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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3.11(일) 종교의 본위(本位)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3.11(일) 종교의 본위(本位)

건방진방랑자 2022. 6. 2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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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초코파이

 

01311() 화창한 날

 

 

입대 후, 처음으로 교회에 간 날이다. 어제 우리의 조교인 손병장님께서 군에서 하는 게 어디 종교 활동이냐? 그저 먹을 것을 먹기 위해서 가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그건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었으며, 종교의 본질성이 훼손된 예였다.

 

예배를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드렸다. 찬양 시간일 때만 해도, 나도 그랬지만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하지만 설교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의 눈뿐 아니라, 나의 눈까지도 썩은 동태마냥 게슴츠레해졌다. 눈이 스르르 감기며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며 연거푸 인사를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오늘 새벽에 2시간 불침번을 서고 30분을 빨래하고 목욕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제야 현식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까닭이 납득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사회자의 초코파이 나눠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아이들의 눈은 언제 머리를 주체하지 못했느냐는 듯이, 다들 머리를 추켜들었다. ,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인 양 다들 기대에 들떠 있었던 거다.

 

우린 지금 제한된 활동 영역 안에서 살고 있으며, 그에 따라 먹을 것이 통제되어 있다. 그러니 군에 와선 밥도 배불리 먹지 못할 뿐 아니라, 간식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초코파이 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것엔 불만이다. 종교란 하나님의 구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그런 부족함을 미끼로 미혹한다는 건 상술적이지 않나 싶다. 진정한 종교성이 확립되어, 마음속에 확신이 굳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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