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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건방진방랑자 2020. 2. 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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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왔다. 한문 교과 대기실은 오른쪽 가장 끝 반에 배치되어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보니 구상실이나 면접실의 분위기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 늘 어떤 환경에서 2차 시험이 실시되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여기선 개방되어 있으니 좋긴 하더라.

 

 

우리  대기실은 복도 끝에 있어 환한 느낌이 든다.  

 

 

 

대기실에 흐르는 긴장감

 

749분에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18개의 책걸상이 배치되어 있고 이미 몇 명의 사람들은 와서 앉아 있더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1차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만약 최종 합격을 한다면 이 사람들 대부분이 동기가 되는 셈이니 매우 행복한 일이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경쟁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대기실엔 미묘한 긴장감과 함께 견제심리도 읽힌다. 감독관이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마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듯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분명히 이 많은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한두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조용한 이유는 어쨌든 지금은 경쟁자이자 누구도 나는 꼭 합격한다는 확신이 없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여기선 그런 수험생의 마음을 헤아린 듯 스피커에선 지브리 스튜디오의 경음악들이 흘러나온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메인 테마곡인 ‘Spiriting Away’가 피아노 반주곡으로 나오니 반가운 마음과 함께 한껏 짓누르던 긴장이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2차 시험을 보러 오니 또 내 자리가 있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다.   

 

 

 

관리번호를 뽑다

 

820분이 되니 감독관 2명이 입실했고 25분엔 스마트폰을 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스마트폰에 이름을 적어서 수거함에 넣고 왔다.

830분이 되니 관리번호를 뽑는다고 하더라. 예전에 관리번호를 뽑는다는 말을 합격생들에게 들었을 땐 모두 앞으로 나와 번호가 적힌 공이 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뽑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더라. 주머니엔 관리번호가 적힌 명찰이 있었고 앞에 함께 모여 뽑는 게 아니라 앞 번호부터 돌아가며 뽑는 방식이었다. 나의 수험번호는 5번이었는데 1번과 2번 수험생도 1차에 합격했기 때문에 나는 세 번째에 뽑으면 됐다. 두 사람이 차근차근 뽑는 광경을 보며 과연 몇 번을 뽑았을까?’ 궁금해 하고 있으니 마침내 내 자리로 오며 주머니를 내밀더라. 그때까지 잠시 고민하고 있었다. ‘손에 바로 잡히는 걸 뽑는다 VS 뒤적이다가 뽑는다라는 고민 말이다. 1차 합격생이 많지 않다면 이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을 텐데 무려 18명이나 되다보니 제발 뒷 번호만 안 뽑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이런 하찮으면서도 매우 실제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맘을 정하지 못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고 손에 바로 잡히는 걸 여러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뽑았다. 명찰이 눈에 보이기까지 얼마나 맘 졸였는지 모른다. 제발 앞 번호여라, 제발 앞 번호여라. 주머니를 빠져나온 명찰의 뒷면이 보였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뒤집어보니 아뿔사!’ 내가 그토록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 무려 관리번호 14번을 뽑았으니 말이다.

 

 

운동장을 보니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다들 얼마나 떨릴까.  

 

 

14번이 호명 되려면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로, 무념무상의 상태로 있어야만 한다. 이러다 정말 점심까지 먹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더욱 걱정이 된다. 앞 번호가 될 거란 근거 없는 자신감에 요기가 될 만한 건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업실연에 비해 면접은 빨리 진행되기에 14번이라 할지라도 엄청 늦게 하진 않는다는 것이겠지.

9시부터 관리번호 1번이 호명되며 면접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거의 10분마다 한 명씩 나가고 있는데 어찌나 내 번호는 요원하게만 느껴지던지. 14번이 불리려면 우리 반에 5명만이 남은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게 보이더라. 더욱이 시계도 가져오지 않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를 모르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충남에선 대기실에 있는 동안엔 종이로 된 모든 책은 볼 수 있으니, 두꺼운 면접책을 한 번씩 훑고 작은 소리로 모의면접을 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18명이 앉은 한문과 대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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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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