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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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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밥을 먹고 한 시간 정도 소화도 시킬 겸 돗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여유롭게 활동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 속에 있다는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함께 밥을 먹고 2차전을 시작한다. 

 

 

 

런닝맨 2차전, 자체 밸런스 패치의 결과?

 

드디어 1시부터 런닝맨 2차전이 시작됐다. 태기는 1차전에서 시작과 동시에 아무런 수확도 없이 허무하게 이름표를 떼인 전적이 있기에, 이번엔 최대한 신중하게 상대팀에 접근했다. 이미 정훈이와는 힘으로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인지, 이번 타겟은 상현이로 정했다. 그래서 상현이에게 여러 번 달려들지만, 상현인 아주 날렵하게 위기상황을 벗어나 내달리기 시작한다. 이때 규빈이와 민석이는 협공작전을 펼쳐 태기의 빈틈을 파고들며 이름표를 떼어버렸다. 1차전엔 자신의 스피드만 믿다가 쓰러졌으며, 2차전엔 나름 상대방의 빈틈을 파고드는 노련함을 보였지만 협공에 맥없이 쓰러졌다. 이래저래 태기에게 두 번의 런닝맨은 뭘 제대로 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격이라 할 수 있다.

 

 

각 팀의 견제로 긴장감이 넘친다.   

 

 

여기까지 보면 1차전과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지민팀 4: 규빈팀 3’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결론도 뻔할 뻔자인가? 하지만 아까와 다른 변수가 생겼다. 2차전에선 정훈이가 1차전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게임을 하려 하진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훈이는 나름 밸런스 패치를 할 겸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슬리퍼를 신어서 잘 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안비밀), 그에 반해 규빈팀은 함께 몰려다니며 빈틈을 엿보고 있었다. 그때 상현이가 약한 고리라고 생각한 규빈팀 아이들은 몇 번이고 상현이에게 달려들어 이름표를 떼려했으나, 상현이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유유히 아이들의 손을 빠져나와 도망갔다. 상현이의 이런 모습은 201411월에 여의도 트래킹 이후 처음이라 할 정도였으니, 런닝맨 게임의 최대 수혜자는 상현이가 아닐까 싶다.

 

 

2년 전에 상현이가 열심히 뛰던 이 때의 분위기를 이 날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력을 다해 도망가지만 3명이 달려드는 상황에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다. 상현이까지 이름표가 떼어지고 나니, 지민팀의 의욕은 사그라들었다. 그런 상황이니 정훈이도 별로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 보다. 아이들이 성민이 이름표를 떼러 달려들 때 잘 방어해주며 역공을 하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는데도, 거의 지켜보고만 있었으니 말이다. 성민이까지 이름표가 떼어지자 정훈인 거의 포기하며 세 명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지 얼마 되지 않아 게임은 끝났다. 이로써 규빈팀이 승리함으로 다시 게임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아이들 

 

 

 

런닝맨 3차전, 치열함이 아닌 마지못함으로 마무리되다

 

마지막 3차전을 재개하려고 하자, 아이들은 난색을 표하며 그만하자고 하더라. 승부욕에 불타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던 규빈이도 너무 힘들어요. 옷도 다 늘어났구요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더운 날 뛰어다녔다는 것, 그리고 선물도 없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간도 꽤 남았고, 무승부로 끝내기엔 아쉬움도 있었기에 3차전을 바로 속행했다.

막상 시작하니 언제 하기 싫어했냐는 듯이, 아이들은 금세 똘똘 뭉쳐 작전 회의를 하더라. 지민팀은 잘 방어를 하자는 내용이었고, 규빈팀은 최대한 상대방을 자극하여 앞으로 튀어나오게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네 명이서 매우 독특하면서도 자극적인 포즈를 취하며 지민팀을 약 올리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패션쇼장에 온 것 같은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포즈에 약이 오른다기보다 웃음이 절로 날 정도였지만, 표정만은 한 대 때려주고 싶게 재수 없어보였다. 나름 연기도 잘하고, 잘 놀기도 하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호모루덴스의 향연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막상 육박전이 시작되자 오히려 싱겁게 끝났다. 2차전에서 승기를 거머쥐며 열정에 가득 차오른 규빈팀 아이들은 하나가 되어 지민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정훈이가 이럴 때 앞으로 나와서 한 번 기를 죽이면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테지만, 정훈이는 뒤로 물러서 있기에 4:3의 싸움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은 끝났고 규빈팀이 3차전에서 이김으로, 최후 승리는 규빈팀에게로 돌아갔다.

 

 

3차전은 이렇게 시작됐지만, 오히려 쉽게 끝이 났다. 

 

 

 

런닝맨으로 함께 어우러진 이 날

 

그래도 이번 트래킹은 런닝맨이란 컨셉으로 나름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막상 시작해보면 아이들은 나름의 룰과 재미를 찾아서 함께 어우러지게 되어 있다. 어른들은 잃어버린 함께 어울리며, 재미지게 놀 수 있는 모습을 아이들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이번 트래킹은 그 자체로 재미있었다.

 

 

좋은 날의 한 때. 

 

 

인용

목차

사진

1. 여유는 그저 오지 않는다

2. 여유를 누리러 평화의 공원으로 떠나다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5. 맛있게 점심을 먹고 손수 치운 손길들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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