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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신화와 역사의 경계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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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 1부 태어남 - 1장 중국이 있기까지, 신화와 역사의 경계②

건방진방랑자 2021. 6. 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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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역사의 경계

 

 

황제도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로 어려울 정도라면 그 이전은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황제 이전의 시대는 역사보다 신화에 속한다. 실제로 그 시대를 해주는 전설이 있다. 중국의 건국신화에 당하는 삼황(三皇)의 전설이다. 삼황이란 농씨(神農氏)ㆍ복희씨(伏羲氏)ㆍ수인씨(燧人氏)를 리키는데, 이들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신화인 존재다. 신농씨는 농경을 발명했고, 씨는 수렵술을 발명했으며, 수인씨는 불을 발명했다. 이 삼황이 문명의 기반을 닦았고, 그 토대 위에서 황제가 중국이라는 나라를 세운 것이다. 삼황은 신화적인 존재이므로 더 이상의 조상을 찾을 필요는 없다. 말하자면 삼황은 인류 역사의 시작이고, 황제는 중국 역사의 시작인 셈이다.

 

 

▲ 인신우두의 신. 삼황 가운데 하나인 신농의 초상이다. ‘농업의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쟁기를 만들었고 백성들에게 화전농법과 약초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원래는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가졌다고 전하는데, 그래서인지 머리에 뿔 모양의 형상이 돋아 있다.

 

 

황제 이후에도 전설은 이어진다. 그에 따르면 황제 다음에 전욱(顓頊)ㆍ제곡(帝嚳)ㆍ요()ㆍ순()의 네 임금이 중국을 다스린다. 이 다섯 명의 임금을 통칭해 오제(五帝)라고 부른다. 삼황(三皇)과 오제의 시대중국의 건국 시대이자 신화의 시대가 된다. 역사학자들은 삼황신화로 보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지만, 오제에 관해서는 갈린다. 오제를 실존 인물로 보는 이도 있고, 신화적 인물로 이도 있다. 하지만 실존 인물이었다 해도 오제는 특정한 개인이라기보다는 지배 집단을 통칭하는 이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은 연도로도 어느 정도 확인된다. 오제의 시대가 끝나는 시기는 대략 기원전 2000년 무렵이다. 그런데 황제는 기원전 28세기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약 800년의 간극이 생기는데, 오제(五帝)의 다섯 임금만으로 메우기에는 시대적 차이가 너무 크다. 오제는 다섯 명의 임금이라기보다 다섯 개의 왕조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제 가운데 마지막 두 임금인 요와 순은 오늘날까지도 꽤나 유명세를 치르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덕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日出而作 日入而息 해 뜨면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들어와 쉬네
鑿井而飮 耕田而食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밭을 갈아먹고 사는데,
帝力何有於我哉 제왕의 권력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당시에 널리 불렸다는 격양가(擊壤歌)라는 노래다. 따지고 보면 임금이 필요 없는 세상, 정치가 백성들의 관심이 되지 않는 사회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가장 이상적인 사회일 것이다. 그래서 공자(孔子)요순시대라는 말을 만들어 쓴 이래 지금까지도 요순시대라고하면 태평성대, 동양식 유토피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요순시대의 통치 덕목 가운데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선양(禪讓)의 제도다. 요임금은 백성들 사이에 신망이 높은 을 발탁해 여러 가지 시험을 치른 끝에 왕위를 넘겼다고 하는데, 이것이 선양이다. 또 순임금도 한동안 나라를 다스린 다음 ()임금에게 왕위를 넘겼다. 우는 특히 치수(治水) 사업에 큰 공을 세워 명망이 높았다(고대 농경 사회에서 홍수를 다스리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치수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등 다른 문명의 발상지에서도 공통적인 중요 과제였다).

 

그러나 중국의 역대 왕조들은 항상 요순시대의 전통인 선양을 덕목으로 꼽으면서도 막상 선양을 몸소 실천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기야 현대의 공화정에서도 최고 권력자의 지위를 순순히 내주는 경우는 없지 않는가? 그렇게 보면 요순시대의 선양도 미덕이라기보다는 아직 왕조의 세습이 이루어지기 전인 원시 국가 형태여서 가능했을 것이다.

 

 

▲ 치수 작업을 지휘하는 우임금. 돌에 새겨진 부조물인데, 맨 왼쪽에서 백성들을 독려하는 사람이 우임금이다. 그는 자주 범람하는 황하의 치수에 13년간이나 전력을 기울여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다.

 

 

인용

목차

연표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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