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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건방진방랑자 2020. 2.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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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면접이 끝나고 햄버거를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수업실연 준비는 작년엔 1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스터디를 하게 되어 4번을 해볼 수 있었지만 올핸 1차 시험이 끝나고 나선 준비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1차 합격자 발표가 나고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했었다. 처음에 차려진 스터디가 있었지만 나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와해되었고 날마다 한 번씩 수업실연을 해보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고서 남은 기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총 13번의 수업실연을 했으니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할 수 있으리라.

 

 

2차 준비를 위해 수업실연을 참 많이도 했다. 나의 창조적 착각 '난 수업을 좋아하니까'  

 

 

 

2차 시험 마지막 날의 시작

 

드디어 대망의 수업실연을 해야 하는 아침이 밝았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5시 밖에 되지 않았다. 사위엔 어둠이 한가득 내려앉아 있기에 한 시간 정도 더 자고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하면 딱일 텐데, 긴장되어서인지 잠은 오지 않더라. 그래서 바로 씻고 짐을 챙긴 후 라면과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1차 시험을 볼 때도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어쩌나 걱정하긴 했었다. 작년 시험에선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시험을 보러 가는 바람에 거의 비몽사몽인 채로 시험을 봤었다. 그만큼 긴장이 될 땐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는 걸 너무도 잘 아는 터라 걱정이 됐던 것이다. 그런데 어제 면접을 볼 때나 오늘이나 이틀을 묵는데도 잠이 어찌나 잘 오던지 잠을 못 자서 흐리멍덩할 게 걱정이 되진 않았다. 제 시간에 일어나졌고 5시간 이상은 푹 잤으니 말이다. 이런 부분에서 보자면 1차 시험 때나 2차 시험 때나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어쨌든 오늘은 짐을 모두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정장을 차려 입고 짐을 꾸렸다. 올 때보다 지금은 짐이 더 늘어난 상황이다. 모텔에서 제공한 물들도 챙겼고 오늘은 늦게까지 남아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점심과 간식도 넉넉하게 챙겼기 때문이다.

오늘은 걷지 않고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기에 710분쯤에 모텔을 나섰다. 가방은 군장처럼 무거웠고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길은 어떻게 될지 모를 앞날을 예견하기라도 하듯 어둡기만 했다. 그나마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전혀 춥지 않은 날씨여서 다행이라나 할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모든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익숙해진 천안과도 잠시 후 안녕.  

 

 

 

 

이틀째 오는 고사장, 왠지 친숙하다

 

버스 타는 곳을 검색해보니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곳과는 다른 곳에 있더라. 모텔에서 조금만 걸으면 되는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1번 버스를 타면 바로 학교로 가는데 정류장으로 한참 걸어가고 있는데 내 앞으로 1번 버스가 획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마치 작년에 102번 버스를 눈앞에서 두 번이나 놓친 상황처럼 말이다. 전주야 너무도 익숙한 지리에 버스를 놓친다 해도 걱정이 별로 되진 않았는데 이곳은 버스체계를 알지 못하다 보니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카카오맵을 켜고 검색을 해보니 길 건너편 정류장으로 버스가 5분 후면 도착한다고 되어 있더라. 부리나케 길을 건넜고 늦지 않게 버스가 와서 중학교 근처에 편안하게 도착했다. 걸으면 30분이나 걸릴 거리가 버스를 타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학교 앞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있더라. 그 중 매우 낯설지만 보기 좋은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한 커플의 모습인 듯 보였는데, 그들은 출입문 앞까지 같이 와서 여자친구를 배웅해주다가 들어가기 전에 함께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겐 시험의 중압감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이 커플에겐 중압감보단 이 순간을 즐기려는 풋풋한 마음이 느껴져 보기에 좋았다.

 

 

엄청난 육교를 건너 학교에 간다. 출입문엔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모든 게 어제와 똑같다. 출입문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것도, 그리고 구상실과 수업실연실이 개방되어 있던 것도,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경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도 말이다. 이미 익숙해진 광경이란 생각 때문인지 그곳이 정말 나의 자리처럼, 그리고 늘 보아오던 광경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뿐인가, 더 재밌는 사실은 어제 얼핏 얼핏 봤다는 이유만으로 1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새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어젠 이 사람들을 볼 때 어마어마한 사람처럼 보이며 주눅이 들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저 동병상련의 감정을 지닌 동지처럼 느껴진다. 아마 이들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나 보다. 어젠 몸서리 칠 정도의 정막이 감돌아 긴장감을 한껏 느끼게 만들었다면 오늘은 같은 학교에서 온 사람들끼리 속삭이듯 이야기하기도 하고 화장실에도 함께 가기도 했다.

2차 시험을 보기 위한 이 장소는 나에겐 기회의 장이자, 임용을 준비하던 내내 한 번 정도 꼭 오고 싶었던 장소이기도 했다. 하긴 이런 말 자체가 우문이겠지. 모든 임용 준비생들에게 이 자리는 당연히 와보고 싶은 자리일 테니 말이다. 그런 자리에 기어코 오고야만 것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어떻게든 나온 결과는 묵묵히 받아들일 수밖에.

 

 

어제와 같은 배치의 자리들. 그새 친숙해졌다.  

 

 

인용

목차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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