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증은 항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범증론(范增論)
소식(蘇軾)
2. 의제가 시해 당할 때 범증은 떠날 시기를 놓쳤다
의제를 시해하던 순간에 이미 항우는 범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吾嘗論, 義帝天下之賢主也. 獨遣沛公入關而不遣項羽, 識卿子冠軍於稠人之中, 而擢以爲上將, 不賢而能如是乎? 羽旣矯殺卿子冠軍, 義帝必不能堪. 非羽弑帝, 則帝殺羽, 不待智者而後知也. 增始勸項梁立義帝, 諸侯以此服從. 中道而弑之, 非增之意也. 夫豈獨非其意, 將必力爭而不聽也. 不用其言, 而殺其所立, 羽之疑增, 必自此始矣.
송의가 죽던 그때 범증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다
方羽殺卿子冠軍, 增與羽比肩而事義帝, 君臣之分, 未定也. 爲增計者, 力能誅羽則誅之, 不能則去之, 豈不毅然大丈夫也哉. 增年已七十, 合則留, 不合則去, 不以此時明去就之分, 而欲依羽以成功名, 陋矣.
雖然增高帝之所畏也, 增不去, 項羽不亡. 嗚呼! 增亦人傑也哉!”
해석
의제를 시해하던 순간에 이미 항우는 범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吾嘗論, 義帝天下之賢主也.
나는 일찍이 의제를 천하의 현명한 임금이라고 논했다.
유독 패공을 보내 함곡관에 들어오게 했고 항우를 보내지 않았으며,
識卿子冠軍於稠人之中, 而擢以爲上將,
수많은 사람 중에 송의를 알아보고 발탁하여 상장군으로 임명했으니,
不賢而能如是乎?
현명하지 않다면 이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
羽旣矯殺卿子冠軍,
그렇기 때문에 항우가 송의를 거짓 임금명으로 죽였을 때
義帝必不能堪.
의제는 반드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非羽弑帝, 則帝殺羽,
그래서 항우가 의제를 죽이지 않았다면, 의제가 항우를 죽였을 거라는 건
不待智者而後知也.
지혜로운 이를 기다리지 않아도 알 수 있다.
增始勸項梁立義帝,
범증이 처음 항량(항우의 숙부)에게 권해서 의제를 옹립하니,
諸侯以此服從.
제후들은 이것 때문에 복종했다.
中道而弑之, 非增之意也.
그러다 중간에 의제를 시해하였으니, 이것은 범증의 의도가 아니었다.
夫豈獨非其意,
그의 뜻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將必力爭而不聽也.
반드시 힘써 간쟁하며, (항우의 명령을) 듣지 않기까지 했다.
不用其言, 而殺其所立,
그런데도 항우는 범증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옹립한 의제를 죽여 버렸으니,
羽之疑增, 必自此始矣.
항우가 범증을 의심한 것은 반드시 이때부터였던 것이다.
송의가 죽던 그때 범증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다
方羽殺卿子冠軍,
항우가 송의를 죽였을 때엔
增與羽比肩而事義帝,
범증과 항우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의제를 섬기던 때라
君臣之分, 未定也.
군주와 신하의 신분이 정해지지 않았었다.
爲增計者, 力能誅羽則誅之,
그래서 범증을 생각하는 사람 중엔 ‘권력으로 항우를 죽일 수 있다면 죽이고,
不能則去之,
그렇지 못하다면 떠나는 것이
豈不毅然大丈夫也哉.
어찌 의연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라 계책을 내주는 이도 있었다.
增年已七十, 合則留,
그러나 범증의 나이 이미 70세로 항우와 생각이 맞으면 머물고,
不合則去,
맞지 않으면 떠났어야 함에도,
不以此時明去就之分,
이때에 거취의 나누어짐을 분명히 하지 않고
而欲依羽以成功名, 陋矣.
항우에 의지하여 공명을 이루려 했으니, 참 보잘 것 없구나.
雖然增高帝之所畏也,
비록 그렇더라도 범증은 고제인 유방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으니,
增不去, 項羽不亡.
범증이 떠나지 않았다면 항우도 망하진 않았으리라.
嗚呼! 增亦人傑也哉!”
아! 범증은 또한 인걸이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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