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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4.05(목) 뻘짓의 군바리 정신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4.05(목) 뻘짓의 군바리 정신

건방진방랑자 2022. 6. 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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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짓의 군바리 정신

 

0145() 화창

 

 

어제 아침엔 구보까지 생략해가면서 사단장 사택(장교들 쉬는 곳이 아닐런지?) 옆에 자갈을 깔았고 아침 식사 후엔 교육까지 늦춰가면서 모래를 열심히 퍼다 날랐다. 그러나 교육 완료 후에 구보도 하지 않고 또다시 그곳에 모이라는 것이다. 일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또 그곳을 가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지금까지의 일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상황의 당위성을 조금이라도 설명하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이 무작정 지금까지의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게 정말 어처구니없었다. 더욱이 그렇게 넓은 장소에서 돌맹이를 골라내어야 한다는 건, 흡사 밥통에서 밥알 세기와 같았다. 그렇게 짜증과 위안 속에서 일만을 하며 저녁을 맞이하였다.

 

오늘은 즐거운 식목일이자 휴일이다. 7시 기상은 휴일에 대한 쉼의 기대를 자극케 하였다. 그러나 그런 도취감에 흠뻑 빠져들 순 없었는데, 오늘 또한 어제 마치지 못한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끝도 없는 작업에 모든 소대 아이들이 집중했다. 각자 하기 싫다는 맘이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불가피하게라도 해야만 했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해주는 아이들 때문에 잘 마쳤다. 오전에 밑도 끝도 없는 그 일을 다 마치고 이렇게 편히 글을 쓸 수 있음이 행복하다.

 

실컷 모래주머니의 모래를 부으라고 해놓고선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이 다시 모레를 모두 다 담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군바리 정신이지 않겠는가.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시킬 필요도 없이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온 지시만이 중요한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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