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증은 항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범증론(范增論)
소식(蘇軾)
1. 진평의 이간질에 항우와 범증의 사이가 벌어졌다
항우 진평의 이간질에 속아 범증과 소원해져 결국 유방에게 졌다?
漢用陳平計, 間疏楚君臣. 項羽疑范增與漢有私, 銷奪其權. 增大怒曰: “天下事大定矣, 君王自爲之. 願賜骸骨歸卒伍.” 未至彭城, 疽發背死.
범증은 송의장군이 죽임 당했을 때 항우를 떠났어야 했다
蘇子曰: “增之去善矣. 不去羽必殺增, 獨恨其不蚤耳. 然則當以何事去? 增勸羽殺沛公, 羽不聽, 終以此失天下, 當於是去邪? 曰: “否.” 增之欲殺沛公, 人臣之分也, 羽之不殺, 猶有君人之度也, 增曷爲以此去哉? 『易』曰: ‘知幾其神乎!’ 『詩』曰: ‘相彼雨雪, 先集維霰.’ 增之去, 當於羽殺卿子冠軍時也.
진평의 이간질 이전에, 항우와 범증의 사이는 나빠지고 있었다
陳涉之得民也, 以項燕ㆍ扶蘇, 項氏之興也, 以立楚懷王孫心, 而諸侯叛之也, 以弑義帝. 且義帝之立, 增爲謀主矣. 義帝之存亡, 豈獨爲楚之盛衰? 亦增之所與同禍福也, 未有義帝亡而增獨能久存者也. 羽之殺卿子冠軍也, 是弑義帝之兆也. 其弑義帝, 則疑增之本也, 豈必待陳平哉? 物必先腐也而後, 蟲生之; 人必先疑也而後, 讒入之. 陳平雖智, 安能間無疑之主哉?
해석
항우 진평의 이간질에 속아 범증과 소원해져 결국 유방에게 졌다?
漢用陳平計, 間疏楚君臣.
유방은 진평의 계책을 써서 초나라의 임금과 신하를 이간질하여 소원하게 했다.
그 이간질의 여파로 항우는 범증이 유방과 사적인 사이라 의심하여
銷奪其權.
범증의 권한을 차츰 빼앗았다.
增大怒曰: “天下事大定矣,
그러자 범증이 크게 화내며 말했다. “천하의 일이 크게 정해졌습니다.
君王自爲之.
군왕께서 스스로 그것(통일)을 하소서.
願賜骸骨歸卒伍.”
저는 관직을 그만두고【願賜骸骨: ‘심신은 임금께 바친 것이니, 해골만은 돌려달라는 뜻’으로 늙은 재상이 벼슬을 내놓고 은퇴하기를 奏請함. (=乞身, 乞骸骨, 淸老)】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未至彭城, 疽發背死.
결국 팽성에 도착하지 못하고 종기가 등에 나서 죽었다.
범증은 송의장군이 죽임 당했을 때 항우를 떠났어야 했다
蘇子曰:
이런 역사기록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增之去善矣. 不去羽必殺增,
“범증은 잘 떠났다.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항우가 반드시 범증을 죽였을 것이니,
獨恨其不蚤耳.
유독 범증이 좀 더 일찍 떠나지 않은 게 한스러울 뿐이다.
然則當以何事去?
그렇다면 어떤 구실로 떠났어야 했는가?
增勸羽殺沛公, 羽不聽,
범증은 항우에게 유방을 죽일 것을 권했으나 항우는 듣지 않아
終以此失天下, 當於是去邪?
마침내 이 때문에 천하를 잃었으니, 이런 구실로 떠났다면 괜찮았을까?
曰: “否.”
아니라고 생각한다.
增之欲殺沛公, 人臣之分也,
범증이 패공을 죽이려 했던 것은 신하의 본분이고,
羽之不殺, 猶有君人之度也,
항우가 유방을 죽이지 않았던 것은 임금의 아량인데,
增曷爲以此去哉?
범증이 어찌 이 때문에 떠날 수 있었겠는가.
『주역』에선 ‘기미를 아니 귀신이로구나’라 했고,
『詩』曰: ‘相彼雨雪, 先集維霰.’
『시경』에선 다음과 말했으니,
相彼雨雪 先集維霰 | 큰 눈이 내리려 할 땐, 먼저 싸리눈이 모인다 |
增之去, 當於羽殺卿子冠軍時也.
범증의 떠남은 항우가 경자관군(이하 송의로 통일)을 죽였을 때가 마땅하다.
진평의 이간질 이전에, 항우와 범증의 사이는 나빠지고 있었다
진승이 백성을 얻은 것은 항연과 부소【至是與吳廣起兵于蘄, 時發閭左, 戌漁陽, 勝廣爲屯長. 會大雨道不通, 乃召徒屬曰: “公等失期, 法當斬, 壯士不死則已, 死則擧大名. 王侯將相, 寧有種乎?” 衆皆從之. 乃詐稱公子扶蘇項燕, 稱大楚, 勝自立爲將軍. 廣爲都尉. (십팔사략)】 덕분이고,
項氏之興也, 以立楚懷王孫心,
항우가 잘나갔던 것은 초회왕의 손자 심을 옹립했기 때문이나,
而諸侯叛之也, 以弑義帝.
제후가 항우를 배반한 것은 의제를 죽였기 때문이다.
且義帝之立, 增爲謀主矣.
또한 의제를 옹립한 것은 범증이 주모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義帝之存亡,
의제가 살아있느냐 죽느냐가
豈獨爲楚之盛衰?
어찌 홀로 초나라의 성대해지고 쇠함에 관련이 있겠는가?
亦增之所與同禍福也,
또한 범증의 복과 화와도 관련이 있으니,
未有義帝亡而增獨能久存者也.
그렇기 때문에 의제는 죽임을 당했고 범증만 홀로 오래 살 수는 없는 것이다.
羽之殺卿子冠軍也, 是弑義帝之兆也.
항우가 송의를 죽였으니, 이것이야말로 의제를 시해할 조짐이었다.
其弑義帝, 則疑增之本也,
그래서 의제를 시해함은 범증을 의심한 근본이니,
豈必待陳平哉?
어찌 반드시 진평의 이간질을 기다리랴.
物必先腐也而後, 蟲生之;
사물이란 반드시 먼저 섞은 후에야 벌레가 생기고,
人必先疑也而後, 讒入之.
사람이란 반드시 먼저 의심을 한 후에야 참소가 받아들여진다.
陳平雖智, 安能間無疑之主哉?
진평이 비록 지혜롭더라도 어찌 의심하지 않는 군주를 이간질할 수 있겠는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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