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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중화 세계의 영원한 고향④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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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중화 세계의 영원한 고향④

건방진방랑자 2021. 6. 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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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 세계의 영원한 고향

 

 

그러나 주나라는 중국의 정치적ㆍ경제적 중심인 것만이 아니었다. 중국에 중심이 생겼다는 것은 단순히 현실의 정치적ㆍ경제적 사건에 불과한 게 아니었다. 주나라는 은나라를 대체했다고 하지만, 사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은나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농업 생산에서는 은나라를 능가하지 못했고(농기구는 여전히 석기였고, 생산 방식도 은대와 같은 집단 경작이었다), 청동기 주조 기술은 오히려 퇴보했다. 주나라의 봉건제는 그런 생산적인 분야에 기여한 게 아니라 정치 이념에서 후대에 길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앞서 말했듯이, 주나라는 건국할 때부터 하늘의 뜻, 즉 천명(天命)을 강조했다. 주나라가 동쪽으로 진출해 은나라를 멸한 것은 천명이다. 심지어 주나라 문왕이 서백으로 재직할 무렵 장차 주나라 건국의 일등 공신이 되는 여상망 태공(강태공)을 만난 것도 꿈에서 천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명을 받은 주나라의 왕은 하늘의 아들, 즉 천자(天子). 천자는 당연히 천하를 다스릴 권리가 있다.

 

천하를 다스리는 천자, 바로 여기에 봉건제를 뒷받침하는 이념이 들어 있다. 천자를 받드는 제후들은 북극성 주변을 따라 하늘을 도는 별자리들처럼 한가운데 있는 천자의 나라를 예()로써 섬겨야 한다. 그것이 곧 법으로 정해진 질서, 즉 종법 질서다.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자연히 주변이 된다. 그래서 주나라라는 천하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제후국들의 관할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모두 오랑캐의 나라가 되었다. 이것이 곧 중화사상이며, 주나라 왕실을 받들고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존주양이(尊周攘夷) 혹은 존왕양이(尊王攘夷)라는 중국적 전통의 시작이다.

 

이렇게 천자의 개념, 예의 관념, 중화사상 등 중국적 유교 질서의 싹은 모두 주나라의 봉건제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나라는 이후 3000년 동안 중국 역대 왕조의 영원한 이상향이자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 잡게 된다(중국인들은 주나라를 포함해 하은주의 세 왕조가 교대한 기원전 2200년경부터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의 혼란이 시작되는 기원전 8세기까지를 삼대三代라고 부르며 그리워하는데, 여기에 그 이전의 요순시대까지 합치면 중국의 좋았던 옛날은 무려 2000년에 달하는 셈이다).

 

 

▲ 주나라의 문자 기원전 8세기 서주 시대 청동 종에 새겨진 문자다. 은나라의 갑골문에서 그리 달라진 게 없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지역마다 다르게 쓰던 한자의 서체를 통일하면서 중국의 한자는 오늘날과 비슷한 모습을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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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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