다는 점이 그럴 뿐이다.

상현이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준영이를 뺀 나머지 아이들이 모두 모였다.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날씨가 쾌청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런다고 흐리기만 할 뿐 비는 내리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 정도면 나름 런닝맨을 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14년 6월 24일에 영화팀 아이들과 사진을 찍은 사진 속 성현이와 16년 4월 22일의 성현이. 

 

 

 

하늘공원에서 평화의 공원으로 장소가 변경된 사연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트래킹 장소는 하늘공원이었다. 그건 3월 초에 회의를 하며 트래킹 장소를 정할 때 아이들이 의견을 내어 결정된 사항이었다. 그래서 그 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정해진 장소들로 갔던 것이다. 물론 저번에 간 어린이대공원은 회의 때 의견으로 나오지 않은 예외의 장소라 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엔 비상 회의를 소집하여 장소를 바꿔야할 이유를 설명하고 모두 동의할 경우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땐 봄이 가기 전에 봄꽃놀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가자는 의견이 반영되어 예외적인 장소로 간 것일 뿐, ‘그런 정도가 아니면 원래 결정된 대로 따르자는 합의가 있었기에, 이번엔 바꾸지 않고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역에 도착하여 하늘공원에 가기 위해 지도를 살펴볼 때 승태쌤이 하늘공원으로 갈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멉니다. 바로 이 근처에 평화의 공원이 있어 런닝맨을 하기에 더 좋으니, 그곳으로 갑시다라고 말했다. 아이들도 어떤 장소에 간다는 것보다 그저 야외활동을 나와 무언가를 한다는 게 더 좋았기에,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태쌤 말을 따라 평화의 공원으로 움직였다.

 

 

이곳에서 '하늘공원'이 '평화의 공원'으로 변경되었다. 

 

 

인용

목차

사진

1. 여유는 그저 오지 않는다

2. 여유를 누리러 평화의 공원으로 떠나다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5. 맛있게 점심을 먹고 손수 치운 손길들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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