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7(목) 도보여행에서 자전거 여행으로 바뀌다
1. 9.30~10.2: 전체여행(부안, 격포) / 10.2~10.11: 도보여행(부안⇒서울)
현세가 1학기에 “도보여행을 할 땐 몰랐는데, 끝내고 나니 엄청 뿌듯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학기엔 한 달동안 도보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라는 말을 했다.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니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어떤 식으로든 사람은 변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현세는 2012년 2학기에 단재학교에 왔는데 오자마자 산을 잘 타지도 못하는데 등산을 다녀야 했고, 급기야 지리산 종주를 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엔 영화를 찍기는 힘들 것 같아서, 도보여행을 가게 되었다. 첫째 날 걷고 나서 인터뷰를 했을 때 “한마디로 하면 개고생이요. 8시간동안 걷기만 했는데, 뭐 좋을 게 있어요?”라고 화난 투로 인터뷰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도보여행이 끝났을 때는 묘한 성취감과 쾌감이 있었나 보더라. 시작과 끝, 그리고 여행 출발과 도착 때 어떻게 사람이 변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남한강 다큐 보기).

▲ 어찌 보면 경험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경험을 하기 전엔 '힘든 걸 뭐 하러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해보면 다르다.
현세의 이와 같은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는 작년보다 훨씬 길게 도보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자마자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김민석... 예전의 민석인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기에 그러려니 할 텐데, 요즘은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 그런데 “도보여행은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민석이가 생각하는 계획을 물어보니, ‘도보여행보다는 자전거 여행’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이 두 가지 안건이 첨예하게 부딪혔고, 결국 자전거 여행으로 결정되게 되었다.

▲ 지훈이도 도보여행 당시엔 도보여행보다 자전거 여행을 바랐다. 그게 이번에 추진된 것이니, 나쁘지 않다.
2. 10.5~10.11: 자전거 여행(단재학교⇒부산?)
이 때 간단하게 정한 것은 ‘로드 다큐멘터리’를 찍어보자는 것이다. 저번처럼 미션도 하고 잠은 텐트에서 자는 식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내일 세우기로 하고, 여기까지 정한 상태로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우리들의 이야기들이 부딪히고 섞이며 어떻게 좌로 우로 튀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숙명일 것이다. 흘러 다니고, 튀어가는 속에 맘껏 즐길 수 있으면 되니 말이다.
08.28(금) 목적지, 숙박계획, 식사를 확정하
민석이가 나와 회의를 주재한다. 내 생각 같아서는 ‘단재학교⇒부산(535,43km)’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싶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욕심일 뿐이다. 아이들은 주말까지 시간이 빼앗기는 것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일 여행을 중점에 두고 계획을 짜게 되었다.
그걸 염두에 두며 나온 첫 번째 안은 ‘양평역⇒봉하마을(437.99Km)’이었고, 두 번째 안은 ‘양평역⇒우포늪(377.21Km)’이다. 방학 중에 자전거 여행을 해보니, 하루에 50Km를 간다는 것도 무리였기에 6일간 자전거를 탄다 치면 300Km 안으로 떨어지는 곳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가볼만한 거리에 있는 곳이 그 두 곳밖에 없더라.
아이들은 당연히 우포늪을 택했다. 하지만 다시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중앙선의 경우 평일에도 자전거를 싣는 게 가능하지만, 다른 노선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양평까지 가려면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월요일에 출발하지 않고 일요일에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럴 때 보면 “휴일엔 저희들의 시간을 빼앗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아이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일요일에 출발하자고 이야기하는 경우이니 깜짝 놀랄 만한 일이기도 하다. 뭔가 하려는 마음은 바로 그와 같은 적극적인 마음에서 싹트는 게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양평에서 출발하지 말고, 학교에 모여 같이 출발하자는 얘기로 말이다. 그게 더 힘들고, 달려야 할 거리도 만만치 않지만 아이들의 의욕은 하늘을 찌를 듯 벅차오르고 있다. 가장 걱정되는 건 현세와 상현이지만, 어찌 되었든 막상 현실로 닥치면 할 수 있으리라 충분히 믿고 난관을 해쳐나갈 거라 믿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늘은 출발하는 곳과 최종 목적지가 정해졌고, 숙박을 어찌 할지, 식사를 어찌 할지 대략 정했다.

▲ [다름에의 강요]를 찍을 때만 해도, 내가 다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에게 맡긴다. 그럴 수록 능동성은 살아나고 이렇게 방향을 찾아가니..
1. 목적지: 단재⇒우포늪(428.19kM)
2. 출발: 10월 4일 일요일, 단재학교
3. 숙소: 2틀 텐트, 3일 찜질방, 마지막 날 펜션
4. 식사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아 | 간편식 | ||||||
| 점 | 편,도시락 | 매식 | |||||
| 저 | 매식 | 고기 | |||||
5. 준비물: 짐받이, 우의, 9월 한 달간 시간 날 때마다 라이딩 가기
6. 형식: 하루에 한 번씩 미션 진행
09.03(목) 인원 결정 및 도착지 결
큰 그림은 그려졌다. 그리고 아직은 시간이 꽤 남아 있기에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세우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생겼다. 바로 상현이의 완강한 거부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여행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학교에 결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이번 자전거 여행엔 빠지기로 했고, 승태쌤과 함께 그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무래도 8월에 떠난 자전거 여행에서 상현이가 가장 많이 힘들어 했고 그만큼 뒤처졌기 때문에, 저번 주에 계획을 세울 때도 상현이의 체력에 맞게 세우느라, ‘단재학교⇒창녕(428.19km)’으로 정했다. 그 정도면 어떻게든 상현이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상현이를 염두에 두며 계획을 짰는데, 상현이가 빠지게 되었기에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이동할 거리를 짧게 잡을 필요가 없다. 어떻게든 체력은 금요일마다 라이딩을 하여 기를 것이고, 체력이 좋지 않은 현세는 좀 힘들지언정 포기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단재학교⇒부산(529,13km)’로 계획을 다시 수정했다. 아이들도 이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더라.
계획이란 상시 틀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행은 계획과 틀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계획을 짤 때에도, 여행을 떠나서도 다양한 변수에 맘을 열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흐름을 받아들이고 의지로 역행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1. 경로: 단재학교⇒부산 구포역
2. 인원: 김민석, 이재익, 오현세, 이태기, 건빵, 양준영(?)
3. 식단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아 | 씨리얼, 육포 | ||||||
| 점 | 편,도시락 | 매식 | |||||
| 저 | 매식 | 파티 | |||||

▲ 자잘한 것들은 세부계획을 세우면서 바뀔 테지만, 그래도 하나 하나 만들어져 가고 있다.
09.04(금) 양화대교 라이딩
09.08(화) 여행의 방향 전환 - 즐김 or 고생
어제 진규를 만나서 자전거 라이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진규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 ‘남한강 프로젝트’를 할 때, 여러 이야기를 해줬고 그게 남한강 프로젝트의 기본이 되었기 때문이다. ‘남한강 프로젝트’를 처음에 기획할 때만해도 ‘지리산 프로젝트’와 다르지 않았다. 지리산 프로젝트는 ‘화엄사부터 걸어서 지리산을 종주하자’는 것 말고 다른 컨셉은 없었다. 산을 탄다는 것, 그리고 산 속에서 여러 날 생활해야 한다는 것, 그 모든 게 도전이었기에 다른 것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도보여행도 나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충주댐까지 가는 것이 쉽지는 않기에 도전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규는 “그렇게 해서는 영상이 재미가 없을 거 같다”고 얘기해주더라. 그 말이 맞았고, 도보여행을 하는 입장에서도 그건 재미가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진규가 알려준 몇 개의 미션을 진행하며 여행을 했고, 그건 여러모로 여행에 재밌는 요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빛나는 요소였다. 그런 중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에 이번에도 만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엔 자전거 여행이란 컨셉과 함께 꽤 힘든 경로가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캠핑카를 타고 여행 다니는 컨셉, 무인도에서 아이들과 함께 며칠을 보내는 컨셉, 봉고차에 짐을 싣고 텐트를 싣고 다니며 밥을 해먹는 컨셉 등을 다채롭게 풀어내더라. 역시나 여행에 대한, 삶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친구이다 보니 거침없었다. 하지만 이미 자전거 여행이란 컨셉이 정해졌기에 그건 차후에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고생해야 한다’, ‘뭔가 의미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건 아닌가?”
그런데 그 때 아주 긴요한 얘기를 꺼낸다. ‘고생’이란 키워드에 함몰되 있는 건 아니냐는 거다. 도보여행을 하며 고행을 자초하고 늘 잠자리를 구하러 다니느라 힘겨워 했던 것을 ‘도보여행기’를 통해 보며, “뭔 내용들이 다 자는 곳을 구하느라 걱정을 하는 내용이더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단재학교에서 교사를 하며 하는 여행들이 다 ‘고생’을 목표로 하는 것을 보고 ‘굳이 그런 여행이 아니어도 될 텐데’라는 생각이 있었나 보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있었다. 이유는 하나다. 무의식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무의식적인 생각 ‘학부모님의 돈으로 여행을 하는 만큼 뭔가 의미 있는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의미 있는 여행=체험을 많이 하는 여행=고생을 많이 하는 여행’이라는 공식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자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을 통해 나의 밑바닥이 드러날 때, 난 긴장한다. 그리고 가녀린 떨림을 느끼며 감추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그건 잘못 본 거야’라며 부인하고 싶어진다. 아마도 그 순간의 어떤 긴장, 불편함 등은 그런 감정들과 연관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단재학교⇒부산’의 경로를 고집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누가 봐도 너무 무리한 일정이고 ‘열나게 달림 & 도착’ 외엔 어떤 것도 스미거나 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상이 어리는 순간은 유유자적할 때이며, 빈틈이 있는 순간이며, 한 박자 쉬는 때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빈틈없이’라는 것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경로는 즐기며 달리면 도착할 정도로, 그러면서 빈틈이 있게, 그리고 무언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장소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짜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사뭇 기대된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09.09(수) 밑그림을 다시 그리다
여행을 기획하며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이 아무래도 ‘좀 더 저렴하게’, ‘좀 더 고생하며’였던 게 사실이다. 장기간을 여행하는 것이라면 지출이 늘어날 것이 뻔하기에 그것을 최대한 줄이려 했던 것이다. 지금까진 ‘학부모의 돈이 들어가니’라고만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은 단재학교에 근무하기 전부터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아껴야 한다는 생각의 근원
2009년에 도보여행을 할 때도, 2011년에 사람여행을 할 때도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돈을 최대한 쓰지 않으면서 목적지에 도착하느냐?’하는 것이었다. 거의 한 달씩을 여행을 다녔는데, 그 땐 취직도 하지 않았을 때고 당연히 돈도 거의 없던 때라 그와 같은 마음가짐은 당연한 듯 보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식으로 돈을 아끼려던 것 자체는 ‘돈이 넉넉하지 않던 가정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건 나의 의지 이전에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 한 몫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가난한 환경이 돈에 대한 극도로 아껴야 한다는 의식을 낳았고, 그건 어떤 상황에서건 작용하는 의식 구조가 되었다.
이런 현실임에도 나는 아직까지도 단재학교에서 여행을 갈 때 ‘어떻게든 최대한 저렴하게’라는 모토로 계획을 세웠던 것이고, 그런 생각 자체를 ‘학부모님의 부담 경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생각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근본에 놓인 나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 한계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자전거 여행도 최대한 저렴한 여행으로 계획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좀 무리한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고생만 하는 여행’의 컨셉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의 목적을 다시 재정의할 때
이에 대해 먼저 진규가 이야기를 해줬다. ‘고생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와 함께 굳이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캠핑카로 여행을 하거나, 목적지까지 버스로 이동한 다음에 그곳에서 일주일간 사는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는 게 아니냐고 소스를 줬다.
이에 덧붙여 오늘 준규쌤도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면, 내가 이익 보려 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한계치를 둬서 금액 설정을 할 필요는 없어요”라고 얘기해주셨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예산을 팍팍하게 잡아 놓으면 여행을 하는 도중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되며, 힘든 여행 속에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여행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고 얘길 해주셨다. 그 말이 백번 옳다고 생각했다. 함께 여행 하는 것이라면 그 여행 속에서 어떻게 함께 의미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지, 어떻게 돈을 저렴하게 갈까만을 고민하는 것은 오히려 여행의 참맛을 왜곡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처럼 도보여행 때엔 돈만 중시하는 여행을 하다 보니 오히려 막상 느껴야 할 여행의 참맛을 느끼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을 바꿔야 했다. 500km가 넘는 경로를 좀 더 현실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정도로 바꿔야 했고, 텐트에서 잔다는 이상을 깨야 했다. 말을 들어보니 텐트에서 자기 위한 준비물이 생각보다 훨씬 많고 10월 초순이면 추울 때라 자고 나서도 몸이 고되어 오히려 여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으니 말이다. 여행 자체가 체력을 요하는 것이기에, 먹는 거나 자는 건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지친 몸을 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텐트에서 자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경로 변경 - 목적지⇒서울
처음으로 회의한 내용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목적지로 갈 것인가, 다른 곳에서 시작하여 서울로 올 것인가?’하는 거였다. 이미 이에 대한 얘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멀리 떠나는 느낌, 그리고 점차 부산으로 가까워지는 느낌도 좋았기에 그 땐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서울로 돌아오는 여행도 나름 괜찮을 것 같아 아이들의 의사를 반영하기로 했다.
1안은 ‘단재학교⇒목적지’로 달리는 것이고, 2안은 ‘목적지⇒단재학교’로 달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이들의 의견을 물으니, 처음에는 당연히 1안이 많았다. 지금껏 이런 여행을 한 것이니, 그런 선택을 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민석이가 생각해보더니, 조금 더 일찍 집에 도착할 수 있는 2안을 밀기 시작한 것이다(민석인 공식적으로 주말에만 컴퓨터를 쓸 수 있다). 그러더니 급격히 2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그랬더니 준영이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더라. 아예 학교에서 출발하여 목적지를 찍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으로 말이다. 그래서 다시 회의를 붙였으나, ‘준영안’은 좌초되고 말았다.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풍경을 보고, 가기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을 주지만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할 경우 지루하기도 하고 ‘내려간 길을 되돌아올 땐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주니 안 된다는 거였다. 그래서 이에 따라 4일 아침에 목적지로 차를 타고 이동한 후에 거기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기로 결정됐다.

▲ 화기애애한 회의 상황.
출발지 결정: 대구 달성군 현풍터미널
500km가 넘는 거리는 아무래도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당연히 350km~400km 되는 정도의 거리를 택하기로 했다. 진규쌤의 말에 의하면 이화령 고개를 넘어서 오는 길 자체가 험하고 체력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남한강에서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통로는 문경새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감안하여 계획을 짜야 했다.
그래서 출발지로 모색한 곳은 처음 계획을 세울 때처럼 ‘창녕(우포늪)’과 ‘대구’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녕에서 출발하여 낙동강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고, 대구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낙동강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달성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달성군엔 ‘현풍터미널’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가는 버스가 있으려나 알아보니, 다행히도 동서울터미널에서 현풍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있더라. 착착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기에 당연히 현풍터미널을 출발지로 결정했다.

▲ 점심 시간의 풍경. 밥을 먹은 후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결정된 사항
1. 경로: 현풍터미널⇒올림픽공원 평화의 문(376.16Km)

▲ 좀 더 여유있는 일정으로 바꾸었다. 이게 어떤 현실을 만들지?
2. 준비물
공동: 짐받이, 짐받이 로프, 야광조끼, 윤활유, 의약품, 육포, 콘프레이크,
개인: 자전거 여분 튜브, 무릎보호대, 우의, 마스크, 장갑, 방탄헬멧(있는 사람은 챙길 것)

▲ 이야기들을 하나로 모아 정리하고 있다.
09.11(금) 미사대교 라이딩
09.17(목)~18(금) 우여곡절 끝에 세부계획이 정해지다
라이딩 프로젝트(10월 4일~10일)를 떠나기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명절도 끼어 있고, 명절 후엔 바로 전체 여행(9월 30일~10월 2일)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1주일 정도의 시간 밖에 없다.
오늘은 세훈이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 가서 일정을 다듬기로 했다. ‘출발지와 도착지’는 정해졌는데, 세부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남한강 도보여행을 떠났을 때는 아이들에게 미션을 정하게 하고, 내가 세부 계획을 세웠었다. 아무래도 도보여행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세부계획을 세우기에 유리했고 아이들에게 맡기기엔 아직은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 방학 중에 자전거 여행을 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자전거 후기보기). 좌충우돌하며 더딜지라도 맡겨놓으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 내가 계획을 짜는 게 아이들에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2014년 10월 16일에도 이곳에 와서 계획을 짰었다. 그 땐 미션을 정했는데, 여행 중 하진 않았다(당시 기록 보기).
완벽하지 않기에 계획이다
어찌 보면 아직도 아이들에게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데엔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맡기면 아무래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힘은 두 배, 세 배로 들고 그만큼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니 ‘그럴 바에야 혼자하고 만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상 이런 생각이 문제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모두 다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정보의 양이 늘었고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기 때문에 좀 더 능숙하게 하는 것일 뿐, 아이들도 그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경험하다 보면 오히려 어른 이상으로 잘 할 수 있게 된다. 즉, 그만큼 무언가를 부딪히며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영화 『사도』를 보니 어른의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의 마음’이 결국 자식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자세히 그려져 있어서 여러모로 반성하게 되었다(영화 후기보기).
2013년에 ‘지리산 종주’를 떠날 때, 지리산 종주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해본 경험이 있는 건호에게 맡겼다(종주 기록보기). 그랬더니 우리의 리더가 되어 모두를 잘 이끌어줬으며 마칠 때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줬다. 그 뿐인가? 2009년에 처음 도보여행을 떠났을 때를 떠올려 봐도 그건 마찬가지다. 처음 하는 일이기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니, 어떻게든 하나하나 마련해 가며 결국 도보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종단 기록보기).

▲ 어른이 잘하는 건 아니다. 접할 수 있는 정보, 그걸 운용할 수 있는 경험이 많기에 나을 뿐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회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한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실패해도, 실수해도 좋으니 적극적으로 부딪힐 마음가짐이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라면 더 이상 아이들을 의심하거나, ‘해봐야 얼마나 잘 하겠어’라고 선을 그을 필요도 없다. 어설플 테고, 중간 중간 구멍이 쑹쑹 뚫려 있을 테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자랄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번에는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세부 계획을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간이 걸릴 테지만 우리에겐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어차피 혼자서 하기엔 엄두도 나지 않겠지만 우리에겐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할 친구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저 나는 그런 상황에 관여하지 말고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면 된다.

▲ 꽃내음이 나는 그대들의 고군분투. 응원한다.
카페에서 회의하는 이유
세훈이는 10시에 문을 연다고 했기에 우리는 학교에서 9시 30분쯤 나가려 했다. 그런데 재익이는 자전거를 집에 놓고 왔고, 준영이는 지금 학교로 오고 있는 중이였기에 기다려야 했다. 모두 모여서 출발한 시간은 9시 50분이었다.
10시가 넘어 카페에 도착했고, 카페는 아직 한산했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들이 목청 높여 회의를 하고 계획을 짜기에 최적이었다. 굳이 학교에서 회의를 해도 되는데, 자리를 옮겨 회의를 하는 이유는 ‘분위기가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고 믿기 때문이다(배움과 공간에 대한 글보기). 그래서 글을 쓰려 할 때도, 한 자리에서 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자리를 옮겨 분위기가 바뀌면 막혔던 게 풀리기도 한다. 장소와 내가 전혀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 별개일 수는 없다. 환경에 영향을 받아 나의 생각이 정해지며, 나의 생각이 반영되어 환경이 변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무기력’했던 아이들도 장소가 달라지면 ‘활기가 넘쳐’나기도 하고, 물론 그 반대도 있다. 그건 어느 장소가 좋다 나쁘다의 개념이라기보다, 그 장소가 나에게 ‘어떤 심리상태나, 행동을 하도록 만드냐’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고정된 가치를 지니는 학교라는 장소를 떠나 계획을 세우려 했던 것이다. 과연 아이들은 카페에서 전혀 감조차 없는 라이딩 프로젝트의 세부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 장소가 바뀌면 생각과 행동이 모두 달라진다. 그건 어찌 보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인간의 자연스런 면모라 할 수 있다.
어떤 일에 대해 ‘나의 일’이란 생각 갖기의 어려움
아이들은 어떤 것을 회의해야 하냐고 물었다. 그래서 “세부계획을 세워야 해. 우리가 달릴 거리는 총 370km 정도 되니, 그 날 그 날 묵을 속소를 정해야 해. 거리는 50~60km 간격으로 있는 곳이면 가장 좋을 거 같아. 숙소가 정해지면 그 날의 경로가 정해지는 것이니, 그것만 먼저 정해봐”라고 말했는데, 아이들은 처음 하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무래도 거리감각, 그리고 숙소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경험)이 없다 보니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막연했을 것이다.
민석이와 준영이는 전체 달려야 할 킬로미터를 6일로 나누어 60km당 머물러야 할 장소를 먼저 정했다. 재익이와 현세는 컴퓨터를 가지고 민석이가 정해둔 곳에 숙소가 있는지를 찾았다. 하지만 별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은 없어 보였다. 자꾸 딴 짓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이었는데, 급할 것은 없었기에 보채지는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이 맡은 책임을 다 해야 하고, 이런 식으로 딴 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난 후엔 개인시간을 빼서라도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회의에 대해 일절 간여하지 않고 세훈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만 봤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어 보인다. ‘대충 해도 된다’는 생각과 함께,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남에게 떠넘기는 심리도 엿보인다(관련 글 보기). 이런 것들이 모두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무언가를 해보면서 점차 ‘자신의 일’이란 생각을 하게 될 테고, 그럴 때 ‘작지만 큰 변화’가 있을 거다.

▲ 주문한 차를 받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서 본격적으로 세부계획을 세운다.
현세의 분발, 세부계획이 정해지다
결국 민석이와 준영이는 자신이 할 일을 하긴 했는데, 재익이와 현세가 노는 바람에 세부계획이 정해지지 않고 끝났다. 그래서 금요일에 다시 시간을 빼어 세부계획을 정해야 했다. 이 날은 재익이가 오전에 오지 않는 바람에 현세 혼자서 정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그 시간만큼은 다른 어떤 때에 비하여 가장 진지하게 정보를 수집했고 세부계획을 확정짓게 되었다.
현세의 이런 모습은 2년 전의 안동여행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 때 안동여행 중 식단을 조사하라고 했더니,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물으며 정보를 모으려 하기보다 대충 시간만 때우고 식당 사진 두 장만을 캡쳐하며 끝냈으니 말이다. 우리는 그 날 “사스가~ 현세 클라스!”라고 놀렸지만, 최근까지도 현세는 어떤 진지해야 할 순간에 그와 같이 얼렁뚱땅 보내곤 했다. 그런데 이 날만큼은 ‘자신이 아니면 이것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열심히 찾아 자신의 책임량을 끝냈던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 정해진 세부계획은 다음과 같다.
04(일): 동서울 터미널→현풍터미널 도착→대주황토참숯찜질방 / 41.72km
05(월): 대주황토참숯찜질방→육신사→상주참숯가마 / 91.05km
06(화): 상주참숯가마→상주박물관→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 / 68.23km
07(수): 문경새재게스트하우스→이화령→탄금대→충주 스파렉스 대중사우나 / 61.52km
08(목): 충주 스파렉스 대중사우나→명성황후 생가→남한강황토불한증막 / 65.68km
09(금): 남한강황토불한증막→세종대왕릉→배로농원 / 57.57km
10(토): 배로농원→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 34.28km (420.05km)
8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여행 계획이, 3주 만에 마무리 되었다. 길었다면 길고 짧았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동안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간 것이라 기분이 좋다. 여기까지는 어찌 되었든 계획의 일부이다. 이제 모든 건 현장에서 함께 지혜를 모아 즐겨나가야 한다. 2015년 단재학교 영화팀의 ‘라이딩 프로젝트’ 화이팅!

▲ 맛난 간식과 함께 더딜지라도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09.25(금) 미사대교 라이딩
09.30(수) 자전거 여행 기간 중 ‘오늘 강변 하늘은 하루 종일 맑음’
장기간 여행을 떠날 때, 아무래도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비나 오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더욱이 이번 여행은 자전거로 달려야 하는 여행이다 보니, 더욱 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두 바퀴로 달려야 하고 나름 속도도 있다 보니, 빗길 운전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비가 온다고 아예 멈춰 서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계속 기상청에 들어가 여행 기간 중 일기예보가 어떤지 보고 있다.
지리산 종주, 남한강 여행 때의 기상 상태는?
최초의 도보여행이었던 지리산 종주 때는 비 예보가 들어 있었다(여행 후기보기). 그래서 우의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여행을 시작했지만, 다행히도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한 후에 비가 왔고, 기온으로 인해 눈으로 내리고 있어서 한시름 덜었다. 저녁내내 눈이 내려서 새벽에 천왕봉에 오를 수 있으려나 걱정이 됐지만, 오히려 눈을 해치며 천왕봉에 오르는 산행은 일생일대 최고의 순간이 되었다. 비록 해가 뜨는 건 보지 못했지만, 안개가 빨갛게 물들어가는 장관을 보았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 지리산 종주 중 비 예보는 저주이기보다 오히려 축복이었다. 그 덕에 지리산 천왕봉의 세 번 오르며 변화무쌍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 해에 떠난 남한강 도보여행 때는 비 예보가 전혀 없었기에 우린 가을을 만끽하며 신나게 걸을 수 있었다. 재익이가 체력이 달리는 바람에 첫 날은 좀 늦어졌지만, 곧 적응했고 여러 미션을 하며 신나게 걸을 수 있었다(여행 다큐 보기).

▲ 가을 하늘의 높고 푸르름을 맘껏 느낄 수 있던 여행이었다. 가을 속을 거닐어 들어가는 사람들.
날씨도 자전거 여행의 안전을 빌어주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여행에서 기상 상황은 어떨까? 9월 24일부터 10월 4일 일기예보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그 다음 일기예보가 공개되었다. 하루씩 지나며 공개되는 일기예보를 볼 때마다 얼마나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봤는지 모른다. 그건 ‘마치 로또에서 번호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조리는 마음’과 같다고나 할까.

▲ 왼쪽부터 대구, 청주, 서울의 일주일간 날씨다. 우리가 가야 할 주요 길목이라 할 수 있는데 다행히 비 예보는 눈꼽만치도 없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어제는 10월 9일의 일기예보까지 공개되었는데 거기엔 비 예보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번 주 목요일(단재학교 2학기 전체여행 중 이튿날)에 비 예보가 있다. 불행 중 다행이랄 수밖에 없다. 어차피 전체여행은 날씨에 따라 일정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에 반하면 ‘자전거 여행’이라 컨셉이 정해진 이번 여행엔 비가 오지 않는 건 천운이라 할만하다. 날씨의 신도 우리의 여행이 무사하게, 안전하게, 그러면서 맘껏 달릴 수 있게 빌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제 날씨까지 완벽하게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10월 4일에 훌훌 털어버리고 신나게 달리기만 하면 된다. Coming Soon!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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